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3월입니다.
행복했던 겨울 낚시도 서서히 막을 내릴 때가 되었습니다.
올해는 철이 늦어 1월6일부터 시작하여 5번의 대마도 벵에돔 동행출조를 했습니다.
오후 4시경부터 들물이 시작되는 물때에 맞추었고 하대마도에 한번, 상대마도에 4번의 동출을 하였습니다.
1차는 3명이, 2차는 6명, 3차는 8명, 4차도 8명, 5차는 2명이었습니다.
이번 3월3일에서 6일까지의 동출은 둘이서 히타카츠의 팬-션에서 머물며 이틀은 대마도의 최북단 포인트를 하루는 최남단의 포인트를 탐사했습니다.
매년 3월이면 봄의 시작과 함께 동출인의 참여가 적어지다가 4월 감성돔의 동출로 이어집니다.
새벽 5시에 집을 나서 30여분 후 천안아산 역에 도착하여 짐을 내렸습니다.
06:08분에 출발하는 KTX를 타고 두시간만에 부산역에 도착했습니다.
부산에 사시는 바람님이 차로 마중을 나오셨습니다.
09:30 에 출항한 히타카츠행 씨-플라워호에는 열명도 안되는 낚시인이 보입니다.
11:20 히타카츠항에 도착, 통관을 마치고 나오니 주차장에 봉고차가 파킹되어 있었습니다.
차로 2시간거리의 이즈하라에서 2명의 인낚 동호인이 히타카츠 포인트 자문을 받으러 와 있어 인사를 나눈 후 10분 거리의 빅-슈퍼에 들러 밑밥(크릴, 곤쟁이, 파우다)과 삼겹살 그리고 계란, 소시지와 쌀을 사서 팬-숀으로 들어가니 관리인이 반갑게 맞이합니다.

짐을 풀고 서둘러 준비를 하여 포인트로 향하며 바다를 보니 파도가 꽤 있어 좋은 조황이 기대 됩니다.

두 명은 가까운 토노사키로 안내하고 우리는 시타자키로 향했습니다.

차에서 내려 손 구루마에 밑밥통과 방수복, 구명조끼를 싣고 끌며 숲속길을 10여분 가니 무인등대가 나오고 바로 갯바위가 보입니다.

30m 앞에 큰 여가 있고 큰 만에서 돌아 나온 조류가 갯바위에 받쳐 왼쪽의 먼 바다로 빠져나가는 멋진 포인트입니다.

드문드문 긴꼬리 잔챙이들이 입질을 하다가 해가 산위에 걸리자 볼락이 물어 대는데 그 씨알이 국내의 두 배가 넘습니다.
어체가 따듯한 것으로 보아 난류의 영향권에 있어 입질이 왕성한 것 같습니다.

등대불이 밝게 느껴져 채비를 발 앞에 붙이며 기다리니 빨간 전지 찌가 서서히 잠겨듭니다.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 감성돔도 같고 대형볼락도 같았는데 끌어 올려보니 4짜 일반벵에돔입니다.
이어서 5짜에 가까운 벵에돔 두 마리를 뽑아내고 나니 파도가 발판을 쓸어 철수를 준비했습니다.

어느덧 7시반, 손 구루마에 짐을 싣고 끌며 숲길을 걷는데 불빛에 놀라 사슴과 멧돼지가 뛰고 산새들이 퍼드덕 대며 둥지를 떠나갑니다.
토노사키에서 돌아온 두 명이 4짜 벵에돔과 큰 볼락을 내놓아 회 떠서 맛있게 먹는데 볼락의 맛이 너무 좋아 벵에돔 회는 줄지가 않았습니다.

두 명은 다음날 철수를 위하여 밤늦게 돌아가고 둘만이 남아 뜨거운 방바닥에 등을 지지며 깊은 잠에 빠져 들었습니다.
9시에 일어나 볼락구이로 늦은 식사를 하고 수-퍼에 가 쇼핑을 한 후 물돌이 시간에 맞춰 두시에 어제의 포인트로 향했습니다.

어제는 물때가 빨라 발판이 잠겨 해진 후 피크타임을 제대로 보지 못했으나 40분이 늦어진 오늘은 많은 손맛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큰 기대를 가져봅니다.
잔챙이와 실갱이를 하다 보니 해가 기울어 찌가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하자 큰 볼락이 연달아 낚여 바빠집니다.
전지 찌로 바꾼 후 어제와 같이 벵에돔의 입질을 기다리나 물이 차서인지 큰 볼락의 입질만이 이어집니다.
발밑을 포기하고 조금 멀리 던지자 바로 찌가 잠겨듭니다.
강하게 차고 나가는 것이 어종을 구분하기 힘든데 한참을 버티다 발 앞까지 끌어 왔으나 파도에 태워도 무거워 올려 지질 않는다.

헤드랜턴을 비추어보니 70(m급 참돔이 바위 턱에 걸려 있었습니다.
2호 목줄을 손으로 당겨 끌어올려 보니 바늘이 입가에 살짝 걸려 있다가 빠집니다.
세 마리의 4짜 벵에돔을 더 낚은 후 8시가 다 되어 대를 접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다음날 냉수대를 피해 하대마의 최남단인 쯔쯔로 향했습니다.
두 시간을 달려 도착하여 절벽을 내려 가보니 세 명이 오른쪽의 대박 포인트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물이 빠져 드러난 골창을 지나 여 끝에 서니 조류가 빠르게 먼 바다로 흐릅니다.
밑밥을 치고 찌를 흘리자 한낮인데도 30(m급의 긴꼬리 벵에돔이 연타로 물어댑니다.

앞에서 선상을 하던 현지 배들이 파도가 높아지자 여로 다가와 보말을 채취하며 말을 걸어 옵니다.
짧은 일어로 대답을 하고 낚시에 열중합니다.

수온이 높아서인지 입질도 시원하고 쥐치까지 물어댑니다.
4시가 되자 들물이 시작되어 큰 기대를 하였는데 입질이 까다로워지고 횟수도 줄어듭니다.
일행도 여러 번의 손맛을 보던 중, 긴꼬리가 끌려오다가 자꾸만 바늘에서 빠집니다.
나도 멀리서 스풀의 줄이 풀리는 큰 입질을 받아 파이팅을 하다가 발 앞에서 서너번의 내리박음 후 바늘에서 빠집니다.
들물과 함께 냉수대가 들어오자 입질이 약해진 것입니다.
해는 수평선에 걸려 피크타임인데 입질이 전혀 없습니다.
퇴로에 물이 차올라 철수를 하는데 무릎까지 빠집니다.

밤길을 두 시간여 달리는데 구불대는 길이 전자오락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9시경에 팬-숀에 도착하여 긴꼬리 벵에돔과 쥐치를 회치는데 한 젊은이가 찾아왔습니다.
배를 놓쳐 혼자서 묵게 되었고 주변에 식사할 곳이 없어 식사를 하지 못하였다 길래 합석을 권하여 훈훈한 만찬을 즐겼습니다.
아침 10시에 늦은 식사를 하고 새로운 포인트를 찾아 차로 이곳저곳을 헤맨 후 3시배로 돌아왔습니다.

영등철을 맞아 난류의 세력이 약해져 군데군데 냉수대가 퍼져 조황에 영향을 줍니다.
절기가 늦어 벵에돔의 알이 덜 차서 늦게까지 낚시가 될 것 같습니다.
다음 20일경의 동출은 산란을 위한 영양을 섭취하기 위해 김을 먹으려 갯바위에 접근하는 감성돔과 벵에돔을 동시에 노리며 준비하여야겠습니다.

힘든 도보낚시에 잘 적응하고 너그러움을 보여주신 바람님에게 감사를 드리며........

- 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