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6일 금요일 밤 퇴근을 하고 집사람한테...
"여보...나...낚시 가고싶다..."
"언제?"
"오늘..."
"언제 오는데?"
"내일 오후에..."
"갔다와..."
"???????????????????????????정말???????"
"그래...나쁜 짓하는 것도 아닌데뭐..."
"잉?????진짜?"
미리 말해둔 것도 아니고 갑자기 한 말인데 너무 선뜻 승낙을 하니 어째 멈칫거려지네요...ㅜㅡ
어쨌든...이렇게 갑자기 혼자서 번출을 하게 됩니다...
근데 시간이 벌써 아홉시 반...
부랴부랴 챙겨서 나서보니 막상 생각나는데도 없고 무작정 좌사리로 향합니다...
주말이라 12시 출조라고 하네요...
집에서 열시에 나서서 중간에 밑밥사고 미끼사고 도시락 사고 담배 음료수 등등 사고...
정신없이 내달려서 겨우 뱃시간에 맞춰 도착했습니다...
막 쳐대밟았더니 이늠의 말이 기름을 딥따 많이 먹네요...
헉...구디 알같은 내기름...ㅜㅡ
좌사리 갔다오는데 기름값, 톨비, 밥값, 선비, 미끼 하니깐 13~4만원이 날라가네요~
우와...비싸다...그러면 서울서 오시는 분들은???
각설하고...
도착해서 바로 승선명부 적고 있는데 사람이 없네요?
내가 시간을 잘못알은 줄 알았는데 배는 제가 올라타자마자 바로 출발을 합니다...
달랑 여섯명을 싣고...
나드리 타고 여섯명 나가는거 평일에도 본 적이 없는데...주말에 여섯명이라...???
태풍소식에 다들 집에서 눈팅중이신가봅니다...ㅋ~
근데 말이죠...전 태풍이 오는 줄도 몰랐습니다...ㅜㅡ
왠지 사람이 없더라니...
그리하야...
좌사리에 도착하고...
오리똥여에 내렸습니다...
근데 오리똥여가 아니고 사람똥여더군요...
쓰레기가 엉망인데 좀 치울려고 보니깐 그자리에 군데군데 똥을...아...글쓰면서도 더럽네...ㅜㅜ
똥싸고 가고...그담에 온 사람들은 그 위에 쓰레기 버려놓고...
도저히 더러워서 청소도 못하겠더라구요...자리가 높아 두레박질도 힘들뿐더러 쓰레기채 그대로 씻어내릴 수도 없고...
휴...
여튼 참돔을 노리고 담궈봅니다...
뭐가 나오는지 볼까요?


1.7호 낚싯대에 원줄 4호, 목줄 4호로 어신찌 0.8호 수중찌 0.8호 목줄에 B봉돌 한개 달고 수심 12미터 부터 주고 반유동으로 들이대봅니다...
근데 물도 안가고 입질 전혀 없네요...
수심을 올려도 보고 내려도 봤지만 별 소득이 없군요...
갯바위에 채비를 바짝 붙여서 노려봅니다...
그랬더니 이런 녀석들이...
갯바위 바로 앞에 숨어있었군요...ㅋ~
담그면 물고 담그면 물고...담그면 또 물고...
계속 방생...방생...방생...
그러다 애들 생각이 나서 구워줄려고 다섯마리 챙겼습니다...^^;;;
원래 잔챙이들 안챙기는데 요즘 고등어가 비싸서...몇 마리라도 구워먹여볼려구...ㅜㅡ


그렇게 동이 트고 날이 밝았습니다...
날이 밝으니 물이 좀 가기 시작하네요...
근데 물이 가도 날 밝으니 용치말고는 암것도 없네요...
부시리 노리고 전유동으로 바꿀까 하다가 그냥 참돔에 올인해봅니다...
원래는 오후 철수 할려고 왔는데 태풍때문에 열시 철수라고 해서 남은 밑밥을 마구 퍼부었습니다...
밑밥을 거의 다 뿌렸을 무렵 물 속을 무심코 보니깐 발밑에 부시리가 몇 마리 모였네요...
한두주걱 가지곤 갯바위 근처로 안오네요...오만상 퍼부으니깐...부시리가...
수심 3미터 주고 던져봅니다...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군요...
글쎄 밑밥이 바닥이 났지 뭡니까?--ㅋ
미끼만 달아서 두어번 던져보지만 될 리가 없죠...
배시간도 다 됐고 그냥 철수 하기로 합니다...
고기도 안되고 해서 담아온 사진 올려봅니다...



구름이 참 이쁘더라구요...
 


태풍때문에 좌사리 전세낸 기분이네요...근데 바다는 거짓말같이 고요하기만 합니다...
 


장비 다 접고 사진찍다 보니깐 삼치가 들어온 모양이더군요...
삼치들이 떼로 물위를 막 날라댕깁니다...
 


무늬도 중간중간 해보았는데...
좌사리 무늬오징어 첨으로 꽝쳤네요...
스픈이라도 챙겼으면 삼치도 함 노려봤을텐데...
가방엔 미노우랑 에기만...



첫섬...볼때마다 거북이 같이 보인다는...
 


구름이 점점 많아지는게 곧 태풍 영향권에 들 거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럴 땐 얼른 튀는게 최고죠....^^
 
이렇게 철수해서 집으로 올려고 하는데...
아는 동생이 용초도 갔다가 10시배 타고 철수하는 길이라네요?
글구 친구하나는 또 혼자 욕지 들어간다고 삼덕항에 다와간답니다...
그래서 같이 밥이나 한 그릇 먹고 갈려구 했는데 집사람 통화하면서 제 말 듣더니...
짧게 한마디 하네요...
"같이 들어갔다 와..."
???????
아...
아무래도 우리집사람 좀 이상합니다...
밥먹고 갈거라고 낚시간단 말도 안했는데...
사실 같이 가고싶었지만 ..
낚시갔다가 온다고 눈빠지게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데...
거기다 대고 ...또 다시 욕지로 들어간다고 말할 만큼 저는 그리 간이 크지 못합니다...ㅜㅜ
근데 먼저 다녀오라고 말을 건네주다니...눈물이...ㅠㅠ
어쨌든 정말 이쁘고 착한 마누라네요...ㅋ~
여보...사실 당신이 이렇게 쿨한 성격인 줄 몰랐어~ 사랑한데이~^^
그래서 동생이랑 친구 만나서 밥먹고 바로 욕지도로 다시 고고~
 


그래...바람도 많이 부는데 너도 같이타고 가자 갈매기야~
근데 넌 무임승선이잖아~부럽다...!!!
 


전날 밤을 새서 나도 모르게 곯아떨어져서 친구 차 안에서 한숨자고 일어나니 그 사이 유등마을에 도착해서 둘은 낚시하러 가고 나만 차에서 자고 있네요...
전화해보니 오징어 낚시중이랍니다...
 


잠시 후 친구들이 도착하고...
좌사리산 참돔과 욕지산 무뉘오징어로 한상 차려봤습니다...
 


그래도 나름 푸짐하죠?
자 한 점 드세요~
저랑 친구는 그저 이렇게 안주거리 정도만 잡히면 만족합니다...아니 감사합니다...
사실 이렇게 마음을 비우는데에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과 돈이 들었습니다...
자연스레 고기 욕심은 버려지더라구요...

 


오늘은 참 구름이 더없이 예쁘네요...
근데 그 사이 주의보가 떨어졌네요...
상을 차린 곳은 내항이라 바람이 없지만...
이곳 욕지도도 바람이 장난이 아닙니다...
 


욕지도의 일몰...
'집사람 꼬셔서 노후엔 여기서 말뚝을 박아볼까...?'
'땅을 어데다 쫌 사믄 좋겠노?'
 혼자서 오만 상상의 나래를 펼쳐봅니다...
돈도 없으면서...ㅋ~



캬~
석양이 멋지구리 하네요...
구름이 마치 저 멀리 산불이라도 난 마냥 말 그대로 활활 타오릅니다...
 


자...이제 고기잡자...ㅋ~
아니...오징어 잡자~
 


근데 고기가 없네요...오징어도 없고...
물론 친구 둘이서 낚시하고 전 뒤에서 감독했습니다...
혹시나 뭐가 물면 채비해서 들이대볼려구요...ㅋ~
채비 안하길 잘했다는...ㅋ~
욕지항 야경입니다....
 


오호~
욕지도에 이런 이쁜 펜션이 생겼네요...
야경이 참 이쁘더라구요...
 


방파제 앞 해상 콘도? 좌대?
저긴 그래도 뭔지 모르지만 큰놈도 올라오고 작은 놈도 올라오고 마릿수는 아니지만 따문따문 올리시네요...
 


이제 집을 짓고~
집이 좀 크네요...칭구가 혼자 잔다고 넘 작은 텐트를 가지고 왔길래...
제차에 있는 오토캠핑용 텐트를 옮겨싣고 왔습니다...
 



간단하게 시원한 맥주 한켄 하고 치카치카 하고...우리도 이제...Zzz....
 


어떤 호프집도 부럽지 않죠...
자 같이 한모금들 하세요...^^
 


그리고 다음 날이 밝았습니다...
일어나니 여덟시...
또 나만 두고 둘이 낚시하러 가고 없네요...ㅜㅡ
아...난 도대체 왜 따라온건지...결국 전 이렇게 잠만 자다 나왔습니다...쩝...
 


게을러서 낚시도 못하겠고...
뭐 고기 잡는 용병이 둘이나 있는데 저까지 나설 필요 있겠습니까?ㅋ~
그냥 텐트 주변으로 혼자서 사진놀이 시작합니다...
텐트앞에 지천으로 널린 들꽃들입니다...
아름답지 않습니까?
 


이녀석들...밤낮없이...쩝...!!!
좋겠네...ㅋ~
 


아...이늠들은 족보도 없이 그냥 마구잡이로...
부끄부끄~!@@*
 


풀떼기에 앉있는 나방도 찍어보고...
 


흔한 들꽃도 한 장 찍어보고...
 


파도가 지날때마다 손벌리고 먹고 살려고 발버둥치는 거북손도 찍어보고...
한발 비켜서지도 못하면서 이승이 좋다고 살아보겠다고 열심히 손짓을 하는 거북손을 보니...
꼭 나랑 닮은꼴이네요...
 


요즘 말많은 호동이때문에 유명해진 배말도 찍어봤습니다...
친구말이 이거 따서 된장찌개 끓이니 맛있다네요...
님들도 고기 안되면 좀 따가서 된장 함 끓여보세요...
혹시 압니까? 사모님한테 사랑받을지...^^
참고로 좌사리 배말이 씨알이 좋습디다...
 


캬~ 해뜨고 보니 명당이 따로없네~
그림이다 그림~ㅋㅋㅋ...
 


용병들이 도착하고 출출해서 찾아 본 그 유명한 한양식당...
그런데...
19일까지 휴무라네요...
가는 날이 장날...아니 휴무날...
내가 하는게 다 그렇지뭐...
 


할수 없이 여객선 터미널 앞에 있는 중국집에서 짬뽕 한그릇...
꿩대신 닭이지만...
허기가 반찬이 맞더군요...
국물까지 싹싹 비우고... 
 


선착장 옆에 나가보니 무늬오징어도 파는군요...
얼마하는지 물어보고 올걸...
 


맛난 해산물이 한가득~
 


드뎌 철수...
근데 배를 새로 내렸네요...
차를 궁디부터 집어넣는데 아저씨가 막 말리면서 앞으로 들어오라네요...--ㅋ
배가 크다보니 그냥 앞으로 들어가서 안에서 U턴을 하는군요...
보니깐 엔진도 두개짜리 같던데...
여튼 좋다~


화장실도 넓고 깨끗하고...
 


위에도 올라가니 그늘도 좋고 시원하니 끝내주네요...
 


안녕 욕지도...내년에 또 보자~
 


저 배는 무슨 배길래 저렇게 똑같은 배가 가지런히...
 


카페리에서 오징어 삶아서 마지막 만찬을...
운전때문에 딱 두잔씩만...
 
이렇게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무사히 집으로 잘 돌아왔네요...
애들 씻기고 놀아주고 다 재우고...
마눌까지 재우고 이시간에 조행기를 올려봅니다...
오늘 바람부는 것보니 다들 눈팅만 하실 거 같아서 눈요기 좀 하시라고...^^
 
마지막으로 조황은 좌사리는 일부 한정된 포인트만 부시리가 입질을 하구요...
부시리 하실 분들은 밑밥 넉넉히 준비하셔서 부시리만 노리셔야 할 듯합니다...
철저하게 밤엔 참돔 낮엔 부시리 노리셔야 할 듯합니다...
점주조황처럼 담그기만 하면 모든 포인트에서 부시리가 퍽퍽할거 같다는 생각 절대 하시면 안된다는거 아시죠?
망구 제생각입니다...
점주 조황의 지나친 신뢰는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며 내가족, 이웃까지도 병들게 할 수 있어요...

 
욕지도는 무늬 잡으러 다니시는 분들 많으시네요...
반면 찌낚시 하시는 분들이 안계신걸로 보아 감성돔이 아직 좀 이른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도 망구 제 생각입니다...
사실 전 욕지 본섬에서 고기 잡아본 기억이 별루 없어서 큰 기대를 안합니다...
낚시보다는 여행의 성격이 강하죠...
 
인낚 점주 조황은 거짓조황이 아닌 분들도 많으시지만...
늘 출조인원 대비해서 생각하세요...
 
선상 조황에 감성돔 20마리 놓고 찍어 올리는 거...
과연 대박일까요?
같이 낚시한 사람 중 한 사람이 댓마리 잡았다면(<-이런사람 꼭 있죠?) 나머지 사람은 몇 마리?..
선상에서 다섯명이 감성돔 열마리씩 잡으면 오십마리입니다...
오십마리 잡기 쉽지 않죠?
갯바위는 인원이 수십명씩 나가니깐 몇 마리 잡아야 대박일까요?
대략 30명이 나가서 부시리 5마리씩만 잡아도 150마리입니다...
150마리 놓고 사진찍은 점주 봤습니까?
거기다 낚싯배가 한두대가 아니니 하루에 수백마리 잡아야 개개인으로 볼땐 겨우 체면치레 정도 하겠네요...ㅎㅎ...
 
이상 사진과 함께한 벵애가 좋아의 조행기였습니다...
조사님들 어복 늘 충만하시고 즐낚 안낚하세요...
 
참...마지막으로 갯바위에 똥 좀 누지마세요~~~~~~~
신문지 깔고 보시고 던지시던지 아님 최대한 가장자리에서 보시고 두레박으로...씻어주시면 매우 감사하겠습니다...
설마 두레박 없이 낚시다니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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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요~~~~~~~~~~~~~~~~~~~~~~
 
 
 피에쑤...
조사님들의 댓글한 줄은 저에겐 말라 갈라진땅의 한줄기 빗물과도 같으니 댓글 마구마구 달아주세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