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사리 지난 여름의 파워풀한 낚시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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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사리 지난 여름의 파워풀한 낚시경험

G 2 1,367 2003.12.16 17:46
초가을 대물시즌에서....

여름은 낚시인에게 무한한 인내력과 강력한 파워를 선사하는 계절이다. 한여름 땡볕은 오전 9시를 넘기면 갯바위는 지옥불이 따로 없다. 하지만 여름 낚시를 즐기는 것은 돌돔, 참돔, 뱅에돔, 부시리 등 파워풀한 액션을 제공하고, 마릿수가 보장되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그렇지만 진정한 여름 낚시의 매력은 늦여름부터 초가을까지가 본격시즌이다. 주로 9월 말에서 10월초까지이다. 이때는 한여름때처럼 잔챙이가 아닌 여름어종의 대물들이 낚시대를 물고 늘어져 이른 가실 살감생이를 낚으려는 낚시인을 혼쭐을 내고는 한다.

나도 이번 여름에 여름어종의 파워풀한 손맛을 보고자 대물용 낚시대와 릴을 내 수준에서는 거금을 주고 구입했다. 구입한 장비를 사용해 볼 기회를 찾던 중 9월말경 좌사리에 간다는 어느 낚시점을 안내를 보고 함께 동승하기로 했다.

가는 중 휴게소에서 잠깐 쉴 때 점주겸 선장이 대물급 부시리가 물기때문에 원줄은 5호줄이어야 하고, 목줄은 4호줄이어야 한다는 말에 뭐 그정도까지 필요할 까 하고 생각하였다. 왜냐하면 지난번 출조때 1호대에 2.5호원줄, 1.75호 목줄로 고생은 좀했지만 64센치 부시리도 잡아보았기 때문이다.

대물용으로 5000번릴에 5호줄, 중치용으로 3000번에 4호줄이 있기때문에 그리 큰 걱정은 없었지만 문제는 대물용 목줄이 3호와 5호 뿐 4호가 없었다. 하지만 3호만 되어도 거의 동아줄(?)수준이기 때문에 감성돔 낚시나 다니는 나로서는 그것이 터진다는 것은 실제 경험이 없어 사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느 덧 좌사리를 가기위해 통영 선착장에 도착하고 차례로 짐과 낚시인을 싣고 새벽 3시 장쾌한 엔진소리로 어둠을 박차고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약 1시간 후 선장이 호명하는 차례대로 좌사리 각 포인트에 하선을 시작하였다. 난 좌사리 최고의 포인트 중 하나인 칼바위를 멀리 약간 비스듬하게 보이는 둘째섬에 쿨러와 낚시가방, 품가방을 들고 내렸다.

아직 해가 뜰려면 2시간 정도 더 있어야 할 것이고 오전 11시 철수니깐 바로 야간낚시를 준비하였다. 그리고 물때도 좋고 물돌이 시긴이라 기분이 좋았으며, 밤에는 참돔이 낚이므로 참돔을 의식하여 1.75호대에 4호가 150m감기는 3000번에 3호목줄, 그리고 5호 낚시바늘, 그리고 전유동을 위해 야간용 전층 GTR B찌, J쿠션으로 셋팅을 하였다. 이보다 더 호수가 높은 장비로 낚시를 해야한다고 하는데 사실 난 위 채비로 미터급 참돔도 잡을 자신이 있었다. 못잡고 터뜨리는 것은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건방진 생각을 갖고 있었다.

대물의 염원을 안고 미끼와의 동조를 위해 밑밥은 크릴만 녹여 발아래로 흩뿌리며, 고기를 꼬시기 위해 견제와 흘림을 계속하였다. 찌는 케미라이트을 불빛을 뽐아내며 잘도 흘러갔지만 1시간 내도록 입질한번 없다.

아직 찌가 케미불빛만 보일 뿐이지만 곧 해가 뜨려고 준비 중이다. 이때 가장 긴장해야할 시간이다. 물고기의 활성도가 가장 높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총총 흐르던 찌가 순간적으로 물밑으로 파고 든다. 감성돔 낚시에서는 볼 수 없던 찌내림이다. 흘리던 줄을 사리고 힘찬 챔질을 한다. 낚시대를 타고 물고기의 꿈틀거림이 전해지는 순간 갑자기 허전하다.

낚시줄을 감아 올려보니 5호바늘이 반토막이 나있다. 2호바늘로 5짜도 잡아내는데 5호 바늘이 부러지다니.....,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하고 고기가 놀라 달아나지 않도록 밑밥을 뿌리고 참돔전용 10호바늘로 교체하여 흘렸다. 다시 그지점에 도달하니 찌가 총알처럼 잠겨든다. 힘차게 챔질하니 이번에는 힘도 한번 못쓰보고 3호 목줄이 터져버렸다. 복도 없는 놈..1년에 이런 입질 몇번이나 받을 수 있다고,,,, 이후 두번의 터짐 끝에 참돔 35센치 되는 잔챙이 놈만 올렸다.


이제 완연히 해가 뜨자 발밑에 모여던 부시리 떼가 눈앞에 어른 거린다.

60센치급 부시리 3마리 잡는다고 혼자서 갯바위 쫓아다니니 온몸이 힘이 쭉 빠진다. 그래서 부시리를 바다의 핵미사일이라 했던가, 이제 부시리는 그만 좀 잡혔으면 하는데 돌돔이 올라온다. 30센치도 안되는 돌돔이 감성돔 4짜만큼 힘을쓴다. 한 10여마리 잡고, 오늘은 정말 손만을 보는 구나 싶다.

지나가던 선장이 고기 잘되는냐고 묻는다. 부시리 밖에 없다니깐 다른 자리는 바람이 터져 고기 못잡고 있다면서 한사람 더 내리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한다. 난 이미 잡을 만큼 잡았고 해서 그래라고 했다. 한사람이 내리고 채비하는 중에 다시 입질을 받았다. 이건 이전까지의 고기와는 확연한 차이가 나는 강력한 몸부림이다.

좁은 갯바위에서 이 고기와 10분이상을 싸웠다. 드랙풀리는 소리와 낚시줄에서 전해지는 피아노 소리는 곧 터질 것만 같다. 더이상 낚시대와 줄이 견딜 수 없을 같은데 이녀석이 끌려오는 느낌이 든다. 힘차게 릴링과 펌핑을 하여 갯바위 가까이 끌여들였다. 하지만 혼자서는 도저히 틀째질을 하지 못할 것 같다. 조금전에 내린 조사에게 부탁하여 틀째로 담고 보니 대형부시리였다. 거의 참치만 하다. 대형쿨러에도 들어가지 않아 구버러 넣을 수 밖에 없다. 선장은 낚시방에 와서 갯바위에서는 나오기 힘든 씨알이라며 사진을 찍는다.

오전 9시, 철수시간은 두시간정도 남았지만 도저히 낚시할 엄두도 나지 않았고, 낚시할 힘도 없다. 그리하여 틀째질 해준 조사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쉬었다.

정말 여름낚시의 손맛은 감성돔의 아기자기한 손맛하고는 다른 특이한 경험이었다. 거의 80센치나 되는 부시리를 올렸는데 5호바늘을 부러뜨리고, 3호목줄을 힘도 쓰보지 못하고 터뜨린 놈들은 지금도 뭔지 궁금하다. 이놈들을 확인하기 위해 내년 여름이 기다려진다. 그 손맛을 다시한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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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G 황소걸음 03-12-18 13:59
실감나게 쓰신글 잘 보았습니다. 제가 현장에 있는 느낌이군요. 초보인 저로서는 너무 부럽고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언제 제게도 그런 기회가 올런지. 아뭏든 잘 읽었습니다.
G 한수 03-12-18 20:23
감사합니다. 황소걸음님에게도 그런 기회가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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