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즐거운 웃음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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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즐거운 웃음 잔치

1 산적되고싶어 23 4,567 2011.12.25 17:00
12.21(수) 어쩌면 올해를 마감하는 마지막 낚시 일지도 모르는 새벽이 밝아온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혹시나 해서 이중으로 지정해둔 알람보다 빨리 일어나 부스스 옷을 챙겨 입는다. 그리곤 도둑처럼 살금살금 빠져나와 줄행랑을 친다.
나만의 시간~
ABBA의 “I Have Dream”
Kansas의 “Dust in the wind”
Sarah Brightman의 “Don‘t Cry For Me Argentina”의 노래에 빠져들어 본다.
이 노래는 아르헨티나의 암흑했던 시기 사생아로 태어난 에바 마리아가 후안 페론을 만나 마침내 퍼스트 레이디로 등극을 하게 되어 가난한 이들의 어머니, 노동자들의 기수, 민중의 성자로 불리어지도록 노동자의 편에서 활동을 하던 그가 33세의 나이로 요절을 하게 되어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을 하는데 이 노래를 뮤지컬과 영화화 한 “에비타”를 통해 전세계에 알려지게 된 유명한 곡이다.
1976년에 만들어진 원곡은 Julie Covington이 불렀으며 이후 Olivia Newton John, Sarah Brightman, Carpenters, Madonna, Sinead O'Connor등 수많은 가수들이 불렀으나 개인적으로 시드니 오코너가 부른게 제일 인상적으로 남는다. 빡빡으로 깍은 머리와 건들거리면서 부르던 주체못할 감성적인 목소리......,
한번씩 암송하던 이해인님의 “해바라기 연가”를 중얼거리다 보니 어느새 연초에 들어서고 있었다.

내 생애가 한번 뿐이듯
나의 사랑도
하나입니다.
......,
나의 임금이여
드릴 것은 상처 뿐이어도
어둠에 숨기지 않고
섬겨 살기 원이옵니다.

<img src=
새로 장만한 릴과 선상 볼락대 그리고 형수가 대물 걸더라도 무조건 꺼집어 낸다며 협찬해준 RIKU 원줄 2.75호

반가운 사람들, 정겨운 손짓,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도 보이는 따스한 웃음들~
늘 듬직한 용철님이 먼저와 있어 큰 소리로 인사를 하니 잔잔한 웃음으로 화답을 하고 선장인 형은 베개와 얼마나 연애를 오래 했는지 희긋희긋한 뒷머리에 새집을 지은채로 나서며 반가움을 배로 키워준다.
부엌으로 가서 굶주린 내 아침을 만찬으로 열어줄 형수를 찾아 깍듯이 인사를 하고 나니 참 친근한 인상을 가지신 분이 들어와 인사를 나누었다. 조금후 대구서 정겨운 사람인 성호님이 중후한 신사분을 대동하고 나서는데 단 두 번 만났지만 얼마나 반가운지 덥썩 손을 잡고 인사를 했다.
잠시후 따스한 대추차가 나오는데 그맛이 얼마나 달고 단지 마치 설탕을 넣은듯 한데 알고 보니 부산에서 오신님이 손수 밀양에서 고른 대추를 센불에 30분, 약한 불에 1시간 30분을 달인 정성이라며 한사코 비법을 가르쳐주지 않겠다 하시더니 출조지로 떠나는 차 안에서 살포시 가르쳐 준다.
함께 했던 오래된 릴을 바꾸려 주문을 했더니 구하기 어렵다던 SIMANO BB-X DESPINA C3000DHG를 구해준다. 플로팅 원줄은 아는 지인이 일본에서 직수입 한다며 RIKU 2.75号를 형수가 대물 낚아라며 서비스해주고 형은 손수 릴에 줄을 감아준다. 그런데 릴에 줄을 감는 전용 공구가 있었다 ㅎㅎㅎ 신기하다. 역시 일본넘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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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손수 원줄을 감아준다. 대물 낚으라며~

신기하게도 난생 처음 보는 원줄 감는 기구도 있다 ㅎㅎㅎ

서서히 볼락철도 다가오는지라 볼락 선상낚시대도 하나 주문했더니 형수가 이것저것 색상을 골라 카메라로 찍어보내더니 이놈이 제일 어울리겠다며 추천을 하길래 그러싶사 하였더니 역시나 울 형수는 보는 안목이 있다.
이제 대물 사냥 준비도 끝났다 싶었는데 저번 조황에 우연표 수제 막대찌 잃어버렸다고 한것을 형이 어떻게 알았는지 이번에는 3호 막대찌를 선물로 준다. 흐미! 좋은거~(근데 형이 조행기도 읽어 보고 그러나요 ㅎ 나 몰랐다요. 글구 나중에 보면 찌 건진거 나오는데 ㅎㅎㅎ 자세히 안봤나 봐~). 산적 줄려고 얼마나 급히 만들었는지 막대찌에 “우연 수제찌 3.0호” 표시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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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진수 성찬인 우연표 아침상입니다.

누룽지 맛이 제대로라 든든한 아침이었지요~

학수고대하던 근사한 아침이 나오는데 헐~ 예전에 내가 먹다 고등어 가시가 목에 걸려 연 이틀을 고생하다 3일째 되던 날 병원에 가서 6,400원인가 주고 제거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 고등어찌개가 나온다. 울 형수는 내가 미운걸까? 도대체 요건 무슨 심사일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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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가시가 걸리더라도 결코 물러서지 않을 특별한 고등어찌개입니다

그날 맛나게도 뼈 잘 발라 가면서 먹었지요.

고등어찌개를 한쪽으로 밀치는 대신 내 앞으로 잡아당겨 조심스레 뼈를 발라가며 맛나게도 먹었다. 아삭아삭한 오이 소박이며 갓 담은 김장김치에 백김치까지 거기다가 육고기를 다져넣은 된장찌개며 더 이상 진수성찬이 따로 없을 지경이다.
형의 주식인 누룽지를 먹던 형이 갑자기 볼을 움켜쥐더니 아파한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치아가 아파서 도저히 음식물을 먹지 못하겠다며 내일은 치과 간다며 목요일 모든 출조 일정을 잡지 마라며 형수에게 당부를 한다.
에공 우짜노~ 치아 아픈건 아무도 견뎌 내지도 못하는데......,
남들 보기엔 서두르는 것처럼 하면서도 고등어찌개는 맛나게도 건져 먹었다 무말랭이가 들어가서 더 감칠맛이 나는 것이 자꾸 입맛을 자극하기에 젓가락을 놓지 못하고 자꾸만 자꾸만 집어 먹었다. 그리곤 누룽지도 두 그릇이나 ㅎㅎㅎ 밥 먹고 먹는 누룽지는 어릴적 어머니가 가마솥에 밥 짓고 해주시던게 생각이 나서 더 맛난 느낌이다.
LPG 40kg 가스통을 하나 차에다 실고는 엷은 안개가 기웃거리는 아침을 달려 선착장에 닿으니 바다는 잔잔한 호수 이상으로 늦잠에 빠져 있었고 엷은 해무(海霧)는 바다를 군데군데 몽환적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배가 출항을 시작하자 들뜬 마음에 채비를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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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채 안으로 들어온 신선한 아침입니다.

저 해를 줏어 담듯 대물 감성돔을 꺼집어 담을 것 같았는데......,

늘 즐겨쓰던 2.0호 우연 수제찌에 역시나 깊은 수심에 빨리 도달이 가능한 순강수중찌 2.0호를 달고 2B 봉돌을 하나 물리고 목줄 2.5m 우연표 금침 4호 바늘을 달고서는 수심을 맞출려고 면사 매듭을 묶을려다 형에게 오늘은 수심층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니 약 26~28m권이란다.
아! 그래서 형이 3.0호 막대찌를 줬구나 싶어 다시 3.0호 막대찌로 교체를 하고 나니 어라 3.0호 수중찌가 없어 형에게 하나 얻어 부력을 맞추고 수심 깊은 곳이라 바늘도 5호로 바꾸고 대충 25m 정도에 셋팅을 했더니 배는 서너바퀴 고기가 있는 곳을 찾아 헤맨후에야 양 닺을 놓고 정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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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낚시할 장소에 대한 설명중입니다

어디에 밧줄이 있고 고기층들이 회유를 하고......,

수심 27.5m, 아직은 들물이라 물은 포인트와는 반대로 흐르고 물 밑엔 양식장 밧줄들이 있어 어디 지점에서 걸릴테고 또 어디 지점에선 입질이 온다면서 마치 물속을 꽤뚫고 있는듯한 설명을 들으며 느긋하게 낚시를 해본다.
부산에서 오신 분이 형에게 오늘은 어디에서 고기가 잘 낚이냐고 넌지시 물어본다. 형은 “오늘은 선수쪽에서 고기가 낚입니다” 하면서 나를 뒤쪽으로 부른다. 치! 고기가 선수쪽에서 낚인다면서 왜 나를 뒤쪽으로 부르노~
새 릴에 새 줄에 새 막대찌에 무었 하나 부려운게 없었다. 슬금슬금 떠내려 가는 찌가 불현듯 대물을 꼬셔 오려는듯한 느낌들이 마구 일렁이는데 옆에서 낚시 하던 용철님이 자꾸만 밑걸림이 생긴다. 그 자리쯤에 찌가 가면 어김없이 밑걸림이 생기고 앞으로 감아 들여도 역시나 밑걸림이 생기고~
별시리 좋지 않는 느낌!
용철님이 긴장이나 풀자며 따끈한 커피를 끓여 내오고. 선상에서 마시는 커피맛은 일류 커피숖 커피맛과는 비교할 수 없는 또 다른 맛일터~
나에게도 그런 밑걸림이 생긴다. 그런데 원줄을 살며시 당겨보면 밧줄이 딸려 오는 느낌이 든다. 한 반쯤 잡아 당기고 나면 밧줄은 더 이상 달려오지 않고 버티고 결국엔 목줄이 터지는 현상에 바늘 세 개를 갈고 나서 “형아 밑에 밧줄 있는 갑따~ 좀 옮기면 안되나?” 했더니 “이제 조금 있음 정각 10시경에 물이 바뀔꺼고 그러면 밧줄이 떠 오를거다” 그러면서 능청이다.
시장표 고등어 보다 좀 작은 고등어, 아가야 전갱이, 아가야 참돔, 보리멸등이 번갈아 낚여 올라오고 우리가 바라던 감성돔은 좀처럼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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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색상이 선명한 아가야 참돔입니다.

그 사이 형 예언처럼 선수(船首)에서 낚시하던 부산에서 오신님이 감성돔 한 마리를 낚아 올리는데 어라 씨알이 잘다. 방생급을 면한 27~28cm급 수준. 대구서 성호님과 같이 오신 점잖으신 분은 감성돔을 보더니 많이 신기해 하시면서 열의를 불태워 보지만 난생처음 하는 바다 낚시에 그것도 선상낚시인지라 쉽지가 않아 수심 맞추는 것에서부터 미끼 끼우는 것 까지 성호님이 가르쳐 주는데 조금 떨어진 내가 봐도 엉터리로 가르치는 바람에 보다 못한 형이 하나하나 섬세하게 가르쳐준다. 잠시후 그분도 비록 씨알은 잘지만 전갱이도 낚고 고등어도 낚고 아가야 참돔도 낚더니 급기야는 보리멸도 한수 낚아 올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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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조류흐름이며 낚시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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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오신 신사분입니다.

열심히 낚시에 입문을 하셨는데 그날은 아쉽게도~
조만간 대물하실겁니다 화이팅!!!

잠시후 10시가 되자 물이 바뀌며 반대로 흐르고 밧줄이 떠 오른다 헉!!!
물이 바뀌자 형은 더 바빠진다. 밑밥의 양을 두배로 늘리며 전방 30m 지점에서부터 입질이 형성되어 약 50m 정도까지 입질이 이어질거라며 가곡에서부터 추억의 가요까지 부르며 분위기를 띄운다. 그런데 자꾸만 손바닥 보다 작은 아가야 참돔만 올라오고 크릴은 흔적이 없이 사라지자 민물새우로 바꾸어 낚시를 해보지만 역시나 아가야 참돔 또 아가야 참돔......,얼마쯤의 시간이 흘렀을까? 부산에서 오신님이 역시나 비슷한 씨알의 감성돔 한수 더 추가 이윽고 나도 비슷한 수준의 감성돔 한수 그리고 작은 참돔과의 줄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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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렵하게 때깔좋은 감성돔 한수 낚아 올렸습니다 ㅎㅎㅎ

점심때가 되자 용철님이 라면을 끓인다. 다른 때 같으면 형 만의 독특한 라면인 선상표 불어터진 라면이 나왔겠지만 오늘은 새로 장만한 가스레인지 덕분에 꼬들꼬들한 라면 특유의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아침도 치통(齒痛)으로 누룽지도 못 먹던 형은 빵이랑 커피로 허기를 달래더니 배가 출출한지 라면을 젓가락으로 집어들더니 먹을만하네 하면서 선상표 만찬을 이런저런 이야기 꽃을 피우며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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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몸을 녹여주는데는 뜨끈한 라면 이상으로 좋은게 없지요

이날은 라면도 알맞게 익어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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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낚시배에도 가스렌지 놨어요 ^*^

조류(潮流)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다. 12시 방향으로 흘러야 입질이 들어 올텐데 2시 방향으로 흐르고 활성도가 떨어진 감성돔을 자극하려면 빠르게 흘려야 할텐데 이놈의 조류는 아기 기어가는 것보다 더 더디게 흘러 입술이 타들어 가는 느낌이랄까~ 그러다가 조류의 유속은 그대로인데 방향이 시계 반대로 가듯 서서히 바뀐다 1시 방향으로 가더니 급기야 12시 30분 방향쯤으로 찌를 안내하자 거짓말처럼 찌가 스물스물 잠긴다. 찌의 잠기는 형태나 속도로 봐서 제법 씨알 좋은 놈으로 생각이 되어 깊은 수심을 계산하여 좀 느리게 챔질을 하였더니 덜컥 걸리는 느낌이 든다. 약 40m 이상을 흘러간 상태에 깊은 수심이라 감아올리는 느낌은 더할 것 같지만 오히려 깊은 수심에서 올라오는 녀석들은 별 저항도 없는지라 순순히 항복하며 딸려온다. 그렇게 해서 손에 쥔 녀석이 32~33cm급. 거의 같은 지점에서 두 마리 더 체포. 잔잔하던 아침과는 달이 오후들어 일기 시작하는 바람과 더 이상의 입질은 없어 철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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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자미 입니다.

회맛이 쫀득쫀득하여 아는 사람들만 즐겨 먹는 ㅎㅎㅎ 등에는 보라색 이쁜 무늬가 살아있을 때만 볼 수 있지요

늘 멋진 파이팅을 보여 주던 용철님이 왠일인지 빵을 차고, 처음 선상낚시에서 자신의 최대 기록어를 세운 성호님도 겨우 체면치레를 하고, 같이 오신 신사분도 역시나 빵을 차고, 선수에 있던 부산님은 나름 파이팅을 하고......, 그 파이팅 비법이 형에게 잘 배워서 그렇다고 겸손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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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님이 낚아 올린 감성돔

최대 기록어인 38cm를 얼릉 갈아 치워야 할텐데~

가게에 도착을 하자 올망졸망한 고기들을 일렬로 눕히고선 기념샷을 찍더니 형이 임의 배분을 한다. 누구 하나 한마디 말도 안하고 그냥 보고만 있고 ㅎㅎㅎ 어 근데 나에게 4마리가 배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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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분 받은 방생급 면한 감성돔들 입니다.

다음에는 큰놈들 이쁘게 줄세워 인사 시키도록 할께요 ^*^

우연 낚시점에 오면 참 희한한 분배법이 있다. 처음 오시는 분이나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따로 살림망을 챙겨 오셔서 자기가 낚은 것을 챙겨 가시나 자주 들리시는 분들은 낚아 올리는대로 물칸에 집어 넣는다 내가 큰걸 잡았느니 내가 많이 잡았느냐가 필요 없이 그냥 그대로 담았다가 어획고를 확인후 형이 임의 배분을 하거나 또는 자기가 잡은 양만큼을 챙겨간다. 물론 멀리셔 오셨거나 처음 조행길을 맞으신 분들은 항상 더 챙겨 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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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이 참 좋으신 부산님의 망중한

청소도 쓱쓱하시더니 물칸을 열고 낚은 고기들을 퍼올리며 한것 웃어보네요
아참 대추차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어느때인가 내가 형수보고 “형수야! 형이 낚은 고기 안가져 오고 와 다들 남 나눠주노? 때론 누가 고기 몇 마리 팔아라 할때도 있을테고 또 형도 이웃들에게 몇 마리 나눠 먹을때가 있을것 아니가?” 했더니 형수 살짜기 웃으면서 “그런때도 있지요. 고기가 몇 마리 필요할 땐 손님들에게 이야기 하고 가져 옵니다”하길래 “내 여지것 형이 고기 챙겨 들고 오는것 못봤다” 했더니 그냥 수줍은 소녀처럼 웃고만 만다. 암튼 참 희한한 배분법이다.
어 근데 오늘은 형이 회칼을 손에 쥐지 않는다. “형아 오늘은 안 썰어 묵나?” 했더니 “구워먹을끼다” 한다. “회 썰어 먹는 재미로 댕기는데~ 궁시렁 궁시렁”
그사이 형은 번개탄을 피우고 그 위에 숯을 얹어 구이준비를 하더니 익숙한 솜씨로 고기를 다듬어 낸다. 잠시후 굵은 소금이 뿌려진 노릇노릇한 전갱이며 고등어 구이가 익어 나오고 맑은 좋은데이가 나온다. 근데 형수가 없다. 부엌에 가보니 굴 전(煎)에 배추전을 굽고 있길래 주전자와 막걸리 잔을 챙겨 냉장고에서 막걸리와 사이다를 챙기고는 어서 안오면 먹을게 없다고 고함을 질렀더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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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릇노릇하게 익어 가는 잡어들~

좋은데이와 사이다 듬뿍 들어간 막걸리의 오묘한 느낌들과 해 맑은 웃음 소리들이 함께해서 더 즐거운 시간들~

그날그날에 따라 주전자에 막걸리를 붓고는 적당양의 사이다를 부어 엉터리 막걸리를 만들어 형수와 한잔씩 하는 맛이란......, 요 맛을 형수에게 전해주다가 혼이 나긴 했지만 ㅋㅋㅋ
옆에서 인라인을 타던 현준이가 달려와 연신 고기를 집어 먹으며 형수 입에도 먹여 주는게 너무 귀여워 “현준아 넌 육고기가 좋나? 생선이 좋나?” 하니까 녀석 “생선이 훨씬 맛있어요”라며 제법 어른스런 말을 한다.
그렇게 깔깔 그리며 술잔들이 느린 속도로 오가고 보리멸이 불 위에 구워지더니 형이 요건 특별한 맛이 난다며 대구에서 오신분에게 권한다 그분은 맛을 보더니 맛있다를 연발하셔서 여지것 보리멸 구이는 먹어본적이 없는지라 한점 집어 먹으니 맛이 완전 새롭다.
형수가 고기가 타 들어가는 것을 보고 “고기 탄다 뒤쥡어라” 하길래 “야는 뜨거우면 자동으로 뒤집어 진다 걱정하지 마라”했더니 형수 배를 잡고 까르르 웃는다.
즐거운 웃음들을 여운으로 남기며 하나 둘 떠나가고 나도 떠날 준비를 하자 형수가 부엌에서 굽던 굴이랑 배주전을 넣어준다. 오이 소박이까지 챙겨주면서 “어머니 갇다 드려~”한다. 넙쭉 받아서 마시다 남긴 막걸리며 사이다까지 챙겨 간다고 인사를 하고 나서는데 부산에서 오신님은 형이랑 낚시 이야기꽃에 정신이 없나 보다 ㅎㅎㅎ
퇴근길이라 고현 빠져나오는데 너무 막힌다. 음악 소리를 벗하며 집으로 돌아와 오늘의 조과물이 감성돔을 내 놓고는 얻어온 굴전이며 배추전이 따스한 온기를 아직도 내뿜고 있기에 어머니께 드리니 맛나다 하신다. 평소 굴이라면 생굴 그것도 두어개 정도 이상으론 안 먹었지만 막걸리에 함께 먹으니 맛나서 6개나 집어먹었더니 금방 배가 든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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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도 따스한 온기가 가득 넘치던 맛난 전 그리고 오이 소박이

먹다가 남겨온 막걸리로 원샷~~~

낚시 가방을 방에 들고 들어와 물티슈로 구석구석 닦아 내는데 와이프 쓰윽 한번 보더니 아무말도 않는다.
새로산 선상 낚시대와 번쩍번쩍하는 릴이 안보이는걸까? 아님 보고도 못 보는척 하는걸까?
피곤함이 몰려와 평소 자는 시간보다 초저녁인 10시경에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도 감성돔 낚시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참 미친놈도 아니고 글타고 초보꾼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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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댓글
1 감성돔주의보 11-12-25 18:50 0  
훈훈한 조행기 잘보았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1 산적되고싶어 11-12-25 19:00 0  
감성돔주의보님!
들고 있는 고기가 무척이나 무거워 보입니다~
난 언제 저런고기 함 낚아 볼런지 ㅎㅎㅎ
가족들과 함께 하는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 되십시요
1 지하도 11-12-25 19:07 0  
언제봐도 즐건조행기 맛난조행기 사람사는풋풋한정이 느껴지는 조행기잘보고갑니다 아 맛깔나는생선꾸이와 김치전굴전 막걸리 묵고싶다는생각이절로나네요  정말꼭함가보고싶은데 잘않가지네요 담에 미리예약하고꼬오옥가볼껍니다 ㅋ
1 산적되고싶어 11-12-25 19:28 0  
지하도님!
즐거운 조행기라 감사합니다
고기를 낚아 올리지 못해도 유난히 밝은 웃음들을 볼 수 있어 행복한 시간들이랍니다
우연님의 솜씨가 곁들여진 맛난 아침에 형님의 현란한 칼 솜씨에 죽은척 기절해 있는 고기들이 만들어 내는 감칠맛이란~
요날은 횟감으로 못 먹어서 많이 아쉬었지만 추운 날씨에 구이도 제격이더라구요
다음에 환한 웃음으로 멋진 시간들 한번 만들어 보시기를~
우연다녀오셨네요.
인연이 되어 자주가시네요.
물가자미 저도 몇번 잡아봤는데
저게 물가자미였군요..
감성돔보다 잡어구이가 더 맛나겠네요..
수고들 하셨습니다.^^
66 산적되고싶어 11-12-31 21:27 0  
우연히 만난 인연이지만 늘 소중하고 감사한 인연이라~
가까운 거리가 아니면 거의 거리도 비슷하고요 ㅎ
무었보다도 살아서 팔딱이는 생선 같은
건강한 웃음들이 있어서 좋더라구요
물가자미 죽은건 자주 봤는데 살아있는건
등에 보라색 무늬가 참 선명하더라구요 ㅎ
구이에 막걸리 한잔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왔습니다
더군다나 전까지 싸줘서 집에까지 숨가쁘게 달려오니
아직도 온기가 따스하더라구요
어머니 드리고 나머지는 막걸리 한잔으로 또 허기를
달래고 말았습니다
새해엔 멋진 시간들 만드시길 바랍니다
59 폭주기관차 11-12-25 21:28 0  
산적님~ 안녕하세요.
메리 클스마스임다.ㅎ
주중에 즐겁게 다녀오셧내요.
특히나 우연표 아침밥상...군침이 돕니다.

오늘은 모처럼 아이들.마누한테 풀 써비스로
영화관으로.쇼핑.마트.식사까지 아주 풀코스로
싸비스를 하고 왓내요.ㅎ

그래야 바다갈때 잔소리...ㅎㅎㅎ

조행기 잘 보았구요.
감시를 아주 잘 잡으십니다.ㅎ
담엔 혹 함깨하게 되면 한수 부탁합니다.

11년이 딱 한주 남았내요.
마무리 잘 하시고 12년에도 건강하세요.
59 산적되고싶어 11-12-31 21:29 0  
풀 써비스를 하는걸 보면
필시 탈출을 준비하고 있나 봅니다 ㅎㅎㅎ
든든하게 아침은 챙겨먹고 나섰는데
바다는 헐렁하게 맞아주더군요
괴기는 다 오데로 갔는지 ㅋㅋㅋ
전국 팔도를 헤집고 다니시던데
내년에는 더 멋진 곳에서
더 아름다운 추억거리 가득 만드시길 바랍니다
56 찌매듭 11-12-26 12:22 0  
그쪽은 아직 한두번 바다구경을 할수있을텐데
마감이라시면 이렇게 먼 곳에 있는 사람은 어쩌한말입니꺼?

우연이라는 낚시점에서는 매번 맛난 아침밥과 ++++ 를 제공하는데
고등어 조림이 정말, 맛나보이긴 합니다.

목구멍의 가시는 나중에 이비인후과에 가서 빼더라도 고통과도 바꿀만큼
그 맛에 감수하겠다시니 맛이 있긴한다보구요~~~~~~~ ^^;;

크리스마스도 지났고,다섯밤후면 또 새해.....
오지말라해도 새년이 자꾸 오니...........

남은 금년의 마무리 잘 보시고 대망의 해를 맞으시길~~~~~~~~
56 산적되고싶어 11-12-31 21:33 0  
찌매듭님!
만재도는 숨가쁘게 읽어 내려갔습니다
음악이며 사진이며 글귀들이 곁에서 빤히 들여다 보는것 이상으로
정겹습니다
한편 만드는데 족히 5~6시간쯤은 들지 않았나 감히 짐작이 됩니다
다음번엔 갈무리 하셔서 한편의 에세이라도 내셔서
우리 조사님들의 굶주린 감성을 메꿔 주심도 좋을듯 합니다
우연엔 예상대로 가보지를 못했네요
맘 같아선 한번쯤 더 가보고 싶었지만
역시나 년말엔 다들 떠나 가려고 발버둥 치는
헌년 보내느라 무지 바쁘다 보니
저도 발목이 잡히고 말더라구요 ㅎ
여지것 먹어본 고등어찌개중 젤 맜있었다면 거짓이지요
어머니가 해주신 고등어찌개가 제일 맛있었지요
하지만 우연표 고등어찌개도 버금가는 맛이라
젓가락을 놓지를 못하겠더라구요
빨리 안 일어선다는 다른 님들의
56 산적되고싶어 11-12-31 21:34 0  
눈총이 무서워 어쩔 수 없이 젓가락은 놓을 수 밖에 없었지만요 ㅎㅎㅎ
다음에도 빛나는 만재도 출조기 기대하겠습니다
새년에는 즐거운 일들만 가득 쏟아지는 시간들 되십시요
1 뜰채조사 11-12-26 15:35 0  
꿈속에서도 감성돔 낚시를 하는 분 ㅎㅎ저도 낚시 가기전엔 며칠 머리속에서그림을 거리고..낚시를 갔다오면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온통 찌가 스물스물...금새 쏘옥 들어갈것같은 착각이 계속 됩니다..행복한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1 산적되고싶어 11-12-31 21:36 0  
뜰채조사님!
소풍가기 하루전 아이 모습이라 하여야겠지요
떨림!!!
낚시 준비하는 순간부터 바다에 서는 그 순간까지 온통 떨림입니다
갔다 와서는 아련한 몸살을 앓게 되구요
님도 그런 짜릿함을 경험하셨을테구요 ㅎㅎㅎ
이러다 중병이 걸리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몇십년은 족히 낚시를 하였는데도 말입니다 ㅎㅎㅎ
새해에는 멋진 낚시 되시길 바랍니다
1 약산조프로 11-12-27 12:16 0  
훈훈한 휴먼 드라마 같은 산적님 조행기 잘 봣읍니다...
꿈속에서 대물 감성돔 잡으셧는지요 ㅎㅎㅎ
내년에도 하시는 일 잘 되시고 어복 충만 하시길 기도 합니다...
1 산적되고싶어 11-12-31 21:39 0  
약산조프로님!
감히 프로님에게 견주기야 하겠습니까마는
바다는 늘 신나게 구경하고 옵니다
웃음이 맑은 사람들과의 가벼운 농담도 즐겁고요
꿈속에서도 대물 감성돔은 찌만 물고 사라지지
결코 후킹을 안되더라구요
아무래도 실력이 부족해서겠지요 ㅎ
내년에는 행복한 웃음들이 더 넉넉해지시길 바랍니다
1 지현아빠 11-12-27 16:10 0  
이번엔 먹거리 사진들이 풍성한 조행기네요...ㅎㅎ
아니, 꿈속에서 감성돔을 잡으시면 우짭니꺼, 갯가에서 큰녀석으로다가 올리셔야지...

이제 이번주가 지나면...올해도 저무는가 봅니다...
내년엔 더욱 건강하고 즐거운 조행길 되시길 바랍니다...
꼭 대물 조행기 올려주시고요...^^
1 산적되고싶어 11-12-31 21:41 0  
지현아빠님!
먹거리에 볼거리까지 풍성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꿈속에서도 실력이 미진하여 끌어 올리지를 못하는데
하물며 갯가에서 올리기는 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그래도 늘 푸른 꿈을 꾸며 바다로 달려갑니다
저무는 한해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님도 내년엔 하시는 모든 일들이 다 성취되시고
대물 조행기 힘찬 이야기들 올려주십시요
1 순진한녀석 11-12-27 20:56 0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조행기 같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올 한해 마무리 잘 하시고 내는에도 안낚 즐낚 대물 하십시요. ^^^^
1 산적되고싶어 11-12-31 21:44 0  
순진한녀석님!
사람사는 냄새란 표현이 정말 어울리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어부가 아닌 이상 몸으로 저항하는 고기들의 짜릿한 손맛보다는
입맛과 따스한 사람들이 쏟아내는 말들로 인해
귀맛이 즐거웠습니다
하께한 일년의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구요
님도 내년엔 멋진 대박 조행 나시기를~
1 홍포감시 11-12-28 12:50 0  
산적님 보내주신 보조스풀 무료분양 잘 받았습니다.보조스풀이 없어 보조원줄을 주머니에 넣고 다녔었죠.정말 필요한 거 였는데 정말로 감사 합니다.다가오는 2012년에도 안전한 조행하시길 바랍니다.^^
1 산적되고싶어 11-12-31 21:46 0  
홍포감시님!
창고를 뒤져 보조 스풀을 하나 더 찾아 두분께 드리게 되어 정말 기뻤습니다
허접한 스풀 마음에 드신다니 고맙고요
몇시간 남지 않은 내년이지만 새해에는 모든 일들이 술술 잘 풀리시고
바다에 가면 원줄을 차고 나가는 당찬 고기들의 손맛도 아울려 즐기시기를 바랍니다.
1 입질의추억 11-12-28 14:58 0  
고등어 찌게 내공있어 보여요~ 줄 감는 기계도 첨 봤는데 한대 가지고 있음
정말 요긴해 보이네요~ 멋진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1 산적되고싶어 11-12-31 21:48 0  
입질의추억님!
고등어찌개 정말 맛납니다 ㅎㅎㅎ
물론 개개인의 입맛은 차이가 있겠지만
새벽을 달려가 허기진 아침을 늘 풍족함으로 채우지요~
줄감는 기계는 저도 처음봐서 신기하더라구요
감고 난 스풀에 보니 줄이 반듯하게 이쁘게 감겨 있더라구요
신기 ^*^
내년에는 더 멋진 입질의추억이 되길 바랍니다
늘 홧팅 하시고 멋진 추억거리 많이 만들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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