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지난주 토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제주도와 추자도로 출조를 다녀왔습니다. 9월 이후 오랜만의 출조라서 좀 긴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
오늘 조행기는 첫날 제주도 범섬으로 벵에돔 낚시를 다녀왔던 이야기입니다.


제주도로 출발하기 전날 집 근처 선별 진료소에서 코로나-19 PCR 검사를 받았습니다. 관련 징후는 없었지만, 5박 6일 일정 동안 현지 낚시인들과 접촉할 예정이라 미리 검사를 받아두는 게 서로에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오랜 시간 기다려 겨우 검사를 받을 수 있었네요. "음성" 결과를 통보받고, 기분 좋게 준비를 마무리했습니다.

김포공항으로 가는 길은 대부분 아내와 함께합니다. 혼자 낚시 가는 걸 이해해 주는 것도 고마운데, 매번 공항까지 이렇게 데려다주니 출조 전의 설렘보다는 항상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제주공항에 도착해 근처의 "노형 피싱샵"에 들릅니다. 제가 사용하는 집어제를 들고 가도 꼼꼼하게 밑밥을 준비해 주시는 친절한 사장님이 있어서 제주도로 출조를 갈 때마다 방문하고 있습니다.
범섬의 수심과 조류를 감안해 크릴 3장, 황금비율 "긴꼬리벵에돔 집어제" 1장, 부재료 "설화" 1장으로 밑밥을 섞어봅니다.

선착순으로 진행되는 범섬 "남단직벽" 오후반 명부를 적어두고, 근처 중식당에서 차돌 짬뽕밥으로 점심을 해결합니다. 양도 적당하고, 조리시간이 짧아 출조 전 식사로는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 어디로 출조하든지 모든 낚시인들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이 시간을 제일 좋아합니다. 푸른 바다, 맑은 하늘과 함께라면 더 그렇겠지요. 저 역시도 한참 동안 바다를 바라봤습니다.

이날은 얼마 전에 소개했던 "조우상사 스파이더 피쉬" 낚시 신발을 처음 신고 출조한 날이었습니다. 자세하게 파악하려면 조금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첫 착용 느낌은 괜찮았습니다. 평소에 입던 검정 낚시복과도 잘 어울리네요.
https://blog.naver.com/williams0908/222584815852 (조우상사/스파이더 피쉬 신형 갯바위 낚시 신발 후기)


저 포함 범섬으로 모두 6명의 낚시인이 동출하였습니다. 그중 한 명이 제주도 현지 낚시인인 "뜨거운 북극곰" 형님입니다. 제주도에 올 때마다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제범" 형님도 함께했습니다. 실제로 만난 건 처음이지만, 오랜 시간 블로그를 통해 교류한 만큼 전혀 어색하지 않았네요 ^^" 노형피싱샵에서 법환포구로 오는 동안 자연스레 낚시 이야기를 나눴고, 바로 옆자리에서 편하게 낚시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낚시인들은 언젠가는 갯가에서 다 만나게 되어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김포공항에서부터 같이 했던 "새엄마는 이계인"님입니다. 지난 9월의 4박 5일 가파도 출조 이후 석달 만에 다시 제주도를 찾았습니다. 이번에는 추자도 일정까지 5박 6일 동안 함께 했습니다.

출항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범섬의 모습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제주도 부속섬 중 범섬과 차귀도 경관이 가장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 봐도 정말 멋진 모습입니다.


이날은 강한 북서풍이 예보되어 있었습니다. "차귀도 목여"로 출조하려던 원래의 계획을 변경하여, 이곳 범섬을 최종 출조지로 정했습니다.


범섬 "남단직벽" 포인트의 정원은 8명 정도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서풍을 피해 자리를 잡은 낚시인은 모두 14명이었습니다. 일정 인원이 차면 선장님 선에서 정리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주말이라 그런 건지 원래부터 그런 건지 인원 제한이 없었네요. 그럼 "명부 작성 선착순"이라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
이날의 채비는 피츠 트라이던트 GX 1.2호대, 1.6호 원줄, 나만의 수제찌 달인 0c찌, 조수고무, 1.5호 목줄, 긴꼬리 벵에돔 무미늘 바늘 6호, 봉돌은 G2~2B였습니다.
원래 "남단직벽"의 날물 조류는 우측의 "서코지"에서 좌측의 "동코지" 방향으로 흘러야 되는데, 반대 방향인 우측 "서코지" 방향으로 강하게 흐릅니다. 더구나 발앞으로 다가오는 조류라 채비를 흘릴 수 있는 구간이 너무 짧네요.
왼쪽의 "거제범" 형님과 오른쪽의 "새엄마는 이계인"님 사이에서 조심스레 낚시를 시작해 봅니다.
"남단직벽" 중앙에 자리를 잡은 "뜨거운 북극곰" 형님이 벵에돔과 겨루고 있는 모습입니다. 00찌에 B 봉돌 2개 정도를 가감한 채비로 중하층을 공략했다고 하네요.
활처럼 휘어진 낚싯대를 멀리서 바라보며, 상당한 씨알이라는 것을 한눈에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한참의 실랑이 끝에 물 밖으로 올라온 녀석은 41.5cm 크기의 긴꼬리 벵에돔이었습니다. 중하층에서 들어온 입질이지만, 입질 자체는 시원했다고 합니다.
미끈한 모습의 긴꼬리 벵에돔은 언제 봐도 멋있습니다 ^-^

"남단직벽" 우측에 자리를 잡았던 저희 3명은 나란히 "꼴방"이었네요 ㅠㅜ 우측으로 흐르던 강한 조류가 죽기 시작하던 4시부터 한 마리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끝내 벵에돔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마음 맞는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기억에 남을 출조였습니다. 몇 달 만의 낚시에 새로운 인연까지 만날 수 있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네요.
주변 낚시인의 도움으로 소중한 기념사진을 남겨봅니다 ^^"

고기야 다음에 또 잡으면 되니까 미련을 고이 접어두고, 이제는 주변 정리를 시작할 시간입니다.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낚시 자리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합니다.

정리하면서 "거제범" 형님이 쓰고 남은 밑밥을 받았습니다. 밑밥을 더 준비 안 해도 될 만큼 충분한 양이었습니다. 정성이 들어간 좋은 밑밥 덕분에 다음날 지귀도에서 벵에돔 얼굴을 볼 수 있었네요 ^^"

16시 30분 철수 시간에 맞춰 낚싯배가 들어옵니다. 11시 40분 출항에, 16시 30분 철수는 낚시인에게 너무 짧은 시간이네요ㅠㅠ '1시간만 더 길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살짝 구름에 가려져 수평선으로 넘어가는 멋진 해를 바라보며 아쉬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어봅니다.

법환포구로 돌아와 장비를 정리하고 뒤풀이 식사를 하러 갑니다.
낚시 중에는 가질 수 없었던 여유가 있어서 뒤풀이 자리를 좋아합니다. 동출한 낚시인들과 맛있는 음식을 같이 먹으면서 그날의 낚시를 돌아보고, 정리를 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다음 출조에서 더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문득 생각나기도 하고요.


역시 현지 낚시인인 "뜨거운 북극곰" 형님이 추천할 정도로 모든 음식이 맛있습니다. 알밥, 우동, 소바도 입에 맞고, 초밥의 구성도 알차네요. 금방 튀겨 나온 새우튀김도 일품입니다 ^^"
한라산을 품은 소맥을 곁들이면서, 이런저런 낚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숙소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새엄마는 이계인"님과 근처에서 맥주로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깨끗하게 샤워하고, 들이키는 맥주 맛도 상당히 좋네요.
새벽부터 일찍 일어나 제주도로 날아온 긴 하루가 끝나갑니다. 피곤한 일정이지만, 좋은 사람들이 함께 있어서 손꼽아 기다렸던 출조였습니다.

이날 유일한 벵에돔 조과였던 "4짜 긴꼬리 벵에돔"은 "거제범" 형님이 숙소로 가져가 가족들과 맛있게 먹었다고 합니다. 기름기가 많아 고소하고 찰져서, 아이들이 엄청 좋아했다고 하네요 ^^

다음날은 지귀도 "동모안통"으로 벵에돔 낚시를 나갔습니다. 정면에서 불어오던 바람에 고전했던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그 이야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추워진 날씨에 모두 건강 유의하시고, 항상 안전한 출조 하시길 기원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williams0908/22259538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