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남해 여덟물때 식으로 치면 세물이 되는 현충일 음력 오월 열하룻날이였다.
모처럼 비싼 돈 들여 부산에서 남해동부 구을비도 쪽으로 참돔선상낚시 가기로 한 날이였다.
하늘이 도와서인지 며칠전까지만 해도 비가 오니 마니 하던 날씨도 그 날은 정말 끝내 줬다.
" 그래 바로 이거다! 오늘 일내겠구나...
날씨만봐도 무언가 대박의 조짐이 보인다. "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서둘어 친구들과 거제 T낚시점으로 갔다.
밑밥크릴을 싸게 마련한 터라 그 낚시리조트에서는
선비 5만원( 네명해서 20만원 )만 내서 사장님께 좀 미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그래도 첫 거래라 말을 많이 아꼈다.
미안하면 나중에 자주 이용해 주면 되니깐...
친절해 뵈는 사장님의 무덤덤한 경상도식 인사와
나름대로 멀리서 온 4명에게 친절을 베푼다고
독배 하라신다.
우리 4명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재수"~~
그야말로 장터 저자 바닥의 혼잡스러움 그 자체인 부산 다대포의 여건과는 너무나도
다른 여유로운 거제 낚시점들의 출조준비에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대며 짐을 날랐다.
게다가 사장님은 우리가 무거운 짐 들었다고 배까정 우리쪽으로 대어 주신단다.
우리 4인의 조사들은 그 친절함에 뿅갔다.
바람도 없고 파도도 잔잔한 ..너무 잔잔해 물이 흐르지 않아 어려울까 약간 걱정도 되는 그런 날씨였다.
" 자~출발이다. "
하여튼 선상의 부푼 꿈이 무참히 유린 당한 것은
여기 함께 타고온 갯바위 손님들을 등대가 있는 여 앞쪽에 내려주고 나서부터였다.
곧이어 그 갯바위에 배의 앞 닻을 내리는 선장님.....잉?
그마져 제대로 고정이 안된다
원래 선상은 갯바위에서 좀 떨어져야 되는거 아닌감?
배를 닻으로 탱탱하게 고정시키지 못하니깐 배가 엄청 파도에 흔들려댔지만
이 선장님 왈
"선상이 원래 그런 거요, 이건 약과라고 "란다.
우리부산 다대포의 선장님들은 선상 하면 앞 닻과 뒷 닻을 혼자서 내려도 야무지게
탱탱하게 매어 배가 요동치지 않게 해주던데...
야무지기는 커녕 우리보고 이 줄 좀 매라 저리 매라
막~~시킨다.
우리도 뭐~선장님 혼자 분주하시니깐 좀 거들었지만
이젠 대 놓고 시킨다.
이제는 우리보고 닻줄질 잘 못한다고 궁시렁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