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출조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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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 출조를 마치고

G 3 1,986 2004.12.16 20:43
가히 사람이 살만하다는 섬이라고 해서 可居島라 했거늘,
아직은 문명의 이기를 거부하고 오지로 남아있는 섬.
그러나 최신식 선박과 인터넷이 들어오고 휴대전화가 있어서 옛날의 불편함에서 벗어나는가 싶지만 여전히 교통의 어려움은 남아있는 숙제다.
국토의 최서남단에 우뚝솟아 위용을 자랑하는 639m의 독실산이 외로운 망망대해를 굳건하게 지켜주고 있다.
서해남부의 홍도,태도,만재도가 있지만 먼 길을 마다않고 가는 이유가 있다.
투박한 갯바위와 후덕한 인심과 억센 갯바위의 감성돔과의 한판 승부는 진입하기의 피곤함도 한순간에 날려버린다.
홍도의 낚시는 아기자기한 수중여 사이를 찌를 흘려서 감성돔을 뽑아내는 낚시며.
태도는 거친 본류대에 태워서 훈수지대의 뒷줄견재에 투박한 감성돔이 대끝을 낚아채는 묘미라면,
가거도 낚시는 홍도,태도,만재도 낚시의 장점을 모두 총망라한 낚시라고 보아야 한다.
본류대 낚시도 있고, 조류에 찌를 흘려서 수중여 사이로 파고 들고, 장타를 날려서 먼곳의 수중여를 노리기도 하고, 발밑에서도 우악스런 입질로 화들짝 놀라 원줄을 날려 보내야 하는 낚시가 가거도 낚시다.
태도에 다니는 사람중에 가거도 낚시는 재미가 없다고 폄하하고는 있지만 모든 낚시는 나름대로 특징과 멋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과거에는 가거도 낚시패턴이 3구에 집중되어 있었다.
1구,2구에도 낚시터가 있겠지만 철저하게 3구를 공략했다.
수심이 7-8m가 고작이였는데 요즈음 1구권 2구권에는 10m이상을 주어서 조류에 흘려보내는 낚시가 많아지고 있다.
조금씩 낚시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변하는 걸까?
이번 가거도 조행에서도 유명포인트에서 보다는 이름없는 포인트에서 고기가 많이 나왔다.
포인트라는 것도 변한다고 보아지는데...
새롭게 개발한다면 무명에서 유명으로 탈바꿈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보아진다.
새벽에 잠도 제대로 자질 못하고 포인트전쟁에 시달리는 것에 변화를 주어서
시간대를 정해서 조별로 출조시간에 맞추어서 출발하는 것은 너무나도 잘한 일인 것 같다.
6시 50분에 1조가 출발, 7시에 2조가 출발, 7시 10분에 3조 출발은 좋은 아이디어로 다른 곳에서도 따라했으면 한다.
포인트전쟁이라는 말도 없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여하튼 세월이 흘러 포인트도 변하고 낚시 방법도 변하고 갯바위로 옮겨주는
낚시배도 많이 변했지만 한가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억센 감성돔의 거친 힘이다.
손끝이 저려오고 낚시대를 휘어감는 억센 힘,
수중여를 피하고자 하는 낚시꾼의 화이팅 넘치는 멋은 아무리 과장해도 밉지가 않아 보인다.
목줄의 핑핑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물밑을 거칠게 파고들던 감성돔의 몸체가 짙푸른 파도위에 모습을 드러내고 날렵한 뜰채질에 억센 숨을 몰아쉬고 갯바위에 올려놓는 순간에 손끝이 떨리고 짜릿한 승부에 승리했다는 쾌감은 나랏님도 부럽지가 않을 것이다.
이런 멋, 이런 맛에 오는 것이다.
일본땅 어느곳이 아무리 낚시여건이 편하고 좋다고 한들 우리땅의 거칠고 억센 투박한 멋에 대할손가?
편한 낚시를 나는 철저하게 거부한다.
나름대로 개성이 다르고는 하지만 너무 편리함과 쉬운것은 싫어진다.
감성돔이 너무 쉽게 잡혀주는 것도 싫다.
어렵게 어렵게 잡혀야 겸손해지고 스스로 조용해진다.
가거도를 가기위해서 대흑산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새벽에 새마을호를 타고 들어가던 시절,
목포에서 이틀 묶이고, 대흑산에서 이틀이 지나서 털털거리는 배로 다섯시간을 항해한 끝에 녹초가 되어서 사오일 만에 진이 빠져서 들어갔던 가거도,
일구에서 3구 대풍리까지 택택이 엔진의 목선으로 50분이 걸리던 시절이 왜
그렇게 그리워지는지....
이번 출조에서 오구멍에 내려서 썰물에 대물을 한마리 걸였다.
철수시간이 되어서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간여로 넘어가는 해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왠지 모를 눈물이 났다.
아름다운 낙조, 석양을 여러번 보았는데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 걸까.
갯바위에서 오늘 해가 뜨는 것을 보았는데 넘어가는 해를 또 볼 수 있는 곳이 가거도이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아름다운 자연의 힘이였다.
같이 온 일행에게 전화로 아름답다, 낙조가,,,
석양이,,,
휴대전화에 담긴 카메라로 일행은 그 아름다움을 남겼다고 했다.
아, 아름다운 가거도,
억센 감성돔과의 한판승부를 해도 좋고
못잡아도 좋고,
이래저래 갯바위에서 하루는 즐겁고 아름답다.
겨울철에는 짝수날만 운행하는 객선이 있지만 이번 출조는 진도팽목에서 페리호를 이용했다.
들어올때는 파도가 심해서 조금 힘이 들었지만 14일 나가는 날에는 바다가 조용해서 3시간 30분에 진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가거도 낚시에서는 날씨가 중요하다.
물때도 중요하지만 현지의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날씨라고 본다.
조금물때라도 바다날씨만 좋다면 얼마든지 좋은 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출조에서는 대물은 비록 걸지는 못했다.
허지만 한눈파는 사이에 대 끝을 빼앗겨서 터뜨리는 맛도 보았다.
거칠게 저항하는 감성돔을 멋지게 제압하기도 했다.
회도 실컷먹고 대물은 아니지만 오짜에 육박하는 감성돔의 손맛도 보았다.
많이 잡아야 맛인가?
남이 잡은 육짜에 가까운 대물을 본 것 만으로도 행복하고 즐겁다.
나는 또 갈 것이다.
힘들지만 편한 곳을 마다하고 가거도로 힘들게 갈 것이다.
왜냐고 물으시면
"거기에 가거도가 있으니까" 간다고 말하고 싶다.
올해가 가기전에 못가면 내년초에 반드시 최대어인 62.5cm를 넘는 놈을 만나기위해서 갈 것이다.
두서없이 적어보았다.
아무튼 가거도로 출조하시는 모든 분들께 대물이 함께 하시길 빈다,
동해시 묵호 어달동 가는 작은 낚시방에서...
동해피싱프라자 김호영.(033)533-8252.011-376-1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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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G 낭만감싱이 04-12-18 23:46
부럽습니다.아직도 가거도에서 낭만을 느끼고 오셨다니.저는 낭만을 잃은가거도라고 평하고싶네요.왠지 마음이 아프지만...
G 피시온 04-12-26 15:08
님의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가거도.정말 낚시꾼(?)에게는 매력이 있는 섬이지요.태도에서 4일 낚시하고 객선을 타고 목포로 나가다가 가거도의 매력에 이끌려 폭포행을 포기하고 일행 4명과 같이 급하게 객선에서 내리게 한섬..날씨가 안좋아 햇빛한번 구경하지는 못했지만 그나마 52센티 감성돔 한마리로(4짜 세마리)로 3일동안 나를 붙잡아 놓았던 섬.조만간 다시 갈려고 맘먹은 섬입니다..혹시라고 가거도에서 님을 만날수있는 기회가 된다면 이슬이라도 한잔 나누고 싶네요,,대물하십시요.
G 감돌참 04-12-28 19:17
김호영 점주님, 정말 참다운 낚시인입니다.
인낚 여러분, 언제 동해 묵호에 낚시 갈 일 있으면 이 점주님 한번 만나 보시길 바랍니다. 참다운 낚시인 입니다. 겸손있는 조력, 참다운 낚시사랑, ....
꼭 한번 만나 보시길 적극 추천합니다.

김사장님. 그때 동행 못해서 죄송합니다.
언제 다시 한번 기회된다면 동행 출조 합시다.
새해엔 늘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원주에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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