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조비중 일부를 헌납하고나니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마나님의 교지가 내리시고
며칠전부터 챙겨놓은 가방을 차에실으며 봉이에게 폰을 날렸다.
“봉이야 오늘 출조가 안된단다”
“왜요???”
“응 오늘은 출조가 없고 내일 새벽에 나간댜”
“어이쿠! 심장떨리쟎아요 그만하세요”
벌써부터 벼르고 있는 아들뻘되는 봉이에게 농을치니 심장발작 일보전이라기에
저녁8시까지 도착하마 하곤 고속도로에 올라섰고 서청주IC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고 좀있으니 봉이차가 들어오고 이어서 연상(?)이신 이슬님과 연하(?)이신 감자님이 도착하여
짐을 내차로 옮겨싣고 목포행 완행열차를 읊조리며 진도 서망항으로 힘차게 가속폐달을
밟으니 뒷자리에 타신 이슬님과 감자님은 소주세레모니로 자축하신다.
이런저런 무용담 끝에 정읍휴게소에 들러 커피한잔하고 봉이가 운전대를 잡았다.
호남고속도로 정읍IC에서 나와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산IC로 갈아타기로 하고 달리다보니
언뜻 정읍IC가 보이는데 봉이가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지나쳐버리고 말았다.
지도를 꺼내보니 나가서 708번 지방도를 따라가면 선운산IC로 닿게 되어있어 그대로 진행했는데 가다보니 터널공사중이고 그 끝은 막혀있으니 난감하다.
되돌아 나와 반대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 정읍IC를 나와 지방도를 잠시달린후 선운산IC에 접어들었고 해남방향으로 나와 지리를 모르는 봉이대신 내가 다시 운전대를 잡고
서망항을 향해 심야의 외로운(?)독주 끝에 덕원호 사무실에 새벽1시30분경에 도착하니
사모님과 덕원호 아드님께서 밑밥을 준비해 주셨다.
덕원호 사모님 왈 요즘 가거도행 낚시객이 많지않아 오늘은 파이넥스호를 타고 가라시며
안타까워 하시는데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우리네 일상생활도 이렇게 어둡게 만드는구나.
악의축(?)인 강대국의 투기자본이 수만리 떨어진 대한국인의 민생을 도탄에 빠지게하다니 하나님은 어찌 저런 사탄을 응징하시지 않는고???
짐을 싣고 잠깐사이에 잠이드는가 싶었는데 배가 기우뚱거려 밖을보니 어딘지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태도라고 떠들고들 있었고 태도에서 몇 명이 하선하고나니 다시 배의
엔진음이 높아지며 또다시 얕은 잠에 취하다 날이 훤해져 일어나니 드디어 허리춤에 구름을 두른 독실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부부조사님이 3구에 하선한후 1구에 도착하여 짐을 내렸다.
민박집을 어디로 가야되나? 작년에 갔던 혜인민박은 올핸 종선운행을 안 한다 하고
짐 들고날기엔 은혜낚시가 좋겠는데 하며 두리번 거리는데 한보낚시 임선장님이 눈에 띈다.
“짐은 배에두고 다니면 되겠으니 저기로 갑시다” “그러지 뭐” 하여 한보장으로 정하고
낚시가방을 차에 싣고 급한 마음에 대충 아침밥을 먹고 민장대 돌돔 낚시 자리로 하선해 달라며 배에 오르니 쾌속으로 항진해야될 종선이 뱃놀이하듯 그렁그렁 나아간다.
이유인즉슨 기름값이 많이 올라 빨리 달리면 기름값 감당이 불감당이요
종선비는 3만원에서 4만으로 올랐지만 어림없다는 지경이다.
드디어 1구 오동여를 지나 포인트에 4명이 함께 내렸는데 지명은 모르겠고
3명은 민장대 1명은 게고동으로 원투에 임하여 각자 대물을 향한 힘찬 중노동(?)을
개시하였는데 첫수는 봉이가 30정도 되는 작은돌돔을 낚아올렸고 나도 돌돔 특유의
땅! 따당 슈우욱~ 하는 입질을 받아 고만 고만한 싸이즈의 돌돔들을 낚아올렸으나
대물 돌돔을 겨냥한 게고동 원투낚시는 감감 무소식이었고 원투하던 감자님도 민장대를
꺼내어 그중 35이상되는 젤 큰놈을 걸어 내었으나 꽤미에 끼우다 용왕님전 뇌물로
헌상하고 말았다.
오전 낚시를 마치고 민박집에 돌아오니 고기 다듬어 주시는 아주머니를 부르면 다듬어 주신다기에 두어마리는 회를 떠달라하여 점심과 함께 소주를 곁들여 시식하고 피곤한 몸을 눕히니 금새 잠이 들었는데 낚시 가자고 깨우기에 눈을 뜨니 오후4시30분이다.
밖은 아직 열기로 후끈 달아올라있고 나와 봉이는 야간낚시를 하기로 하고 이슬님과 감자님은 오후 낚시만 하기로 하였는데 다른 일행들도 야간 낚시를 하기로 했는지 6시가 되어
서야 민박집을 나섰고 다들 내리고 난후 마지막으로 봉이와 나를 내려준 곳은 진취라는 포인트였는데 바람과 파도가 심해 야간낚시가 가능할까 싶어 선장님께 물어보니 괜챦다고 내리란다.
낚시가방을 높은곳에 올려놓고 야간 낚시를 대비하며 캔맥주로 갈증을 달래는데 내심 걱정스럽다. 그래도 자리를 잡았으니 부딪쳐볼수밖에...
봉이가 민장대를 꺼내 들었으나 높은 너울과 세찬바람으로 낚시가 불가하여 다시 흘림대로
바꿔잡고 날이 어두워져 전자찌로 셋팅하여 우측의 홈통자리로 던져 넣으니 손바닥만한
상사리가 낚여나와 방생하고 좀 지나니 볼락이 잡혀나오는데 시간이 좀더 흐르자
신발짝만한 볼락도 잡혀 나왔다.
밤11시가 다되어 도시락을 먹고 드러누워있으니 정면엔 별빛이 촘촘히 흐르고 한쪽옆엔 구름이 흘러가고 있어 저기 어디쯤에 우리집이 있겠지 생각하니 가족들의 얼굴이 화상을 가득 메우고 삶의 행복한 순간을 호명하며 좀더 기나긴 달콤한 꿈속처럼 이어지길 마냥 기대해 보았다.
봉이는 쉬겠다고 해서 나혼자 내려가 밑밥을 몇주걱주고 찌를 흘리니 너울에 찌가 사정없이 내동댕이 쳐지며 파도속으로 진저리를 치듯 쳐박히곤하니 입질파악이 어려운데 그래도 볼락이 물면 찌가 쏘옥 잠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며 몇 마리를 더보탰지만 너울과 파도는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안보이고 검은 바다속에서 괴물이 노려보는듯한 섬뜩함마저 나의 빈약한 의지를 꺽어놓고 있으니 에고고~ 걍 잠이나 자야쥐...쿨쿨~~
자다가 빗소리에 놀라 두서너번 잠이 깨었는데 확실히 난바다에선 하루일기마져도
여간 까탈을 부리지 않는다. 텐트칠곳이 없어서 파라솔과 은박매트로 비를 피하며 자다깨다를 반복하다보니 동쪽하늘이 훤해지고 서쪽하늘에선 번개불이 번쩍이는데 그곳 어디쯤에서 우리의 태극전사들이 금메달을 향해 열심히 뛰고 있으리라 생각하며 화이팅을 외쳐본다.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날이 밝아오고나서 철수할때까지 별조과도 없이 일찌감치 짐을 꾸려놓고 기달리니 그럴수록 머피의 법칙처럼 배도 안오고 누워 잠을 청하다 뭐가 떨어지는 소리에 깨어보니 씻어서
말리고있던 크릴백이 세찬 바람에 바다에 떨어져 구원의 손길을 보내며 둥둥 떠내려가고 있으나 손쓸 사이도 없이 저만치 멀어지기에 한참동안을 여정의 눈길로 바라보았으나 끝내 시야에서 사라지니 저곳으로 흘러가면 어느 망망대해에서 외롭게 떠돌다 생(?)을 마감하겠구나. 잘가라~ 주인잃은 가방이여 흑흑!!
민박집에 돌아와 점심을 먹고 어제는 넘 늦게 나갔으니 오늘은 좀더 일찍 출조합시다 라는
꾼들의 제청에 임선장님 왈 오늘은 날씨가 흐려 별로 안더우니 빨리 나갑시다 하고
흔쾌히 윤허하심에 성건여쪽 중간쯤에 짝지부근인것 같은데 지명은 모르겠고 하선해보니
바닥이 평평하니 아주편한 낚시 자리인데 9m민장대를 던져보니 수심이 10여m는 되는지
바닥이 안닿아 원줄을 1.5m정도 연결해서 던지니 작은돌돔이 나 불렀슈? 하고 나오신다.
이슬님이 36~7 정도되는 돌돔을 잡아올렸는데 서쪽하늘에서 노한 옥황상제님의 불호령이
떨어지니 간이 콩알만해져 철수배를 불렀다.
이래서 사람이 죄짓고는 몬살어....쩝!
민박집에 돌아와 씻고 잠이 설핏 들었는데 감자님과 이슬님이 안주거리좀 사서 쐬주한잔하자며 깨우길래 내가 “회뜰께요” 해서 이슬님이 잡은 돌돔을 칼질해 소주로 샤워하듯 들여붓고 저녁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올라가니 우리니라와 이태리의 축구경기가 시작되었지만 난
깜빡 잠이들고 다시 깨어보니 2:0으로 지고가다 결국 3:0으로 패하고 말았다.
내가 응원을 부실히 해서인가 자책하며 담엔 술 쬐끔 먹고 열심히 응원해주께여...아자자!!
마지막 3일째날 부지런을 떨어 해뜨기전에 성건여에 도착했다. 전날저녁에 봉이랑 다른낚시인들이 가까운데만 가지말고 좀더 먼곳으로 출조하자고 사보타지를 했다는데 괘씸죄에 걸려
일행전부를 성건여에 내려주었고 좋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노래미 두어마리외엔 입질조차 없고, 참갯지렁이도 전날 빗속에 팽개쳐두어서 반쯤 맛이 갔으니 내가 돌돔이라도 안먹겠다며
이슬님과 감자님은 일찍 대를 접었고 나도 그만두려다 미끼통을 뒤집어보니 그나마 싱싱한 참갯지렁이가 두 마리 남아있어 조류받힐때 해볼려고 아껴두었더니 잠시후 물이 받히기 시작했다.
정성스레 미끼를 끼우고 대를 드리우니 땅 따당 하기에 계속해서 서너번 대를 주고 있는데 드디어 쐐액 소리에 대를 드니 작은 돌돔인듯 하다가 갑자기 초릿대가 물속에 쳐 박히며 윙윙거리고 감자님이 뜰채도 없는데 어쩌지 하면서 달려왔는데 얼핏 물에 붉은빛이 비치니 감자님이 참돔이다! 하고 소리쳤지만 물위로 올라선놈은 4~50 돼보이는 혹돔이었으니 오늘 낚시는 접자 접어!
3박4일의 물정을 모두 끝내고 나니 진한 아쉬움이 남는데 떠나려니 햇빛도 좋고 바람도 잔잔하고 이런 젠장! 세상사 마음먹은데로 되는일이 어디 흔하던가?
덕을 쌓다보면 뒤끝이라도 좋겠지 자위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인생이려니 정도는 무엇인지??
지천명의 삶이 답을 알수도 있으련만 둔한 인생이 세상의 참된 진리를 언제나 알게 될꼬?
짐을 정리하고나니 사선은 낚시인이 없어 못들어갔다고 객선으로 만재도까지 나와 사선으로
갈아타고 나오라는 덕원호의 연락이 있어 예정에 없던 객선을 타려는데 해경인지?
전역하는 사병을 환송하느라 일렬종대로 서서 환송식 하는 모습에 27~8여년전의 내모습이
클로즈업되어 눈물로 쫄병들과 악수를 나누고 헤어졌던 장면들이 떠올랐다.
지금은 다들 어떻게들 살고 있을까? 시원한 맥주로 노곤함을 달래며 객선에 올랐는데
어느새 만재도에 도착하니 사선이 기달리고 있어 옮겨타고 사람이 별로 없어 대자로 누워 자다보니 서망항 등대가 반기듯 팔을 뻗어주고 덕원호 선장 사모님이 시원한 냉커피와 떡으로 무사귀환을 축하해 주었다.
시원스레 고속도로를 달려 청주에 도착하니 저녁8시 잡은 고기를 골고루 나누고 다음을 기약하며 서운함을 날려 보냈다.
참고로 가거1구의 조황을 정리해보면 나오는 포인트가 정해져 있는듯 유명포인트조차
조황기복이 심하므로 선장님의 의견을 따르는게 나을것 같고 날씨가 받쳐준다면 야영낚시에
신발짝볼락도 올라오며 농어조황은 기대 이하인 것으로 판단되고 돌돔 민장대가 흘림보다
씨알이나 조과면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느껴져씀니다.
p.s : 거의 모든포인트가 비워져있어 쓸쓸한 가거도가 되었씀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