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지난주 일요일에 다녀온 제주도 1일차 조행기입니다.

이번 출조는 제가 속해있는 KANGWOO(인피싱) 식구들과 함께 했습니다. 포항에서 오는 강동훈 대표, 매니저 승욱이, 「포항조사 채수종」수종이 동생, 게스트 조환 형님과 대구공항에서 만나 제주로 향했습니다.

지난달 「뜨거운 북극곰」형님과의 출조 후 한 달 만에 찾는 제주도였습니다. 역시 제주도 출조는 언제 가더라도 기분이 좋습니다 ^^ 비행기에 올라 동생들과 기념사진을 남기고 깊은 잠에 들었습니다.

제주 공항에 도착해 차를 대여하고 서귀포 숙소로 넘어온 후에 얼마 쉬지도 못하고 보목 포구로 나왔는데도, 저희보다 일찍 도착해 있는 낚시인들이 있었네요 ^^;;
최근 섶섬 조황이 안 좋다고 해도 역시 휴일은 휴일인 듯 했습니다. 3~8번 번호표 위에 저희의 짐을 올려두고 차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먼저 오신 제주도 낚시인이 「동코지」를 선택해서 저희 일행 6명은 모두 「동모」에 하선하였습니다.
게스트 조환 형님과 강대표, 수종이가 오른쪽에 서고 저는 「뜨거운 북극곰」형님과 승욱이와 함께 왼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북극곰 형님이 6명 분의 밑밥과 도시락을 챙겨온 덕분에 저희는 수고를 좀 덜었습니다.

크릴 5장, 벵에돔 집어제 오로라 3장이 들어간 밑밥에 미강 가루 1봉을 추가로 섞어줬습니다. 제주도에 갈 때도 무료 위탁 수화물 무게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꼭 챙겨가고 있습니다.


미리 기상을 확인하고 계획한 출조가 아니라 일단 일정부터 잡고 기상이 좋길 바라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일정 내내 바람과 너울이 적고,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었습니다.

만조가 다 될 때까지 우측으로 세차게 흐르는 들물 조류는 꺾이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인 천조법 채비를 꾸렸다가 곧바로 1호 반유동 채비로 변경하여 채비가 흐를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갯바위를 따라 강하게 흐르는 횡조류 상황에서는 채비를 흘릴 수 있는 구간이 무척 짧아집니다. 저희 일행들끼리도 다른 낚시인의 채비 위치를 예상하며 조심스럽게 낚시를 이어가는데 갑자기 현지 낚시인이 저희 사이에 비좁게 자리를 잡으려고 들어왔습니다 ㅡㅡ;;
북극곰 형님이 점잖게 "저희 일행들끼리 하겠습니다"라며 의사를 표현했더니, 저 멀리 동코지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네요. 우측으로 가는 조류에 밑밥을 받아먹으려는 것처럼 보여서 그마저도 좋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물이 바뀌니 다시 저희 왼쪽으로 자리를 옮기는 모습도 보였네요.
1년에 200일 넘게 섶섬으로 출조한다며 자랑스레 얘기하던 낚시인이었지만, 아직 매너는 덜 배웠나 봅니다. 자기 말대로 늦잠 잤으면 새벽 4시 30분부터 밑밥통 놔뒀던 낚시인들에게 적어도 피해는 안 줘야 될 것 같은데요.

만조가 다 되어 물이 멈추자 이른 점심을 먹고 날물 시간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섶섬에서는 취사가 안 되기 때문에 미리 북극곰 형님이 도시락을 사두었습니다. 혹시나 도시락이 식어서 잘 안 넘어갈까 봐 북극곰 형님이 온수를 준비해 뜨끈한 미역국까지 차려줬습니다 ^^"

좋은 자리에 하선하여 많은 조과를 남기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다 함께 모여 소풍 나온 것 같은 출조도 좋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식구들과 그동안의 안부도 묻고, 낚시 얘기도 실컷 하고요 ^^"


썰물이 시작되면서 무시무시했던 우측 조류는 다행히 죽었지만, 조류가 약해지자마자 많은 잡어들이 갯바위 주변을 가득 메웠습니다. 자리돔들이 원줄을 차가는가 하면, 큰 멸치 떼가 들어와 온 바다가 번쩍번쩍 빛을 발했습니다.

철수를 얼마 남기지 않고 또다시 원줄을 슬며시 당기는 입질이 들어오길래 당연히 자리돔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올라온 녀석은 뜻밖에도 긴꼬리 벵에돔이었습니다.
거의 포기하고 있던 상황이라서 벵에돔을 낚고도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 어쨌거나 작은 손맛을 안겨준 고마운 녀석이었네요.
채비는 영상산업 마스터기, 1.7호 원줄/목줄, 나만의 수제찌 달인 0c 찌, 조수 고무, 벵에돔 바늘 6호 G3 봉돌이었습니다.

이날 낚인 벵에돔들은 모두 다 긴꼬리 벵에돔이었습니다. 낮은 수온 속에서도 많지 않은 긴꼬리 벵에돔들이 근처를 돌아다니고 있었던 것 같네요. 얼른 사진을 남기고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냈습니다.

2월에 접어들면서 제주도 부속섬 중 지귀도 정도를 제외하면 긴꼬리 벵에돔 시즌은 거의 끝났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항상 조과가 섭섭해서 "섶섬"이라지만, 해가 지는 노을만큼은 정말 멋있었네요 ^^"

보목 포구로 돌아와 이날의 출조를 기념하는 사진을 남기고 하루의 낚시를 마무리했습니다.

짐을 정리한 다음 이날 밑밥을 준비했던 서귀포의 원프로 피싱에 들러 밑밥 값을 계산하고 "원성조 프로"님께 식구들과 다 같이 인사를 드렸습니다.


원프로 피싱 사모님께서 추천해 주신 근처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뒤풀이 식사를 시작하였습니다. 벌써 대기인원이 있다는 얘기에 북극곰 형님과 매니저가 먼저 이동하여 예약을 해야 할 정도였네요.
맛있는 양념구이 고기에 수종이가 제조해주는 "황금비율" 소맥을 조금씩 곁들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원성조 프로님께 벵에돔 낚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본인만의 기준이 확고하지만, 다른 낚시인들에게 조언할 때는 조심스럽게 얘기하신다는 느낌을 받았네요. 저희가 물어보지 않으면 본인이 먼저 얘기를 꺼내는 경우도 거의 없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저히 숙소에 들르셔서 낚시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습니다. 이튿날에도 출조를 앞두고 있었지만 쉽게 들을 수 없는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아직 제가 다 소화 못한 부분들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다시 생각해 볼 계획입니다.
2일차에는 지귀도「어랭이통」으로 향했습니다. 비 내리는 날씨만큼이나 감정적으로 생각이 많았던 출조였습니다. 다음에는 그 이야기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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