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낚시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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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낚시꾼

G 8 2,510 2005.09.20 04:20
해는떨어졌지만 그래도 아직 어둡지는 않다
불안한마음으로 뒤쪽 절벽끝을 바라본다
더 어둡기전에 나뭇가지라도 긁어모아올까?
방금전까지도 유유자적하던 동생의 얼굴에도 긴장의 빛이 감돈다
주위는커녕 멀리 갯바위를 둘러보아도 낚시꾼은 하나도 안보이고
얼마전까지 왔다갔다하던 생계형 어선조차도 안보인다

계산에도 없던 야영
준비된 옷도 없고 텐트는 물론
라면하나도 없다
다행히 쵸코파이한통과 물은 아직남아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잘못걸린거같다
오늘밤 얼어죽지야 않겠지만 개떨듯이 떨면서
얼른 해가떠오르기를 기다리는 밤이될것같은
불길한예감든다


추석날은 내게있어서 연중 몇번없는 황금의 낚시기간이다
내가사는곳은 경기도 안산이므로 아시는분은 아시리라
서해중부권 에서 그보다 북쪽의 열악한 낚시사정을...

본래 고향이 안산이지만 제례의식은 장형이 주관하는데 장형이 전남 광양에 거주하고계시므로 추석이나 기일 설날은 어김없이 광양을 찾게 되고(역귀성) 의식의 일부인양 낚시출조를 하게된다
이의식은 매우 중요하여(ㅎㅎ) 만일 이의식이 없다면 아마 두번중 한번은 핑계를대고귀성(?)을 빼먹지 싶다

이미 환갑을 넘기신 장형과 하나밖에없는 동생이 같이 낚시를 즐기는관계로 명절 하루전과 명절당일그리고 다음날 삼일중에 택일하여 많으면 3일 모두, 아니라도 최소한 이틀정도는 낚시일정을 잡는것이 지방문을 쓰는것처럼 빠지지 않는 일어었다(실은 크리스찬형식으로 제례의식을 치루지만)

광양에서 가까운곳이 여수,남해인데여수사람 들으면 섭하겠지만우연한기회에 남해에 터(?) 를 잡고 주로 남해쪽으로 향한다

긴말하면 뭐하나
이번추석전날 밤새달려 광양에 도착한시간이 새벽세시반인데 새벽다섯시에
큰형수님께서 깨운다
일어나소!
끙!
일어나소!
끙!
낚시안가요?
벌떡! ㅎㅎ
시계를보니 다섯시다

낚시꾼이 다섯시에 일어나면 이건 실격이다
근데 어쩌겠나
어제 밤새 달려오면서도
어찌나 졸린지 죽을뻔했었다

광양에서 가장 만만한 미조로 향했다
이미 대낮이고 뭐 그정도는 각오했다
내만권 출조 좋은게 그게 아닌가
해야 뜨거라 달아 지거라 뭐 이런거

암튼 드믈게지만 들리는집에 들러 밑밥 비비고
조황도 물어보지 않았다
물어봤자 어제는 좀 나왔는데 할걸뭐...
아무소리 안하고 딱이 아는 뽀인또가 없으므로 어디로 가자소리도 안하고
그저 나갑시다!

그래도 캔맥주 네개랑 쵸코파이 한통,맹물한통 도시락 두개는 짊어졌다
아쉽게도 장형께선 약속이 있다셔셔 같이 출조를 하지 못했다

기분좋은 출발
수심팔미터 한사람은 앞으로 치고 한사람은 좌로치고
물흐름이 약하므로 멀리던져서 살살끌어보소
그리곤 가버렸다
가기전에 명함한장을 받아들었다

얼마나 기다렸던 시간인가
목표어종이 있다는거
그대상이 감성돔이란거

비록늦었지만 열씸히 밑밥을투척하고
찌를 흘려보았다
미동도 않던찌를 거두는순간 학공치한마리가 붙어있는것을 보고나서야
비로소 온바다를 학공치가 뒤덮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둔하기는...

이런?
잠시 고민에 빠졌다
한두번감시에속아보았나
낚시꾼은둘 기다리는 입은 자그마치 열이다
비상용으로 챙겨갔던 세칸 민물장대를 빼들었다
그리고 학공치의 타작이 시작되었다
수면30센티아래 띄워둔 염주찌채비의 움직임에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다
한시나됐나배가오더니 포인트를 옮겨볼라냐고 물어본다
우린감시 포기했소 X ㅎㅎ


가지고간두레박에 학공치를 빼곡이 채우고 두번째 두레박을 채워갈무렵
몇시냐?
밧테리가 다되었네 형!
어! 내전화기는 가지고오지도 않았네
한서너시 됐을텐데...
알아서 오겠지

잠시 더 학공치를 끌어올리다가
슬그머니 불안한느낌이 들어서 왼쪽건너편쪽을 보니 한무더기 낚시꾼이 있다
조금있다가 가서 전화한번만 쓰자고 해야겠다
그리고 학공치몇마리 더...

어라?
금새 들물이 되어 건너갈상황이 종료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잠시뒤 금방 배를타고 철수한다
이제 오른쪽 백여미터정도떨어진곳에 한팀이 남아있다
슬슬 마음이 불안해지는차에 역시 그쪽도 철수배가 다가간다
어이! 어이! 소리를 질렀다
낚시꾼 둘이 우리를 쳐다본다
손바닥으로 가슴을 친다
배는 그꾼들을 태우더니 방향한번 돌리지 않고 그냥 그쪽으로 해서 가버린다

오겠지뭐
한시간여가 지났다
아직해는떨어지지 않았지만 불안한마음은 가시지를 않는다
엉금엉금 섬의 꼭대기로 기어올라가 보니 섬꼭대기한가운데 웬 갈대밭인지..
반대편으로 건너가보려했으나 엄두가 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이삼십여분을 들어갔을때 혹시나 철수배가 오면 어쩌나 싶어
다시 내려왔다

진짜 이상한사람이네 ...
참고있던 동생이 못내 한소리 한다
아니 사람을 갯바위에 놓아두었으면 당연히 태워가야 하는거아냐?

분명히 이건 철수과정에서 누락된거다
충분히 있을수있는일이지...

점점 너울은 높아지고있었다
이미 해는떨어지고 금방 어두워 질참이었다
-------------------

부아앙!
낚시배한척이 급하게 다가온다
저저 욕을 바가지로 퍼부어도 시원찮을 배가
세상에 그렇게 반가울줄이야
와 전화를 안받는교
마이크로 소리를 지른다
들리든말든 밧데리가 방전되었다고소리를 질렀다
낚시꾼이 밧데리관리를 해야지 어쩌구
반가움이 반으로 줄었다

너울이 너무세서 쉽게 접안을 하지 못한다
약간 모퉁이를 돌아 우왁스럽게 배를 밀어붙이고는
빨리 타라고 소리를 지른다
얼마나 세게 밀어붙였는지 갯바위일부가 부스러진자국이 날정도였다
급하게 배를 타고나서 생각하니 이제 급한불은 껐는데
부아가 슬그머니 치밀어오른다
닝기리 살다보면 밧데리가 방전되기도 하고 물에빠뜨릴수도 있고 떨어져 깨질수도있지...
또한편생각하니 배가깨질정도로 너울을 무릎쓰고 밀어붙이는걸 보니 나름대로 짜증이 났던게지 싶기도 하고

항구에 도착할때까지 냉전기류가 흘렀다
또마이크소리가 난다
가게잠깐들리소
선장 배단도리 하는걸 뒤로하고 차를 끌고 가게로 향했다
어디 어떻게 한마디 하는가 보자
말한마디에따라서는 혹독한 결과(내생각에만)를 치룰수도 있으리라

가게에 도착하니 주인아줌니가 반갑게 맞더니 커피부터 한잔내민다
세시무렵 철수가있었는데 그전에 몇번전화를 해도 안받고 그래서 당시에는 좀더 낚시를 하려고 철수연락이 없나보다하고 철수대상에서 제외되었는데 그만깜박잊었던 모양이다
뒤늦게 인원점검을 하던중에 우리가 걸러지고 분명 밧데리가 다되어 연락이안되는거다 싶어 급하게 나온참이었다

배는깨지지 않았나 모르겠네요...
괞찮심더
주인아줌니가 소탈하게 웃는다


고기는좀잡았는교
아까배에서와는 딴판으로배정리를 마치고돌아오던 선장이 부드럽게 한마디 한다
손가락으로 학공치를 가리키며 씨익 웃고 차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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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늦게 학공치회로 파티를하며 회심의 하루를 마무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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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댓글
G 호미 05-09-21 14:35
님의 베려하는 맘도 좋고...
해피엔딩도 좋고~ ^^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행복하세요~

참~
학꽁치회는 내장의 검은막을 깨끗이 제거하시고
얼음물에 5간정도 담궈두셨다가 치킨타올로 물기를 제거하시고
양쪽으로 포를 떠시고 세로로 길게 가늘게 썰어드시면
육질도 단단하고 새로운 맛으로 다가올겁니다
포를 떠낸 등뼈는 식용유로 후라이팬에 튀기면
맥주안주로 그저그만이고요(세상사는이야기 사진참조)~~ ^^
아시는 내용이라면 죄송합니다 ~&
G 호미 05-09-21 14:38
헉~ 오타 !!!
얼음물에 5간정도 를 얼음물에 5분정도로 고쳐 읽어주이소^^
G 물에뜬구름 05-09-21 16:25
아하 얼음물에 담그는 방법은 몰랐습니다 회는 물닿으면 안되는줄알고 ㅎ
감사합니다

다만 껍질을 벗기는일이 만만치않아서 그냥 수세미로 문지르니 비늘이 모두떨어지더군요 그대로 먹었는데 껍질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더군요

깻잎, 상추에싸서 엄청 맛있게 먹었습니다 ㅎㅎ

G 호미 05-09-21 18:32
ㅎㅎㅎㅎ~ 그러셨군요~ ㅎ
학꽁치회 사진을 보니 그런거~같아서 왜람되게~ ㅎ

그리고 학꽁치는 등쪽에 조금 붙어있는 비늘만 제거하시면 됩니다
껍질은 벗기지않아도 됩니다 (벗기기 엄청힘들고 맛없음)
얼음물에 5~10분간 담구었다가 치킨타올로 물기를
확실이 제거하시면 엄청~ 꼬들꼬들~ (기존대비 500% 보장) ㅎㅎㅎㅎ

세상사는 이야기코너 5648 번에 회와 등뼈튀김~사진있읍니다
학꽁치~ 엄~~~~~청 맛있어요~^^
G 물에뜬구름 05-09-21 19:06
호미님 놀랐습니다
갯바위에서 장만하신것이 저렇게 정갈하고 맛있어보일줄은..
그사진 퍼날랐습니다(ㅎㅎ 죄송)
위사진이 부끄럽네요
저도 좀더 탐스러운 눈요기거리를 만들어보도록 하겟습니다
분위기도 좋고...
G 갯장군 05-09-22 18:13
검은막은 치솔로 살살~씻으면 간딴하면서
깔끔하게 됩니더~
아시는 내용이라면 지송..^^
G 천안도사 05-09-22 21:08
참 속 좋은 분이시네요....
사람 잘못 만났으면 뒤지게 욕먹었을 낀데.....
학꽁치가 더 맛 있어 보이는 이유는.......^^ ^^
G 물에뜬구름 05-09-23 20:21
좋은말씀들 고맙습니다

글 제목을 잘못 붙인거 같습니다
잊혀진낚시꾼이 아니라 잊혀질뻔한낚시꾼인데...ㅎㅎ
전화를소홀히한 저도 잘못이 있고
좀더 낚시를 즐기라는 배려중 에서의 실수이므로 원망할일이 아니지요
과정이 좀 덜매끄러울뿐 좀늦었지만 최악으로 가지 않았으니
그나마 다행이고요
약간만 서로 참으면 붉혀질뻔한얼굴이 화색이 돌수있으니 (쓰고보니 이상하네 ㅎㅎ)
이좋은인내를 왜 안하겠습니까
모두 즐낚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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