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 어린이날 연휴에 3박 4일의 진을 뺀 저조한 조황의 촐조 길에 지친 나, 청개구리, 베짱이는 인제 5월 출조는 없고 6월 현충일 연휴에 굴비로 다시 진을 뺴러 가자고 다짐을 했었다. 하지만 우찌 낚시가 그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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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지난 후 피로가 풀릴 즈음에 이놈의 낚시병이 도지기 시작하는데 지난 출조 길에 수염 달아 준 긴꼬리 흑기사의 손맛이 쏘록 쏘록 생각이 난다. 참자, 참자, 하면서 버티고 버티다가 약 2주가 지난 싯점에 슬슬 좀이 쑤시기 시작했다. 때마침
책상 위에 놓인 폰에서 “딩동~” 하는 소리가 난다.
통영바다호 선단 밴드 코럴 선장님의 조황 알림이다.
선장님 왈
반갑습니다!!!!
통영바다호선단,밴친 여러분,
아니 벌써 ,
오월의 중턱을 넘어
하순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먼바다, 영등철 끝자락의 연민은
쉬~여름철낚시로 자리를 내어 주지않아
냉장고자리 찾아서 이리저리 헤매고 다닙니다.
남해동부권의 봄바람은
여름장마로 이어질듯
합니다.
흑기사들의 출몰은 준내만권부터 시작되어
앞바다,먼바다 순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나봅니다.
선발대의 대물조황 소식은
조우님들의 가슴을 쿵쾅~ 쿵쾅~ 뛰게만들어
칼가는 마음으로 구을비도,매물도 갯바위출조를
서둘러 갑니다.
중략…
#
통영바다호선단

전혀 글 쓰는거 하고는 친할거 같지 않은 코털 선장님의 싯적인 조행기와 밴드에 올라 온 조황 사진과 함께(흑기사가 안보이는게 아쉬움이지만) 좀 쑤시는 낚싯병이 어울리니 더 이상 참으면 낚시꾼이 아니겠지 생각하고 일행들에게 카톡을 한다.
나 : “ 모두들 좀이 쑤시죠? 담주는 담주고 지금 매물도에 벵에도 비치고 미녀들 조황은 살아나고 있고 날도 받혀주니 일단 갑시다.”
베짱이 : 담주 장박 할껀데…. 굳이 갈 필요가 있나요.?...
나 : 담주는 전에 애기 했던 “빅스타 찌” 만드는 부산 친구가 필드 테스트 겸 해서 자기 팀들하고 합류하여 굴비로 가자고 하네요. 이리 된 김에 우리가 먼저 선발대로 가보는 것도 괜잖을거 같은데 까짓거 좀 피곤해도 많이 쉬었는데 2주 연속 갑시다. 이번 주는 매물도, 담주는 굴비로… 고고씽!
베짱이 : 묵묵부답…..
십분여 지났을까…? 청개구리 답이 온다.
청개구리 : 무조건 콜 ! 콜 ! 개굴 개굴 !
하긴 청개구리는 일만 없다면 무조건 콜이겠지. 하물며 부산 친구가 부담 없이 오래는데 마다 할 이유가 없지. 우리 청개구리는 신이 났습니다.
베짱이 : 그럼 나도 콜 !
나 : 그럼 바다호에 전화 힙니데이~
세사람의 의견이 일치한 순간에 주저할 필요는 없는 것. 바로 전화 했더니 금욜 저녁9시, 12시 출항이라 한다. 이런~ 서울서 근무 후 도저히 도착 할 시간은 안되고 이후 출조는 없냐고 했더니 그럼 2시 까지 오라고 하네요.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새벽 1시30분 경에 도착하니 달랑 우리 셋 뿐인데 우리를 위하여 독배로 시간을 내 주시니…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토욜새벽 2시 대포항 도착, 바다호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불을 밝히고 마치 연인을 기다리는 모양새로 우리를 반긴다. 이렇게 다소곳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기념사진이 빠질수야 없죠. . 우측이 나, 죄측이 베짱이
간만에 청개구리가 정신이 돌아 왔는지 사진을 멋지게 찍었네요.
“선장님! 9시. 12시 두번이나 갔다 오셨고 여기저기서 매물도 촐조가 많던데 자리나 있겠숩니끼?”
“걱정 붙들어 메~슈, 비장의 히든카드가 있으니께”
엥~ ? 우릴 위해서 포인트를 남겨 둘리는 없을 꺼고 왜 저리 자신 만만 할까 의구심도 들지만 어쨰건 늦게 온 우리가 죄인이니 에그 모르겠다 우릴 잡아 잡슈 하고 맏겨 둘수 밖에….
한참을 달렸을까 뱃전에 기대어 깜박 잠든 순간 선장님의 "여기내려!~"칼 같은 목소리에 소스라치게 잠을 깬다. 순간 비몽사몽간, 여기가 어딜까? 빙 둘러보니 남단여가 보이고 주변에 전자 찌들도 보이고 정신 못 차리는 사이에 뱃머리는 갯바위를 두드린다.
허겁지겁 짐 쳉겨 내리니 바로 코앞이 남단여,
생전 처음 내려 본 자리는 너울이 조금만 쳐도 위험할 수 있는 “시껍자리, 혹은 식겁 자리,”(어떤게 맞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같이 있던 가이드 님이 그러네요. 오늘 서풍이고 날씨가 좋아서 내려주는 거라고… 단 야영은 어려우니 나중에 날씨보고 야영자리로 옮겨 준다고

정면 좌측은 남단여 낮은자리, 우측의 높은 자리엔 벌써 꾼들이 자리 잡고 있고 여기는 1박 2일의 기간 동안 계속 바톤 터치가 이루어 졌던 곳, 하지만 제대로 된 고기 올리는 건 한번도 본 적이 없고 명당자리치곤 이 날은 바톤 터치 하는 꾼들마다 황의 연속이었음.
처음 내려본 시껍자리는 이름 그대로 갯바위 높이는 약 1~2m, 제일 높은 곳 까지 따개비들의 흔적이 있는 걸로 보아 사리 떄나 너울이 있을 떄는 절대 내려서는 안될 자리, 내린 자체가 행운이라 여기고 일말의 두려움 속에 채비를 쳉겨 본다.
오늘의 채비는 일단 B 전유동, 목줄 2호, 골창이라 유속이 빠를 테니 수중찌 없이 봉돌 분납 총합 3B, 원줄 15M 지점에 찌매듭, 밑채비가 매듭 까지 내려 갔을떄 어신찌가 잠기는 잠길찌로 시작한다. 찌가 완전히 잠겨 보이지 않을 때는 잠수찌로서의 역할을 기대 하면서….
첫 투척 채비가 안착 후 좌측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찌, 에상대로 빠른 유속에 최대한 흘려본다, 순간 입질! 가볍다, 놀래미, 다음은 볼락. 다음은 놀래미 대상어는 보이지 않고 물이 바뀐다.
들물이다. 가이드님이 들물 자리라 해서 잔뜩 기대를 해보지만 계속되는 잡어, 여명을 기다리며 시장기를 없애는게 정답인거 같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생각한다, 수온은 내려갔고 잡어도 입질이 미약한 걸로 보아 마리수는 기대하기 힘들터. 한방을 노려야 하는데 괴기는 부상하기 힘든 상황,
아예 바닥층을 긁을 생각으로 채비를 바꾸는게 나을거 같아 최근 부산 친구가 테스트 중인 빅스타(일명 : 골다공찌) 1호에 수중찌 1.5호 로 셋팅한다. 찌매듭은 여전히 15m, 잠길찌의 형태는 계속 유지 하기로 한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아 4mm 방울케미 2개 장착, 날이 밝으면 케미만 빼면 되니까 주야간 겸용으론 안성맞춤, 캐스팅! 찌매듭에 찌가 닿으면서 서서히 잠기는 순간 어김없이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찌,
볼락, 볼락, 볼락 ….삼십급의 혹돔 2마리, 빨간 미녀는 어디로 사라 졌는지 나를 반기지 않는다. 내가 너무 못 생겼나,,, ? 2~3 시간을 열심히 꼬셔 봤지만 놀래미와 볼락, 혹돔만 나를 반긴다. 위안인 것은 볼락의 씨알이 모두가 한뼘은 된다는 것. 간간이 한뼘 이상 되는것도 있고 마리수도 되고 일단 횟거리는 되니까 안주감은 장만 했고 날물이 바치면서 골창은 청계천 유속보다 빠르게 변해 버렸다.
이때는 역시 휴식이 정답. 낚싯대를 접고 안주감을 만드는데 우리의 청개구리와 베짱이는 청계천에서 열낚 중이다. 하지만 청계천에는 온갗 부유물들이 날라 다니고 청개구리와 베짱이는 부유물들의 묵직한 손맛만 보고 있다.
“청계천의 베짱이와 청개구리”, 뭔가 시 한편 쓰고 싶은데 재주가 없다 보니 포기.
“베짱이 님! 안주 만드는데 데모도나 하이소 , 청개구리는 말려도 안되니까 놔두고 일단 한잔 합시다,”
주린 배를 채우고 한잔의 여유로움에 졸고 있는데 저 멀리 바다호가 온다.
“포인트 이동 할래요? 근데 내릴만한 마땅한 자리가 없는데…. “
“가이드님 여기서 하루 더 야영 할 수 있겠어요?”
:
예, 내일 까지는 날씨가 좋으니 괜잔겠네요.”
그래 옮겨 봤자 이런 상황에서는 몸만 피곤 할 뿐 포인트에 적응 했으니 하루 더 게기기로 한다.
마음 먹은 이상 저녁 물떄를 위하여 나와 베짱이는 잠 모드,
하지만 청개구리는 여전히 열낚중. 열심히 하슈. 난 당신 잘 때 한바리 뽑아 볼꼐요. 서너시간 잤을까..? 일어나니 아직도 청개구리는 열낚 중. 유속은 여전히 청계천으로 낚시 불가능. 2시간여 청개구리의 열낚을 바라보며 멍청히 바다만 쳐다 본다. 청계천이 호수가 되야 할톈데 좀처럼 물은 죽지 않고…
청개구리 드디어 포기,
“우 너무하네요. 밑밥 한통을 들이 붓는데도 입질 한번 없음”
“아니 낚시 할 흐름이 아닌데 거기다 때리 부어 받자 밑빠진 독에 물 붓기지. 그러니까 내가 청개굴이라 하죠. 으이그~ 잠이나 한숨 자슈, 내가 거기서 한수 뽑아 뽈께.”
베짱이는 여전히 쿨쿨이고 청개구리는 잠모드 들어 간다.
물 죽기만을 기다리며 멍청히 있는데 중들물이 바치면서 서서히 죽어 들어가는 흐름. 찬스!
어듬은 깔렸고 다시 방울 케미 2개 부착, 캐스팅, 역시 흐름은 낚시하기 딱 좋은 우측 흐름.
찌가 찌매듭에 닿는 순간부터 들었다 놨다 견제의 반복, 순간 사라지는 찌, 왔다! 에게~ 가볍다. 볼락보다는 쏀데…? 들어뽕! 상사리 갓 면한 미녀. 반갑다. 드디어 반겨 주는구나. 자 이제 밑밥 들어 갑니다. 대구리 한번만 구경 하입시데이~
다시 캐스팅! 이번엔 아에 찌가 안보일 떄가지 내려 본다. 바닥이다. 털커덕 털커덕 긁고 있는데 잡어 같은 미약한 입질, 근데 차고 들어가질 않는다. 원줄의 여유를 더 주면서 살짝 견제한다.
와라라라라락~ 원줄이 풀린다, 이 순간을 얼마나 고대 했던가. 챔질, 펌핑, 힘을 좀 쓰지만 대구리급엔 미달 되는 힘. 들어뽕은 힘든 무게. 뜰채로 갈무리, 올려보니 사짜미녀. 조금은 아쉽지만 이 업동 설한에 이게 어디냐. 고이 바칸에 키핑한다.
이후 물이 바뀔떄 까지 열낚했지만 미녀는 사라지고 볼락만 잔뜩 낚았습니다.
베짱이와 청개구리는 서너시간 후 일어나서 제가 잡은 미녀를 보고 열낚 모드로 들어 갔지만 물 때 끝.
또 "청계천의 베짱이와 청개구리"가 되었습니다. 저는 미녀는 봤기에 포인트를 양보하고 동틀때 긴꼬리나 노려 볼 참으로 잠 모드로 들어 갔고 동 튼 후 열심히 쪼아 봤지만 지나번 출조떄와 마찬가지로 밑밥엔 물망상어만 반응하고 벵에는 또 절 외면 했습니다, 자리돔이 피야 벵에도 따라 필텐데 아직은 좀 이른 느낌이네요. 와중에 청개구리가 철수 직전 방생사이즈 갓 면한 일반 벵에 한마리 성공 했네요.
전체걱으로 요즘 매물도를 정리 하면 참돔은 들어 와 있는데 그날 그날 수온과 포인트의 편차를 느낄 수 있었으며 벵에는 철수 시 다른 꾼이 잡은 크진 않지만 마리수는 되는 걸로 보아 본격 시즌이 곧 도래 하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혹돔 뒤쪽에 수줍은양 숨어 있는 벵에가 보입니다.

열낚중인 베짱이,
바람, 파도는 없었지만 비가 오락가락이라 우비를 입었습니다.
날씨 상황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청개구리가 황개구리 되어 쪼끼도 안입고 저러고 있습니다. 담에 출조 할 때 혼 좀 내겠습니다.

좌측편의 나,
이 쪽에서 발 밑부터 먼 쪽으로 흘려 봤지만 용치, 볼락, 놀래미 등의 잡어가 대세였고 시껍자리는 청개구리가 서 있는 우측편이 조과가 나았습니다.

우측 자리에 입수 직전 머구리 해녀 아즘마,
저기 머구리 배 바로 밑에 여가 있는데 저 주변에서 미녀 구경 했습니다.
머구리 배들이 귀신같이 여를 찾네요. 이후는 역시 황이었죠.
어떤 자리에서든 담에 낚시 할 때 주변에 머구리배가 있으면 가고 난 뒤 그 자리를 한번 노려 봐야 겠습니다.
내일 굴비 출조가 예정 되어 있어 급한 조행기를 써느라 조금 허접한 느낌입니다.
굴비 다녀와서 멋진 그림 한번 만들어 봐야 할텐데 시기가 시기인지라 쉽지는 않겠죠.
그래도 열낚 한번 해볼랍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