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에 이은 통영 2차전.
통영에서의 1박2일
지난주 감성돔 낱마리에 만족하고 철수해야 했던 아쉬움을, 이번주는 야영낚시로 그 아쉬움을 채우려
금요일 오후. 평상시보다 일찍 마감을 하고 통영으로 야영낚시를 떠납니다.
늦어도 6시까지는 도착해야 야영이 가능하다는 선장님 말씀에 부산에서 오후 4시에 출발. 통영에 딱
6시에 도착했습니다. 급히 밑밥과 도시락을 챙기고 오늘의 목적지인 한산권 장작지로 출발.
낚시를 계획하고 준비할 때의 즐거움.
배를타고 목적지로 향하는 그 설레임은 모든 낚시꾼들의 공통분모가 아닌가 싶습니다.
멀리 보이는 통영항의 노을을 뒤로 우리는 나름 '대물의 설레임'을 가지고 포인트로 이동합니다.
야영낚시는 당일치기와 달리 준비해야 할 짐이 많습니다. 위 사진은 저희 짐인데 ^^; 보기 민망 할
정도로 짐이 많네요.
다들 잘 아시겠지만 야영은 코스의 사전 정보와 그에 맞는 짐이 필수입니다.
특히 요즘 같이 기온차가 심할 때는 텐트와 침낭, 추위를 견딜 수 있는 겉옷은 필수란거 아시죠?
오늘의 대략 포인트입니다.
솔찍히 야영코스로는 손색이 없을정도로 넓고 좋았는데, 지도 검색을 해보니 전체적으로 고기가 잘
나오는 지형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여기서 감성돔이 마릿수로 올라 온다고 하시네요.
일단 포인트에 내려 급하게 텐트치고 짐정리하고 낚시대를 던졌는데, 10분도 안되어 큰행님 힛트!
방생 사이즈를 조금 넘긴 감성돔이 잡혔습니다.
속으로 '오늘 좀 잡겠네'라는 생각에 열심히 해보지만 다음부터는 계속 고등어만 힛트!
몇 마리 방생하다, 저녁 안주라도 장만하고자 물칸에 씨알 좋은 놈들만 고이 모아둡니다.
작은형님 슬슬 지겨워 지는지 고등어를 장만하기 시작하네요. 그런데 칼솜씨가 예술입니다. ㅎㅎㅎ
(사진으로 못 남긴게 아쉽습니다.)
12시가 넘자 전부 중단하고 작은형이 장만한 고등어 구이와 소주를 한 잔씩 합니다.
크~~죽여줍니다. 어찌이리 갯바위에서 먹으면 이리도 좋은지. 지난 한 주, 한 달, 일년의 고된 생각과
시름이 이 순간만큼은 사라집니다.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쏟아 질 듯 많은 별들을 보며, 이런저런 삶의 이야기에 우리 3명의 밤은 조촐한
술상과 함께 깊어만 갑니다....
다음날 아침. 형님의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허걱!!! 벌써 날이 밝았네요. ㅜㅜ 다들 열심히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깨웠는데 제가 못들었다고 하네요.
서둘러 채비를 마치고 시작합니다.
파랗고 높은 하늘이 점점 깊어가는 가을을 알립니다. 어찌 저리도 맑은지..
고기를 잡고, 못잡고가 문제가 아니라 이런 공기와 하늘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고맙게만 느껴집니다.
이런 마음을 대변해 주는 걸까요? 30cm정도되는 게르치와 술뱅이 말고는 입질이 없습니다.(*..*)
옆에서는 형들이 씨알 괜찮은 돌돔등을 잡는다고 정신 없네요.
전 배도 슬슬 고파지고, 꼭 찍고 싶은 장면이 있어 잠시 대를 접고 아침 준비를 합니다.
라면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이리저리 풍경 감상에 정신이 없습니다. 어찌 이리 좋을꼬...
물은 어찌 이렇게 맑은지..ㅋㅋ 낚시에는 그리 좋은 물색은 아니지만, 심신의 건강에는 이보다 좋은 것이
없을 듯 합니다.
제가 이렇게 농땡이 치고 있을 때도, 아직 형들은 낚시에 열심입니다.
울 큰형..고기를 잡은건지, 지구를 잡은건지ㅋㅋ 자세는 한자세 하시네요.ㅎㅎ
작은형님... 자세 하나는 '김문수 프로님 저리 가라'입니다.ㅋ
속으로 오늘의 모델은 작은 형으로 정하고 전 멀찌감치 떨어져 좋은 포즈(?)가 나오기만을 기다립니다.
기다림의 2시간...드디어 신호가 옵니다. 오~~~~~
보기에 꽤 큰 놈 같습니다. 대를 세우는 장면인 것 같네요.
ㅋㅋ 포스가 장난아닙니다. 아주 강력합니다.ㅎㅎㅎ
드디어 물밖으로 모습을 들어내기 시작합니다. ㅎㅎ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감성돔~ 작은형 쾌재를 부릅니다. ㅎㅎㅎ
"분명 오짜 정도 된다. 힘이 장난아니다~ㅎㅎ"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ㅋㅋ 그런데 포스는 분명 5짜인데 실크기는 37cm~38cm 정도됩니다. 푸훗~~^^
어쨌든 오늘의 최대어입니다.
작은형님을 끝으로 더 이상 입질이 없습니다. 철수 시간도 다가오고 끝으로 오늘의 하이라이트.
철수전 갯바위에서 먹는 자연산회도 낚시 중 빼먹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
오늘은 돌돔등 몇 종류가 있어 간단하게 소주 한잔과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낚시 후 청소는 필수!
다음번의 낚시를 위해, 나를 위해 청소는 필수입니다.
멀리서 오고 있는 철수배.
언제나 낚시 후에는 아쉬움이 남는 것 같습니다. '다른 포인트에 내렸다면 더 큰 녀석으로 잡지 않았을까'
조황에 대한 아쉬움과 '2-3일만 더 휴대폰 꺼 놓고 쉬었으면 좋겠다'라는 그런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 역시나 철수를 위해 오고 있는 배를 보고 있으면 "아~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겠구나.."라는 일종의
두려움(?)이 생깁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도 낚시의 매력이 아닐까요?
P.S
통영 조행 후 기장 대변항에 초등학교 1학년짜리 울 큰놈을 데리고 고등어 잡으러 갔었습니다.
고맙게도 고등어가 우리 초딩한테 물어주더군요.
한 마리 잡고 이 녀석 왈 "아빠~ 월척이야!! 나 낚시에 완전 빠졌어~"라고 이야길 하네요.^^;
참 즐겁습니다. 낚시가 있어서...^^
(허접 조행기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낚시가 좋아 시작하게 된 조행기.
좀 더 신경쓰면 볼거리,읽을거리도 많으련만...시간도 없고 실력도 아직 모잘랍니다.
다음번에는 좀 더 볼거리, 읽을거리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낚시를 사랑하는 여러분~ 즐거운 한주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