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낚시 13년째인 초보낚시꾼입니다. ㅎㅎㅎ 거들먹거리는 소리로 들리실지는 모르지만 제 개인 적으로는 이제야 바다 낚시를 조금은 아는 것 같아서 초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정말 이제야 바다낚시, 감성돔 낚시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처음, 망둥어 낚시를 시작하면서 손님 고기로 걸려들던 게 바로 방생사이즈인 깻잎 감생이엿습니다. 요즘 이 시기..... 서해안에서 가장 흔한 고기가 바로 깻잎 크기의 살감생이지요. 밑밥 좀 치면 어김없이 아무데서건 깻잎 크기의 감생이가 물고 늘어집니다. 아마도 이곳 서해안 갯벌이 감생이의 산란장이 되고 올 봄에 부화한 치어들이 이금 깻잎 크기로 자라난 것 같습니다. 낚시의 도를 모르던 시기에는 왕소금에 절여 프라이팬에 튀겨먹던 그 맛이 좋아서 무조건 쿨러에 담아오던 시절도 있었습니다.(부끄럽습니다.ㅎㅎㅎ) 지금이야 어족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25센티 이하는 방생하는 건전한 낚시 문화가 정착되었지만 그때만 해도 감생이가 흔하던 시기였습니다. 여치기 배낚시를 가면 하루에 서너마리는 기본으로 하던 시기가 바로 그때였습니다. 수중찌 없이도, 목줄이 굵어도, 크릴밑밥 한두장만 있어도 감생이며 우럭들이 먹을 만큼 물어주었습니다. 그때가 언제냐구요? 이곳 전주에서 구멍찌 파는 낚시점이 달랑 한 군데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바다낚시꾼이 100배 이상은 더 늘어난 것 같구요, 공장 폐수며 생활하수는 1000배 쯤은 더 늘어난 것 같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물고기들의 산란장이며 오수를 정화하는 갯벌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화호며 아산만이며 이제는 새만금호까지 점점 갯벌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다이빙을 할때(6년 전이네요, 그때가)만해도 격포에서 다이빙하면 갯바위마다 푸른 해조류가 일렁거렸고 그 틈새마다 쏠쏠하게 전복이 붙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물 속 수중여들은 입부 지역에서부터 조금씩조금씩 뻘로 덮혀버려 해조류들이 사라지고 있고, 전복은 커녕 소라마져 구경하기 힘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자주 찾던 갯바위 물길 마저도 변해버려 예전 감각으로는 조류를 예상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작년에 갔던 왕등도 마저 현지인들의 말을 빌면 물속 수중여에 뻘이 샇여간다고 하더군요. 왜그럴까요?..... 낚시꾼들이 낚시로 잡아없애는 감성돔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십만 명의 전문 감생이꾼들이 있다고 치고, 그들이 일 년에 1인 당 20 마리의 감생이를 잡는다면 1년에 200만 마리의 감생돔을 잡을 수 있습니다. 알 밴 감성돔 한 마리가 1년에 1000 마리의 치어들을 생산할 수 있다고 치면 산란철 알 밴 감성돔을 하루에 700마리씩 10일간 잡는다면 700만 마리의 감성돔을 잡는 것과 똑같습니다. 왠 700마리냐구요? 재작년 산란철에 남해 미조에서 창선을 가는 도중에 보았던 정치망들(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한 군데에서 하루에 잡는 알 밴 감성돔들의 숫자가 하루에 700여 마리라는 소리를 현지인으로부터 들었습니다. 유일하게 산란철에만 감성돔들이 정치망에 걸려든다더군요. 감성돔 낚시꾼들을 지금보다 10배는 늘려도 이 숫자를 따라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생활하수며 공장폐수로 인한 수질의 악화일 것입니다. 아무리 알 밴 감성돔들이 1 년에 1000 마리(정확한 통계나 숫자는 모릅니다. 어디까지나 그냥 가정일 뿐입니다.)씩의 치어들을 생산해낸다해도 연약한 치어들이 악화된 수질로 인하여 한꺼번에 폐사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 말입니다. 환경론자는 아니지만 10여년 전부터 머리 감을 때 샴푸를 쓰지 않습니다. 미약하나마 중성세제로 인한 수질오염을 줄이는데 이바지해보자는 뜻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도 새만금뚝 건설이라는 명제 앞에서는 하찮은 허접쓰레기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바닷물을 정화시키는 기능을 하는 갯뻘(여의도면적의 몇십밴지 몇백밴지....)을 공장부지나 농토로 바꾸려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화작용 뿐만이 아닌 물고기의 산란장이며 생활터전인 그 갯뻘을 없애기 위한 뚝막이 공사가 지금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 새만금뚝은 아직 채 막지 않은 군산쪽과 부안 쪽에 두 군데 물길이 터져있습니다. 이 통로로 인해 그나마 갯뻘이 숨을 쉬고 있지만 조류가 자유롭게 드나들던 넓디넓은 면적이 아주 좁아져서 물골은 유속이 상상외로 빨라지고 뚝으로 막힌 지역은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새로운 지역에 뻘이 쌓여간다든지 하는 현상들 말입니다. 점문가들의 의견을 빌면 향후 200년 정도 지나면 새로운 갯뻘이 만들어질수도 있다는군요... 외국에서는 막은 갯뻘을 다시 되살리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는데 우리나라는 정 반대로 나가는 것 같습니다. 얘기가 다른데로 한참 샜습니다. 하여간 그만큼 이곳 격포권도 감생이 잡기가 힘들어졌다는 얘기를 하고자 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그 몇년 동안 진도며 고흥, 여수권 각 섬들, 완도권,욕지권, 남해면 심지어 거문도까지 직장 생활에서 3개월 간격으로 3일씩 내는 휴가는 온통 낚시를 위해서만 존재했었습니다. 하지만 원도 출조가 제게는 그리 솔쏠한 재미를 주지는 못했었습니다. 잘 잡아야 감생이 세 마리, 벵에돔 열댓마리, 아직까지도 참돔 30쎈티는 제게는 꿈의 고기입니다. 그나마 사람 덜 붐비는 평일로 휴가를 잡아서 다닌 결과가 그정도입니다. 그만큼 고기 잡기가 힘들어졌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이제는 대충 낚시 해서는 감성돔 얼굴 구경하기 힘듭니다. 이거다싶은 조류가 흐르면 오줌 마려운 것 마저도 참고 집중해야 감생이 손맛을 볼 수 있습니다. 요즘 들어 제 집중력이 커졌나봅니다. 나오겠다 싶으면 대게가 나오더군요.... 그때만큼은 전화도 받지 않고 담배도 피우지 않고 낚시에 전념합니다. 유명포인트는 아예 내릴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아무데건 감생이만 있으면 물어주려니.....하는 믿음으로 낚시에 전념합니다. 그래서 주로 내리는 곳이 생자리입니다. 평일에도 유명포인트는 늘 빈자리가 없거든요. 오늘.... 우럭도 먹을만큼 나와주었고, 감생이도 작지만 32센티 한 수 했습니다. 집에서 잡은 고기를 손질하는데 집사람이 제게 물었습니다. 왜 이 작은놈(살감생이)들은 전부 입이 찢어졌어? 바늘을 뱃속까지 삼켜 도저히 살 수 없는 살감생이 열댓마리를 보고 하는 소리였습니다. 입 가장자리에 얌전히 바늘을 문 녀석들, 살감생이 30 여 마리는 제 살던 곳으로 돌아갔지만 이녀석들은 불행이도 반찬거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휴가 내서 가야하는 원도권 출조를 자제하려 합니다. 가까운 격포권 이곳저곳 들러서 이곳의 어느물때 어느조류가 그포인트에 맞는지, 입질 조류는 어느때 얼만큼이나 흘러주는지, 공부삼아 다녀보려 합니다. 등잔 밑이 어두웠던 것은 가까운 격포권을 등한시하고 원도권을 다녔던 게 아니고 아무데서건 고기 나올듯한 조류가 흐를 때는 낚시에 전념해야한다는, 바로 등잔 밑에 있었던 평범한 진리를 몰랐던 거였습니다. 환절기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