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일 첫 주말에 청개구리, 베짱이, 그리고 나, 삼총사는 올해 최초로 굴비 갯바위의 처녀성을 깨려고 거제 대포항의 바다호에 몸을 실었다. 어둠을 뚫고 굴비에 도착 했지만 이런!~ 부지런한 조사님들은 벌써 다른 선단을 이용해 우리에게 처녀성을 깰 기회를 주지 않았다. 아니 근데 이건 뭐지?
굴비의 첫 하선은 4월 1일부터 인데 밤 12시도 되지 않아 자리를 차치하고 있는 것은 반칙 아닌가?? 상식과 원칙의 시대가 왔는데..... ㅠ~ 하지만 어쩌랴 다음을 기약하고 소매물도의 2번 자리로 뱃머리를 돌려 봤지만 역시나 조황은 빈작에 그치고.......
4월 중에 굴비의 처녀성에 재도전 하려고 했지만 병원의 복지부 인증 준비에 바쁜 관계로 기회를 갖지 못해 인낚의 조황센터에 눈팅만 하고 있는 차에 서울 베짱이가 굴비 가자고 조른다. 낚시터에서 낚시 40%, 꿀잠 60%의 비율로 인해 스스로 별명을 베짱이로 지어 놓고 항상 낚시는 먼저 가자고 하는 우리의 베짱이를 실망 시킬 순 없어 청개구리와 작당을 한다..
5월 5일 휴일을 맞아 4일 밤 11시에 바다호에 다시 몸을 실었다. 하지만 너울과 바람에 뒤뚱대는 바다호는 굴비의 갯바위에 우리의 삼총사를 상륙하게 할 수 있을지 불안한 마음이 생기게 한다. 바다호 운전대 옆의 수온은 13도, 저수온이다. 너울, 바람, 저수온…삼박자가 모두 우리를 도와주지 않는 느낌. 표층 수온이지만 오늘도 처녀성을 깨는 일은 쉽지 않을 것 이라는 불안한 예감. 멀리 어둠 속의 굴비가 보이고 더하여 전자찌의 빛이 눈에 들어 오는 순간 일단 내릴 수 있다는 안도감은 희망의 빛이다. 손맛을 못 본들 어떠랴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우는 자체가 행복인걸...

((
문수자리))
동풍이라 일단 “설치”는
제외하고 1차 “마당여”,
2차 “문수자리”에 목적지를 잡았다. 마당여는 먼저 출발한 야영 팀이 선점한 터라 새로 온 정선장님(최근
바다호는 갯바위는 정선장님, 선상은 코털 선장님으로 분업화 되었다.)에게
문수자리에 내려 달라고 부탁 한다. 지난 시즌 여기서 부시리 파워에 농락 당한 기억이 새롭다. 청개구리가 어깨에 낚싯대를 둘러 메고 100미터 달리기 했던 모습이
떠 오르니 저절로 미소를 짓게 한다. 얼마나 화가 났으면 그랬을까…
? ㅎㅎㅎ 문수자리는 딱히 조황이 없었다.
((마당여))
마당여로 자리를 옮겨 야영 팀과
바톤 터치 후 다시 한번 전의를 불태웠지만 입질은 없고…밑밥 투여 순간 저
수온
탓인지 아가야 젖볼락들 마저도 부상하지 않고 표층에서 약 1 미터 아래에서만 바글거린다.
작년 이 맘 때의 굴비는 마리 수는 많지 않았지만 젖볼락이 아니었고 25 전후의
볼락이 물고 늘어 졌는데
아가야 들이 자리떼 처럼 노는건 역시나 저수온 탓이겠지. 볼락의 습성은 냉수어
이니까.....
(( 5월 6일 마당여 에서의
조황 - 베짱이 : 상사리
1마리, 청개구리 : 상사리 7여수, 나 : 상사리 3 수, 깔따구 1수, 이번 출조의 주인공은 단연 청개구리. 아직 굴비 시즌은 이른 느낌))

(( 마당여의 꿀잠에서 깨어난 베짱이 PD))

((오늘의 MVP 청개구리 겨울잠에서 깨다))

((철수 직전 폼은 내가 잡고.......)
5월 19일 우리는 다시 한번 굴비에 도전하기로
하고 정선장님과 통화를 했다. 밤 11시 출항 예약완료 후 나의
처녀성 긴꼬랑지 흑기사의 꿈틀거림을 상상하고 있는데 부산에서 3D 프린터로 입수 저항 "0" 에 도전하는
찌(빅스타)를
개발하고 있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야~ 너거들 이번 주 출조 하나?”
“어~ 굴비 갈려고 예약 했다. 금요일 밤에 출발이다.”
“그래. 알았다.
그라먼 우리도 갈 테니 어디서 합류 할까?
“낚시밸리 라고 알제? 가락 경마공원 근처에 있는거.”
“알았다 거기서 보자.”
“ok~”
밸리에 도착하니 일행과 함께 있을 줄 았았는데 덩그러니 혼자만 앉아 있다.
“왜 혼자냐?”
“어. 일행이 처갓집에 갑자기 볼일이 생겼단다. 그래서 기울찌 테스트도 할 겸 해서 혼자 왔다”
원래는 부산 팀과 우리 삼총사는 각개전투로 “설치"와
“마당여”를 정했지만 부산 친구 혼자 둘 수 없어
네 사람이
할 수 있는 넓은 마당여를 목적지로 삼아 동침 하기로 결정하고 밑밥, 미끼를 쳉겼다.
거가대교를 지나 대포항에 도착한 시간이 10시40분, 벌써 많은 사람들이 제 각각의 포인드를 염두에 두고
뱃전에
기대어 피곤한 몸을 바다호에 맡긴 채 쉬고 있고 정선장님은 승선 명부를 쳉기며 닺줄을 올린다.
드디어
출발이다. 굴비에 도착하니 포인트는 텅 비어있고 날씨는 어디든 내릴 수 있는 좋은 상항이다.
단 하나 단점은 남서풍에 조금(1~2물) 물때. 이런 날씨에 굴비의 포인트가 비어 있는 이유는 일빠 든지
아니면
아직 시즌이 빠르든지 둘 중에 하나겠지? 후자에 무게가 실리는 느낌은 나만의 불안감일까?
밤 12시 30분쯤 마당여에 하선하여 짐 정리
후 낚시터의 친구 심플을 하나 꼬나물고 하얀 연기와 함께
어둠 속의 검은 바다를 응시하며 오늘은 어떤 채비를 해야 굴비의 처녀성을 깰 수 있을까
생각에 잠긴다.
부산 친구는 왼쪽 골창으로 들어가 볼락이나 잡는다며 휑하니 사라져 버렸다.
골창은 마당여에 내릴 때 마다 한번은 담가 보고 싶었으나 너울이 있을 때는 건너기 쉽지 않은 곳이고
골바람이 심해 쉽게 허용 하지 않는
자리이며 저기 까지 고기가 들어올까? 의 의구심으로 터잡고 낚시 하기는
꺼려지는 자리이기도 하다.(나만의 생각) 하지만 이번 출조는 충분히 도전 해 볼 수 있는 여건이라
새벽 시간대에 도전하기로 하고 배대는 자리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친구에게 받은 기울 "0" 찌(가칭 : 핵잠)로
도전해 보기로 한다.
(( 부산 친구가 긴꼬랑지를 겨냥한 새로 개발된 기울찌, 호수 : 0, 주야겸용, 3mm 케미 2개 장착, 뒤쪽에
관통하는 구멍 2개를 뚫어 예민성을 더함, 기본은 0 이지만 유속에 따라 케미의 가감으로 B 부력 정도 까지 즉시 조절
가능))
(( 귀여운 젖볼락))
(( 청개구리를 홍콩
보낸 쏨팽이 ))
올라 오는건 이런 아가야들…
운전대 옆의 표층 수온이 약
15도로 지난 출조 때 보다 제법 올랐는데 아직 물밑 수온은 아닌가 보다.
하늘을 천정
삼아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난 시간은 새벽 5시. 좀 늦었다. 외딴 갯바위에서 새벽의 따뜻한
커피 한잔은 어느 커피보다 비교불가이지만 굴비의 처녀성을 깨는 것보다 더 짜릿한
맛이 있을까?.
후딱 커피 한잔으로 몸을 녹이고 새롭게 갠 밑밥 한셋트(크릴 3, 파우다 1)와
낚싯대, 뜰채, 캔맥주 한 개,
안주거리 조금, 생수 하나를 둘러메고 여명이 밝아 오는 골창으로
향한다.
밤새 골창에서 지낸 부산 친구는 나를 보고
(( 골창에서 먼쪽의
부산친구. 가까운 쪽의 나 ))
“에이~ 여기 왜 이러냐? 젖볼락 투성이다. 거기는 어떻노?”
“마찬가지다. 청개구리는 쏨팽이 한테 찔려 한
삼십분 동안 죽을 똥 쌋고 베짱이는 아예 포기하고 밤새
골만 때렸다 . 아직 굴비 시즌이 이른 느낌이지만
지난번 보다 수온도 괜잖고 날씨도 괜잖으니 함 쪼아보자”
먼저 발밑부터 밑밥투여 후 잡어들의 움직임을 본다. 여전히 노는 것들은
젖볼락들. 힘들다는 생각을 하면서 물 흐름의 반대쪽 원거리에 밑밥
10주걱 정도 투여 후 첫 캐스팅을 한다.- 젖볼락, 두번째
캐스팅- 쏨팽이,용치놀래기…
세번째도 네번 째도 반복의 연속이다. 그래도 지난 출조때 보다 여러 조건이 괜잔아 열낚 모드로
돌입 한다,
순간!
빅스타 “기울 0 찌 핵잠”이 사라져 버리면서 팽팽해 지는 원줄과 함께 끌려가는
오른손! 왔다! 지난 해부터 이 끌려가는 느낌 때문에 감성돔
낚시를 뒤로하고 주구장창 매물. 굴비만 다녔는데 올해 처음으로 느끼는 강력한 끌림! 챔질! 하지만 가볍다. 30 전후의
상사리. 그래도 이 엄동 설한에 이게 어디냐. 고기가 있는
것을 아는 순간 모든 꾼들은 긴장을 늦출 수는 없는 것. “잔고기 뒤에 큰고기 있다”는 낚시계의 정설을 믿고 찌에 집중 한다. 다시 잠기는 찌. 오른손 까지는 전달 되지 않는 미세한 어신, 챔질! 쉽게 따라 오는 듯 하다 갑자기 옆으로 짼다. 미녀는 아닌데…? 긴 꼬랑진가? 그러기엔 박는 힘은 약하다. 아니나 다를까 수면으로 뜬 놈은 길쭉한 40 갓 넘은 은빛 깔따구(농어새끼).
(( 골창의 깔따구, 처녀성이었으면 좋으련만…..)
이후 상사리 서너마리에 성공하고 한번은 벗겨지고… 그리 대물 느낌은
없었지만 제법 힘을 쓴 놈이 있었는데 물속 여의 미역을 감으면서 빠져 버린 이 놈이 처녀성이 아닐까 상상을 해 본다.이후 입질이 뜸해 휴식 모드에 일행들과 즐거운 식사 시간. 회에 간단히
캔맥주 한 캔으로 오전을 마감한다.
오후 4시에 일어나 새 밑밥 개고 다시 열낚모드 돌입. 하지만
오전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는 입질 횟수. 금붕어
젖볼락. 쏨팽이, 용치의 반복. 저녁 9시까지 열낚 했지만 별 조과가 없다. 오후 보다는 오전이 월등히
앞서는
활성도에 기대 하고 간단한 요기와 캔맥주로 잠을 청한다.
다음날 새벅 4시 커피 한잔에 잠을 깨고 다시 골창에서
10시반 철수전 까지 열낚 돌입! 상사리 4마리
깔따구 1마리 성공 후 미세한 어신! 뒷줄 견제! 사라지는 핵잠! 챔질! 덜컹! 낚싯대를 세우는 순간 가볍다!
아~ 탄식~ 바늘은 없고
찌만 올라 온다. 바늘 위의 목줄 잘림! 긴꼬랑지의 융모
이빨 혹은 아가미 칼에 잘렸나?
아니면 뼨찌인가? 아깝다. 처녀성은 다음에 깨라는건가? 철수 시간이 머지 않아 대를 접는다.
(( 토요일 조황 - 상사리와 뻰찌 그리고 뽈라구)

((
일요일 오전
조황 – 상사리와 깔따구)
전체적인 조황은 일행들은 거의 꽝이었고 나만 상사리 10여수, 깔따구 2 마리의 조황에 조금은 아쉬움을 남긴
출조길 이었지만 부산 친구의 막장대 볼락 지그 헤드 채비의 청개비 미끼에
뻰찌 한마리는 이제 굴비의 시즌이
머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에 희망을
가지게 했고 함께 철수 하는 다른
꾼들의 빈작에 그래도 손맛을 본게 어디냐 하는 안도감을 느끼면서 바다호에 몸을 싣고 대포항으로 향한다.
올해의 목표는 미녀 7짜도 8짜도 감생이 5짜도 아니다. 당연히 내게는 굴비의 처녀성인 긴꼬랑지 흑기사
사짜
이상은 되야 되겠지. 다른 어떤 조사님이 내일이라도 굴비에서 처녀성을 정복 할지는 모르겠지만
누구에게나 일빠의
기회는 있다고 생각하며 선상의 꿀잠에 빠져 든다.
굴비의 처녀성아 다음에 보자! 굿바이 ~~~
(( 마당여의 백록담 - 여기에 처녀성을 띄울 날이 언젠간 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