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5살 때부터 낚시를 했습니다. 원래 바다에서 태어난지라, 고기들을 많이 보았지만 삼촌의 주낚배가 아닌 낚시대로 잡아본적은 없었지요.. 아버님께서 낚시를 잘하셔, 한번 따라가게 된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5살때의 조그마한 손으로 그 어마어마한 낚시대를 들고 낚시바늘에 손이라도 찔리세라, 큰 봉돌만 달아주신 아버지.. '한번 따라오고 말겠지' 라고 생각하셨다더군요.. ^^ 그런데 지금의 제가 괜히 만들어진게 아닌지.. 전 계속 쫒아다니게 되었고.. 그렇게 6살이 되었습니다. 1여년동안 봉돌만 던진격이었지요.
아버지도 기특한지 바늘에 길다란 갯지렁이를 엄지로 뚝 잘라 바늘에 껴주시면서 조심하라고 하시면서... 포인트를 알려주시더군요.
5살에 낚시대를 던지여 6살에 첫 고기를 잡게 되었습니다. 1년의 고생끝에 최초로 잡은 고기가 지금의 손가락 두마디 정도쯤 되는 우럭 새끼.
^^ 그때는 손가락 두개의 크기가 아닌 손바닥 크기였지만. 그때의 손맛과, 그때의 환희와 기쁨과, 쾌락은 지금도 잊을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는 낚시에 빠져들게 되었고. 친구들과 공을 차며 노는것보다는 혼자낚시를 하며 바다를 가슴에 담는걸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장비가 있다보니 낚시를 제대로 할수가 있었고 남들보다 조금더 조금더 잘하게 되었답니다.
중학교에 들어서 벌써부터 프로낚시(강섬돔)라는것을 하기 시작했고. 고등학교 들어서는 못잡는 어종, 허탕치는 날이 거의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일이 생기더군요 ^^ 저도 남들처럼 옷과, 장비와, 크기를 따지게 되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그 맛있는 놀래미, 멋지게 생긴 우럭, 씁씁므리한 고리들 재미있게 생긴 복어 등을 잡어라고 불르면서 취급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왠만한 장비를 꾸며온 자칭 꾼이라는 분들을 보면서 비웃기라도 하듯이 괜히 옆에 붙어 더 큰놈을 낚는가 하면, 낚시 대화에 꼭 껴들어서 전문용어 써가며 잘난척을 했었습니다.
^^ 그런데 선생님같이 처음때의 글을 써주신분이 있었습니다. 자주가는 낚시 쇼핑몰에서였는데. 그 글을 읽으면서 큰 감생이를 낚은것보다 더한 즐거움에 입가에서 미소가 가시지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초짜였을때가 있었고. 제가 낚시를 하는것은 제가 만족하고 제가 좋을려고 하는것이지 남에게 보이고, 자랑할려고 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너무 늦게서야 깨닳았습니다.
요즘은.. 공익생활때문에 낚시를 가지 못합니다만. 이렇게 낚시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여러분들의 조행기나, 사진들을 보며 그 즐거움을 대신하고 있답니다.
그러다 선생님의 글을 읽고 그때의 일과, 다시한번 낚시가 왜 즐거운가를 느껴서 감사하다고 인사드릴겸 이렇게 메일을 보냅니다.
선생님도 낚시를 하시다가 조만간 꾼이 되실꺼라고 생각합니다. ^^
그때 되면, 숭어를 빌리지 않아도 체면을 차릴만큼 큰놈들을 많이도 잡으실꺼고, 망태기가 찢어질정도로 잡을때도 있을겁니다만....
낚시로 따지면 제가 선배이니 ^^ 아주 좋은 충고하나 해드리겠습니다.
^^ 낚시는 나를 위해 하는것이고, 내가 만족하면 되는것이고, 고기를 낚는것보다 그 자체를 낚는것이 낚시 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인생을 낚는다고들 하죠.. 저는 낚시를 너무 많이 하다보니.. 중학교때부터 벌써 애 늙은이라고 불리면서 살았습니다만 ^^ 후회 하진 않습니다. 그 고기가 잡히기 전까지의 공백기간에 나를 반성할 시간이 많습니다. 내가 잘못했던일등등이 마구마구 생각납니다. 그리고 반성하고 다시 잘해보자 다짐하게 되고...
한번은 이런일이 있습니다. 좋다는 릴에 대에 바늘도 제작에 미끼도 만들어가서 혼자 고기 잡겠다고 쑈하고 있을시에 허탕을 치고 말았는데. 그 옆에 동네 꼬마애처럼 보이는 아이가 막줄로 되어있는 싸구려 낚시줄에 녹스다만 바늘을 끼우고 고기 찌꺼기에서 나온 미끼를 가지고서 마구 낚아대는 모습을 본적이 있습니다.
^^ 낚시란게 그런것 같습니다. 비싸게 장비 가져가서 썬글라스도 아닌 편광안경이란걸 쓰고.. 그 분위기에서는 필요없어도 될 거추장스런 갯바위 장화.. 더워죽겠는데 낚시복에 입고서 사진에 찍히는것도 아닌데도 멋지게 캐스팅을 하고 있는데도 허탕을 치는가 반면.. 꾀제제한 반바지에 누렇게 변색되어버린 흰티.. 오락실가서 몇판할수 있는 돈으로 살수 있는 장비.. 재활용미끼. 를 쓰면서 자칭꾼이라고 부르는 나를 능가하며 고기를 낚아대는 저 아이.. 감생이 왠만한놈 잡으면 먹지도 않을꺼 꽤미에 꾀거나 살림망에 넣어 사람들이 처다보길 바라는 나.. 자신이 잡은 고길 즉석해서 된장에 찍어먹으며 친구들까지 나눠주며 그 고기 한조각에 기뻐하는 저 아이.. 피로에 찌들어 철수하는 내 모습, 입맛을 다시며 공차로 가는 저아이..
^^ 이것이 꾼들의 진상이라고 보셔도 될것입니다.
저는 위의 일로해서 더 열심히 연구하고 더 자세를 낮추는 계기가 되었지만 실지로.. 그렇지 못한 꾼님들이 더 많습니다. ^^ 제가 무슨말을 하려는지는 이해하시지요?
저는 어디를 가나 그동네 꼬마애들이나 바다주위에서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봅니다. 여기는 고기들이 어떠냐. 저쩌냐 등.. 그러면 옆에서 낚시하는 꾼들이라는분은 씁슬하게 처다봅니다. 보통 조황은 먼저 낚시하고 있는 분한테 물어보거든요. ^^
너무 말이 길었네요. 아참 그렇다고 비싼 낙시대와 비싼 릴이 좋지 않다는게 아닙니다. 저 또한 저에게 맞지 않을정도로 비싼 낙시대와 릴이 있지만. 좀처럼 쓰진 않습니다. 이젠 고기를 낚는것보다 그 자체를 낚는것이 더 즐거워졌으니까요. 아버지가 수십년간 걸쳐서 깨닳으신것처럼.. 고기를 못잡으면 그래서 재미있고 잡으면 먹으면서 재미있고 풍경을 보며 차분해져서 좋고. 바다냄새를 맡고.
한참 낚시에 빠져있는 제 친구이자 제 제자가 있습니다. 저는 그 친구에게만은 제가 생각하고 있고 제가 느끼고 제가 추구해가는 낚시를 선사해주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왜 비싼릴이 좋고 좋은게 좋은거냐는 직접 느끼게 해줘야할듯싶습니다. 저도 그랬고.
비싼대와 싼대의 차이점에서 꾼수준의 말로는 손맛이 틀립니다. 진동으로 인해 전해 오는 손맛이 어느정도의 경력의 꾼들에게는 확실히 틀립니다. 그리고. 보통 튼튼하죠. 가볍고.
제 친구는 요즘 그것을 느끼고 있는중입니다. 어느세 3호에서 2호로 넘어가고 1.5를 도전하고 있는 친구입니다. 갈수록 왜 낚시를 할때 손맛 손맛 하는지를 경험하고 있는 중이지요. 그리고 그게 없어도 뭘 낚을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려고 합니다. 대나무를 베어서 낚시대를 만들어 남들이 잡는 고기를 잡는법과, 줄 하나만으로 고기를 잡는법도 가르쳐주어서 둘의 공통점이 뭔지를 느끼게 해주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