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구을비도 '귀신여'와 '졸방여'의 낚시인들-
2015년 8월 14일 아침 7시.
거제도 대포항의 '통영바다호' 선장이 "오전 11시까지 도착 하라"는
지엄한? 분부 때문에 내가 대구까지 나가는것 보다 일행들이 경산IC로
오는것이 낫다싶어 톨게이트 근방에서 만나 거제도로 향했다.
최종 목적지는 구을비도로 하고.

-2. 저조한 조항소문 때문인지 텅텅 빈 대매물도 '설풍'-
가는길에 밑밥과 미끼, 다른 필요한 소품들은 '경상낚시'에 들러 구입하고
오늘 처음만난 AKI님과 우리 대구 해우랑의 베테랑 장가이버님 저, 이렇게 세사람은 대포로 대포로~
그런데 동행하는 두분 모두 저보다 갯바위낚시 고수인줄은 그때 까진 몰랐다.
아무튼 하룻밤 이틀동안 어떤 포인트에 내려질지 상상을 하며 항구에 닿으니
코털 김선장은 고사하고 '통영바다호' 자체가 보이지를 않는다.

-3. 구을비 가는 길의 소매물도와 등대섬-
급히 전화를 하여 "어딨느냐"고 찾으니
"3분 내로 정박지에 닿는다"는 응답.
말대로 금방 배를 대며 하는 말인즉, "손님들을 위해 시간나는대로 늘 배점검을 한다"
당일 오후낚시 출조객 몇팀을 더 태운 배는 11시 조금 넘어 출항.
대매물도 서쪽을 구경 시키고 소매물도 사이 설풍앞을 통과 소매물도 동편을 뒤로 한다.

-4. 드디어 대구을비도가 눈앞에 다가 온다-
지나면서 보니, 기상이 워낙 좋아서 그런지 '매물도권 저조한 조황'이 소문 났는데도
'등대섬 남단여'와 '촛대바위' 그리고 '벼룩여'에는 어김없이 낚시인이 올라 있다.
드디어 대구을비도가 지척으로 나타 나고 가장 먼저 우리일행 3명이 내린다.

-5. 우리 보다 조금먼저 마당자리를 차지한 낚시인들-
원래는 선장이 우릴 설치에 내려 줄 계획이었는데, 그곳에는 먼저 내린 사람들 사이에
더 내릴수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마당여에도 사람이 있었지만 비교적 발판이
편하다는 이유로 하선을 하게 되었다.
내리기 전 김선장에게 "먼저 내린 사람들이 있는 곳에는 내리지 않겠다" 했더니
"괜찮아요. 내려준 선장에게 '저녁때 철수할 사람들'이란 걸 확인 했으므로
안심하고 내리세요" 한다.

-6. 구을비 본섬과 서쪽여 사이끝에 '귀신여'가 보이고-
안전하게 갯바위에 내린 뒤 짐을 정리 하고 둘러 보니
아직 한참이나 햇볕이 들지않을 그늘이 있어 우리 셋은 그곳에서 잠시 쉬기로 하고
AKI님이 준비 해 온 치킨을 안주삼아 일단 목부터 축인다.
그런데 갯바위에서 먹는 치킨은 집에서 먹을때와는 전혀 달라
평소 별로 즐기지않는 치킨임에도 손이 자주 가더라는....ㅎ

-7. 낚시준비를 하기전 AKI님이 준비해 온 치키으로 요기를 하고-
그런뒤 두사람은 낚시준비를 하고
나만 혼자 먼저 온 낯선 사람들 곁으로 가서 일일히? 인사를 나눴다.
"저녁때 철수 하신다 들었는데 몇시에?"
"예, 원래는 9시 철수 하기로 했는데 7시에 하랍니다 선장님이"
"그렇군요. 우리는 내일저녁 철수 할거라 시간이 많으니 의식 말고 낚시 하세요"

-8. 장가이버님과 AKI님은 슬슬 낚시 준비를 한다-
구을비 서쪽여는 워낙이 뾰죽하고 높은 바위로 형성이 돼
정오가 넘었는데도 충분히 햇볕을 피해 쉴수있는 공간이 있어 좋다.
일행 두사람은 낚시준비를 하고 있지만 나는 땡볕에 서 있기가 싫어
선착자들과 얘기를 하다가 그늘에 쉬다가 사진찍기 놀이나 한다.
그러는 중

-9. 이 마당자리는 정오가 넘은 시간인데도 쉴수있는 그늘이 있다는-
"밑밥통 하나가 없는것 같다"는 장가이버님 말에
모두가 다시 찾아 보았지만 보이지를 않아 급히 선장에게 전화를 한다
"김선장혹시, 배안에 토닉 밑밥통 하나 없나요"
"예, 있지요"
"그럼 지금 멀리있지 않으면 좀 가져다 주면...?"
"항구에 들어 와서 않되구요 있다가 철수시키러 갈때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일단 분실한건 아니란걸 확인 했으니 됐고.
"저는 지금 낚시 않으니 제것 먼저 쓰세요" 하며 내 밑밥을 드렸다.

-10. 먼저온 낯선 일행들 5명 중에는 제주도 출신의 여조사도 한분-
그런데 낚시시작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장가이버님이 뭔가 한마리 히트를 한다.
나는 아직 낚싯대 펼 준비도 않고 있는데....
실컷 손재미를 보다가 올린넘은 30중반의 눈부신 '바다의 미녀'다.
그렇게 장가이버님이 두수를 하고 AKI님도 한수를 올리는걸 보고 나는
그제서야 낚싯대를 펴고 준비를 했지만.

-11. 저녁 7시에 철수예정인 이들 5인은 그 뜨거운 태양도 아랑곳 없다는 듯-
여기서 이 마당여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를 해야겠다.
이 포인트는 여 끝을 기준으로 낚여 올라오는 어종이 좌우가 극명하게 다르다.
좌측, 그러니까 본섬과 서쪽여 사이로 흐르는 골창주변은 벵에돔과 긴꼬리가 주종이고 (사진 5. 10 참고)
소구을비도를 보는 우측은 본류대가 지나는 자리로서 참돔에 이어
부시리의 난동이 심한 자리다(사진 22지역).

-12. 골창너머 귀신여에는 홀로피셔가-
그리고 골창지역에도 2명자리가 있는데 바로 위 사진의 왼쪽 앞이다
이 자리는 물이 빠졌을땐 마당여와 이동이 가능 하지만 물이 조금만 차 올라도
이동이 불가능 하여 보통, 낚싯배로 직접 오르고 내리는 포인트이며
한시때(보통 사리 전후를 말함)에도 물이 움직이는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깊은 수심대에서 물고 올라오는 고기는 긴꼬리에서 상사리의 저항이 만만찮은 곳이다.

-13. 잠깐의 낚시로 올린 장가이버님3수 AKI님 2수 조과-
두분이서 참돔 5수를 합작 할때 까지 나는 입질도 받지 못했다.
변명을 꼭 하자면, 내 밑밥통을 장가이버님 한테 드리고 밑밥없이
곁에 붙어 하다보니 "일질이 있을리 만무"하다고 밖에^^*
어쨋건, 장가이번미의 밑밥통을 배달받은 저녁때까지 나는 꽝을 치고
그에 대한 벌?로, 잡은 참돔 두어마리 회를 뜨는건 내몫이 되었다.

-14. 오후 6시경 그중 큰넘으로 2수를 장만 하여 <갯바위주점> 준비 끝-
잡은 고기 집에 가져 가는것 보다 우선 하는것이 '즉석에서 요리 해 먹기'로
일치된 취향인지라 구을비 마당여 1차 '갯바위 주점'이 오픈 되었다.
여기서 꼭 남기고 싶은 말 한마디는
"갯바위에서 마시는 술은 언제나 취하지 않을 만큼"이다.
우리일행 3명은 모두가 60을 넘긴 노조사들이지만
암만 술을 좋아 해도 이것 하나 만큼은 철저히 지키는 편이다.

-15. 밤낚시를 기대하며 담론을 하는 사이 태양은 서쪽 수평선으로-
갯바위서 마주하는 저녁 노을은 언제 봐도 장엄하게 보인다.
여름날 하루 낮동안을 뜨겁게 태워 내고 스러지는 태양.... 이건
한 생을 아낌없이 질주하며 보낸 우리들 삶을 보는듯 하여 나를 돌아 보지만.
인생의 황혼을 바라보는 내 모습에서는 저렇게 아름다운 노을색이 없으리....
아쉬움과 회한 등으로 얼룩져 우중충 빛이 없을 터.

-16. 아직 해가 다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어둑살이 먼저-
태양이 서쪽 수평선으로 숨어버리고 깜깜한 그믐 밤.
먼저 왔던 사람들이 철수를 하고 난 골창쪽 포인트에 집중을 하는데 드디어
시장급 대고등어 한마리가 반가운 인사를 하는데 이런~
하필 그때 귀신여에 낚시인을 하선 시킨 배가 돌아서 우리쪽으로 와
서치를 비추며 스크류로 낚시자리를 휘졌고 가서인지 아무런 입질도 없었다.
간혹 달겨 드는 녀석들이란게 멸치급 고도리 매가리 뿐, 키핑 할만한 크기의 고기는
볼수가 없는 가운데 저녁 만조시간이 되어 장가이버님과 AKI님은 먼저
텐트 속으로 들어 가고, 밤잠이 적은 나 혼자 좌측에서 우측으로
우측에서 좌측으로 바쁘게 쪼아 봤지만 25급 매가리 여나믄수가 전부다.

-17. 광복절의 아침해는 유독 더 눈이 부신데-
자정쯤 높고 안전한 자리 골라 잠을 청했으나
까아만 하늘의 빼곡한 별들만 초롱초롱.... 그것을 보다가
잠이 드는가 싶었을때 한기가 느껴져 다시 일어 나 새벽 3시경을 기준으로
끝날물과 초들물을 노려 봤으나 그 흔한 상사리 한마리 보이지를 않는다.
다시 잠자리를 골창쪽 평평한 바닥으로 바꿔 잠을 청해 들었다가
아뿔싸~
눈을 뜨니 그만 아침해가 둥실 골창 저쪽에서 떠 오른 뒤이다.

-18. 지난밤 11시쯤에 내린 귀신여의 낚시인-
지난 밤, 깜깜할때 내린 귀신여에는 한사람이 보이고
건너편 구을비 본섬 일명 '문수자리' 오른쪽 직벽 포인트에도 한사람만 보였다.
'저 사람들도 큰 기대를 안고 구을비를 찾았을텐데 무슨 조과라도 있는지...'
내 어줍잖은 오지랍인진 몰라도 지난 밤을 꽝친 사람으로서 걱정이 된다.

-19. 구을비 '문수자리' 오른쪽 직벽 포인트. 2명 낚시 가능-
나보다 먼저 일어 난 일행 두사람은 벌써부터 열낚중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조과는 없는것 같아, 서둘러 나도 장비를 챙겨 바늘에 크릴을 끼운다.
그러는 중에 AKI님의 푸념 소리가 들리는데 내용인즉,
뭔가 모를 녀석과 한참을 겨루다가 목줄이 터져버렸단다.
"생각 해 보니 부시리 인것 같다"면서.
헌데 그 순간 장가이버님도 뭔가 한마리 히트를 시켰다.
"어 어? 힘꽤나 쓰는데요?" 라면서 능숙하게 끌어 내는데 보니
참돔 4짜는 충분히 오버 하는것 같다.
아래 사진의 내 휴대용 도마직경이 40cm니까 비교가 될것 같고.

-20. 장가이버님 오전조과 4짜 참돔으로 2차 갯바위 주점 준비-
밤에 들어 왔어야 할 참돔이 해가 뜬 후에 얼굴을 내 미는것도 그렇고
이렇게 물색이 맑은날 다른 어종은 볼수없이 참돔들만 설친다는것도
이상할 뿐인 날이다.
이유야 어찌됐건만조 1시간 전인 아침 8시넘을때 까지 장가이버님만 참돔 두수를 해
광복절날 아침도 구을비도 제2차 '갯바위 주점'을 여는데 문제는 없었다.
큰거 한마리만 회를 만들었는데 세명이 먹을 양으론 충분 한것 같아
아침이고 하여 참돔은 한마리만 다듬어 장가이버님이 직접 지은 밥과
반주 한잔으로 아침밥을 때웠다.

-21. 뭐니뭐니 해도 참돔회는 갯바위 즉석회가 최고-
아래 보이는 일대가 마당여의 참돔과 부시리 포인트이다.
바로 갯바위 앞을 치고 흐르는 본류대를 타고 참돔이 유영을 하는데
절대 관건은 '밑밥띠를 끊어지지 않게 연결 시켜 주는 것'이다.

-22. 이름만큼 편하지 않은 마당여-
아침밥을 먹고 만조시간대인 9시를 보내고 11시까지 우리는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다시 낚시를 시작 했지만 물속에서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시간만 흘러 오후 6시경.
이번 출조의 하이라이트가 시작 되었다.

-23. 구을비 북쪽 포인트-
저녁 feeding time을 대비해 애껴뒀던 밑밥을
'앞으로 두시간 동안의 낚시에 맞춰 밑밥띠를 이어야 한다'는 계산으로
정신을 집중하여 낚시에 임하는데, 어제부터 지금까지
거의 꽝조과에 머물던 내 낚싯대에 덜컥~ 반응이 왔다.

-24. 구을비 서쪽여와 귀신여의 낚시인이 까마득히 보이고-
콧노래를 부르며 올려 보니 겨우 30 중반의 상사리.
그렇게 그만그만한 크기로 3수를 연속으로 올려 자연 물칸에 던져 두고
다시 흘리는 3B 구멍찌를 볼 틈새도 없이 꼬꾸라지는 초릿대.
이때 우리 세사람의 낚시 위치는 마당여의 북서쪽인데 서로의 거리가 멀고
갯바위의 높낮이와 옆굴곡이 있어 서로간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리고 대물에 대비하여 어제 시작 할때부터 뜰채는 각자것을 모두
펴 놓은 상태였다.

-25. 지금은 발을 디딜수없는 등대섬과 줄여-
본류대 낚시를 해 본사람이라면 다 알겠지만
바늘에 걸린 고기의 저항이 다른곳 보다 월등히 심하다는 사실이다.
그런걸 감안 하고라도 1.75호대의 휨새나 미리 조정 해 둔 드랙이
역회전 하는걸로 봐서 제법 괜찮은 참돔인것 같다.
가깝게 일행 누구라도 있으면 약이라도 올릴텐데
두사람 모두 보이지 않은곳에 있어 그런 재미도 없이 오직
일어 서면서 끌어 올리고 앉으면서 릴링을 하는
반복자세만 거듭하다가 물위에 뜬 녀석.

-26. 석양 속의 구을비도, 소매물도 촛대바위, 등대섬과 소매물, 대매물도(멀리서 부터)-
뜰채에 담아 올려 보니 겨우 5짜를 갓 넘은 크기에 실망을 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뒤로 8시 철수배가 오기 전까지 뻰치 한마리와 상사리 참돔 합하여 8수를 더했지만
거기에 육짜도 한마리 없었다는게 천상 낚싯꾼의 욕심이라면 욕심이지 싶다.

-27. 15일 해질녘 조과물. 30급에서 50급까지의 참돔과 뻰치 한마리-
이렇게 우리는 1박2일의 구을비 낚시를 마감 하고 철수를 하여
코털 김선장이 마련 해 준 <낚시인 클럽 하우스>에서 푸짐 하게 장만을 하여
허리띠 풀고 저녁만찬을 즐기고 왔다.
횟감으로 사용한 몇마리 외는, 모두 비늘치고 소금간을 하여 왔더니 망구는
달랑 두마리 남기고 전부 이웃 지인들한테 나눠 줬다는....
"재주는 내가 부렸는데 생색은 지가 다 하고... 에구 내 팔자야"

-28. 통영 바다호 클럽하우스에서 이번조행 마지막 3차로 푸짐하게 한접시-
그런데 하룻밤 이용료 1인당 만원으로
잡은고기 회떠서 술한잔 마시고 지친 몸 쉬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돌아 오니
거의 체력회복이 다되어 '이만한 조행 카드가 어디 있을까' 싶기만 하다.
끝으로 이번 낚시에 적용한 나의 채비를 소개 합니다.
낚싯대; 1.75호 흘림대.
릴; 2500번 드랙릴.
원줄; 마루후지사의 하이브리드 1.5호(마지막 사용기를 쓰기 위해서)
찌; 0에서 3B까지 조류에 따라 변용.
목줄; 1.7호~2.5호 2m~3m
바늘; 긴꼬리 전용 6호, 감성돔 6호.

-29. "이 맛을 아시나요?"-
♬ Sea Of Heartbreak - Po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