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갈도 우중낚시 "탈탈 털어쓰는 조행기"좋지않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바리 잡아보겠다고 새벽부터 집을 나섰다.
새벽이라기 보다는 저녁에 가까운 시간대인데 오전에는 비소식이 예정되어있다.
난데없이 무슨 개소리인가 싶겠지만 아무래도 내가 취미 선택을 잘못해도 한참 잘못한게 아닌가 싶다.
생고생 할것이 불보듯 뻔한데 불속으로 뛰어드는 나방처럼 홀린듯 집을 나서고있으니 미치겠다 진짜.
혼자 내버려뒀으면 갈일없을텐데 기어이 정무가 손수 집앞까지 픽업온다해서...
정무가 나쁜X이다...
정무외에 오늘 통영 갈도까지 함께할 기타등등은 통영 낚시점에서 만나기로 했다.
조행기를 작성하고 있는 이번주부터 백수가 되어버린 상욱이와 물밥 전라지부 찬용이까지 모두 자리에 모였다.
사실 찬용이는 낚시하기좋은 전라권 갯바위를 내버려두고 굳이 왜 여기까지 와서 사서 고생을 하는것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한곳에 모여서 스타피싱으로 향한다.
통영 갈도까지 선비는 6만원이다.
욕지권 선비가 5만원으로 인상되는 바람에 갈도도 덩달아 선비가 올랐다.
이래저래 경비를 합해보면 갈도 몇번 낚시갈돈 아껴서 대마도 가는 경비가 나오지 싶은데 지금은 코로나때문에 갈 수 없긴하지만 상황이 나아지면 바리바리 짐싸들고 일주일정도 푸욱 쉬다가 오고싶다.
부산에서는 통영까지 가는 시간보다 대마도가 가깝다..-_-;;
대략 한시간 가까이 배를 탔지 싶다.
스타피싱 배가 조금 느린감이 없지않아 있기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편이다.
철수할때는 일찍 배에 올라서 자면 개꿀잠을 잘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선후 지도상 위치를 찍어보니 남쪽 끄트머리다.
오늘은 참돔낚시를 할것이기때문에 섬의 안쪽보다는 끝바리쪽이 아무래도 유리한 포인트일듯 하다.
하선후 낚시채비는 안중에도 없고 먹는것에만 관심이 있다.
이친구 낚시를 제대로 배웠구만...
내가 가져온 즉석 라면밥과 오뎅을 먹고 느즈막히 채비를 해본다.
껌껌할때 낚시는 내 스타일이 아니기때문에 최대한 게으른 낚시를 하고자 한다.
사실 밝을때도 게으른 낚시를 하고있긴 하다.
장소불문 어딜가나 걸려오는 볼락.
사이즈가 애매해서 전부 방생한다.
해가 스믈거리며 올라오는 시간까지 계속 볼락만 잡았다.
그외 손님고기로 전갱이 정도...
다른 포인트에 하선한 동생들도 마찬가지다.
기대도 안하고있는데 자꾸 사진을 보내준다.

사방이 보일때쯤 주위를 둘러보니 포인트가 꽤 멋있는데 딱 경치만 좋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전갱이가 올라오는 빈도수가 높아진다.
마릿수와 함께 전갱이 사이즈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다 참돔 대구리가 덜커덩하는게 아닌가 싶은 괜한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걱정이 되어서 드렉을 살짝 풀어놓아본다.
두근두근...
대구리를 잡을까봐 걱정이 되기는 선장님도 마찬가지셨는지 갑자기 포인트를 옮기라고 하신다.
대체 왜...
아무말도 안했는데 포인트를 옮겨준다는 의미는 더 좋은 포인트가 비어있고 그곳으로 옮겨준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다.
이럴때보면 난 필요이상으로 눈치가 빠른듯.
그 눈치를 필요한곳에 썼으면 내가 지금 이렇게 살고 있지는 않..
하아..
이곳은 갈도 1번 포인트라고 하신다.
얼핏 듣기로 예전에 문수 선생님께서 대구리 참돔을 잡았던곳이 아닌가 싶다.
역시 나의 촉은 틀리지 않았다.
이로서 나는 갈도 처녀줄조에 명포인트에 하선하는 행운을 얻었다.
반대로 선장님은 사람을 잘못 본것 같다.
그런데 이곳 첫인상만 봐서는 전형적인 참돔 포인트라기보다 감성돔 낚시 포인트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내가 보는눈이 없어서 그럴수도 있지만 강한 조류가 퍽퍽하는 그런 느낌이 아니라 지류 소통이 좋은 그런 여밭 포인트?
하여간 좋은 포인트라니까 채비를 넣어본다.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엄청 쏟아진다.
하지만 걱정이 없다.
그럴때 입으라고 더럽게 비싼 고어텍스 낚시복을 구입하는것이 아닌가.
내 사진은 아니지만 상욱이의 사진으로 대신 담아본다.
나도 대충 이런 몰골이었다.
낚시고 뭐고...
일찍 다 접었다.
비소식이 있으면 낚시를 안가는게 맞는것 같다.
고어텍스 입어도 두어시간 비바람을 맞으면 구석구석 귀신같이 빗물이 다 들어온다.
철수할때보니 다들 상태가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을 지경이던데 이렇게까지 하면서 낚시를 계속 해야하나 싶다.
결론은 비싼 돈내고 비만 처맞다가 왔다.
사실 이 조행기도 안쓰려다가 사진이 어중간하게 남아서 기록삼아 남겨본다.
비오면 안가야지....
내가 진짜 앞으로 비올때 또 낚시가면 3대가 부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