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이는 마음과 부푼 기대를 안고서 새벽녘 완도로 향하는 나의 애마(카니발)를 어루만진다.
   유난스레 비도 많이 오는 요즈음 날씨 탓에 가슴 조리면서 기도했는데 다행스레 날씨는 괜찮아 보인다.
   언제나 처럼 새벽녘 도로는 한적하기만 하다.  차창밖으로 밀려나는 풍경이 파노라마 사진처럼 정겹게
   느껴지고 바둑판처럼 구획된 들녘엔 갓 자리를 잡은 어린 모들이 풍성한 가을을 얘기한다.
   급한 마음에 페달을 밟는 발에 힘이 가해지고 나의 애마는 주인의 작은 발길,손길에도 꽁지 떨어진
   무어마냥 가쁜 숨을 토하며 길을 제촉한다.
   멀리 여명이 터오고 가까워진 항구, 완도의 거리 만큼이나 열어논 창문을 통해 바닷가 특유의 비릿한
   갯내음이 머~언 길을 달려온 손을 반긴다.



   ~ ~ ~ 청산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고~ ~ ~ ~ ~
   (조부님 핸폰 멘트)를 들으면서 비로소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완도함과 편안함을 느낀다.
   특유의 톤으로 전화를 받으시더니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신다.
   이런저런 동안의 안부가 오가고, 안면이 있는 작은 부산 갈매기님과 반가운 인사를 나눈 후에
   오늘에 대상어 참돔을 낚기위한 준비를 서둘러서 한다.
   이미 날이 밝아(배 주유를 위해 기다림)해가 한 뼘 만큼이나 떳다.
   이제 배에 기름도 가득 체웠고 날씨도 좋고. . . .
   있는 고기 걸어 올리기만 하면 되네(꿈도 야무지네 누 맘대로)
   가자! 쩌~그 청산도가 나를 부른다. 렛츠 고 ~ ~ ~

   배의 엔진소리가 쇳소리를 내고 그에따라 잔잔한 바다에 그어지는 커다란 파문을 뒤로 한체 오늘의
   출조지 청산을 향해 그렇게 숨가쁘게 배는 달린다.
   아기자기한 미역,김양식장,축양장 사이사이를 벗어난다 싶더니 이제는 가슴 탁트인 드넓은 바다가
   다른 풍경을 만들고 희뿌옇게 보이는 크고작은 여러 섬들과 어우러져 한폭의 동양화를 연출한다.


   40여분 남짓 달려온 곳, 아! 청산도여!!!
   푸르다 못해 검붉은 바다,탁트인 시야, 수심이 깊고 물살(조류)이 쌔서인지 흔하게 보이는
   양식장이 별루없다. 그러다 보니 포인트(낚시)를 잡고 배를 고정하는게 여간 힘든것이 아니다.
   먼 바다쪽에선 찌 낚시는 엄두도 못내고(20호 봉돌도 떠내려가버림) 25호 봉돌로 셋팅하고 처넣기
   맥낚시를 시작했는데. . . 생각(기대)만큼 조과가 좋지않다.
   간간히 올라오는 포획물은 참돔은 참돔인데 30전후의 상사리급이 대부분이고. . . .
   포인트 이동도 쉽지가 않다 워낙 조류흐름이 쌔다보니 떠있는 부표를 잡기위해 몇번씩 시도해야지만
   가능하니 말이다.
   원래 청산도에서 참돔을 낚을려면 한 여름에 해야된다고 한다.
   그래야만 대물참돔을 낚을수 있다나. . . .


   어디를 가도 상사리급 참돔과 그밖에 정말 다양한 어종이 낚인다.
   돌돔을 시작(부산 갈메기님 포획)으로 감성돔,참돔,도다리,우럭,놀래미,보리멸,각시볼락,칠매,아나고,
   심지어 바다물뱀까지 포인트에 따라서 다양한 물고기들이 군락을 이루며 살고 있는지. . . .
   비록 씨알좋고 풍성한 조과는 아니지만 청산도는 아직도 때묻지 않는 바다 보고임에는 틀림이 없는듯 싶다.


   이번 출조에서 대박이네,기록경신이네 하는 감탄사를 자아내는 성과는 없었지만 때묻지 않는 섬
   청산도를 보고서 낚시인으로서 라기 보다는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바가 사뭇 크다.
   나 혼자 편하자고 쓰레기 아무곳에다 버리고,자연 훼손하고. . . . .
   자연은 보존하면 보존한 만큼,훼손하면 그 이상으로 우리에게 꼭 보답을 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는 그런 기회였다. 갯바위 구석구석에 보물찾기 하듯 쓰레기를 처박아놓은 작금에 낚시터,
   어디 갯바위 뿐인가 산은 산대로,강은 강대로 어느곳 하나 뭉게지고 짛이겨 지지 않는 곳이 없는
   현실 앞에서 아직도 때묻지않는 이런 보고가 있다는것이 신기하면서도 또 한편으론 우려가 되는것은
   괜한 기우일까?
   깨끗한 물,맑은공기,훼손되지않은 산하. . . . .
   그것은 우리대대로 이어가야할 유물이 아닐런지, 간혹 청산도에 갯바위 낚시를 하고 있는 조사님들이
   보이던데 뒷 마무리 잘 하고 가셨으리라 믿는다.
   전국에 조사님 두고두고 이용하게 우리모두 어디를 가든지 모두 깨끗하게 사용하자구요 들~.
   참고로 청산도쪽으로 낚시 가실려고 계획중인 조사님 참고가 될지 모르지만 아직도 수온이 차갑데요.
   (그쪽에 확인 해보시면 알겠지만)그만큼 고기들 활성도가 떨어진다는 얘깁니다.
   선상낚시 했는데도 조과가 시원찮은데. . . .
   혹시라도 참고가 되었슴 하네요. 여러분 어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이번 출조에 고생하신 완도에
   감셍이 조부님,조 선장님 두분 건강하시고 항상 즐겁고 좋은일만 생기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