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엔 바람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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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엔 바람이 산다.

G 11 2,480 2006.02.10 22:06

원래는 볼락동호회 모임에 참석하기 위한 3일에서 5일까지의 휴가였다.
아뿔싸, 하지만 정말 아뿔싸였다. 담당 직원의 실수로 2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의 휴가를 친절하게 결재까지 받아놓은 상태였다. 결재를
취소하면 2월 달 휴가를 통째로 반납한 채 열심히 근무에 전념해야 할
팔자였다.
니미럴~요즘 들어 가뜩이나 욕이 늘었다. 운전을 하면서도 어지간하면
욕을 하지 않는 편인데 이젠 접두사나 연결어미, 아님 후렴구처럼 욕이
입에 붙어버렸나 보다. 하지만 니미럴~ 이렇게 한 번 내뱉고 나면 말하
기가 한결 쉬워지는 걸 보니 연결어미든 접두사든 막되어가는 인생임에는
틀림없는 모양이다.

각설(却說),
전주에서 일찍 출발해야 연화 우도 도착시간이 5일 오후 3시 이후....
어쩌랴!
대개 밤샘 낚시 후 오전 철수하는 볼락 낚시의 습성 상 그리운님들 뒤
꼭지 보는 것도 불가능 한 상태였다. 마침 집사람도 그날부터 5일간 쉬는
날이라서 그래도 간다라는 심지를 굳혀가는 찰나, 휴대전화 벨이 울린다.

“헹님, 제주도 한 번 안 올랍니까?” 작년에 자청해서 제주로 식솔을
거느리고 간 후배 직원의 꼬드김이다.

“얌마, 너 벵에돔 땜에 그러지?”
“암먼요, 벵에돔 이번에 52 한 수 했구만요.”
“너 또 사기 칠래? 며칠 전에 잡았다든 47이 4일 만에 5센티나 커버렸어?”
“아따 헹님도, 그건 나흘 전 야그고 오늘 잡아 부렇당게요. 강정동 방파
제에서!”
“니미럴!(요건 속으로 말했다.) 축하헌다. 이젠 하산해도 되겠다, 너!”
바다낚시 가르친지 3년 만에 일취월장 하는 제자를 보며 한편으로 흐뭇한
마음도 있었지만 태공의 벵에돔 기록 43을 두 번씩이나 경신하는 후배의
눈부심이 한편으로 은근히 부럽기조차도 했다.

“그래도 안 넘어간다. 나 볼락 잡으러 연화 우도로 들어간다.”
“아따 헹님, 뽈락이라믄 우도 일자방파제가 끈내 준당게요....”
“뭐? 제주 우도 방파제?”
“아 그렇당게요, 메칠 전 거기서 한 십 여 수 해부렇당게요!”
“참말여?”
“아따 참말로.... 씨알은 좀 잘어요, 한 이십 전후 될랑가?....”
아~ 휘청~ (태공의 마음이 순간 흔들리는 소리) 그렇지만 경비가 어디 한두
푼인가.... 찬바람이 휙 돌며 평정심을 찾아갈 즈음....
“아빠! 제주도 가요?”
딸아이가 얼굴을 바짝 치켜들며 눈을 반짝였다.
“아니다. 안 간다. 꿈 깨라!”단호히 말을 했지만 전화 속의 사탄이 다시
한 번 달착지근한 꿀물을 흘려보낸다.
“아따, 헹님! 돈 별로 안 들어요, 차는 내 차 쓰면 되고, 잠자리와 먹는
거야 우리 집 불편하면 하루 3만 원에 시설 좋은 방으로 소개시켜 줄테니까
밥해먹으면 되고, 걱정 말고 오랑게요....”
“아빠 비행기 한 번 태워주세요.... 남들은 방학 때 해외여행도 시켜준다는
데..... 네?”
전화를 끊고 잠시 고민에 빠져들었다. 왕복 항공료 30만원이야 집사람과의
통영 우도 연화도 출조비와 결혼 22주년 기념 부산여행 경비로 마련된 금액이
니.... 10만원 만 추가하면 제주 민박비와 차량 기름 값으로 충당 될 것이니.
... 십만 원 추가면.... 딸아이의 소원까지 들어줄 판이다.... 더구나 볼락까
지 나와 준다는데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집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의사를
타진해보니 여행경비를 걱정하면서도 내심 반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 가는 거야~

인터넷으로 할인 된다는 항공권을 미리 결재해뒀다가 5일 11시 40분 광주 발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딸아이는 미리 창 쪽 자리를 배정 받아 실컷
구경하게 배려해둔 터라 제 나름대로 신이 나는 모양이었다. 어쩌다 한 번 이
항로를 이용할 때마다 보이는 추자군도를 구경하기 위해 태공이도 목을 길게
빼서 내려다보았다.
영암 월출산이 흘러가고

해남반도(2).jpg
여기가 어디쯤인지... 해남반도 끝자락 쯤으로 보이긴 하는데...

진도와 해남반도 사이를 지나치고 몇 개의 섬들이 흘러갔다. 망망한 바다가
잠시 펼쳐지다가 이내 눈에 익은 추자군도가 발아래 펼쳐졌다.

하추자에서-본(1).jpg
상추자와 하추자가 보입니다.
하추자항.jpg
이번엔 다른 각도(비행기가 가는대로의 각도입니다.)

추자전경(2).jpg
중간 아래에 푸랭이, 오는쪽 아래에 사자섬이 보입니다.

사자섬(2).jpg
사자섬을 당겨보았지만 글쎄요, 광학 3배줌으로는 턱도 없네요...

절명여.jpg
까짓것 내친 김에 한번 내려본 절명여도 당겨보았지만.....
보이십니까 흰구름 아래 뿔같이 희미하게 보이는?....

제주 공항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후배의 사무실에 가서 차를 빌린 다음
바로 성산포로 출발했다. 집사람과 딸아이는 우도 행 여객선 선착장에 내려
주고(카메라는 두 모녀의 차지가 되었다.)밑밥을 준비하고 낚시선을 이용,
볼락이 우글거린다던 일자방파제로 향했다. 그런데 예상치 않은 복병이 기다
리고 있었다. 바로 희안하게 생긴 테트라포트 때문이었다. 시멘트 골격으로
만든 피라미드형의 테트라포트였는데 도대체가 발을 내릴 자리가 마땅치 않
았다. 엉금엉금 기어서 가방을 내리고 밑밥통을 내려 겨우 자리를 잡았지만
대형급 벵에돔이라도 한 수 걸라치면 실족하기 좋을 만큼의 위험도를 안고
있는 방파제였다.

어쨌거나 후배의 조언대로 감성돔 흘림낚시를 시도해보았지만 잡어잔치로 두
시간이 금방 흘러가버렸다. 제주에서는 따로 알려진 볼락 낚시가 없어서 대개
가 감성돔 흘림 기법으로 볼락을 낚는 다고 한다. 대답 없는 흘림대를 접고 3
칸 반 민장대를 빼들었다. 민물새우는 아예 파는 데가 없어서 양 바늘에 크릴
을 끼웠다. 금새 투둑거리는 입질이 온다. 망상어다. 망상어, 망상어, 또 망상
어.... 계속 방생 하다가 저녁 횟감으로 몇 마리 챙겨 넣었다. 철수시간 30분
전에 우도 구경을 마친 모녀에게서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는다. 때마침 철수배가
미리 와서 기다려 할 수 없이 해질녘 황금물때를 포기한 채 철수를 한다.

저녁 식사 후 철수 길에 사둔 청개비를 챙겨 김녕 해수욕장 옆 방파제에 자리를
잡는다. 세 칸 대와 KP를 병행해보지만 두 시간동안 반응이 없다. 어쩌다 초릿대
를 흔드는 것은 간간히 불어오는 칼칼한 바람뿐이다. 철수다.

일찍 자니 일찍 일어나는 모양이다. 새벽부터 비가 내린다. 창문을 열어보니 어
제 늦은 밤부터 비가 내린 모양새였다. 아침 뉴스에서는 광주행 비행기가 밤새
내린 눈으로 인해 결항이라는 소식을 전해온다. 불안한 마음에 내일 기상을 체
크해보니 다행이 날씨가 좋을 것으로 예보를 해 마음이 놓인다. 마침 후배가 쉬
는 날이라서 동행은 해보지만 후배의 낯빛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관광도, 낚시
도 비 앞에서는 그리 달갑지가 않은 것이다.

일단 목적지를 남쪽으로 정하고 한라산을 넘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산을 조금
오르자 내리던 비가 눈으로 바뀌기 시작 하더니 도로는 어느새 눈길로 변해있다.

한라산설경.jpg
일부 제설작업을 했지만 적어도 40센티 이상은
눈이 쌓인 듯 보였다.

어쨌든 모녀를 중문 관광단지에 내려주고 두 낚시꾼은 낚시방에서 추천하는 근처
갯바위에 올랐지만 오후 2시까지 입질 한 번 받지 못했다. 모녀에게 전화를 넣었
다. 중문단지 여기저기를 걸어 다니느라 나름대로 바쁘단다. 그 사이 비는 그쳤다.

후배는 며칠 전 대물 벵에돔을 잡은 강정동 방파제로 장소를 옮기잔다. 제주꾼들
은 비가 오면 낚시를 하지 않는다던 후배의 말과는 달리 강정동 방파제에는 이미
낚시꾼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바람을 피하는 곳은 오 미터 간격, 바람을 맞는 곳
은 칠팔 미터 간격이다. 이곳까지 와서 스트레스 받으며 낚시해야 되나?.... 생
각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몰려오는 것 같다.

강정동방파제-전경.jpg
맨 위 방파제 오른쪽 끝이 포인트랍니다.
깨알만한 점들이 바로 군들입니다.
방파제 중간에 문섬이 보이네요

어쨌거나 제일 한가한 곳에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했다. 몰려오는 바람에 실린 파
도가 간간히 물벼락을 머리 위로 쏟아 붓는다. 그 와중에 씨알 좋은 볼락 한 수가
나와 준다. 좋은 징조인 것 같아 좀더 열심히 채비를 날려보지만 이내 옆 사람의 원
줄과 엉켜버린다. 뒤늦게 도착한 현지 꾼의 채비가 바람에 U자로 날려 내 영역을 침
범한 탓이었다. 한두 번 던지기 전에 원줄을 사려달라고 부탁했지만 더 이상 말을
섞기가 싫어진다. 짐을 꾸려 방파제 위로 올라왔다. 건너편 후배에게 바보니 두 방을
터트렸단다. 그 근처에 서있던 현지 꾼이 4짜 벵에돔을 걸어 손맛을 즐기고 있다. 벵
에돔이 있긴 있는 모양이었다.

중문단지를 관광하던 두 모녀를 만나 제주시에 있는 후배의 집으로 향했다. 며칠 전
잡았다던 벵에돔 매운탕과 함께 복분자주를 곁들였다. 모처럼 얼큰해서 시원한 국물
로 속을 달랬. 택시를 불러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131로 확인한 예보 상으로는 내일 귀가에 별 지장 없을 듯하다. 다행이다.

새벽녘,
무지막지한 바람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태풍소리와 맞먹는 수준의 바람소리였다.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하지만 어떠랴. 걱정 한다고 바람이 그치는 것도 아닐진데....
억지로 잠을 청하지만 어설픈 잠 속에 바람소리는 전혀 꺾이지 않고 드새지기만 하는
것 같다. 아직 여섯시도 되지 않아 TV를 켰다. 뉴스 특보가 흘러나온다. 육지의 폭설과
한파, 그리고 제주도에는 강풍주의보와 풍랑주의보, 그리고 산간지방에는 폭설 주의보
가 발령된 상태여서 하늘 길과 바닷길이 다 막힐 거란다.

니미럴~
오늘 귀가하지 않으면 큰일이다.... 걱정이 앞선다. 아침나절 출근길에 차를 가져온 후
배가 하는 말, 제주도 날씨는 하도 변덕스러워서 이러다가도 오후에 날씨가 풀릴 가능성
도 있지만 대게 이런 바람이 불면 한 3일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단다.

항공사에 전화를 걸어 오후 1시 비행기를 예약했다. 원래는 오후 4시 비행기였지만 가능
하면 빨리 이 섬을 떠나는 것이 관건이었다.하지만 9시가 되자 문자가 날라든다.
‘기상 악화로 1시 비행기는 취소되었습니다.’

갈 데가 없다.
낚시도, 관광도.... 도무지 이놈에 초속 25미터의 바람 앞에서는 그저 피하는 게 능사일
뿐....
북서쪽에서 몰아붙이는 바람은 운행하는 차를 떠밀어 부칠듯 몰려온다. 순간순간 차가
휘청거린다. 비와 눈과 햇빛이 번갈아가며 바람에 실려온다. 평균 이 삼 분마다 비와
눈과 햇빛이 번갈아가며 대지를 스쳐간다.

텅빈 활주로가 보이는 제주공항을 지나 서부 일주도로를 접어들었다. 그날이 마침 제주
오일 장날이어서 장 구경에 나섰다. 옛날에 먹어본 기억을 더듬어 새우도 한 봉지 사
고 군것질도 하고 육지에 비해 헐값인 부로컬리도, 육지보다 훨씬 더 비싼 귤도 한 봉
지씩사들었다. 귤값이 정말로 육지의 두 배 값이었다.

달리 갈 데가 없으므로 비교적 바람이 덜한 한림공원 탐방에 나섰다.
가는 길,
해안도로의 파도는 지금까지 보았던 파도 중 가장 강력한 규모의 파도였다.

한림해안도로파도.jpg
한림 근처의 해안도로입니다.


파도2.jpg
촛점을 맞추기 힘들게 바람이 세찹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잠시 차에서 내려섰지만 중심을 몸무게 70키로의 태공이도 바람에
밀려간다. 그 모습을 보며 차 안의 집사람과 딸아이가 빨리 들어오라 난리다.

한림공원 탐방하는 동안 4시 비행기가 취소됐다는 문자가 날라온다. 하긴 저런 바람
속에서 비행기를 타라 해도 불안해서 못 탈 것이었다.

모과분재.jpg
한림공원의 분재들은 그 바람 속에서도 의연하기만 합니다.
하긴 더 이상 잃을 잎도 없이 다 떨구었는데
무엇이 두려울까....

남부 일주도로를 돌아 섭지코지에 올랐습니다.

섭지코지.jpg
바람을 등진 언덕 아래라 파도는 없지만
바람은 여전히 길을 비키라 불어댑니다.

잠시 머물렀다가 바람에 떠밀려 다시 숙소로 돌아오니 날이 저문다. 달리 할 일이
없으므로 일찍 밥해먹고 잠자는 일 만 남아있었다.

오일장에서 사온 새우는 여전히 맛있었다.

닭새우찜.jpg
근데 이거 이름이 닭새우 맞나요?

볼락구이.jpg
특히 방파제에서 어제 잡았던 볼락구이의 맛은
더 말하면 사족이 될 터....

다음날도 여전히 바람은 불었지만 기세는 약간 덜한 듯 하다. 일기예보에서는 강풍
경보가 주의보로 대체되었단다. 혹시 몰라 1시 비행기를 예약해두었지만 어김없이
아침 9시에 취소되었다는 메시지가 날라온다. 달리 할 일이 없었으므로 시내에 있는
박물관 두군데를 들려 시간 때우기를 하고 1시쯤 공항으로 향했다. 오후 4시 비행기
는 아직도 미정이었다. 다른 지역은 다 정상운항이지만 광주만 유독 눈이 내려 그렇
단다.... 니미럴~
잠시 후 2시, 발권데스크 전광판에 광주행 4시 비행기가 취소되었다는 메시지가 깜
빡거린다. 니미럴~

이제 선택은 두 가지였다. 4시 이후 광주행 대기표를 받아 기다려보든가 아니면 다
른 곳으로 가서 육로로 전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차선책으로 5시 청주행 비행기표
를 받아들었다. 청주에 내리면 전주까지 택시로 약 3시간.... 하지만 택시비며 광주
까지 가서 주차된 차를 가져와야하는 불편함을 감내해야 했다. 표를 받아쥔 채 집사
람과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 대기표라도 받아들고 광주행을 기다려보다가 안되면
하루 더 묵고 내일 첫비행기로 나가는 첫 번째 방법으로 다시 전환되었다.

대합실 창문 너머로 여전히 야자수 가지가 세찬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지만 마음은
홀가분해졌다.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이런 때 아니면 또 언제 또 격을 허물어볼
것인가....
하긴 직장 생활 20년 만에 처음으로 결근을 하는 첫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현재 사
정을 미리 전화로 통보하고 결근 대책을 세워놓기는 했지만 하루라도 더 늦는 게
적지 않은 부담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었다.내일 모레 오십인 중년의 사내 하나가
난생 처음 해보는 결근 앞에서 자유롭지 못한 걸 보면 나라는 존재는 어쩔 수 없는
월급쟁이인 모양이다.

딸아이가 옆에 와 소매를 잡아 흔든다. 4시 광주행 비행기 어쩌고 하는 방송이 흘러
나왔단다. 귀가 번쩍 뜨여 발권데스크로 가니 광주행 탑승권이 발매중이다. 청주행
을 반환하고 다시 광주행으로 발권했다. 이게 웬 횡재인가 싶다. 짐을 붙이는 동안
직원용 무전기에서 5시 발 군산행이 취소됐으니 짐을 받지 말라는 지시가 흘러나온
다. 은근히 걱정은 됐지만 일단 탑승장으로 가 볼 일이다.
탑승용 버스는 비행기 바로 전에 멈춰선 채 대기를 시작한다. 광주 공항의 날씨가
좋지 않아 대기해야 한단다. 니미럴~

잠시 후 짐을 가득 실은 트레일러에서 낯익은 태공이의 낚시가방과 쿨러를 비행기에
싣는 모습이 보인다. 짐을 싣는 걸 보니 어쨌든 가긴 갈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그
리고 20분 늦어 비행기가 이륙했다.
잠시 덜컹거리며 불안한 자세로 구름 속을 차고 오르던 비행기가 기수를 돌리자 이내
구름 위로 맑은 하늘이 펼쳐진다.

구름위.jpg
구름 위는 평온하기만 합니다.
너무 푹신해보여 뛰어내려도 될 것만 같았습니다.
근데 비행기 문이 열릴래나?....

저잣거리가 아닌 하늘 위에 이런 이율배반이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육지에 다
가올수록 구름의 양이 적어지기 시작했다. 구름 사이로 눈 덮인 산하가 흘러가다가
이윽고 광주공항에 안착했다.

예정일보다 겨우 하루 늦은 귀가였지만 제주의 악천후에 첫날 빼고는 나머지 3일을
저당 잡힌 셈이니 억류당한 느낌이다....
다음날 그러니까 어제부터 지금까지 이틀째 근무 중이다. 하루 결근한 것은 메꿔줘야
하니까....
어이구 지겨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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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댓글
G 참볼락 06-02-11 09:00
제주,추자 갈때 일기예보 꼼꼼히 체크 해도,가끔 맞지않는 일기로
할일 없이 지내다 올때가 많읍니다.일주도로에 눈이 많이 와서
차 운행 하기 힘들었을건데,후배분 가이드 하느라 고생 많았겠군요.
저당 잡히고 억류당한 휴가로 다시 지겨운 근무의 연속이란 님의 마음
이해가 가네요.볼락 대박소식과 함께 항상 좋은 날만 있으시길..........
G 숭장 06-02-11 13:14
ㅎㅎㅎ 글 잘보았습니다
형님! 어찌됐건 고생 많았소~~~잉
제주도 내려와서 낚시다운 낚시도 못하구..
손맛좀 보여줄라구 했는데 그거이 사람의 힘으로 되는게 아니라서...
내가 휴가 같이 내서 함께 해야되는데 그러지 못해서 겁나게 미안하구만요

G 태공바위 06-02-11 23:33
참볼락님 말씀 맞네요... 감사드리구요..
수고 많으신 그 후배님이 바로 밑에 댓글 다셨네요...
숭장, 셋이나 디는 손님 치루느라 고생 많으셨네...
덕분에 잊혀지지 않을 제주 여행 치루었으니 이게 다
숭장(숭어 낚시의 달인이라고 여수 선장님이 지어준 이름이랍니다.)
덕 아닌가... 늘 거강하시게, 고마우이!
G byj7777 06-02-12 00:18
글재미나게 읽고 갑니다.
저도 대학시절 캠핑을 제주도로 일주일 예상하고 들어가 보름정도 머문 기억이 있습니다.다 태풍 덕분이죠.하지만 그시절은 별로 바쁘지않은 시절이라
엎어진 김에 한참쉬었다 온적이있어 적어봅니다.아뭏던 추자도의 사진은
멋진 절경 입니다.특히 사자여는 옆에서 본듯한 그림 입니다......
그리고 볼락은 제기억으로는 통영 앞바다 추도가 많은 포인트를 가지고 있습니다.저도 그곳에서 쿨러 채운 기억이 있거든요......
G 하야니 06-02-12 12:58
공감하는 글과 사진 잘보고갑니다..
즐거운 여행되셨길바랍니다.....
화목한 가정에 건강이 항상함께하시길....
일면식없지만..뒤따르는 인생후배입니다...꾸복
G 에코르 06-02-13 22:58
이런글 보는재미에 인낚을 헤메고 다닙니다 ㅎㅎ
사진한장,글 한구절마다 정감있게 느껴집니다
잘읽었습니다 항상 건강과행운이 함께하시길.....
G 미스타스텔론 06-02-14 16:19
멋진 사진과 글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처음 사진에 해남 땅끝(갈두) 마을 방파제, 전망대, 콘도, 송호리해수욕장앞 섬이 서화도(西花島)이고 제 고향 동화도 바로 위로 비행기가 날아간 것 같습니다.
모과나무로 보이는 분재가 훌륭하고, 식당에서 잘 나오는데 닭새우는 아닌 것 같고 가재종류로 보입니다. 저거 먹을 때 머리와 꼬리떼고 꼬리에서 젖가락으로 쑤시면 알맹이만 쏙 빠집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추자도 섬들 언제나 가 볼려나?????????
G 태공바위 06-02-14 22:39
하야니님 에코르님 과분한 칭찬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스텔론 님이 제 궁금증을 풀어주셨네요, 모두들 감사드립니다.
G 나타샤 06-02-15 11:42
ㅎㅎ 니미럴이 접두사인가? 첨 알았네........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참고로 니미럴은 관형사입니다...
G 한감시 06-02-15 16:39
^^ 넘 잼있게 글잘읽고 갑니다.....
G 바람도리 06-02-15 20:32
조행기 잘읽었습니다.
제주에서 고향분 긁을 이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저도 엊그제 강정포구 방파제 다녀왔는데..
많은 낚시꾼으로 발디딜틈 없더군요.
벵에는 보지못했고 숭어만 낱마리로 올라오는거같았습니다.
방파제 중앙에보이는 섬은 문섬이아니라 범섬아닌가요?^^
다음번에도 좋은 글 올려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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