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속해있는 어느 모임에서 각자 취미소개를 하는 자리였습니다.
참 취미가 다양하더군요. 페러 글라이딩, 수영, 바둑, 골프, 등산, 사진, 우표수집, 서핑, 체팅(이것 도?)등 외울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저가 마지막으로 소개를 했는데 저는 민물, 바다낚시를 소개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삶의 수양과 자기반성, 인내, 생활리듬의 활력소 그리고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을 뿐더러 한 차원 높은 인생의 의미도 반추해볼 수 있는 취미라며, 평소에 생각했던 걸 제딴엔 진지하게 설명을 했더랬습니다. 그날은 거래처 사장님들도 여러분 참석하셨는데 그중 한 분이 말씀하시기를
"저 사람도 낚시꾼이네. 취미도 좋지만 부디 그 쓰레기 좀 가져들 가게. 우리 시골 동네에 못이 하나 있는데 낚시꾼들이 다 버려놓았는기라. 주먹만한 밧데리 덩어리가 녹고 술병이랑 음식 쓰레기랑 몽땅 버리고 가져가는 놈은 한 놈도 없는기라, 당신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취미란 타인에게 피해를 안줘야 옳은 취밀세!"
일부이긴 하지만 사실 맞는 말씀이라 별 대꾸도 못했습니다.
진지하게 취미소개한 낚시는 별볼일 없는 취미가 되고 말았습니다. 일부 낚시하는 사람들의 오만, 고집, 자기도취, 배려부족, 이기심, 고기욕심등이 발동하는 한 그분과 같은 질타가 계속될것입니다.
그리고 왜 우리는 우리 취미에 '꾼'자를 붙여 낚시꾼이라 하고 또 그렇게 불립니까. 낚시인이라 하면 안되는지요. 제가 알기로는 '꾼'이라 하는 말은 대체로 천하거나 혹은 비하하는 직업일에 붙습디다. 예를 들면 짐꾼, 장사꾼, 지갯꾼, 구경꾼, 노름꾼, 춤꾼, 사기꾼, 몰이꾼,싸움꾼 등 비교적 별볼일 없는 사람들의 뒤에 꼭 붙어 다니더군요. 일부이긴 하지만 사냥꾼도 낚시꾼과 같은 입장이라더군요.
저는 제안하고자 하는것은 우리의 위상을 높혀 보자는 것입니다. 바둑두는 사람들이 자기들을 바둑꾼이라 하지않듯, 우리도 '낚시인'이라 부르고 불려지면 어떨까 합니다.
진심으로 조심스럽게 제안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