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의 제주낚시여행을 무사히끝냈네요.
덕분에 대리만족 잘 했습니다.^&^
비가내리는 월요일이네요.
이비가그치면 겨울이 성큼 다가와있을듯합니다.
환절기 감기조심하세요~
2021. 9.26. 제주도 벵에돔 조행기드디어 4박 5일 출조의 마지막 조행기입니다. 생각보다 많이 늦어졌네요. 긴 출조를 위해 조율해놓은 일정들을 처리하느라 많이 바빴습니다.(물론 제 업무보다 가사, 아이들 챙기는 게 더 힘들었지만요 ㅠ)


원래 마지막 날 출조지는 우도 "콧구멍" 포인트였습니다. 예보상 강한 동풍이 예보되어 있어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전날 선장님이 전화를 하시네요. "동풍이 강해 콧구멍 포인트에는 못 들어갈 것 같다. 톳가니나 주간명월 포인트로 가는 게 나을 것 같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동출한 "새엄마는 이계인"님이나 저나 포인트는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편이어서, "알겠습니다"라고 통화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새벽 3시에 일어나 예보를 확인하니......거센 동풍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너울이 높아서 배가 뜰지 안 뜰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숙소인 모슬포에서 성산항까지는 "1시간 20분"......어찌어찌 출조를 하면 다행이겠지만, 체크아웃을 한 상태에서 출조까지 취소되어버리면 정말 낭패라고 생각했습니다.
출항 여부를 묻는 문자의 답장을 30분 정도 기다리다가, 결국 "죄송합니다. 이번 출조는 취소하겠습니다"라는 연락을 남겼네요.

세 시간 정도 잠을 더 청한 뒤, 제주도 서쪽의 도보 포인트로 출발합니다. 제주도의 하늘은 언제 봐도 멋있네요. 아마 한동안은 보기 힘들 것 같은 제주도의 푸른 하늘이었습니다.

처음 들른 도보 포인트는 제주도 한경면에 위한 "용수 방파제"입니다.
제주도 서편에 있어 이날처럼 동풍이 강한 날 적당한 방파제입니다. 주변 수심이 깊고, 낚이는 벵에돔의 씨알도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차귀도를 바라보는 풍경도 멋지고, 뒷바람도 완벽하게 막아주는 곳이지만 먼저 온 낚시인들이 있네요. 던질 낚시와 찌낚시를 하는 낚시인들이 많아서 발걸음을 돌립니다. 
두 번째로 들른 곳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의 "두모 방파제"입니다.
"용수 방파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지만, 석축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 낚시하기에는 더 편해보였습니다. 벌써 7시가 다 되어가고, 주말이라 다른 곳도 자리 여유가 많지 않을 것 같아 서둘러 짐을 내려놓았습니다.

먼저 도착해 낚시를 하고 있던 현지 낚시인들의 모습입니다. 방파제 끝에서 편하게 낚시를 하고 있네요 ^^" 나중에 물어보니 들,날물 조류를 모두 볼 수 있는 곳으로 이곳 "두모 방파제"에서는 가장 좋은 자리라고 합니다. 
저희는 방파제 우측 석축 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밑밥통 스탠드를 가져오길 잘 했네요. 간조에 드러난 비탈진 석축 위에 밑밥통을 세워두고 낚시를 준비해 봅니다. 주변 수심이 얼마 깊지 않고, 방파제 낚시 특성상 잡어가 많다는 생각으로 장타 낚시를 계획합니다.
채비는 피츠 트라이던트 GX 1.2호대, 1.6호 원줄, 나만의 수제찌 SUPER 0 찌, 조수 고무, 1.2호 목줄, 벵에돔 바늘 5호였습니다.

"두모 방파제"의 들물 조류는 우측으로 천천히 흐르네요. 밑밥으로 자리돔을 따돌리고, 최대한 멀리 채비를 던져 밑밥과 동조를 시키면 벵에돔들이 입질을 해주었습니다.
씨알이 작아도 긴꼬리 벵에돔의 입질은 역시 시원합니다. 한 뼘도 안 되지만 입질만큼은 씨알급 못지 않습니다 ^^

도보권 방파제에서도 벵에돔을 쉽게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역시 제주도에는 벵에돔 자원이 참 많습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부터 벵에돔 본 시즌이 시작되는 것도 정말 마음에 들고요. 한여름에 뜨겁게 달궈진 갯바위에서 힘든 낚시를 하는 것보다 피로면에서나, 조과면에서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나 씨알급 긴꼬리 벵에돔을 만나기 위해 오랜 시간 배를 타야 하는 걱정을 안 해도 되니, 멀미가 심한 저에게는 이만한 낚시터가 없습니다.

한 뼘이 넘어가는 통통한 씨알의 일반 벵에돔을 마지막으로 2시간이 조금 넘었던 이날의 낚시를 마무리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많은 낚시인들과 함께 방파제 낚시를 즐겼네요. 씨알이 작아도 벵에돔은 벵에돔이니 이날도 꽝을 면하게 해준 고마운 녀석들입니다. 다섯 번의 출조 모두 대상어의 얼굴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

철수 준비를 하던 저희에게 어르신 한 분께서 오시더니 남은 밑밥을 좀 달라고 하십니다. 자리돔 낚시를 할 거라고 하시네요. 그 방법이 궁금해서 저희도 옆에서 잠시 구경을 합니다.
넓은 망을 바다에 담그고 밑밥을 뿌린 다음, 몰려든 자리돔을 위로 뜨는 방식이네요. 자리돔을 잡는 어선에서 하는 방식의 축소판입니다. 

얼마나 잡힐까 궁금해하며 걷어올려진 그물을 보는데......대박이네요 ㅋㅋㅋㅋㅋ
"퍼서 담는다"라는 표현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상어는 다르지만, 2시간이 넘는 저의 낚시보다 훨씬 실속있는 낚시였습니다 ^^"


이곳 "두모 방파제"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방파제 입구에 수도가 있다는 것입니다. 저희처럼 비행기를 타야 하는 낚시인들에게는 마지막 날 출조지로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5일 동안 고생한 장비들을 깨끗하게 씻어서 해녀 아주머니 옆에 널어둡니다. 9월의 따뜻한 햇볕에 금방 마르네요. 집으로 돌아가서도 할 일이 많이 줄었습니다.

숙소로 돌아와서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체크아웃 전 숙소 전경을 남겨봅니다. 4일 동안 함께 했던 가파도의 모습이 멀리 보이네요.
무료로 방을 업그레이드해 주신 친절한 주인아주머니도 계시고, 제가 좋아하는 강아지도 있어서 다음에도 가파도로 출조하게 되면 제일 먼저 생각날 것 같은 숙소입니다.

4일 전 제주도 첫 식사가 그랬듯이, 마지막에도 같은 식당에 들러 소갈비 해장국으로 점심 식사를 해결합니다. 언제 들러도 맛있는 곳입니다. 기분 좋게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마무리합니다.

제주 공항에는 사람들이 항상 많네요. 겨우 앉을 곳을 찾아 기념사진 한 장을 남깁니다.
블로그를 통해 처음 알게 되어 지금까지 소중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새엄마는 이계인"님입니다. 처음 제주도 출조를 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고, 이번까지 총 3번의 제주도 출조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다음달 초에도 "제주도 + 추자도, 4박 5일 출조"를 같이 할 예정입니다 ^^

저는 제주공항에서, 처가 댁에 갔던 가족들은 여수공항에서 올라와 다 같이 모였네요. 역시 할머니와 같이 지냈던 아이들 살이 통통하게 올랐습니다 ^^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로 출조의 마무리를 할 수 있어서 더 기억에 남을 출조였습니다.
제게 낚시는 "말 그대로 취미"입니다. 결국은 원래의 역할에 더 충실하기 위해 저를 쉬게 하는 과정입니다. 낚시가 기존의 남편, 아빠라는 역할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되겠지요. 그래서 출조 날짜와, 장소를 가족들과 항상 먼저 의논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해심이 많은 아내와 아이들에게 많은 배려를 받고 있습니다.
숙제와도 같았던 5일간의 조행기를 마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합니다. 이제는 한동안 미뤄뒀던 "인낚 제품 평가단 사용기" 작성을 해야겠네요. 새로운 낚시 용품을 경험해 본다는 것은 항상 설렙니다. 다음에는 그 이야기를 남겨보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출조가신 분들은 안전하고 풍성한 출조하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