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정말 나에게는 마약이나 도박보다 중독성이 더욱강한 나의 일상이다. 그동안 홀로 출조를 하면서 나름데로 애들과 마누라에게 온갖 아양과 선심제공을 하였건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식구들에 대한 미안함이 자리잡고 있다. 애들의 방학을 맞이하여 햇님이 잠깐이나마 얼굴을 비추는 주말마다 가까운 근교의 계곡에서 물에 발담구고 잠깐의 휴식으로서 식구들의 비위를 맞추고... 낚시줄행랑을 칠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고놈의 장마 때문에 좀처럼 기회가 나질 않는다. 장마기간동안 컴앞에 죽치고 앉아 내가 아는 모든 낚시사이트의 안방을 내집드나들 듯이 들여다 보지만 본인 스스로의 즐김에야 어찌 비유를 하리오.
하지만 지긋이 마음을 억누르고 집에서 시간이 날때마다 장마 때문에 녹이쓴 보검을 손질하는 것으로서 위안을 삼고있는데 드디어 때가왔다. 이번에는 휴가겸 포섭의 기회를 삼고져 식구들과 동행키로 마음을 먹고 선심을 써보지만 애들은 잘꼬셔지는데 이놈의 마누라가 잘꼬셔지지를 않는다. 가끔 근교에 가족출조시 애들은 낚시를 즐기나 마누라는 영~~~...
결국은 다수결의 원칙과 밀어붙히기에 의하야 마누라도 어쩔수없이 동참을 하고 ...ㅎㅎ 기상과 현지의 상황을 파악한후 우리가족은 정말로 오랜만에 보는 햇살을 쬐이며 휴가겸 가족낚시대회를 떠났다. 2002.08.17 부산광안리 집에서 10시출발...내마음은 벌써 남해안의 파아란 물결위를 춤추고 있었다. 근데 집을 나서 보니 횡령산터널 입구에서 부터 도로위의 교통사정이 말이 아니다. 내딴에는 머리를 써가지고 평소보다 조금 일찍 출발하였건만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우리처럼 그동안 장마 때문에 휴가를 미뤘다가 일시에 쏟아져 나온 행락객들 때문인지 몰라도 좀처럼 교통혼잡상황이 풀리질 않는다. 머릿속의 컴퓨터는 재빠르게 움직이고 진로를 바꿔 문현동 동서진입로에서 차를 올려 마산으로 달려나갔다.
고속도로위에서 두아이들에게 안전벨트를 해라고 하니 큰놈은 제대로 했는데 작은놈은 답답했는지 꾀를 부리며 안전벨트를 머리에만 두르고있다가 엄마한테 설명을 들으니 그때서야 제대로 맨다. 속으로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면서 차는 시속80키로로 잘도나간다. 달리는 비좁은 차(경차)안에서 두딸은 참새마냥 쉴새없이 잘도 짹짹거리고....ㅎㅎ 이번에는 마산톨게이트를 빠져나오니 이곳의 교통상황도 말이 아니다. 산복도로를 탈엄두가 나질 않는 순간 나의 컴퓨터는 또다시 재빠르게 해안도로길로 지시사항이 내려지고....그리하여 별어려움없이 1차목적지 진동낚시마을에 12시에 도착하였다. 우선 미끼와 얼음 한덩어리 바늘을 구입한후 주인장의 애들 아이스크림 선물과 배웅을 받으며 2차목적지인 통영항 객선터미널로 출발....통영에 도착하여 마트에서 생닭 한마리 구입후 객선을 타고 3차목적지로 14시30분 출항......
달리는 뱃전에서 주변 경치를 구경하고 있노라니 작은놈이 바닷물이 왜이리 검정색이냐고 묻는다. 그동안 바닷가에 자주 가봤지만 물색이 이런적은 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자기딴엔 신기하고 의문이 생겼으리라...그래서 적조에 대하여 잠깐의 설명을 하니 아~하고 감이 잡히는 모양이다. 큰놈은 챙겨간 망원경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마냥 신기해 하고,,,
바다위는 말그대로 간장색으로 물들어있고 여러군데에서는 적조방제선이 황토를 뿌리며 어민들의 생활터전을 한치라도 보호하느라고 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엄청 수고하고 계신다. 순간 마음한구석에서는 갈등이 솟아나고...(다시한번 환경보호에 일조하리라 다짐했슴다.) 배는 간장물(?)을 가르며 섬사이를 잘도 나아가고 이따금 작은낚시배들이 옆을 지날 때 마다 객선의 파도에 의하여 추풍낙엽처럼 마냥 춤을 춘다.
학림도를 지날 때 딸들에게 집안의 선영이 이곳에 있고 아빠가 어릴 때 할아버지 손잡고 이곳에 시사모시러 왔다는 이야기와 집안내력에 대해서 설명을 하니 애들이 마냥 즐거워한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하여 주변과 갯마루를 보니 많은 낚시인들이 방파제와 갯마루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데...갯마루위에는 벌써 밑밥과 낚시줄. 바늘, 기타등등으로 어지럽혀져 있고...... 애들과 같이 대충 주변 청소와 쓰레기봉투를 설치한후 방파제에 텐트를 쳤습니다.
오랜만의 햇살도 얼마나 덥던지 땀을 흘리며 텐트를 완성한후 애들은 텐트안에서 레고놀이를 시작하고 마누라는 닭죽만들기에 들어감과 동시에 본인은 어느새 장비를 물속에 드리우고 있었슴다.....ㅎㅎ 입수후 5분쯤 지나서 바닥에서 묵직한 입질에 베이트릴을 감아올리는데 뽈락과는 전혀다른 저항감에 혹시나 돔 & 우럭 생각으로 올리고보니 왕뽈(22센티)한마리가 대롱대롱 딸려오더군요. 처음부터 운이좋았슴다. 그후로 1시간동안 중치뽈락 4마리와 가지메기 2마리 수확후 마누라가 준비한 닭죽을 먹고 대를 담구어 보았지만 입질이 없더군요.
가끔 미역치와 젖뽈들이 올라왔지만 전부 방류하고.....밤11시부터 다시 시작하여 가끔씩 입질이 오는데 그날따라 이제껏 갯마루낚시 시작하고 다양한 종류의 고기를 잡긴 처음이었습니다. 참고로 어종은 뽈,가지메기,우럭,장어,술벵이,도다리,노래미,망상어,쥐고기 였습니다. 그렇게 새벽4시까지 하고나니 졸음도 오고 오늘의 안전운행을 위하여 잠깐 눈을 붙이고 일으나니 6시....그때부터 뽈을 꼬셔봤지만 뽈은 오질않고 제가 도다리 1마리 마누라가 술벵이 2마리 그것으로 끝이었슴다. 아침에 일으난 아이들과 식사를 마치고 주변청소를 하는데 어제오후에 들어온 부산낚시인들 5명의 낚시장소를 보니 한마디로 개판이더군요. 자기들끼리 직함을 붙이는 것을보니 회사직원들 같은데 매너와 공공정신이 우리애들보다 한참을 못하더군요. 참으로 불쌍하더이다.
그래도 고기욕심은 왜그리도 많은지 뽈락치어들을 씨를 말리더군요. 그래서 한마디 할려고 하니 마누라와 아이들이 말려서 참고 있는데 자신들 태우러온 배가 오자말자 짐만 달랑싣고 떠나려 하길래 그제서야 선장한테 사이비낚시인들 들어라고 한마디 했습니다. 쓰레기 안치우고 가면 다른낚시인들 욕먹일 일이 있느냐구요. 그래서 선장이 뭐라고 하자 대충치우고 그곳을 떠나더이다...참으로 한심한 인간들이더이다. 이글을 보시는 진정한 낚시인 여러분 이부분의 글 때문에 심기를 불편캐 해드려 죄송하군요 하지만 우리모두가 발벗고 나서서 이런 사이비낚시인들을 깨우치지 않는다면 진정한 낚시인의 휴식공간은 조만간 없어지고 말갭니다. 한편으론 그런분류의 사람들이 주위에서 말한다고 먹혀들기나 할지...걱정이 앞섭니다.
끝으로 우리식구는 오전 객선으로 그곳을 철수하여 통영에서 청마 유치환기념관을 들러보고 먹거리로 소문난 쑤기미탕 한그릇으로 배를 채운후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안착하였습니다.집에오니 어머님께서는 살생한 고기의 극락왕생을 빌면서 관세음보~살을 외우더군요. 참고로 우리어머님께서는 제가 잡아온 뽈을 드실때마다 또한 관세음~~을 외운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