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일 출발하여, 청산도에 일주일 일정으로 집사람과 늦은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일주일 일정으로 간것이지만 실제로는 2틀을 더 연장하여 장장 8박9일을 보내고 왔네요
처음 권덕리로 가려고 했는데, 예정했던 낚시인의 집에 방이 없어, 할수없이 지리해수욕장의 광주민박에 2틀을 있었습니다. 광주민박은 지리해수욕장 오른쪽 끝에 위치하고 민박 바로 옆에 갯바위가 있어 30미터 쯤
들어가면 포인트가 있습니다.
감생이 포인트라고 하는데 제가 봐서는 감생이는 힘들어 보입니다. 지리해수욕장은 바닷가에 온통 전복 양식을 하느라 고기가 들어올 구멍조차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낚시를 하러 온지라, 밤늦게 갯바위에서 원투대로 장어 10수 정도는 했습니다. 그중 2마리는 몸통이 손목만 하더군요, 엄청 맛있게 먹었습니다. 나중에 현지인에게 들으니 지리해수욕장은 원래부터 장어 포인트라고 합니다.
이틀을 묶고 권덕리 낚시인의 집으로 이동하여 장장 6박7일을 보냈습니다. 한곳에 오래 머무는 성격도 아니고 섬 뒤쪽으로도 포인트가 많은데 이곳에서 일주일을
있었던 이유는 사장님과 사모님이 너무도 잘해주시고 존경스럽고,부러울만큼 낚시를
사랑하시는 분들이라 일주일 내내 신세 많이 지고, 많이도 배웠기 때문입니다. 낚시인의 집 사장님은 연세가 일흔이 넘으셨는데, 서울에서 사업을 하시다 사업체를
아들에게 물려주시고, 귀향을 하시려 안가 본 섬이 없으시답니다.
그 중 청산도에 선택하신 거구요
낚시를 워낙 좋아하셔서 그런지 팬션이름도 낚시인의 집입니다. 사장님은 낚시가 하루 일과 입니다. 한달 내내 날씨만 허락한다면 무조건 출조합니다. 배도 한척 가지고 계시기에 날씨가 좋으면 배 낚시, 파도가 심하면 갯바위 출조입니다. 정말이지 그 열정에 존경심과 경의를 표합니다. 부럽기도 하고요 홈페이지가 있어 매일 조과를 사진으로 올려놓으시더군요
(저희 부부와 여의도에서 오셔서 몇달째 계시는 부부, 사장님, 사모님과 함께 감생이 회
파티하는 사진을 사장님께서 올려 놓으셨네요)
사모님 역시 낚시 매니아 시구요, 사모님은 배멀미를 하시기때문에 주로 갯바위에
가신다고 합니다. 음식솜씨가 거의 전문가 수준이시고, 너무 깜끔하셔서, 집안팍에 비린내 하나 안나고 정말
깨끗하게 정리정돈 합니다.
일주일간 배를 3번 탔고 나머지는 갯마위도 가도 방파제에서 고등어 낚시도 하고 아뭍든 정말
재미있게 놀고 왔습니다. 집사람이 잡은 고등어만 300 마리는 될것 같습니다. 물론 씨알은 작은 새끼지만 그래도 고등어가
힘이좋아 차고 나가는 손맛이 죽이고, 쪼려먹으니까 맛 엮시 죽입니다.
저는 일주일간 상사리 50수 정도(참돔새끼 제일큰게 30Cm), 백조기 8수 (30 Cm), 빨같고 날개달린
이름모를 고기 10수 고등어 300 마리 (20 cm) 외 돌돔새끼, 독가시치, 벵에돔, 노래미, 광어 (30 Cm), 장어, 농어 기타 등등 총 15종 정도에 전체 500 수 정도는 한것 같은데 고기 이름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가장 좋았던 것은 저의 소원풀이를 했다는 것입니다. 제 소원은 원줄 터지는 것과 낚시대 부러지는 것이었는데 모두 다 이루었습니다. 제 채비가 원줄3호 목줄2호, 2호대를 썼는데도 하루에 한번씩은 꼭 줄이 터지고, 마지막 날에는 마침내 낚시대까지 부러졌습니다. (마지막 날에 부러져 정말 다행 이었습니다) 아마도 마지막 낚시대를 부러뜨린 놈은 감생이 일것 같은데, 5분여 동안 힘겨루기를 하다가 순간적으로 차고 나갈때 낚시대가 견지질 못했던 모양입니다. 느껴지는 힘으로 봐서 4자
이상은 되는듯 합니다. 휴유증으로 휴가를 마친다음 일주일간은 젓가락질도 제대로 못해 음식을 많이도 흘렸습니다.
제가 2틀을 더 연장한것은 물때가 점점 좋아져 조과가 눈에 띠게 달라지는것과 같이 묶는 사람들이
출조 후 돌돔 4자, 감생이 4자 이상을 가져와 회 맛보라고 하니, 열이 받처 연장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결국 감생이 만 못 잡았네요
첫날 부터 배낚시 할때 사장님이 말씀하시는 데로 2호찌와 2호 봉돌로 하고, 바닥에 바늘이
거의 닿도록 하면 될것이었는데, 내 방식을 고집하는 바람에 재미를 못봤습니다.
결국 마지막 배탈때 사장님 말씀대로 하니 괜찮더군요.
진작 시키는대로 할것을 ...
올때는 사모님이 제가잡은 참돔에 대여섯마리 더해서 아이스박스에 싸주셨습니다. 집에서 오븐에 구워먹으니 정말 맜있더군요. 내년에도 이곳에 다시 와야하나 다른 섬에 가야하나 갈등이 생기게 합니다. 한번 간 섬은 다시 안간다는게 제 원칙인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