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이 갈수록 이렇게 글을 만들기 위해 자판위에 손가락 올리는것 자체가 귀찮아 지기만 한다.
그러나 그동안 여러차례 갯바위에 올랐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런 이유로 써 올리지않아
이번에는 큰맘 먹고 어줍잖은 <조행기>란 이름으로 몇자 적어 보기로 한다.
"♬~ Starry, starry night
Portraits hung in empty halls
Frameless heads on nameless walls
With eyes that watch the world and can't forget" 전화기에서 벨소리로 저장된 돈맥클란의 빈센트가 흘러 통화키를 눌렀다.
"형님 철순데요 내일 벵에사냥 가지 않을래요?"참돔사냥 한다고 2박3일동안 갯바위를 헤매다 온지가 어젠데도
또 귀가 솔깃하여
"콜이지~" 
대전에서 지인 2명이 현지 뱃머리에서 합류 한다기에
"그럼 한사람 더 가도 되겠네? 사정에 따라선 2포인트로 나눠질수도 있으니까" "그럼 더 좋지요 형님" 그렇게하여 이번 참돔낚시를 같이 했었던 △△님께 전화를 했다.
본인에게 허락받지않고 이 글을 쓰다보니, 이름을 밝히는것이 예의가 아닐것 같아
△△님이라고 표현을 했다.
"좋지요 몇시까지 어디서?" 참, 꾼들의 마음이란 젊으나 늙으나 펌프질만 하면 곧바로 달아 오르니....
이리하여 10월2일 오후 2시에 목적지를 향하여 3명이 출발을 했다.
대상어는
'벵에돔'으로 하고.

어둡기전에 우리가 내린곳은 용초도 동쪽철탑 밑.
내려서 밤에 몸을 눕힐 텐트를 쳐 두고 두사람은 벵에돔 모드, 나는 칼치낚시에.... 하지만
칼치채비에는 암것도 반응하는 생명체가 없고 벵에채비에는 매가리 매가리 아우성만.
자정쯤 대전서 합류키로한 2명과의 술안주꺼리로 먹을만큼의 매가리만 낚아두고
매가리 몇마리 포떠서 간단히 한잔하고 3명은 잠시 휴식을 취했다.

자정 넘어 들어 온 대전 일행과 인사를 한뒤
예의 <갯바위 만찬>이 시작되어 새벽 3시가 되어서야 각자 잠자리에 들었다.
이제 밤눈이 어두워진 해나는 찌가 보일만큼 날이 새도록 텐트속에 있다가 나가니
동쪽으로는 아침해가 화안하게 고개를 내 밀고 있다.

언제나 그렇지만 갯바위에서 맞는 일출은 색다른 감흥을 불러다 준다.
~전략
영혼의 요사(夭死)가 예정된 사람들은
최후의 에로스(Eros)만 생각한다
렌즈 없는 확대경으로 멋진 세상을 보기도 한다고 떠드는,
흥겨운 자의식(自意識)의 비등(沸騰)
험악한 세월의 괴롭힘에도
시들지 않는 인생이라고,
빳빳한 화폐의 질감이 가장 소중한 시대이라고,
소리 높혀 외치는 당뇨병적(糖尿病的) 문화 근심에
낡은 삶의 외투와 의식(意識)의 궁핍에 시달리는
절망감은 이제,
더 이상 공감될 수 없는
소외(疏外)된 정신의 향연(饗宴)
~후략
안희선의 <우상(偶像)>에서

내 낚시바늘에 첫인사를 한 녀석은 이 앙증맞은 상사리.

그리고 숨가쁘게 물고 올라온 30cm를 웃도는 깜장돔 3마리.

그뒤로 몇번의 캐스팅을 더 해 봤지만 별무 소득이라 낚싯대를 세워두고
아침식사겸 해나표 <갯바위 주점> 준비에 들어 갔는데 우리의 호프 ♣♣는
반사되는 햇빛도 아랑곳없이 쪼우고 또 쪼와 몇수의 벵에돔을 더
살림망으로 키핑을 했다.

갯바위 낚시를 갈때마다 회덥밥을 해 먹는 편이지만
벵에돔으로 만든 회덥밥은 앞전에 만들어 먹은 참돔회 덥밥에 비해
그 쫀득함에 있어서는 월등히 나은것 같았고
△△님과 ♣♣님이 만든 벵에돔 유비끼도 이날은 더욱 감칠맛이 있었다.

철수는 오후 1시로 예정되어
11시쯤 낚시를 접고 잡은 고기를 보니 덩치좋은 넘들로 30수가 넘는다.
이번 출조에서는 마릿수보다 씨알에 만족한 걸음이었고
이런 조과일때가 더 마음이 흡족 하다.

약 2시간 일찍 대를 접고 텐트를 걷은 뒤 주변 청소를 하고
낚시자리에 흩어진 밑밥찌꺼기를 씻어 내릴때
다음에 오를 꾼들의 기분이 상쾌 할것을 생각하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하룻밤 이틀동안을 즐기던 용초도를 뒤로하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운건, 깨끗이 치우고 가는 가벼운 마음과
만족 할만 한 조과가 있었기 때문 아닐까 싶다.

그리고 빼 놓을수 없는 뒷풀이.
지난번 우리 <해우랑 피싱클럽>의 9월 정모에 귀한 송이를 보내주신
가창골 '반디'님이 고마워 가창의 아늑한? 식당으로 초청하여
썰고(회) 데치고(유비끼) 끓여(매운탕) 마지막까지
즐거움으로 마무리 했던 출조
그 이야기를 여기서 마친다.
지루한 글 읽어 주신님들께 감사를 올리며
다음을 기약 합니다.

이번 출조의 첫신호음으로 내 폰에서 울린 노래
Donald McLean의 Vincent를 감상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