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장마는 끝나고 하루에 한두번씩 시커먼 소나기 구름이 섬과 바다를 뒤덮으며 장대비를 퍼부어 낚시짐을 싸다가 풀었다 하게 하던 7월말의 조금물때에, 머물고 있던 숙소에 한떼의 부부동반 낚시인들이 들이 닥쳤다.
젖먹이의 울움소리와 정신없이 뛰노는 아이들의 소란속에 아낙들은 김치를 담고 사내들은 낚시준비를 서두른다. 여인숙 마당의 담벼락에는 세팅된 농어찌낚시대와 9m돌돔장대가 대여섯벌 기대여지고 갯바위스파이크의 마찰음이 가슴을 들뜨게 한다.
소란스러워 낮잠에서 깨어 방문을 삐죽이 열고 밖을 내다보니 엄청난 양의 돌돔이 석양빛에 번쩍이며 "빠다닥 빠다닥" 시멘트 마당을 투드린다. 씨알도 50센티급이 많은데 터친 것이 낚은 양보다 많탄다.
아! 그곳이다, 비와 파도 때문에 망설였는데 그들이 선수를 쳐 대박을 낸것이다. 이젠 그들이 포인트의 주인이다. 그들이 철수할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13물에서 3물 까지만 낚시가 가능한데................!!!!!! 아!,언제 철수 할런지....?????
다음날 남동풍으로 파도가 여를 넘어 접안을 못하고 돌아와 철수 짐을 싼다. 밤새 낚은 농어와 어제 낮에 낚은 돌돔으로 쿨러를 채워 네명은 떠나고 가이드 한명만 남았다. 돌돔에 대한 미련이 남았나 보다.
애타게 이틀을 기다려 드디어 바다가 조용해졌다. 3명이 동행 하기로 하고 미끼를 준비 하는데 적당한 크기의 말똥성게만 골라 2키로씩 담는다. 큰파도 뒤의 바다는 흐려져 성게보다 오분자기의 입질이 좋다는 생각에 일행에게 권했으나,.........??? 나만 1키로의 오븐자기를 준비했다.
포인트인 여에 내려보니 물빛이 흐리다. 본섬과 여사이의 물골을 노리는데 끝썰물이 되어야 조류가 여에 정면으로 부딪혀 돌아 나간다. 제포인트는 먼저 대박낸 이사장이 노리고 우리 둘은 그옆 물이 도는 곳을 노린다.
이사장이 발앞으로 미는 조류에 9미터 장대에 성게를 달아 던지자 대가 고개를 숙이며 발밑의 굴속으로 미끼가 굴러 들어 간다. 한참을 기다려도 입질이 없자,담치를 긁어다 밑밥을 주기 시작한다. "타닥,타다닥" 뻰찌가 성게만 좃아대고 큰입질은 없다. 떼로 붙어 있던 놈들을 3일전에 다 뽑아 먹고,터트린 놈은 놀라서 멀리 도망쳤나 보다.
허망한 마음에 먼바다를 바라보며 담배만 빨고 있는데..... "웨-애액" 사정 없이 장대가 내리 박는다. 몇번의 강력한 처박음 뒤에 40중반의 검은줄이 선명한 암돌돔이 떠오른다.
성게는 그대로고 오분자기를 물고 나왔다. 이어서 "투둑,삐우욱" 또 내리 박는다, 오븐자기다. 50에 가까운 회색빛의 수놈이다.
"탕,우우욱" 내리 박는다. 대를 세워도 떠오르질 않아, 뒤로 물러나며 대를 곶추 세우자 "웨-액,빠-악" 대가 두동강이 나며 "철푸덕" 주저 앉았다. 동미 조영9m,가볍고 빠빧한 대신 약한 특성이 들어나는 순간이다.
튼튼한 신신 어신 9m를 꺼냈다.
오븐자기를 권했으나 양이 적어서인지 삿갓조개(보말)를 따다가 껍질채 5개를 외바늘에 꿰어 넣는다. 바로 "툭,와-악" 대가 허리까지 휘는 입질, "티이잉" 빠져 버린다,
거제 이사장의 낚시 솜씨는 고수인것은 분명하나 미끼가 따라 주질 않는것 같다. 큰파도 뒤의 흐린 물색에는 연한 먹이가 효과적인것 같다.
한두마리를 더하자 초들물이 끝나고 조류가 세져 낚시를 할수가 없어 대를 접었다.
------------ 10여일후----------------------- 마음을 단단히 먹고 우리 낚시회 회장,부회장님과 재도전을 하였다. 담치를 비료포대로 6개를 사서 빻아 포인트에 넣고 9m장대 3대를 넣고 기다린다.
"토독,토도독" 계속되는 작은 입질에 성게만 하염없이 갈아 대다가 물때가 끝났다. 회장님 왈 "담치서 상한 냄새가 심하게 나드만 고기를 쫒은거 아이가??.
뒷날 그다음날도 파도가 높아 여에 오를수가 없어지자, 두분은 철수를 하고 섬에 나홀로 남았다.
장대 3대를 들고 배에 타자 선장이 아무소리 없이 여에 대준다. 작은 쌍바늘에 성게 다섯개를 끼고, 큰외바늘에 전복을 작게 잘라 꿰어 힘껏 장대를 휘두르자 채비가 발앞으로 밀려 들어 대끝이 숙어든다.
한시간여 입질이 없다. 떼로 붙었던 돌돔이 저번에 다 낚인것일까???. 썩은 밑밥탓일까,???
"삑,와아악" 대가 물속으로 쳐 박힌다. 대를 받침대에서 뽑으려 온힘을 다써도 끄덕도 하지 않고 대의 절반이 물속으로 빨려든다.
아! 무섭다. 간신히 대를 뽑아 들었으나 대는 서질 않고 좌우로 끌려 다니다 치고 나가는 힘에 대를 뺏길뻔했다. 다시 발밑 굴속으로 쳐 박는다. 이건 고기가 아니다.????????, 괴물이다.!!!!!!
1시간여 입질이 없다. 대물은 두번의 기회가 없는데..........!!!, 후회가 밀려 온다. 일행이 있었으면 어깨를 빌려 대를 세울수 있었을텐데.!!!!!
대 손잡이에 올려논 손에 신호가 온다. "쿠 쿵,투둥" 햄머로 치는듯한 둔탁한 충격.!!!!!!! 한번,두번, 칠때마다 대를 누르며 대끝을 숙여주자 내리 쳐 박는다. "웨애액" 잽싸게 받침대에서 뽑아 대를 세우려 온힘을 다써도 꿈적도 않고 내리박더니 그대로 앞으로 치고 나간다. 서는듯 하더니 좌로 끌고,우로 끌고 180도로 회전하며 끌어 대는데 그속도가 초음속이다.
"투둑" 허전하다,터졋다.!!!!!!!!!!???????????. 대를 세우니 원줄이 살아 있다. 아뿔사! 스쿠루도래가 부러져 있다.
채비를 다시 해 던져 넣으니 30분여 입질이 없다.잔챙이 입질도 없어 심심하여 대를 들으니 바닥에 걸렸다. 원줄을 잡고 힘껏 당기니 내바늘에 딴바늘이 걸려 나온다, 당겨 보니 원줄과 1번대가 따라 나온다.
자세히 보니 처음 입질에 뽑혀 나간 내대의 1번대이다. 바늘 두개중 하나는 뻐드러져 있고, 하나는 케브라가 터져 있다. 돌돔이 굴속으로 박히다 바늘을 끊고 달아난 것이다. 무서운 놈이다.!!!
이번엔 대를 손에 들고 기다린다. 작열하는 8월초의 태양, 무거운 낚시대,비오듯 쏟아지는 땀,오지 않는 입질,끝나가는 물때,밀려오는 후회.
"텅, 터-엉" 칠때마다 대끝을 숙여주길 서너번, 4번대까지 물속에 밀어 넣으며 기다리자 "웨애액" 내리 박는다. 힘껏 대를 세운다. 돌돔이 발밑으로 내리 박으며 대가 서질 않는다. 한참을 버티자 "피잉"하며 먼바다로 치고 나간다.
"삐이익,삐-익" 대와 고기가 일직선이 되어 대의 마디에서 이상한 기계음이 들리더니 ...... "테엑" 또 날아가삐맀다,!!!! 3번째당.!!!!, 죽겄다.
이번에는 1번대의 날라리가 터졌다. 아니 찢어졌다.빠진게 아니다.
한대는 2번대가 터지고 한대는 날라리가 찢어지고,물속에서 건진 1번대로 교체하여 다시 넣었다. 한참후 입질이 왔다.
허허!, 또 터졌다.날라리가 !!!!!!!!! 띠이발,5짜만 오지 왜 큰놈 만 30분마다 오는지.???????
두대가 모두 작살났다. 본드와 날라리가 없다, 날라리를 감아줄 가는 명주실도 없다.
약한 동미의 9m 장대를 넣었다. "따당" 5번대 허리가 빠숴졋다.
작살난 3대의 낚시대를 끌어 안고 다가온 배에 올라 조용히 먼바다를 응시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멀리 흐릿하게 한라산이 보인다.
선장도 아무말 건내지 않았다.
-끝- #, 위글은 예전에 올렸던 글입니다만 제철이 왔기에 동호인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 올립니다. 포인트를 공개하자면 여서도 성여의 장대포인트로 9m장대만 제자리에 들어갑니다. 릴대나 10m장대는 안되고 물이 발앞으로 받칠 때 입질이 집중됩니다.
발밑에 굴이 있어 채비가 받치는 조류에 굴속으로 들어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