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스런 일에는 다시한번 그래지기를 바라고 그 순간이 지속 되었으면 하는 미련. 원하는 만큼 이룰수 없었던 일들에 대한 미련. 모두가 욕망이 불러 오는 자업자득의 불행 이겠지만 우리는 이 미련이란 올가미에서 벗어 날수가 없다. 그래서 오늘은 그 미련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 보고자 한다.
그렇게 기다려 온 장마기 중 긴꼬리 찬스. 장비는 경산집에 두고 몸은 지리산 산골짝에 붙들려 있는 입장이면서도 언제 기상상태가 출조를 가능하게 할지 모르는 이런 와중에 반짝 빼꼼한 날이 생긴대도 기동력이 둔한 필자의 입장에선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수 없다. 그나마 출조 이틀전에는 기상 파악이 되어야만 가능한 현실.
날마다 해상날씨만 보고 또보던 어느날 대구의 지인으로 부터 전화가 온다. "형님, 낼 모레 날씨가 좋아 보이는데 오늘 올라 오시죠" "그래서 나도 생각중에 있었어요" "생각하고 말고 올라 오세요" "알다시피 그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예요. 무조건 주말 이틀은 아부지 곁을 비울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그의 제안을 거절 했는데.
2016년 6월 27일 월요일. 점심때쯤으로 기억 되는데 거제 대포의 멋쟁이 코털선장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사랑하는 해나형님(그대로 옮기자니 잔털이 솟는다) 오는 목요일 낚시 오세요" "왜, 무슨 존일이 있는데요?" "오늘부터 북동류의 바람이 목요일 까지 부는걸로 파악되니 수온이 오를거고 수온이 오르면 긴꼬리도 활성화 될것 같으니 얼른 내려오실 준비나 하세요"
났싯꾼의 귀는 이럴때 한없이 얇다. 올들어 아직까지 긴꼬리 얼굴을 못보고 있는차에 '긴꼬리가 나올것이다'라는 말에 내가아닌 누구인들 솔깃하지 않을수 있을까. 그소리를 듣고 서둘러 화요일인 28일 지리산 산골짝을 나섰다. 나서기 전에 먼저 우리 낚시클럽 '길물'의 번개출조 게시판에 번출공지를 올려 둔건 두말의 여지도 없고. 그리고 몇일전 내게 전화를 준 지인에게도 "목요일 출조할수 있도록 준비 하라"고 통보 하는것도 잊지 않았음은 물론.
경산집에 와 하룻밤을 자고 드디어 출발을 하루앞둔 수요일. "내일 몇시까지 도착 할까요 선장?" "아니 뭔 말씀이세요. 아직 출발을 않으셨어요?" "내게 전화할때 '목요일 낚시 오라' 했잖아" "에이~ 그말은 목요일 낚시 할수있게 수요일 오시라 한거죠!" "참나~ 그럼 그날 전화해 줄때 수요일 들어가서 야영을 하고 목요일 낚시후 철수하라 해야지" "따져봐야 이미 늦었구요 내일 11시까지 뱃머리로 오세요 그럼"
할수없이 그렇게 하기로 하고 카페 동출자를 확인 하니 나를포함 7명이다. 각자에게 연락을 하여 대구출발 시간을 아침 7시에 하기로 하고 화요일 부터 들어가 있는 클럽 회원 한사람과 현지 조황관련 카톡을 한다 그때가 수요일 저녁무렵. 해나; 오후 조과는 좀 어때요? 회원; 오늘 대박 쳤어요. 긴꼬리는 비록 1수 뿐이지만 참돔 6짜를 비롯 담을 곳이 없을만큼" 해나; 그래요? 일단 축하 드리구요 내일은 어쩔 계획인가요" 회원; 내일 하루 더 하고 올라 갈 예정입니다" 해나; 그럼 내일 11시 나도 들어 갈테니 자리좀 잡고 낚시하고 계세요" 회원;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회원의 낚시열정은 정말로 대단하다. 서울서 혼자 운전해 거제 대포까지 와 2박 3박은 예사로 하곤 하니 말이다. 이번에도 2박3일을 꼬박 낮낚시후 저녁철수를 해 자고 다시 출조를 하고. 카톡으로 보내온 살림망을 보고 놀란것은 말할것도 없고 얼른 날이 새서 가고싶은 마음 뿐이다.
드디어 출발일 목요일. 같이 가기로 했던 7명중 1명은 갑작스런 일이 생겨 빠지게 되고 같은 조가될 두사람은 1명이 시간을 맞출수없어 저녁때 출조방 버스로 가게되어 결국 4명만 예정된 아침 7시에 대구를 출발 하게 되었다. 가는 도중에 "10시 30분까지 도착 하라"선장의 전화로 우리는 밥먹는 시간도 줄이고 낚시점서 밑밥등의 구입도 서둘러 해야 했다.
"오늘 오후부터는 남서풍쪽으로 바람방향이 바뀌는데 예감이 별로다" 하며 어제 들어가지 못한걸 벌써부터 후회하게 되고 늘 예감이란 나쁜쪽으로는 적중을 잘한다는걸 깨닫는데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먼저 두사람을 우리가 내릴곳 앞의 포인트에 무사히 하선을 시키고 우리는 자리를 지키며 낚시를 하고있는 서울의 회원과 합류를 한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간조가 지난지 1시간이 넘는데 아직 들물이 가질 않습니다. 어제는 간조직후 바로 들물조류가 받쳐 주었는데" "몇수나 했어요?" "겨우 상사리 한마리 하고 여명무렵에 볼락은 좀 해 놨습니다"
이렇게 노닥거리다간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글이 될것같아 이날의 조과부터 정리를 해야겠다.
하선 1시간쯤 후두터 들물조류가 정상적으로 받춰 줘 상사리는 몇수 했지만 긴꼬리는 오늘도 만나지 못하고 우리 앞쪽에 내린 회원둘의 포인트 뒤쪽으로 하늘높이 솟구치는 파도의 포말만 초조한 마음으로 보고 있어야 했다.
이곳은 오늘 같은날 야영은 꿈도 꿀수없고 야영을 하려면 자리이동을 해야 하는데 어쩌면 좋을까를 의논 하니 동행한 지인이 "새벽에 비도 맞아야 할건 뻔 하므로 그만 철수를 하자" 해 저녁 8시가 다돼 우리 셋은 철수를 하고 앞쪽서 낚시한 우리회원 두명은 비교적 바람과 파도에 안전한 곳으로 이동을 시켰다. 낮 조과를 보니 그들도 긴꼬리는 못보고 상사리는 괜찮은 크기로 열댓수 쿨러 두개에 나눠 담아 있었다.
'하루전 수요일인 어제 왔었으면' 하는 미련. 아마도 이 미련은 오래도록 나를 괴롭힐것만 같다.
이번 출조에서 기록한 사진을 컴으로 다운 받으면서 뭔가를 잘못 클릭하는 바람에 다운 받기도전에 메모리카드가 포맷이 되어 찍은 사진이 다 사라지고 없어, 카톡용으로 폰에 찍어둔 몇장의 사진밖에 곁드릴수 없어 첨부 이미지들이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고운 눈으로 봐 주시기를 바라며,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잡은고기 두어마리 썰어 라면과 소주로 보내는 시간. 멋쟁이 코털선장과 서울서 온 회원님은 술도 마시지 못하고 오늘 필자와 함께 낚시한 닉네임 '오늘'님과 둘이서 자빠트린 소주병이 3병 반. 아직도 밤은 짧기만 합니다.
폼한번 쥑인다 '오늘'님.
6시부터 장비를 정리해 철숫배 오기를 기다리며 높아만 가는 파도를 내려다 보며 뭔가를 속삭이는 우리 '길물'의 두사람 회원님들.
이 노래, 이 영화를 아시죠? 오래도록 기억에서 사라지지않는 먹먹한 감동. 그 추억속을 거닐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