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벌초를 하고 돌아오자 수고 했다며
집사람이 대패 삼겹살을 사준다고 하길래
오픈한 식당에서 대기하다 술을 마셨다,
다음날 일어나자 진우가 오징어 낚시 가자고
재촉을 한다, 내일은 기나긴 방학이 끝나는 시점이고
진우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통뽈님에게 전화를 돌린다,

에기를 챙겨 넣고 척포로 달렸다,
날씨가 완전 한여름이고 언제쯤 보았던
태양인지, 벌초 차량은 밀리기 시작한다,
나는 어제 시원할때 잘했지~

진우는 배가 고프다고 김밥을 먹자고 한다,
김밥 세줄 사서 1줄씩 사이좋게 나눠먹고
뽈래기사랑 일행을 기다린다,

가을을 예고하듯 하늘은 청명하고 드높다,
파란 바닷물과 조화를 이루며 빛을 발하고
눈을 뜰수 없을 만큼 따가운 햇살에 그동안
칙칙했던 마음을 열었다,

갖혀 있는 영혼을 위로하는 건지~
한적한 휴일 방파제에 손을 뻗어
모든 시름 날려 보낸다,

기다리는것이 따분하다는 눈치를
아빠는 알고 있다, 그래 떠나보자~

새벽까지 공사일을 하고 왔다는
디비고님, 그의 피곤을 충분히 이해한다,

상기된 얼굴로 바다를 바라보는 진우
벌써 낚시대를 던지고 있는것 같다,ㅋ
오늘 엄마가 오징어 3마리 꼭 잡아 오라고
했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을까~ㅎ

가는도중 채비를 준비하는 누구?
과연 누구일까~

벌초를 단숨에 끝내고 흔드는것이 뭐가 좋다고
그냥 그대로 달려 왔지만 기분은 왜이리 좋은지~ㅋ

포말로 부서지는 물방울은 어느새
뜨거운 태양빛을 억누르고 얼굴에
튀기면서 내가 왜 여기 서있는지를
되짚어 보게 한다, 아~ 시원한 자유여,

진우야, 살아가는것은 말이다~
앞으로 수많은 어려움과 고통이
다가오더라도 자신을 이기고
인내하며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사람은 절대 되지 말거라,
저넓은 바다처럼 살아야 한다,

저 아저씨들도 이글이글 타들어 가는
정열로 이세상을 살아가고 있단다,

진우 마음에 날개를 달아
하늘을 자유롭게 비상하는
세상을 만나야 할텐데~

한여름의 꿈은 바다에서 떠다니고
그꿈을 찾아 이리저리 헤메이는
우리네 살아가는 이야기,

이제는 제법 의젓함이 묻어
나오는것 같고 대견스럽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

너의 뜻대로 살면 되는거란다,

자~ 힘껏 원하는대로
원하는곳까지 한번
힘차게 날려 보렴,

수없이 포인트를 옮기며 그녀를
만나기 위해 흔들고 이동을 한다,

낚시의 단면을 너무 리얼하게
보여주는 그림, 남의일 같지 않다,ㅋ

오늘 작전을 어떻게 짜지,
갈수록 태산이네, ㅎ

야, 오징어 낚시 장난이 아닌데~ㅋ
아빠가 맨날 잡아오는 정성이 대단하고
그냥 먹물 오징어가 아니구나,ㅎ
그냥 만만하게 봤다간 코 다치겠는걸~ㅋ

수온이 차가웠는지, 던지면 금방이라도
물것같은 기대는 이제 꺼져가고 오직
흔들기 위해 낚시대를 던진다,

이동하면서 흔들리는 에기에게
주문을 외운다, 부디 오늘 아빠
체면 좀 살려 달라고~ㅎ

중간 중간 힛트~
모두 야~ 환호성

드디어 등장한 김삿갓~
선수에서 진두지휘하는
삿갓,삿갓 김삿갓~
디비고님, ㅎ

물끄러미 지쳐서 김삿갓을
바라보는 진우 왈
"아빠 저 모자 뭐에요"

끝나지 않을 무뉘와의 전투가
막바지로 가는가 보다,

너무나 열심히 흔들어 대는
모습에서 승부사의 기질을 느낀다,

정말 내가봐도 바다위의 풍류~
멋지다,

오늘의 토포제닉, 디비고님~
일명 김삿갓~

오늘의 인물, 김삿갓~
던지면 물고 늘어진다,

아빠 저 김삿갓 아저씨 정말 오징어
잘 잡는다, 도사님 같이~ㅋ

훤칠하게 잘 생겼다,

이 아저씨는 더 잘 생겼네~ㅋ

이제는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아쉽네, 철수 조금 더 있다가 하면 안되나~ㅋ
한번만 더 던져 보자,

낚시는 한마디로 피곤하다,ㅎ

정말 맛나게 졸고 있다,

오징어 손맛을 기대하고 그 뜨거운
태양아래 낚시대를 던졌건만~ ㅎ

진우야, 다음에 아빠와 한번 더 오자,
저런곳에서 하루 텐트 치고 라면도 먹고~

선상 조황치고는 저조 하지만
그래도 한두마리 손맛을 보고
고구마 사이즈의 무뉘~

물칸에 들어있는 무뉘를 건져 올릴때마다
또 한번 터져 나오는 힘찬 함성~~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지 ㅎ

아들은 내일 개학이고 아빠도 출근~
김삿갓 아저씨의 무뉘 낚아내는 실력과
아저씨들과 하루 고생하면서 동행했던
여름 추억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고
여운으로 남으리라~
(부시리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