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내린 섬 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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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내린 섬 봉도

G 9 2,436 2005.09.22 19:40
9월 19일 어제가 보름, 사리니까 내일은 8물.
지난 봄 내가 잡은 47.2붕어를 고아 드신 형님이 연락이 와서 좌사리 진출을 꾀하고 시지를 출발했다. 나는 믿을만한 나의 출원중인 찌를 들고 사뭇 기대가 크다.
바다낚시는 이른 아침이나 저녁 무렵이 프라임타임인데 들떠서 가는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아침에 꺼벙해져서 낚시가 즐거울 수 없다. 그래서 묵은 꾼들은 차만 타면 혹은 배만 타면 바로 잘 자리를 잡는다. 나도 간간이 깨기는 했으나 우째 왔는지 모르게 고성에 도착하여 야식을 먹는데 우리가 자주 가는 집에 가서 이 집 줌마랑 농담 따먹기 하면서 기다리다 나온 걸 후딱 해치웠다. 삼산면에 있는 곳 중 우리 일행이 가장 자주 갔던 동서 낚시로 예약이 되어 그 곳에 도착했다.
이 곳은 태풍 매미 때 전파되고 유실되었다가 얼마 전에 다시 개업을 했는데 새로 큰 낚싯배 두 대와 작은 배 하나를 갖추었다.
'설마 연휴 끝나는 오늘밤이야 별루 있으려구...'.하는 나의 짐작을 깨고 꾼들이 버글거린다. 이 곳만이 아니겄지. 자리싸움에 제자리 찾기도 쉽지 않겠지.
그나저나 오던 중에 밑밥 사러 간 낚싯방에서 들은 말로 좌사리는 새까이 부시리가 판친단다. 감생이는 욕지 부속섬으로 가라고..........

한 짐씩 제법 버겁게 든 꾼들은 배에 오르고, 난 갑판 아래에서 잠이 든다.
깨우는 소리에 얼결에 일어나 내리면서 물어보니 봉도란다. 찝찝하다. 이 섬에서 고기 잡았다는 소리는 귀로도 인터넷으로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배가 나서면서 하는 말이 수심이 만조에 7m가 안된단다. 배를 세우고 싶다. 이 철, 이 수심에야 나와도 새까이 감생이.......떱.....
어두운 섬은 달이 구름에 가린 까닭이다. 채비를 준비한다. 원줄 2호 목즐, 1.2호, 찌는 나의 0.5호, 수중찌는 4B에 벵에돔 6호 바늘 위 50cm에 G2 좁쌀하나......... 보통의 나는 채비를 하고는 한 숨 또 자는데 오늘은 같이 내린 일행 둘이 모두 초짜라 이것저것 설명하고 봉사낚시(내가 부르는 이름)를 보여주려고 시작한 낚시 ......................'덜커덩'.....가볍게 챔질.....끄는 힘이 제법........이 아니네. 고등어가 틀림없다. 초보들은 낚시도 않고 내 낚시를 구경하고 있는데 무데기로 덤비는 모기 극성에 씨껍하고 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난 낚시복을 챙겨 입고 계속 근무 중...........인데, 둘은 비에 젖어 모기에 젖어 낚싯방 성님 원망이 비맞은 넘 궁시렁거리듯한다. 사실 비 소식을 들은 이들 둘과 난 우려의 소리를 하였지만 안 온다더라고 큰 소리친 성님 덕에 꼴이 말이 아니게 된 탓이다. 둘은 쏟아지는 빗속에 쪼그려 앉아 모기 쫓기에 여념이 없지만 수적인 열세에 밀려 수도 없이 뜯겼단다. 그 동안도 나는 제법 당기는 힘이 있는 중치 이상의 전갱이들을 열 수쯤 올렸다. 보통 때는 이 놈들은 규격 미달로 반품인데 오늘은 저 두 초보들이 안주꺼리 책임지라고 미리 나한테 부담을 준 터라 구뎅이에 모아둔다.
"저......철수해야 되는 거 아인교?" 이 말에 하늘 한 번 보고 둘러보니...
날이 밝아오는데, 비는 거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저기 서쪽에는 뿌우연 비가 또 쏟아지며 달려오고 있다.
"형님, 철수합시더." 내가 전화했다.
"우리도 다 젖었다. 째매마 더 기다리보자. 한 번 오기쉽나?"
바다야 이 철에는 수온이 여름보다 더 높고 이 영향으로 외기도 푸근한 터라 그리 참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지만 찝찝한 이 느낌은 참으로 아닌데.......
이제 둘도 낚시 준비를 한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비도 멎고 날도 훤해졌다.
그란데 사리 지난지 이틀인데 물이 전혀 안 간다. 게다가 수심도 4~5m로 너무 얕고... 바람도 비 온 뒤라 당연히 거세고........... 하고 싶은 맘도 없이 억지로 서 있다. 물이 안 가니 밑밥도 제자리걸음.................갑자기 시끄런 소리에 돌아보니...
초보가 무엔가 한 마리 걸었다. 대가 막 휘어진다. 나의 직감으로는 감생이는 절대 아니다. 끄는 모양이 삼치나 숭어 아니면 부시리 새까이?
"대 너무 제끼지 마소."
난 뜰채를 들고 섰고 곧 나온 고기는 숭어.....퍼낸 놈은 턱에 걸려나왔다. 숭어 저 넘 얼빵하게 생겨도 이물감을 느끼는 데 최고인 입술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만큼 뱉어내는 속도가 사람이 반응하는 속도의 3배 이상이라고 하는데 초짜의 회수하는 채비에 턱을 잡아채였다.
들물로 바뀌어도 물은 가질 않고 본류는 전방 300m쯤서 홍수에 강물처럼 출렁인다.
내게도 부지런한 밑밥질 끝에 겨우 24cm의 방생급 벵에돔 한 눔을 건지자 그 후 입질도 없다.
"일로 오소. 쏘주나 한 잔 합시더."
일식 부장 출신인 나의 손에 칼 돌아올 기회도 없이 반야월 산다는 오씨가 회를 뜬다. 별루 신통찮지만 나야 월급줘야 회뜨는 주방장.... ㅡ.ㅠ; 은 아니지만 그냥 맏겨봤다. 쏘주 ..........저절로 '캬---------'
"바다 좋다."하면서 고개 돌린 곳에는 그 바다가 있다. 아직은 남아 있는 해무로 섬은 아련하고 바람은 젖은 우리 옷과 마음을 씻어준다. 전갱이, 고등어를 굽겠다고 젖은 나무들을 주워와서 불을 붙이느라 연기에 눈을 껌뻑이는 둘을 두고 나는 주위에 널린 쓰레기들을 가져간 봉지에 주워 담았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적어졌다. 우리가 가져간 쓰레기보다 적은 양이 버려져 있는 것이......... 다 마신 우리는 갯바위, 그 한마디로 가슴 설레게 하는 그 위에 우리를 널어 말린다. 간간이 흐르는 구름과 씻은 하늘이 깊다.

돌아오는 길은 지쳐 잠들었고 항구로 돌아와서 보니 감생이를 건진 한 팀이 있다. 다만 잔챙이들을 같이 가져온 것이 안타깝지만 '부럽따.'

꽝치면 우리가 항상 들르는 고성시장에서 문어 좀 삶고 전어 좀 얻어서 굽고 쐬주 한 잔하고 난 다시 차에서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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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댓글
G 솔향기 05-09-22 21:52
하하하..

세상사는이야기..5633 읽어보시지요..

그포인트는 30M 이상 던져야 입질 한다는데...

목줄께나 작살낫겠네요...

고생하셨습니다...

포인트 설명도 않해주고 봉도에 내려주다니.... 쩝~

G 갈매기사랑 05-09-22 22:30
하-이고-봉도
말만 들어도 소름이 오싹 끼치네요
진짜-고생 많이 하셨겠네요
G 솔향기 05-09-23 00:04
ㅋㅋㅋ

주인공 오셨네...

G 돛단여 05-09-23 12:54
ㅎㅎㅎㅎㅎㅎ.봉도가 여러 사람 울리는군요.
그 동서 낚시 그때나 지금이나 봉도를 잊지 못하는거
같기도 하구요.
좋은 경험 하셨다 생각 하십시요.
G 당연 05-09-23 19:38
아이고 ㅠ.,ㅠ....... 봉도 선배님들 30m가 다 뭡니까? 그 바람을 뜷고 50을 날려도 조류 안가지요...수심은 5m. 그것도 걸립디다.
댓글 감사요. 님들 모두 다음 출조는 대어3수 규격미달은 바로 반품하고 큰 걸로 바꿔달라고 졸라봅시다.
G 호미 05-09-23 21:14
ㅎㅎㅎㅎ~ 잘~보고 갑니다 ^^
G 끝날물 05-09-23 22:00
혹시 그자리가 제가 생각하는 포인트가 맞다면 제게는 좋은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그자리는 조류가 왼쪽으로 흘러갈때 좋은 조황을 보이는데 물이 안 흘러갔다면 낭패였군요.. 다음에 한번 제도전 해보십시요.. 좋은 조황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참고로 그자리는 영등철입니다...
G 煥鶴 05-09-24 15:48
낚시초보분 이랑 가시면 늘 맘에 부담이 데지요.^^
고생 했습니다...
G 3단입질 05-09-25 21:48
저도 몇일전에 봉도로 출조갔다왔씀다~~ㅋㅋㅋ 모기와 전쟁하다가 왔씀니다요 모기약 필히지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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