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조전 매만지는 낚시대속엔, 검푸른 바다, 흰 포말과 함께 낚시대를 타고 전해오던 어신이 숨결처럼 숨어 있고, 정성스레 다듬는 채비속에는 고향같은 바다내음새가 숨어 있다.목표와 도전.
확 터인 바다 마음을 씻고, 마음을 비우는 나의 도장이다. 우리나라 해안가 와 섬은 어찌 아름다운지, 검푸른 바다와 바람, 절해고도(絶海孤島) 스카이블루우 하늘색.. 또는 별들이 무수히 박힌 하늘, 별똥별, oxygen 그리고 고독.
옛날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내가 떠나도 아랑곳없는 변함이 없는 자연과 나와의 만남이다. 자연과의 아름답고 작은 투쟁, 조석으로 변하는 인간사 꾸짖는 바다앞의 나는, 나는 순간을 사는 인생임을 깨닫는다.
칠흙처럼 어두운 밤바다를 헤치고 섬으로 가는 보트, 특유의 진동, 디젤음, 난간을 잡고 밤바다를 바라 보면 점점 멀어지는 불켜진 인가(人家) 그리고 안면을 때리는 밤안개 물기 묻은 공기, 한 호흡을 통해 나가는 일상에 지쳐 윤기잃은 나의 호흡, 그러나 새 공기는 어느새 신선해진 호흡을 통해 나의 혈관으로 흐른다.
낯선 갯바위에서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음을 실어 나르는 신중한 첫 캐스팅
동트는 아침, 밝아 오는 미명, 그 새벽을 붉게 물드는 동쪽하늘 아름다와라. 빤짝 빤짝 바다를 깨우고 어둠에 가린 만물들아! 일어날 시간이다.
스물스물 잠기는 찌. 순간적인 후킹. 휙 아래로 박히는 초리대, 낚시대의 허리까지 바다로 휘어지고, 나의 양팔에 힘이 들어간다. 자! 파이팅이다.
손으로 전해오는 부르르 떠는 손 맛, "쿡 쿡 쿡.... 쿡 " 얼굴 한 번 보자꾸나, 한 손으로는 낚시대, 한 손에는 뜰 채 아 드디어 완성되는 한 편의 드라마, 절정에서 나는 주인공이 된다.
돌아오는 보트, 지저분한 몰골이지만 즐거운 피로감이 선실속에 기댄 어깨위로 내려오면, 나는 범부(凡夫)요. 잠시 왔다 가는 이네 삶에 새로운 힘이 된다.
그 때 그 밤바다에서 그 파도에 실족하여 허우적 거리다 도와주는 이 없는 파도소리에 내 목소리가 잠기는 그 순간도 있었지만,
애절히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던 그 때 그저 그렇게 자연으로 돌아 갈 뻔한 그 순간도 있었지만.
그러나!
오늘도 나는 가고 싶다. 그 바다, 그 섬, 그 절벽,
바다를 만나려 그 속에 잠자는 그 대를 만나려 나를 만나려 내 속에 잠자는 나를 만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