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몸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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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몸 맛(???)

G 5 3,390 2006.06.08 17:16
[제 1부: 참돔 낚시]

두 주에 걸쳐 두미도에서 잡은 6짜와 연화도 네바위에서 잡은 5짜 참돔은 낚시에

더욱 빠져들게 하였지만, 어제 낚시를 다녀온 터라 6월 6일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작정하고 밀려오는 낚시유혹을 떨쳐내려 안간힘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6월 6일 새벽 한 시 출발, 오후 네 시 철수' 저의 단골낚시점에서 보내온

문자는 저의 굳은 결심을 단숨에 무너뜨리고 말았습죠.

가족에게는 어색한 얼굴을 숨기지 못한채 다음을 기약하며,자동차의 패달에 힘

을 줍니다. 낚시 갈때는 자동차도 즐거운지 신나게 달립니다. ^^

새벽 3시경 우리는 충무 연화리의 대영호에 올랐습니다. 20여명의 낚시객을 태운

대영호는 물살을 가르며 40분 정도를 달려 연화도 네바위에 도착하였고, 저는

이틀전에 내린 네바위 물곬 포인트에 내리고자 하였지만 이미 다른 분이 낚시를

하고 있었기에 좌측의 작은 여에 혼자 내려서 낚시를 시작합니다.

담배 한 대 피워 물고얼쩡거리다가 제가 평소에 즐겨쓰는 0.8호대를 꺼내고 2호

구멍찌에 1.5호 수중찌를 연결하고, 3b봉돌 두개를 분납한 후감성돔 3호 바늘로

채비를 완성하여 오른쪽 15미터 전방에서부터 흘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청개비 서너마리를 주렁주렁 매달아 수심 약 16미터를 주어 흘려보았지만 조류가

거의 없고 입질도 없습니다. 그러나 주변의 여건으로 보아 틀림없이 입질이 올것

으로 기대하였지만, 아침 6시가 지나도 입질이 없습니다.

'지난번에는 두번 다 아침 5시에서 6시 사이에 입질을 받았는데... '

이번엔 공략지점을 왼쪽으로 바꾸어 던져봅니다.조류따라 천천히 흐르던 찌는 바늘

이 바닥에 걸린 것 처럼 스물거리며 잠기는 것을 보고 챔질하니 손바닥 만한 쏨벵이

녀석이 별 저항도 따라옵니다. 바늘을 빼면서 느끼은 어체의 체온으로 보아 수온이

조금 차가운 듯 합니다.

연이어 같은 자리에서 돌볼락과 미역치 몇마리를 올리고 11시경 포인트를 옮겨보자

는 낚시점 사장님의 전화를 받고, 들물때 다시 시도해보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포인트 탐색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자리를 옮겨보기로 했습니다.

이미 짐 정리는 되어 있는 터라 잠시 후 도착한 대영호에 몸을 올려 다른 포인트로

자리를 옮겨 낚시를 시작하려는데 도시락과 뜰채를 두고 내렸네요.

낚시점 사장님께 전화하여 사정이야기를 하였고 잠시후 대영호는 다시 다가와 점심

도시락을 건네줍니다. 그런데 뜰채가 보이질 않습니다.

[제 2부: 몸싸움]

선장님께 뜰채가 없다고 말하니 대영호 선장님은 배위에 뜰채가 없는걸 어쩌란 말이

냐며 화를 내며 확성기로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합니다.

머쓱해진 저는 얼결에 다시 갯바위로 내려 다시 큰소리로 뜰채가 없다고 고함을 지르

며 선장님께 말대꾸를...

본인: (입에다 손을 나팔처럼 갖다대고) " 분명히 배에 뜰채를 두었는데 왜 없냔 말
이요? "

선장: (배를 다시 갯바위로 붙이며 확성기로) " 없어진 뜰채를 내보고 우짜란 말고,
자꾸 바쁜 사람 오라가라 하며... 씨부렁 씨부렁 궁시렁...ㅆ ㅂ ㅆ ㅂ

본인: (육성으로는 도저히 확성기와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선장 가까
이로 다가가서는 ) 금방 당신 내보고 ㅆ ㅂ ㄴ 이라 캤소?

선장: (여전히 확성기로) 뭐라 이 ㅆ ㅂ ㄴ이 ...............................

본인: (선실로 들어가며) 뭐 이런기 다있노 ㅆ ㅂ ㄴ.......................

극도로 흥분한 저는 선장의 목을 감싸안으며 강렬한 스킨십이 시작되었습니다.

참돔 대신에 선장과의 몸싸움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잠시 후 그치고낚시점 사장

님이 보관하고 있던 나의 소중한(?)뜰채를 회수하여 나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대영호 선장님은 계속해서 확성기로 "이런 돼 먹지 못 한 놈이 낚시한다"며 쌍시옷

을 섞어가며 저멀리로 사라집니다.

주변에서 낚시하시던 분들에게는 미안하고 황당스러워 몸둘바를 몰라하면서도

육성으로는 도저히 대항하지 못하고 갯바위에 퍼져앉아 고스란히 욕을 먹으면서

혼자서 분통을 삭힐 뿐 저는 이제 참돔에 대한 열정은 완전히 사그라들고 멍하니

앉았다가 그래도 밑밥은 많이 남았기에 낚시를 해보긴 했지만 재미도 없습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자격있는 낚시꾼이 되고자 평소보다 더 꼼꼼이 주변의 쓰레기

를 치우고 일찌감치 낚시를 접었습니다.

덕분에 가까이 왔던 참돔 몇 놈이 목숨을 보전할 수 있었으니 그 놈들 복일터...

[제 3부: 선장님께]

갯바위에 앉아서 많은 생각들을 해 보았습니다. 아직까지 나이 들어 다른 사람들

과 언성조차 높인 일도 없는데, 나에게 '우째 이런일이...'

고등학교 다닐 때몸싸움이란 걸 해보고 건 30년만에 몸싸움을 해보았으니 대단

한 경험이라고 생각하면서 하루에도 많은 사람들을 상대해야되는 선장님의 어려

움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더구나 똑 같은 선비를 내면서 거의 하루 종일 갯바위에 죽치고 앉아 자리까지

이동시켜 달라하니 더욱 힘들었겠지요?

철수를 끝내고 엔진의 시동을 끄는 것을 보고 저는 선장님께 다가가 "저는 다만

뜰채를 찾으려 했을 뿐이었노라고...."

선장님께서는 낚시점 사장님이 뜰채를 가지고 내리는 걸 보았지만너무나 바쁜

나머지 경황이 없어 실수하였으며, 다음에 찾아주시면 편안하게 대하겠다면서

저에게 사과를 하였습니다만, 씁쓸한 마음으로 차에 올랐습니다.

저 또한 선상에 둔 뜰채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였고 철수할때 챙겨도 될 뜰채를

찾고자 바쁜사람 더욱 정신없게 하였으며, 흥분을 참지 못하고 육탄전까지 이르

게 하였으니 잘 한 것도 없지요.

선장님은 차에 앉아 있는 제게 다가와 커피를 권하며 재차 사과를 하셨지만 저도

미안한 건 마찬가지 입니다.

유쾌한 일도 아니고 저의 잘못을 들추면서까지 이 글을 올리는 까닭은 낚시를 즐

기시는 모든 분들이 배에서 타고 내릴 때 소지품을 잘 챙기시어 저와 같은 불상사

를 겪지 않으시길바라는 마음이며, 그날 네바위 주변에서 낚시하셨던 많은 분들께

소란을 피워 낚시를 방해하였던 것을 사과하고자 함입니다.

아울러 대영호 선장님께서는 힘드시겠지만 더욱 친절한 모습으로 생활하시어 한 단

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시길 빕니다.

몸싸움 하면서 느낀바지만 대영호 선장님도 저와 마찬가지로 몸싸움에 능하지 못한

걸로 봐서 평소에 다툼을 멀리하며 선하게 살아오신 분일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겨우 두번째 만난 선장님과의 불상사에 대해 올린 이 글이 대영호 선장님의

사업에 조금도 피해가 없길 바라며, 혹 저의 글이 사실과 다르거나 선장님의 심기

를 불편하게 하셨다면 저의 정보가 모두 공개 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다시한번 대영호 선장님과 주변에서 낚시하셨던 모든분께 사과의 말씀을 올리면서

저의 '이상한 조행기'를 끝까지 읽어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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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댓글
G 청해어신 06-06-08 19:37
그날 배에 있었던 사람입니다
순간적인 오해로 생긴 다툼이라 옆에서 보기 안타까워는데
이글을 보니 돌방구리님과 선장님 두분 모두 좋은분인거 같네요
모쪼록 이 일을 계기로 좋은 관계로 발전되길...
G 돌방구리 06-06-08 22:24
청해어신님 반갑습니다.
그날 저에게 도시락을 건네주셨던 분이시군요.^^
순간적인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불미스런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저의 실수를 위로해주시니 고마우며, 성숙하지 못한 저의 언행을
반성하는 뜻에서 낚시를 자제하려하지만 담에 갯바위에서 만
날 기회가 있으면 소주 한 잔 올리겠습니다.
항상 행복하십시오^^
G 낚시는즐거워 06-06-09 10:07
원래 싸우면서? 친해진다고 했습니다.

담번엔 같이 술한잔 하시고 계시는거 아니에요^^

아무쪼록 화해하셨으니 서로 대우해주고 우대해주는 모습이 있었으면 합니다.

낚시가서 짜증나면 담번에 낚시가기 싫죠.. 안전조행하시길...
G 나도고기 06-06-09 12:54
돌방구리님!
참 멋쟁이라고 느껴지는군요,
누구에 잘못을떠나 남을탓하기보담도 내 탓으로 돌리는
돌방구리님에 마음에서 오랫만에 가슴이 따뜻해 옴을
느끼게 되는군요,

고생 하셨고요,
모두가 조금씩 이해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ㅎㅎ 제 맘 뿐일까요???

담에 출조길엔 아마도 대~물 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G 돌방구리 06-06-09 22:32
낚시는 즐거워님 반갑습니다.
그날 낚시터로 향하는 차안에서 낚시점 사장님과 많은 이야기를
했었는데 주로 낚시를 즐기는 분들의 좋은 심성에 대한 이야기
였답니다.^^
단 두 번 만났던 선장님이지만, 그 분 또한 선량한 범인 이었을
테구요. 그날 따라 컨디션이 좋지 않았나봅니다.
담에 만나면 소주 한잔 할 기회도 생기겼지요.
항상 건강하시고 즐낚하시길 빕니다.

나도고기님.
격려말씀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 동안 20년이 넘게 낚시를 다녔지만 낚시점주님이나
선장님의 입장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해보질 못했는데
이번 일은 그분들의 어려움도 조금은 알 수 있게된 계기가
된 듯합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즐낚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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