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출조는 호남화력 낚시 동호회가 주관하는 정기출조였다. 호남화력 낚시 동호회(회장 조동준, 총무 서호석)는 사내 포털 넷에서 COP 활동이 왕성하여 항상 상위권에 랭킹되는 동호회이다.
호남화력 낚시 동호회
주말에는 항상 사람이 많아 좋은 자리차지도 어렵거니와 모르는 사람끼리 출조하기 때문에 혼자 즐기는 것이지만, 직장동료들과 동호회에서 함께 출조하게 되면 낚시의 즐거움이 배가 된다. 배에서 오며, 가며 각자의 무용담을 나누며 소주 한 잔 하는 즐거움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곽종선 회원님이 줄을 태웠습니다.
성영근 회원님이 줄을 태웠습니다.
이번 출조는 3월 말에 인낚에서 활동하는 동호인들과 시조회를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경비부담도 되고 집사람 눈치도 보이고 해서 자제하려고 했었다.
전용호 회원님이 줄을 태웠습니다.
그러나 당진에서 함께 근무하는 승옥형님이 혼자라도 가신다고 해서 함께 하게 되었다.
집사람에게 “난 가고 싶지 않은데, 승옥형님이 혼자 가신다고 하니 혼자 심심할 테고 가는 차에 그냥 낑겨서 갔다 올게” 라고 대충 둘러댔다.
오창근 회원님이 줄을 태웠습니다.
남해서부 먼 바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전에는 그런 대로 괜찮은데 오후부터 바람이 터지고 파도가 높아진다고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왜 하필 낚시 가려고만 하면 바람이 불고 파도가 높은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호기 회원님의 줄 태우기
그러나 우리나라 일기예보가 항상 맞는 것은 아니니 괜찮을지도 모를 것이란 기대를 가졌다.
일찌감치 출발해서 여수에서 쉬었다가 출조하기로 하여 당진에서 저녁 8시 30분경 승옥형님차로 출발했다. 경비를 줄이기 위해 당진에서 70호의 봉돌을 준비했다. 본전낚시에 들려 70호 봉돌의 가격을 물어보니 개당 6백 원이었다. 여수에서 사려면 3개에 4천원인 것을 생각해보면 현지에서는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시즌이 시즌인지라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해보지만 2배 넘게 받는 것은 너무 하다는 생각이다. 6백 원의 가격에도 마진이 있을 것이니 더 그랬다.
서호석 총무님의 줄 태우기
열기를 싱싱한 횟감의 상태로 가져오려면 얼음보다는 생수 얼린 것이 좋았다. 얼음이 녹아 아이스박스 바닥에 차 있으면 아래에 있는 고기는 물에 담가져 있게 되어 횟감의 상태가 좋질 않다. 그런 반면 생수 얼린 것은 물이 생기지도 않고, 목마르면 먹을 수도 있어서 좋았다.
서호석 총무님의 아이스박스
승옥형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사이 여수에 도착하였다. 그때까지 서호석 총무님과 안길섭 프로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낚시점에 들려 카드채비와 미끼를 구입하고 선착장에 차를 세워놓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 새벽 3시 30분 집결이라 알람을 맞춰놓고 잤는데도 설레임때문인지 3시가 되니 눈이 떠진다.
달고기를 잡으신 나승옥 회원님
밖이 떠들썩하여 내려보니 회원들이 하나둘씩 보이고 배에 짐을 옮겨 싣고 있었다. 반가운 사람들이다. 일일이 악수를 하고 우리도 배에 짐을 옮겨 실었다.
4시에 출항을 했다. 한숨 자기 위해 선실에서 누웠는데도 깊은 잠이 오질 않는다. 항상 그랬다. 오늘의 조황은 어떨지, 바람이 분다고 했는데 괜찮을지 등등 이런 저런 생각으로 목적지를 향해 가는 배안에서 깊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좌측부터 전용호, 안길섭, 이범은, 성영근 회원님
6시경 일어나 밖을 보니 너울이 그리 크지도 않을뿐더러 바람도 걱정할 만큼은 안 되었다.
6시 30분경 목적지인 삼부도 근방에 도착하였다. 삼부도는 거문도에 딸린 무인도로서 대삼부도와 소삼부도로 나뉘어져 있다. 삼부도는 사철 낚시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특히 여름에 참돔이 많이 나오는 곳이다. 열기 조황이 백도권보다 씨알 면에서 월등히 좋다는 얘기가 있기에 바람도 많이 불지 않고, 너울도 없어 잔뜩 기대를 하고 채비를 준비했다.
안길섭 프로님과 오창근 과장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안길섭 프로님
오창근 과장은 갯바위 낚시 전문인데 처음으로 열기 낚시에 도전한다고 했다. 열기낚시의 고수(?)로서 몇 마디 조언을 해주고 채비를 내렸다. 내리자마자 열기 특유의 입질이 왔다. 후두둑 후두둑 바늘 열개짜리 카드 채비를 물고 늘어지는 열기의 손맛은, 당진에서 여수까지의 고된(?)여정을 말끔히 씻어 내리기에 충분했다. 또한 얼마 전 상영했던 영화 제목처럼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최용환 회원님
선장님의 신호에 전동릴을 감아 올려보니 씨알 좋은 3마리의 열기가 달려올라 왔다. 1타에 3마리의 열기를, 그것도 회원님들 중 최초로 올린 것이다. 캬~~~~~
이 맛에 낚시 하는것 아닌가?
첫 타 3수의 씨알 좋은 열기
몇 번의 채비를 내리고 걷어 올리고 했더니 나와 같은 줄에서 낚시 하는 동료가 많아 길섭 형님과 채비가 자주 엉켰다. 옆줄을 보니 승옥형님 옆자리가 비어있다. 그 자리에서 하던 회원이 멀미를 하여 선실에 누워 있다는 것이다. 낚싯대를 들고 자리를 옮겼다.
김원석 회원님
채비를 내리자마자 초릿대(낚시대 끝)가 두두둑, 두두둑 거리며 열기의 입질이 왕성히 왔다. 릴을 몇 바퀴 감아올려 나머지 바늘에도 전부 열기가 물기를 기다렸다.
열기는 호기심 많은 어종으로 고기가 물려있는 채비에 연속 입질이 온다. 때문에 입질이 한번 왔다고 바로 감아올리면 안 된다.
회장님의 열기 줄 태우기
초릿대까지 물속으로 처박히는 것으로 보아 제법 큰 열기가 마릿수로 물고 있구나 하는 감이 왔다. 아니나 다를까 릴을 감아올려 보니 묵직하게 올라오는데 30센티는 되보이는 열기 몇 마리가 주렁주렁 달려 올라왔다.
본인 좌측의 회원님들
여기저기서 왔다! 라는 함성이 들리고 왼쪽의 승옥형님과 오른쪽의 조동준 회장님의 낚싯대에 열기가 주렁주렁 올라온다. 신바람이 났고, 오늘 완전 대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 오른쪽의 조동준 회장님
고기는 잡는 즉시 아가미에 칼을 눌러 물 담긴 두레박에 넣어 피를 말끔히 뺀 후 집게를 이용하여 쿨러에 차곡차곡 담았다. 이렇게 해놓으면 이틀 후에 회로 먹어도 전혀 맛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범은 회원님이 줄을 태웠습니다.
뱃머리에 선 호남화력의 역대 지부장인 최용환 서호석 전 지부장의 낚싯줄이 엉켰는데도 고기가 주렁주렁 매달렸다. 고기 올라올 때 낚싯줄이 엉키면 그보다 더 답답할 노릇이 없다. 물때에 따라 고기가 물어주고, 안 물어주고 하는데 한창 고기가 물어줄 때 줄이 엉키는 횟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조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줄이 엉켰어도 고기는 주렁주렁
오른쪽에서 낚시하시는 조동준 회장님의 낚싯줄에 씨알 좋은 열기가 주렁주렁 매달렸다. 감나무에 빨간 홍시가 매달린 것처럼 아름다운 모습의 열기로 줄을 태웠다.
조동준 회장님이 줄을 태웠습니다.
올해 몇 번 갔다 왔는데 오늘처럼 씨알 좋고, 마릿수 좋을 때는 처음이란다.
이미 가져온 박스를 채우고 보조가방에다 고기를 담고 계신다.
조동준 회장님은 술 안주겸 간식거리로 감성돔 찜을 해오셨다. 새벽에 출조 하시는데 감성돔 찜을 해주신 사모님께서도 성격 좋은 분일 것이라 미루어 짐작된다.
회장님이 준비 해 오신 감성돔 찜
집의 냉장고에 아직도 30여 마리의 감성돔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신다. 허~~~걱
본인은 감성돔 손맛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30여 마리의 감성돔이 냉장고에 쟁여져 있다니…….
고기는 올라올 때 잡아야 하기 때문에 준비해온 김밥과 간식을 먹을 시간도 없다. 선장님이 포인트를 잡기 위해 배를 움직일 때 잠깐 잠깐 모여 족발과 감성돔 찜을 소주안주로 한잔씩 했다. 그러다가 배가 포인트를 잡으면 재빨리 자리로 돌아가 채비를 내리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