할인매장 꽃 가게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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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매장 꽃 가게 앞에서.......

G 14 2,672 2002.05.06 17:39


극심한 감기몸살로 약에 취해
요 며칠 어리버리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남들 다 자는 늦은 시간,
괜히 싱숭생숭하여 쇼핑이나 좀 하고오자 싶어
차를 몰고 대형할인 매장으로 갔었지요.


일회용 쟁반에 담긴 횟감이 너무 맛있어 보여
즉석에서 포장을 뜯어 먹고나니 얼마나 맛있던지...
팔다 남은 걸로 보이는,
몇 개 남지 않은 초밥 하나를 또 뚝딱 해치우고 나니
비로소 제 정신으로 돌아오는 듯 했습니다.


알맹이도 없는 캐리어를 끌며
천천히 매장을 돌다가 꽃집 앞을 지났습니다.
작고 예쁜 바구니에 담긴 카네이션 몇 송이와 안개꽃.
아, 그렇구나...
내일 모레면 어버이날입니다.


자식이 선물하는
저 소담스런 카네이션꽃 바구니를 받는 부모마음은
얼마나 흐뭇할까...생각했습니다.
꼭두새벽, 넓은 할인매장을 쓸쓸히 오가며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잠겼습니다.


저 작은 꽃바구니를 드릴
부모님이 안계시다는 것도
매우 슬픈 일입니다.


노인성치매로
말년을 참으로 초라하게 사시다 가신,
자식이 잡아온 커다란 감생이를 무섭다며 피하시던
어머님 생각이 납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이젠 당신의 손녀가
당신 자식의 가슴에 꽃을 달아줍니다.


지천에 흩날리는 꽃향기,
만개한 개나리숲이 가슴벅차도록
아무도 몰래 열어보곤
눈을 감아 버렸습니다.


어릴적 진달래 따다 술 담그시고
전 부쳐주시던 어머니.
땀방울 송송 맺혀 눈가에 흘러내릴때면
행여 떨어질세라
얼굴 찡그리며 옷 소매로 닦아내는 손
그 마디마디 마다 고운 향기
아, 눈물 같은 내 어머니.


앞을 보아도 뒤를 돌아보아도
어느 한 곳 아니 계신 곳이 없는
꽃 같은 내 어머니.


천지사방 당신을 그려놓고
온갖 아름다움으로 치장한들
내 마음 편안할까
내 슬픔 사라질까


아, 언제나
이슬같은 내 어머니.
함박 웃음 물들이며 꿈결에나 오시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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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댓글
G 연안부두 01-11-30 00:00
항상 님의 글을 대하다 보면 가슴 아린 그 무엇인가 땜시 눈물이 다 날 지
경입니다.
5월 8일! 평상시 망각속에 잊혀졌던 부모님의 내리 사랑을 가슴 속으로
느끼며 가만히 속삭입니다..
어머니 사랑해요, 죄송도 하구요... [05/06-17:47]
G 팬. 01-11-30 00:00
가슴이 찡하네요 글 잘읽었습니다 항상 좋은글 부탁합니다 [05/06-18:04]
G 고밥사 01-11-30 00:00
일석님 감기몸살은 차도가 있는지요? 무엇인가 우리가슴속에 있는 말들을 대신하는것 같은 글들을 자주 보았읍니다 빨리 쾌차 하셔서 좋은글 부탁합니다 김일석님의 팬 올림 [05/06-18:07]
G 팬. 01-11-30 00:00
건강 하세요 ^*^ [05/06-18:09]
G 김일석님 01-11-30 00:00
팬입니다. 언제 소주한잔 대접하고 싶습니다.......... [05/06-19:42]
G 강명호 01-11-30 00:00
쩝(입맛다시는 소리), 흑(, [05/06-20:16]
G 심용덕 01-11-30 00:00
언제나 가슴으로 느끼는 님의 글에 늘 감사 드립니다. 건강 하십시오... [05/06-22:33]
G 김 일석 01-11-30 00:00
님들께서 이렇게 격려해주시니 참 감사하군요....^^
오직 낚시를 통하여 이렇게라도 낯모르는 님들과 얘길 나눌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살아있는 동안에 할 낚시
조금씩 인연이 깊어져, 함께 바다를 보며 갯바위에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은 여울이 흐르고 흘러 바다가 되듯, 우리의 인연이 흐르고 흘러 대양에서 만나면
물고기들이 축하해줄까요....^^
님들, 늘 건강하시고 언제나 즐거운 낚시하세요....*^^*
[05/07-00:39]
G 목포 대양낚시 01-11-30 00:00
쾌차하신것 같아 반갑습니다.기다렸습니다. 항상 향기가 있는 님으로 남아 주십시요. [05/07-16:46]
G 김 일석 01-11-30 00:00
대양낚시 사장님, 감사합니다....
언제 목포엘 가게되면 꼭 찾아뵙겠습니다......늘 건강하세요......^^ [05/07-16:57]
G passionate… 01-11-30 00:00
사는것이 겨워,잊고지내던 어머니에 대한 불효가 가슴속 깊이 우릿하게 저며오는군요.부모님 살아실제 효도하세요.가신후에는 애통해하여도 다시 오지않는 시간입니다.김일석님의글을보고 잠시 눈시울이 젖게되네요. 님의글을 자주 만나게되기를 바랍니다. [05/08-07:45]
G 목포털보 01-11-30 00:00
님에 글 가슴이 미여 오네요...6월1일 아버님 어머님 칠순잔치 합니다 여지껏 효도를 못해서....축하해 주시길...^!^ [05/12-21:47]
G 김 일석 01-11-30 00:00
목포털보님, 어르신 칠순을 축하드립니다.....살아실제 조금만 더 효도하시길 바랍니다.....건강하세요....^^ [05/12-22:26]
G 구미감시 01-11-30 00:00
김일석님 언제나 좋은글 감사드리며 인낚에 낚시아닌 또다른 인생을 즐기는것이 좋고 님의 글 읽을때마다 가슴속 깊은곳에서 뭉클한게 스며나와 나만의 시간을 다시한번 돌아보게끔해서 또한 좋답니다.항상 건강하시고 좋은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05/12-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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