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물결..
G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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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06 03:49
점심때 남포동 할매 회국수 한그릇 뚝딱하고 아버님과 낚시점에 가니 오후1시 이번 출조지는 해금강 일대로 아버님 낚시회에서 조그마한 낚시 대회식으로 출조를 한다. 충무동에서 낚시출발 부산항에 나가기전 해경에 신고하고 출발.. 낚시배가 새로 만든것이어서 잘나간다..옆에 계신 총무님이 엔진이 일제에다 두개를 달았다 는데 잘 모르겠다..배머리에 앉아서 바다를 보니 한여름 햇빛에 반사된 파도가 은빛 물결이 되어 허공으로 흩어진다.. 약 한시간 넘게 달려와서 이곳 저곳 포인트에 하선하는데 포인트 명도 모르겠다.. 아버님과 낚시회분들은 머라 머라 하시는데 말이 어렵다. 드디어 우리차례 아버님과 같이 내린곳은 조그마한 바위섬인데 크기가 가로세로 30~20미터는 될것같다. 높이도 꽤 높아 보인다.. 아버님 말로는 태풍이와도 제일 높은곳 바위쪽은 안잠기는 곳이라고 말씀하신다. 나는 내리자 말자 4.5미터 장대하나 달랑들고 봉돌 조금 큰거하나 달고 청개비 끼워서 이리저리 담가 보았 다. 아버지께서는 이리저리 둘러보시고 짐정리하시고 해질녁까지 한숨 주무신다고 그늘에서 잠을 청하셨 다. 해가 뉘었뉘었넘어 갈때 까지 이리저리 놀고 있었다....참으로 감회로운 순간 이었다.. 초등학교때부터 졸라서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서야 아버님과 같이 낚시를 오다니.. 그동안 위험해서 안된다. 다음에가자 다음에 하시며 미루어 오시다가 이제야 오게 된것이었다. 나의 낚시에 제일 처음 장비는 100원짜리 찌채비였다..거기다가 자갈치시장에서 버려진 손가락만한 등터진 새우 몇마리면 방과후 배대는곳 사이 사이에서 고등어 잡는 재미에 시간가는줄 몰랐다.. 그러다 조금 멀리간다 치면 영도다리 밑에서 청개비 200원치 사서 게잡고.... 그러다 중학교 때에는 아버지께 민물 장대하나 받아서 낚시방에서 모아온 용돈 털어서 줄사고.. 찌사고 해 서 지금도 있는 남천동 삼익비치 방파제에 버스타고 갔다...버스 안에서 낚시대 들고 보조가방 메고 비린네 풍기며 서있기가 조금 창피했지만 낚시하고 싶은 맘에 참았다.. 일요일 아침 6시면 어김없이 일어 나 횡하니 버스 타고 갔다..갈때는 냄새도 없고 버스안에 사람도 없어서 괜찮았지만 올때는 약간 창피했다. 해수욕장 입구에 있는 조그만 낚시방에서 민물새우300원치 사서 낚시하면 하루종일 했다.. 여름에는 고등어 전갱이 겨울에는 망상어 운좋으면 살감시도 되는 날이 있었다.. 다른 아저씨들도 낚시를 많이 하셨는데..릴낚시로 도다리 모래무지 보리멸 낭태 가끔씩 올라오는 꽃게를 보고 또다시 모아논 용돈 털어서 서면 구상고 담옆에서 원투 릴낚시대와 릴을 장만.... 낚시가서 릴대로 원투하고 장대로 찌낚시하고.... 조그마한 발전이랄까....조과도 전보다는 조금씩 나아졌고.. 어머님께서는 낚시하면 학을 띠시는데 아버님도 모자라 나까지 그런다고 난리시다가... 내가 학교성적을 기준으로 성적떨어지면 안간다고약속.....낚시 계속가고 싶은 맘에 공부한 학생도 드물것이다....낚시가 머길래.. 이래저래 옛 생각이 스치면서 갯바위에서 낚시하고 있는데 아버님이 일어나시면서.. 좀 되냐고 물으신다...조그마한 노래미 한마리 잡았다고 말씀 드렸다... 해질 무렵 아버님께서 루어채비를 하셔서 이리저리 던지신다...몇번 하시다가...머가 걸렸는지 힘좀쓰시다가 올린건 60정도 되는 방어 한마리.. 아버님왈 저녁거리다... 한마리만 잡으시고 바로 회떠서 준비해간 도시락과 같이 먹었다..정말 우리 아버님 존경스럽다....회맛도 정말 좋다.. 그리고 해가지고 아버님은 여름 밤 낚시를 준비 하셨다.. 나도 옆에서 장대를 찌낚시 채비로 바꾸고 캐미하나 꽂아 놓고 그냥 기다렸다.. 아버님은 원투 찌낚시로 멀리 노리셨다... 부지런히 혼자말씀으로 수심을 얼마로 주고 좀있다...다시 바꾸시고 계속적으로 변화를 주셨다... 그래서 오늘 밤은 무슨고기 잡으실 거냐고 물어보니 참돔이라고 말씀하셨다...그 맛있는 것을....나는 한참을 하다가...장대를 뒤에다가 세워놓고...쉬었다.. 바위섬 제일 꼭대기에 평평한 돌에 대자로 누워서 여름 밤하늘을 바라 보았다...달도 밝고 별이 무지 밝았다..은하수도 보이고 은하수는 참 오랜 만에 보는것 같았다... 별똥별도 지나가고.. 그러다가 밑에서 아버님께서 왔다~!하고 소리 치시면서 힘을 쓰신다...아까 저녁보다 훨씬 힘들어 보이신 다... 한참을 씨름 하시다가 고기가 이제 지쳤는지 조금씩 조금씩 고기가 끌려온다.. 아버지께서는 참돔이다 참돔 하시면서...끌어 당기는데....이게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꽹과리 소리에...첨벙첨벙하는 소리에 놀래서 보니 바로 갯바위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바다에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조그마한 어선이 와서는 소란을 떤다.. 아버님의 힘쓰던 낚시대도 동시에 힘이 빠져 버렸는지... 일자로 돌아와 있었다.. 아버님도 엉덩방아 ...... 나는 먼지 몰라서 멀뚱멀뚱 보고 있는데 아버님 오만 가지 욕을 하신다..(울 아버지 무섭다) 그 어선은 잠시 그러다가 사라졌다... 아버님은 화나신 목소리로 오늘 낚시 다했다고 하신다... 조금전 어선이 뻥치기 어선이란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정말 그뒤로 고기의 입질이 뚝 끊어 졌다....허무한 마음에 나는 잠을 청했다....밤새 모기에 시달리면서 그러다 해뜨기전 밝아 오는 여명에 아버님이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떴다... 바위섬 끝부분에서 고기를 잡고 계셨다...어제 밤 뻥치기 이후로 밤새도록 안될줄 알며서도 낚시를 하신 것이다... 지금은 루어 채비로 농어를 잡고 계셨다... 바위섬 앞으로 멸치때를 따리서 농어때가 들어온 것이다 .. 바다위가 난리도 아니다 멸치하고 농어가 이리뛰고 저리 뛰고 물보라가 너무 멋졌다.. 나는 빨리 뛰어가 아버님이 농어를 올리시면 수건으로 농어잡고 바늘 빼고 아버님이 다시 잡으시고 해서 그 20여분만에 농어를 36마리나잡았다...순간적으로 지나간 시간에 이렇게 잡다니...아버님이 밤새 기다리신 보람이 있구나 했다...잠시 흥분을 가라 앉히고 아버님도 가지고간 대형 쿨러 두개에 얼음하고 섞어서 넣으시고는 나보고 장대로 바로 여기 를 넣어 보라고 하셨다... 그지점에 넣자말자 장대가 투둑투둑하고 치더니 쭈우욱 빨려 들어간다....나는 놀라서 어어~~하면 잡고만 있었는데 아버님이 코치 해주신다...바로서서 그렇지... 대 세우고 기다려 기다려...괜찮아 안끌려 들어가... 그런데 무슨 고기인지 힘이 너무좋다....한 2분정도 흘렀을까..... 다리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힘들어지는데 고기가 물위도 올라오기 시작했다.....올려 놓고보니 돌돔이다....한뼘 반정도 되는 줄무늬가 예쁜 고기다... 별로 크지도 않은데 힘이 너무좋다... 아버지도 흐믓해 하신다...여기는 아침 해뜨기 바로 직전에 씨알작은 돌돔들이 나오는 자리라고 말씀하신다.. 이래저래 철수 준비하고 배를 기다리다보니 해가 떴다...날이 오늘도 무척 덥게 느껴진다... 철수길에 배안에서 아버님 낚시회 회원분들과 조과 확인을 했다....총무아저씨가 참돔65짜리한마리 50정도 되는걸로 한마리 하셨고 나머지 분들도 참돔 한두마리 하셨는데 어제밤 뻥치기 어선 때문에 조과가 안좋았다고 말씀 하셨다 . 우리자리에만 온것이 아닌것 같았다.. 총무아저씨가 오늘의 대상이고 우리는 다획상을 받아 조금마한 다이와 릴하나와 식기 건조기를 상으로 탔다... 돌아올때 배안에서 농어회를 먹었는데 정말로 맛이 좋았다,... 그리고 한가지 새로운 것을 알았는데.. 낚시회에서 낚시 가서 잡은 고기는 자기가 잡은 제일 큰것 한마리만 자기가 가지고 나머지 고기는 접부 합쳐서 다시 똑같이 나누어 가진다는 것을 알았다... 혹시나 못잡으신 분들을 위한 배려인것 같다....참 좋은 방법같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읽으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오랜만에 인낚에 들어와 여기저기 글을 보다가 문득 아버님과의 갯바위 첫 조행이 생각나 고등학교1학년 여름 때의 일기를 옮겨봤습니다...한14년정도 전에 일기네요...일기쓰는게 서툴러서 뭐뭐했다 밖에 안적혀 있네요...부끄럽습니다. 나이도 얼마 안먹었지만.... 요즈음에 낚시가고 돌아올때 문득문득 제 어릴때 그 시절이 그리워 집니다.. 그래서 적어보았습니다...다시 옛날처럼 바다를 되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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