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7일 선배님과 함께 오랜만에 우럭 선상낚시를 갔습니다. 며칠전에 한 카페동호회에서 우럭대와 베이트릴을 산걸 같이 가지고 갔습니다.
인천에서 배가 출항을 하는데 오늘따라 파도가 좀있어서 배가 제법흔들리고 몇몇사람이 배멀미를 했습니다. 갯바위라면야 파도가 쳐주면 낚시가 잘된다고 위로라도 하겠지만 선상낚시에서의 파도는 그냥 불편한것일 뿐이니 날을 잘못잡았다 했습니다.
2시간쯤 나가서 낚시를 시작하는데 동호회 회원에게 구매한 미사용 이라는 릴을 써보려고 그 릴을 가지고 있던 우럭대에 장착해서 바다로 추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릴이 그냥 돌릴때는 잘 돌아가던 녀석이 추가 달려있자 기어가 안먹었습니다. 저에게 물건을 파시던 분이 릴도 새거고 합사도 좋은걸로 150M나 감아뒀다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에는 합사도 단색으로 매우 뻤뻣하며 최하급이었지만 좋게 생각해서 넘어갔었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낚시를 와서 단 한번의 릴링도 못하고 릴이 고장난걸 알았으니 황당했습니다. 겨우 겨우 어떻게 릴을 감아올리고 릴을 제가 가지고있던 미국산 펜릴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낚시를 조금 하다가 이동을 하고 다시 추를 내리는데 선장님이 90M 정도 된다고 하셨는데 믿걸림으로 한 번끊어먹고 나니 줄이 짧았습니다. 우럭대가 인터라인대이다 보니 크지도 않은 매듭인데도 통과를 못하더군요... 하는수 없이 비싼 디프원 합사줄을 풀어버리고 고장난 릴에 감겨있던 합사를 옮겨 감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낚시를하는데 무슨줄이 믿걸림 한번에 바로 아래에서 끊어져 버렸습니다. 90M정도 내리고 끊어져 버렸으니 또 줄이 짧았습니다. 기가 막혔습니다. ㅎㅎ 그래서 선배님이 가지고 계신 예비릴을 빌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낚시를 시작하는데 우럭과 광어를 몇마리 낚았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바닥에 걸림이 생겨서 줄을 끊으려고 낚싯대를 당기는데 왼손에 낀 장갑에 미꾸라지의 미끄럼이 많이 묻어있었던지 미끈 하며 낚싯대와 릴이 통째로 바다로 풍덩 했습니다............... 저는 우럭 배낚시를 잘하지는 못해도 그럭저럭 20년정도를 다녔는데 정말 오른같이 황당한 날은 처음이었습니다. 창피한건 둘째치고 기가 막히고 할말이 없었습니다. 방금 선배님께 빌렸던 릴을 극구 마다하셨지만 사서 드리려고 사이트에서 구매를 하고 이글을 쓰는데도 창피하기도 하고 웃음만 나올뿐이네요... 그래서 용왕님께 처음으로 릴과 낚싯대를 제물로 바쳤노라고 생각하고 가방에 가지고 있던 합사도 꺼내고 대구낚시에 쓰던 지깅대를 꺼내서 빼 놓았던 제 릴에 줄을 새로 감아서 지깅대로 낚시를 시작했답니다. 다시 몇마리 잡아서 회를 떠서 다 잊고 즐겁게 먹고 시간을 보냈는데 생각해보니 고장난 릴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제가 파셨던 그분이 생각났습니다. 그래도 그냥 잊기로 했습니다. 용왕님께 술과 돼지머리는 바쳐도 저처름 낚싯대와 릴을 통째로 바치는일은 흔한일은 아닐거라 생각하며 아쉬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전동릴을 가지고 갔더라면 선이 연결되어있어서 무사했을텐데 ...
오랜만에 우럭 배낚시를 가보니 요즘엔 거의가 100호 봉돌에 수심도 깊어서 이젠 전동릴이 필수더군요..... 제가 용왕님께 낚시 장비를 제물로 바쳤으니 앞으로 서해안에서는 용왕님께서 더 많은 고기를 주실겁니다. 안전이 제일이지 장비가 뭐 중요하겠습니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