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출조는 그럴 사정이 있어 아주 편한 곳에를 다녀 오게 되었다.
크게 선호하는 낚시장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경외하는 장르도 아닌
여친과라면 더없이 좋을 '해상펜션'에서의 낚시다.
더러 좌대낚시는 가 본 경험이 있지만
이렇게 시설이 잘되어 있는곳은 처음이라
"이게 대체 낚시터야? 숙박시설이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해저로 케이블을 깔아 한전에서 전기가 바로 들어 와 있고
시 상수도도 직수로 설치되어 있으니, 조명걱정 물걱정은 할 필요가 없고
비록 전기판넬이긴 해도 난방 또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여기에 조과까지 따라 준다면.... 금상첨화 일텐데' 라고
누구나 바랄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이날은 운이 좋았던지 실한 볼락과 감성돔이 일행 다섯명에게
골고루 손맛을 안겨 주었으니 더 말해 무엇 할까.
정오가 넘은 오후 3시경에 들어 가서 어두워질 때 까지 낚시질을 했는데
볼락과 감성돔이 심심치않게 물고 올라 오는 곳.
낚시 하다가 피곤 하거나 입질이 소강상태를 보이면 방에 들어가 누워서 쉬고
술한잔이 하고 싶으면 숯불그릴(화로)에 잡은 고기 굽거나
적당한넘 골라 회를 만들어 안주하면 되고....
그날밤 우리가 왕소금 뿌려 숯불에 구워 먹은 볼락이 몇마린지 셀수가 없고
잡은 감성돔 4짜는 없었지만 주종 25에서 30중반 정도로 5마리 회를 만들어 먹었고
먹다가 낚시 담그면 고돌이 매가리가 잡히니
그넘들도 소금뿌려 구워 먹고
먹고 먹고 또 먹다 보니 자야 할 시간.
먹다가 새벽녘에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해는 이미 중천에.
철수전에 먹을 꺼리를 잡기위해 모두가 열낚한 결과
볼락은 겨우 7마리.
감성돔은 어제와 비슷한 크기로 여섯마리에 벵에돔 한마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거나 이렇게 주야장천 낚시꾼들이
들낙거리며 소란을 피워도 고기가 나와 준다는게 어찌 보면
신기 하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다
易地思之(역지사지), 고기들 입장에서 보면
날이면 날마다 군침도는 먹을꺼리 내려주고 좌대밑에 그늘진곳 있어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않게 하는 곳.
그러나 그곳이 그녀석들의 무덤 이라는걸 어찌 알수 있을까.
사람 사는 사회도 이와 무에 다를거 있을까
돈 잘 벌려 호의호식 하는곳이 있다면 누군들 떠나려 하리.
아침겸 점심 식탁에 오를 감성돔 6마리와 벵에돔 한마리.
볼락은 숯불에 구워서 반주 한잔에 해상펜션에 구비된 쿠쿠압력밥솟으로 지은
구수한 밥 한공기를 먹고 드는 생각은 '떠나 오기 싫더라'는....ㅎ
이렇게 <물위에서의 하룻밤>을 꿈결같이 보내고 나니
갑자기 '갯바위는 고생 길'이란 필자답지 않은 엉뚱한 마음이 들었다.
여기서 양해 말씀 올립니다
다름 아닌 "이번에도 장소 공개는 할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미 알고 계시는 분들도 게시겠지만 언급은 참아 주셔서
예약에 줄서는 불행을 미리 피해 갔으면 합니다.
감사 합니다.
읽는분에 따라서는 지리 할수도 있는 조행기를
끝까지 읽어 주셔서요.
다음 조행기 올릴때 까지 깨.바.즐. 안낚 하세요.
들려 드릴 곡은 Dana Winner의
'Stay with me till the morning'이라는 곡으로
영화 <Out of Africa>의 테마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