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월요일에 또 통영 학림도로 벵에돔 낚시를 다녀왔습니다. 지난주 내만권인 연대도에서 벵에돔 낚시를 다녀오면서, 아직 벵에돔 낚시가 잘 된다는 안도감과 다음번에는 조금 멀리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날씨가 좋지 않았습니다 ^^;;
예보가 갱신되는 시간에 맞춰 며칠 전부터 기상 예보를 확인했지만, 제 바람과는 달리 강한 바람이 바뀌질 않았습니다.
멀리 갈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도 척포 내만권으로 벵에돔 낚시를 나갔네요. 아직 수온이 20℃를 넘기 때문에 큰 씨알의 감성돔을 만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밑밥의 구성도 지난주와 동일했습니다. 크릴 두 장, 빵가루 네 장, 집어제 두 장으로 밑밥을 준비했습니다.
저는 출조 후에 남은 빵가루, 집어제를 다시 가져오는 편입니다. 바닷물을 씻어 내고 말려서 보관하면 이렇게 다음 출조에 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날은 학림도의 왼편에 하선했습니다. 철수할 때 선장님께 여쭤보니 "학림도 36번 자리"라고 하셨네요. 하루 종일 예보된 북서풍을 어느 정도 의지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낚시점에 예약 전화를 할 때 출항 시간을 먼저 물어봤습니다. 지난주처럼 새벽 4시 출항이라면 안 나갈 생각이었습니다. 하릴없이 갯바위에 걸 터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게 참 아까웠거든요.
다행히 이번에는 새벽 5시에 출항했습니다. 양수기로 물을 받고, 밑밥과 채비를 준비하고 나니 주변이 조금씩 밝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산 위로 해가 솟는 사진을 아내에게 보내고, 첫 채비를 넣었습니다. 하루의 낚시에서 가장 설레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지난주에는 7시 반이 넘어서야 첫 벵에돔을 만난 것에 비해, 이번에는 두 번째 캐스팅 만에 벵에돔의 입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기준치를 넘어가는 통통한 일반 벵에돔이 갯바위로 올라왔네요. 아직 주변이 어두워서 원줄로 입질을 받아냈습니다.

이날 역시 갯바위 주변에 잡어가 많지 않았습니다. 미끼가 바닥까지 살아내려갈 때 용치놀래기의 입질이 가끔 들어오는 정도였네요.
갯바위에서 20m 이상은 자리돔과 망상어가 나가지 못했습니다. 나가더라도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만큼 벵에돔이 많이 머물고 있다는 의미겠지요.

군집 생활을 하는 벵에돔은 씨알이 작더라도 잡어들에게는 큰 위협이 됩니다. 밑밥과 동조가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면 어김없이 벵에돔의 입질이 들어왔습니다.
오른쪽 갯바위를 돌아 들어오는 바람을 계산해서 밑밥을 던지는 게 조금 까다로웠습니다. 너무 강할 때는 바람이 잠시 죽을 때를 기다렸다가 채비와 밑밥을 던졌습니다.
주변 수심은 6~7m 권으로, 대부분의 입질은 5m 이상에서 들어왔습니다. 들/날물 상관없이 대부분 오른쪽으로 조류가 흘렀네요.

수온이 조금 떨어지긴 했나 봅니다. 찬물을 좋아하는 학공치들도 모습을 보였네요. 부시리와 마찬가지로 학공치가 많을 때는 홍갯지렁이 같은 동물성 미끼가 도움이 됩니다.

수온의 영향인지 벵에돔의 입질 수심층 또한 많이 깊어졌습니다. 이렇게 점점 입질 수심이 깊어지다가 벵에돔 시즌이 끝나겠지요. 길게 잡아도 내만권 벵에돔 낚시는 한 달이 채 안 남은 듯합니다.

이날 만났던 벵에돔 중 가장 씨알이 좋았던 녀석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1호 목줄을 사용했기 때문에 뜰채를 이용했습니다.
지난주에는 씨알을 가늠 못해 그냥 올리다가 터진 녀석들이 좀 있었습니다.

30cm에서 조금 모자라는 벵에돔이었네요. 내만권에서 이 정도면 괜찮은 씨알이라고 생각합니다. 통통하게 살이 올라서 손맛도 좋았고요 ^^"
채비는 영상산업 칼리번 1.2호, 강우코리아 오션피어스 1.3호 원줄, 경기스페셜 1호 목줄, 나만의 수제찌 느루 0c/달인 00, 조수 고무, 강우코리아 토너먼트 벵에돔 3/4호 바늘에 봉돌을 가감했고, 미끼는 크릴이었습니다.

철수할 때까지 벵에돔의 입질이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30분 정도 간식을 먹느라 밑밥을 끊어도 벵에돔이 흩어지지 않고 바로 입질을 해줄 정도였네요.
지난주보다 원줄을 차가는 입질이 더 많아졌고, 마릿수도 나았습니다. 제 출조 간격이 짧아진 것도 영향이 있겠지만, 여러모로 이번에 내린 갯바위의 조건이 더 좋았습니다.

낚시점 사모님께서 방생하지 말고 일단 다 챙겨와달라고 하셔서 모두 살려두었습니다. 배에 오르기 전에 따로 하신 말씀을 모른체할 수가 없었네요.
수온이 내려가고, 양수기로 물을 계속 갈아주었더니 벵에돔들이 싱싱하게 살아 있었습니다.

제가 이용한 선사의 장점 중 하나는 약속한 철수 시간보다 일찍 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철수 시간보다 먼저 들어와 주변에 배를 세우고 낚시인들에게 부담을 주는 선사도 많지요. 갯바위 청소를 충분히 못하기도 하고, 서둘러 정리하다 장비의 손질이 생길까 봐 그런 선사는 잘 안 타게 됩니다.

돌아오는 길 한 방파제에 낚시인들이 몰려 있었습니다. 제가 한참을 구경하고 있으니 현지 낚시인이 척포 방파제라고 알려 주셨네요. 감성돔이 잘 나온다고 해서 몇 번 들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막대찌를 이용해서 장타 낚시를 하고 있었네요. 고기가 좀 나오는지 살림망도 몇 개 떠 있었습니다.

사모님의 부탁으로 살려오기는 했는데.......낚시점까지 가져오지 말 걸 그랬습니다. 다음에는 항에서 간단히 사진을 남기고 바로 방생해야겠습니다.
지난번에는 다른 낚시인이, 이번에는 동네 어르신이 가져가기는 했지만 이 정도 벵에돔돌은 놔주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금지 체장이 없는 벵에돔에도 감성돔과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밀면과 만두로 늦은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아직 낮에는 더워서 문득 밀면이 생각났네요.
음식을 주문하고 여명 형님과 이런저런 낚시 얘기와 이날의 출조에 대해 복기했습니다. 서로 상대방의 출조 계획을 대부분 알고 있기에 철수 시간에 맞춰 연락을 하는 편입니다. 제가 낚시를 안 가더라도 최근 바다 상황과 조황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고요. 이번에는 12월에 있을 추자도 출조 계획을 얘기했네요 ^^"
최근 감성돔 소식이 많이 들립니다. 수온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감성돔의 씨알도 점점 커지겠지요.
저는 11월 하순부터 감성돔 낚시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아직은 감성돔 씨알이 작고, 벵에돔 낚시가 더 재미있네요. 상대적으로 한산하게 벵에돔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고요. 다음번에는 내만권보다 조금 멀리 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건강 관리 잘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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