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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바위에 어둠이 깔리면 바람도 잦아 들텐데
오늘은 저녁해가 추도 북편에 걸려도 낮에 불던 바람의 기세가 꺾일 생각을 않는다.
그래도 밤 11시 18분의 만조시에도 안전 할만 한 갯바위 틈을 골라 집어등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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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이 낚시를 위해 집을 나설때 마음은 오만가지 그림을 그린다.
이외의 상황은 저울 추에서 빼 놓고
'오늘은 밤새워 쑤시다 보면 2~300수는 충분히 잡을수 있을것'
'그곳은 왕사미는 드물어도 고만고만한 녀석들이 마릿수로 달라 들거야'
'난, 집 냉장고에 아직 좀 남아 있으니 이번엔 50마리 정도만 갖고 오고, 대구에 들러
그동안 뽈래기 자랑만 해 오던 몇몇 지인들한테 한 30마리 정도씩만 나눠 주고 오는것이....ㅎ'
추가없는 저울질.
그 이외의 상황들이 빠진 저울질이 평행을 맞출수 없다는것은 어찌보면 ※理所然(리소당연) 한 일인지도.
※ 理所然 (리소당연); 당연히 그렇다. 도리로 보아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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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락을 잡는 사람들 중 或者(혹자)는 그 명분을 이렇게 말을 한다.
"고기의 맛을 잊을수 없어서"라고
또 다른 사람은 이렇게도 이유를 둘러 댄다
"그 탈탈거리는 앙탈이 그리워서"
둘 다 틀린 말이 아니다.
낚싯꾼으로서 마음만 먹으면 가장 잡기 쉬운 어종임에도 그 맛을 따를 고기 별로 없고
선상 외줄낚시는 다르지만, 민장대 또는 루어낚시에서 손끝으로 전달 되는 그 미세한 입질의 느낌과
그에 못잖은 초릿대 끝으로 나타나는 떨림과 휨새의 아기자기한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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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질때 부터 두시간 가량 일타일피로 물어 주던 녀석들이 9시 부턴 따문따문,
그러다가 만조시각을 1시간 가량 앞두고는
입질이 뚜욱 끊겨 잡아 둔 볼락 열댓마리를 벗겨 안주삼아,
동행한 '해우랑'의 낚시후배 이재형 사장과 가볍게 한잔 하고 잠시 눈을 붙혔다.
자다가 눈을 뜨니 새벽 1시.
날물이 시작 된지 두시간이나 지났다.
나는 얼른 정신을 차리고 집어등을 켜 놓은 곳으로 가는데
나이 들어 가니 어두운 갯바위를 타기가 여간 힘 든게 아니다.
힘들게 내려가 포인트를 본즉 불빛의 중심 근처에선 잘고 큰 볼락들이 온갖 쇼를 다 하고 있었다.
먼저 속전속결을 목적으로 강검520 맥낚으로 던지면 세바늘 채비가 가라앉을 틈도없이 쭈욱!
(참고로 1호목줄 1m에 마스바늘 9호 끝바늘 10cm위에 b조개봉,
그 위 20cm간격으로 10cm 길이의 가지바늘 2개 연결)
1타 1~3피로 잡아 내면서 든 생각이
'이 흐름이라면 올때 생각한 200~300수도 가능 하겠구나'였는데
채 한시간도 그 상황이 지속 되지않고 따문따문.... 따...아...문으로.
하기사, 그런 패턴으로 날 밝을때까지 물어 준다면 그 고기를 다 어디다가 담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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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잡아 모으다 보니 어느덧 날이 밝아지고 잡아 모은 고기가,
낚시자리 뒷편에 있는 천연물칸 두곳이 비좁게 보이고
대형 갯바위용 물바케츠 까지 반이나 채워져 있었다.
모처럼만의 만족스런 조과를 보며, 낚싯대를 접어 넣고 준비 해 간 야채와
볼락을 넉넉히 썰어 넣은 회덥밥으로 아침밥을 먹으니
이것이 바로 <갯바위 만찬>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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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지만 반주로 복분자주 1병과 고량주 몇잔을 마시다 보니 슬슬 졸음이....
그래서 졸음도 쫓을겸 아침들물을 노리고 감성돔 흘림을 해 봤지만 간간히 잔볼락만 입질이 있을 뿐
다른 어떤 생명체도 확인을 할수 없었는데
알고 보니 바람의 방향이 이쪽저쪽 수시로 바낀것이 원인이었다.
조류가 좌우 수시로 바뀌는 곳은 감성돔 낚시 포인트로서 호조건에 속하지만
아무리 좋은 포인트라도 풍향이 수시로 반대방향으로 바뀌는 날은 고기가 입을 다문다는 사실.
40년을 넘게 갯바위를 탓지만 이런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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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갯바위를 나와 집에 도착을 하니 늦은 점심때. 집에 와서 뜨거운 물로 샤워부터 한뒤
회로먹을 몇마리는 나올때 피를뺐고, 나머지는 통채로 천일염을 뿌려 다라이에 담아 두고,
피 빼온것 중 몇마리 껍질을 베껴 포를 떠서 고량주 몇잔을 하니 본격적으로 잠이 쏟아져 그대로 다운.
낚시 다녀 온지 이틀이나 지난 지금에사 조행기란 이름으로두서없이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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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Raise Me Up
Josh Groban(조쉬 글로반), Becky Taylor(베키 테일러) Celtic Woman, Westlife 등이 리메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