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2월 7일 토요일
통영낚시 들러 밑밥과 소품 등을 준비하고 통영 삼덕항으로 떠난다
한살 한살 더 먹을수록 겨울철 이른새벽 출조가 정말 꺼려진다
스타피싱 제니스호를 타고 06시 출항 오후5시 철수하는 종일낚시를 떠나봤다
강한 바람을 피해 욕지 부속섬 어초가 깔린 포인트로 향한다

이곳 수심은 만조기준 대략 5~7 미터권
지난번의 마릿수 감성돔에 이어 이번에도 어복을 불러올까 싶어
이날도 NS 알바트로스VIP감성돔전용 530 을 꺼내봤다
릴은 2.5호 원줄이 감긴 경기릴
어신찌는 B 그리고 G3 수중쿠션으로 마무리하고
목줄은 1.5호 약 4M
바늘은 감성돔 3호
미끼는 크릴 외에 경단과 옥수수를 챙겨갔지만
급하강한 수온의 영향때문인지 크릴만으로도 낚시가 할만했다
물론 약간의 잡어성화는 있었지만 밑밥 한주걱에 시커먼 여가 하나 생기는 그런 상황은 아니기에
크릴미끼만으로 낚시를 쭉 이어갔다

첫수로 딱 한뼘짜리 얼라 자바리가 올라온다
방생해주고 또 같은사이즈 자바리 ...
그렇게 같은녀석만 20여마리 낚고 살려주고를 반복하다보니
슬금슬금 들어가는 찌와 살며시 당겨지는 원줄
기다리던 감성돔이 들어왔나 싶은 설레이는 챔질의순간이다
꾹꾹거리며 제법 당찬 손맛이 느껴진다

분명 꾹꾹거리며 올라왔는데... 도중에 색이 바뀐건가....
망할...40은 넘어보이는 혹돔이다
후딱 목줄 끈어서 녀석을 살려주고 다시 바늘을 묶고 케스팅한다
한 30여분이 흘렀을까
또다시 슬금슬금 들어가는 어신찌
챔질과 함께 녀석의 강한 저항이 느껴진다
이번에는 좀전보다 더 꾹꾹거린다
제발 감성돔이길 마음속으로 바라며 힘겹게 올렸지만 좀전 잡은거보다 더큰 5짜는 될듯한 혹돔이 올라온다
에라이~~~
아침 들물인데 긴장감도 설레임도 다 사라져버린다

국물이 끝내준다
이제 본격적인 갯바위 라면의 계절인갑다
후루룩 한그릇 비우고나니 기분이 한결 낫다
담배 한대 피우며 잠시 쉬다가
끝들물이 끝나갈무렵 물이 살포시 죽는 타이밍에 30M정도 먼거리를 공략해봤다
장타로 밑밥이 깔린지 한 20여분정도 지났을까
사정없이 원줄까지 가져가는 입질
뭐지
갑자기 뚝 떨어진 수온에 감성돔이 이렇게 확 가져가지는 않을것같고
만약 감성돔이라면 마릿수로 들어왔을라나
근데 손맛이 아까 혹돔 올라왔을때랑 비스무리 한것같기도하고
아니면 참돔이려나...
수심낮은 어초밭이라그런지 몸부림치는 녀석의 젇체를 모르겠다
녀석과 실랑이를 하면서도 머릿속은 내내 복잡하기만하다
그렇게 실랑이하던중 어신찌가 올라오고 드디어 녀석의 정체가 희뿌옇게 보이기 시작한다
녀석 오늘도 날 실망시키지 않네.....용왕님 감사합니다~

큰 사이즈는 아니지만
좋지않은 날씨에 한참을 고전하다 올라온 녀석이기에 어찌나 방갑던지
40초반정도 되보인다
집중모드에 들어갔지만 더이상의 입질은 없었다
앞전 가덕 출조에서도 그렇고 이날 출조에서도 그렇고
살림망을 깜박하고 집에 두고왔는데 참 희안하다
이럴줄 알았으면 살림망 대신 뜰채를 두고올걸 그랬나보다
그랬으면 7짜 감시가 물었을텐데 말이다
그렇게 열낚하던중 만조에서 날물로 돌아서려던 찰나
슬금슬금 들어가는 또한번의 입질
찌가 사라지고 원줄까지 계속 당긴다
살포시 대를 세우고 힘겨루기에 들어간다
계속해서 먼바다로 차고나가는 원줄
이대로 버티다가는 대가 부러지든 줄이 터지든 불상사가 날것같다
내가 할수 있는거라곤 대를 세우고 버티며 브레이크만 줄뿐
다른걸 할 엄두가 안난다
부시리는 아닌것같은데
먼바다로 쭈욱 차고나가는걸 보면 메다급 참돔 같기도하고
그런데 요 얼마 안되는 수심에 대물 참돔이 물어줄라나 싶기도하고
메다급 혹돔인가 싶은 생각도 들고
어차피 제압 안되는 녀석인데 버티며 브레이크를 주는것보다 그냥 원줄을 확 풀어주면 어땠을까 싶기도하고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렇게 한 20여초 지났을까
어초 사이로 원줄이 쓸려 결국 녀석에게 수염 하나 달아주는것으로 끝이 나버렸다
하...한숨만 나온다...자존심도 상한다
앵간하면 내 바늘 물어버린 녀석은 우짜든간에 잡아내는 스타일인데
요근래 두미도에서 도래가 터지는 팅에 이어 짧은 기간에 벌써 두번째 팅을 경험해버린다
하....이거 뭐지
그 후 철수 한시간 전까지 열심히 낚시를 해봤지만 더이상의 입질은 없었다
그래 고기가 안되면 꿩대신 닭이라고 했던가

낚시하는 내내 한땀 한땀 건지다보니
4짜에서 6짜는 될듯한 사이즈로 막대찌를 4수나 했다
고기를 잡으러 온건지 막대찌를 잡으러 온건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대상어도 보고 찌도 홋수별로 골고루 건진것같다
이날 조과는 총 5수 되시겠다
막대찌를 사용 안한지가 20년은 훌쩍 지난것같은데
홋수별로 몇개 건졌으니 오래전의 추억을 그리며 조만간 눈맛용으로 한번 써봐야겠다
잡은 고기는 집앞 횟집에서 회사동료와 한잔의 술과함께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