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된다는 것

회원랭킹(월 글등록)


공지사항


NaverBand
낚시인 > 조행기

홀로 된다는 것

1 해나 68 5,724 2015.12.31 10:13
<img src=

홀로 된다는 것.

수년 전의 일이다.
직업전선에서 은퇴를 하고 해방이나 된양 혼자서
왕복으로 400~500km를 운전을 하여 낚시를 다닐때
한번은 아들이
"아부지, 아부지는 이제 차가 없는것이 가족을 위해 좋을것 같십니더"

 <img src=

몇일 걸러 한번씩
아침밥 먹고 출발 했다가 다음날 저녁에야 돌아 오는건 그렇다 쳐도
어떤 날은 당일 낚시를 위해 밤 10시나 그 이전에도 집을 나서
그 다음날 저녁무렵 파김치가 되어 돌아 오는 나를 보고
아들이 했던 말이다.

 <img src=

결국 그것을 시작으로 마님과 아들들의 협박성 만류에 나는
핸들을 빼앗기고 따라서 갯바위와 멀어지게 되었다.
사실 내 스스로도 그간
돌아 오는 길에 몇차례나 졸음 운전을 한적이 있었고
그 아찔한 위험을 경험 하였기에 못이기는척 차를 버리게 되었는데....

 <img src=

결정적인건 낚시 장비를 차털이 당한것이지만 어쨋건
가족들의 만류, 그것으로 인하여 차를 버리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출조가 불편해져 근 4~5년간을 낚시를 잊고 산행이나 아니면
사진에 취미를 붙혀 세월을 보내게 되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가을.

 <img src=

우연히 낚시카페 '대구 해우랑'이란 곳의 회원이 되었다.
갯바위를 졸업할 시기가 다된 육십일곱이란 나이로.
열정을 가진 젊은 후배들에게 내가 알고있는 낚시기법이나 포인트 등
아낌없는 기부를 해 오다가 글에 대한 반응들을 보고 언듯 이것은
"아차 나 혼자만의 착각이구나" 싶기도 한 뒤늦은 깨달음과
여러 다른 이유로 카페와 결별을 하고 또다시 혼자가 되었었는데
(여기에 대한 자세한 사연은 다음 기회에 밝히기로 하고)

 <img src=

'정말로 바다가 좋고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뭉치는 방법은 없을까' 라는
것을두고 몰두 하다가 스마트 폰 하나로 연결되는 <밴드>라는것에 생각이 미쳐
<길따라 물따라>라는 밴드를 출범 시키게 되었다.

홀로 된다는 것이 너무 무서웠던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보다 세상에 혼자서 할수 있는 일이란 극히 제한적이라는 사실도 알았고.

 &lt;img src=

여건이 조성되면
진정히 출조를 목적으로 하는 밴드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새로운 인터넷 카페도 만들어 운영이 되어야 할것임은 불문가지.

출조를 앞두고 설레이는 마음 못지않게
이 조직에 대한 두근거림이 늙은 몸둥아리에 젊은 용기가 꿈틀거린다.

 &lt;img src=

홀로 되지않기 위한 몸부림.

어두운 갯바위에 내려 도둑고양이 닮은 몸짓으로
행여나 옆사람에게 소음이나 불빛으로 방해를 주지 않기위한 행동
이 모두가 배려이기 전에 홀로 되지않기 위한 발버둥임을....

 &lt;img src=

날이 밝아 오고
아직 전자케미의 불빛에 의존한 찌의 움직임에 대한 관찰
어쩌다가 온몸으로 전달되는 짜릿한 놈들의 저항.

운좋게 몇마리라도 살림망에 넣는 날이면
아끼지않고 손질하여 '갯바위 만찬' 상을 채리고
인근 동료들을 불러 '갯바위 주점'을 여는 것.

들여다 보면 이 모두가 늙어
'홀로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 나기함이며 
'홀로 되지 않기위한' 뻔한 행위인지도 모르겠다.

 &lt;img src=

겨울날의 아침은 춥다
춥다는 것으로는 부족할 차가움이다.
그런 추위를 견디고 갯바위에 선다는 건
한마디로 미치지 않고서야 할수없는 짓.

이렇게 미친 사람들이 모이는 곳
그곳이 갯바위이고 그곳이 낚시터이다.

 &lt;img src=

어떤 사람은 낚여 올라 온 고기를 만져 보고
"수온은 따뜻 하다"라고 바보같은 말을 곧장 내 뱉는다.
바깥 기온이 낮을수록 바닷물 수온은 따뜻하게 느껴진다는 그
아주 평범한 상식도 잊은채.

같은 맥락으로
여럿 속에서는 혼자라는걸 망각할수 있지만
홀로 되었을때는 사방이 무인지경이라는 것도 실감 할수가 있다.

 &lt;img src=

나는 오늘도
홀로 되는것이 두려워 갯바위에 선다.
그리고 보이지않는 물속의 놈들과 숨가쁜 겨룸을 한다.

어떤날은 내가 완패를 당하기도 하지만
또 어떤날은 일방적으로 승리를 하기도 한다.
승리와 패배
이건
나와 놈들과의 영원한 전투이기도 하고 아니
일방적인 나의 도발로 인한 전투일 뿐이다.

내가 멈추면
그들에겐 평화가 있을....

 &lt;img src=

겨울 갯바위에서 이만큼의 조과라면
흔한말로 '대박'임이 분명 한데 철수 할때는 이것도 부족해
자꾸만 미련이 남고
'더 큰놈으로. 더 많은 마릿수로'라는 가없는 욕심만 뒤를 따르는지
아직도 비우는 낚싯꾼이 되려면 내 수양이
너무도 부족한듯 싶다.

 &lt;img src=

갯바위에서 뎁힌 햇반에 비빈 회덥밥으로 배를 채우고

 &lt;img src=

곁들여 회 몇점으로 반주 한잔을 즐기는 기쁨.
이것으로 만족을 해야 할텐데.... 아직 그렇지 못하다는 것.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나는 아직 그것 밖에 못되는 어설픈 낚싯꾼이다.

조행기도 아니요 그렇다고 수필도 아닌
그야말로 잡필을 끝까지 읽어 주신 인낚 회원님들께
머리숙여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다음에 또 찾아 뵙겠습니다.
모두 보온에 유의 하시고 깨·바·즐·안낚 하세요.

 &lt;img src=

♪♬ You Never Cross My Mind / Millie Jackson & Isaac Hayes

 


0

좋은 글이라고 생각되시면 "추천(좋아요)"을 눌러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68 댓글
1 희망사항 16-01-10 16:42 0  
^^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그리고 건강하시구요.."""나의 미래를 보는거 같습니다.
1 해나 16-01-11 21:18 0  
감사 합니다
출조는 언제나 안전 우선
다음에 즐검거나 깨끗한 바다 가꾸기지죠^^*
1 365 16-01-11 09:54 0  
해나님의 글 잘읽었습니다
전 해나님의 맘을 진정 이해됍니다
해나님도 낚시배울때 지금처럼 정보가 흔한시대가
아니였을겁니다
낚시하다 막히면 고수찿아가서
어렵게 배우고 실전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을
격으며 터득한 낚시가
요즘 젊은 꾼들에겐 대수롭지않은 기법이고
대단한것도 아니랍니다
저또한 해나님이 것는길을 걸어갈것으로 예상됍니다
요즘 젊은 꾼들은 외? 밤에 렌턴 빛추면 않돼는지
외? 소음내면 않돼는지 말로는 아는데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지못합니다
낚시을 시작했으니 빨리 배워서 진정 낚시을 즐기라고
도와주고싶어서 배풀었는데
돌아오는건 고마움이 아니고 화살이 날아온다는.....
저야 아직해나님에 비하면 많은 시간이 남아있긴하나
91년부터 갯바위타면서 터득한 모든것들을
닫아놨습니다
수많은 제자들을 가르켜봤지만
하나같이 뒤통수 때리는 제자들뿐
어느한순간 이게낚시인가...
낚시대 1년정도 놨다가 다시 해보기도했습니다
해나님 낚시도 정도가 있다고 봅니다
정도을 모르고 자만과 불확실에대한
허상이 낚시꾼의 뻥이고 그것마저도
낚시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해나님 이심전심 입니다
건강하시고 기회가 됀다면
단한번일지라도 님과 소중시간을 기대해봅니다
1 해나 16-01-11 21:24 0  
처음 바다낚시에 입문 할때
갯바위 전용릴대라는게 그라스롯드
원투용 밖에 없었고
오로지 낚시방법이란게
민장대 맥낚 아니면 조류 세기에 맞춰
구멍납봉돌 원줄에 꿰어 처넣기 방법 뿐이었지요.
장비만 두고 논하자면
그때와 지금은 꿈같은 일입니다.
1 큰골 16-01-12 08:33 0  
방학을하고부터 아들에게 컴을 뻬아기고 있다 우연히 선생님의
조행기를보고 몇자적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초도 장도 나로도 통영 욕지도 수없이 동행출조하다
죽을때까지 즐기면서 살자 뭐하고 (낚시)그래서 조그만한 전원주택지어
귀촌한지 4년차  소띠입니다.
3-4월이면 큰손맛보려 오세요.
지난 이야기지만 마눌 자식들하고 많이 싸우기보다 다퉜지요(낚시)때문에
그러나 가족을 설득하고 여기로왔습니다.바닷가 ...올 해 건강과 어복충만하시길...
1 해나 16-01-12 12:39 0  
감사 합니다
프로필을 잠시 들여다 봤더니
경남 고성이란것 외에는 전화번호도 없고하여
훗날 찾게되면 쪽지라도 들이고 가겠습니다.
지금은 그쪽
밤볼락이 쏠쏠할것 같습니다 만....
1 대왕열기 16-01-15 10:11 0  
선배님 감성적 이고 서정적인 글을 보면서 더욱더 맘이굳어집니다 ~~~
오십후반에 아직은 한참더 낚시즐길수 있겠구나 하면서 젊어서는 여러 제약으로 장박한번
해보지 못하고 맘것낚시 해보지 못핸거 한스러워
지금은 작은섬에 방하나 세들어 놓고 주말마다 객선타고 다니고 잇는데 나름행복합니다
여러섬들 다니다가 여기다 싶으면 집하나 지어서 안착할려 생각합니다
그대는 좋은 조우들 초대하고 같이낚시하고 회한접시 해서 소주잔 기울이면서 세월보내는
꿈을 꿔봅니다 해나선배님 항시건강하고 조은글 올려주시고 낚시인의 귀감이 되어주시면
더조은 낚시 문화가 안착되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1 해나 16-01-17 11:48 0  
작은 무인도 하나 불하 받아서
단칸 방이라도 작은 집 지어놓고
바다가 그리울때면 찾아 가 쉬어 올수있는....
저는 이제 로망으로 끝난 한때의 일이었던것 같습니다.
그 연장으로 지난 초여름에는
제주 성산포를 들러
지인 한분과 셋집이라도 하나 구해 볼까하며
집을 둘러 보고.... 적당한 집이 드물어 생각 해 보기를
'1년에 낚싯대 들고 과연 제주도를 몇차례나 올수 있을까'
생각이 여기에 머물자 그만 포기 하고 말았습니다.
그런걸 돌아 보니 마냥
대왕열기님이 부럽군요.
 
포토 제목
 

인낚 최신글


인낚 최신댓글


온라인 문의 안내


월~금 : 9:00 ~ 18:00
토/일/공휴일 휴무
점심시간 : 12:00 ~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