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울산에 사는 초보조사입니다.
올해 벵에돔 시즌에 대마도를 다녀와서 처음으로 글을 남겨봅니다.
떠나는 이만이 가질 수 있는 설렘
혹자가 말하는 삶의 여유도 용기있는 자의 떠남도 아닌
그저 일년에 한번 나 스스로가 나에게 주는 상으로 여기며 올해도 벵에돔 시즌에
대마도를 찾아본다.

꾼이라는 부정적인 접사를 붙들고 사는 사람들이지만 나이도 직업도 사는 곳도 다르지만
꾼이라는 긍정적 힘에 함께 할 수 있는 고마운 사람들
고기를 낚는 즐거움보다는 나이 어린 나로서는 또 다른 배움을 향해 가는 짧은 학교가 될 수 도 있음을 매번 느낀다.

.
항상 떠날 때는 떠나는 기쁨만이 전부였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고 일터에서
내자리가 커져갈 수록 걱정이 많아지는 것은 아직 연륜이 부족한 탓일까? 아님 이것도 아직 내가 배우고 자라야할 것이 많다는 반증일까? 버리지 못하는 집착 핸드폰 전원을 조용히 꺼본다.

흐릿해지는 부산의 모습처럼 현실의 짐들을 등 뒤로 밀어내면서 이번 출조는 진정 나만의 시간을 갖자는 다짐을 해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렷한 걱정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걸 이미 아는 난 참 용기가 부족한 놈인 것 같다.

이런 저런 잡념 속에 한시간 남짓을 달려 히타카츠에 도착했다.
몇 년 사이와 비교 가장 좋은 날씨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바람은 자고 있고 멀리 곶부리에 적당한 파도가 오늘 낚시에 기대를 품게 해준다.

숙소로 가는 길에 미네만 근처의 공원에 잠깐 들렀다. 이젠 낯설지 않은 한국어들 대마도 자영업자들은 한국인 때문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오가는 배에서 보는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고 가격도 많이 저렴해졌다. 당일관광 배삯이 5만원이라면 언젠가 케이블의 모방송프로의 돈 많은 아가씨처럼 점심을 일본에 우동 먹으러 가는 것도 큰 사치는 아니라는 생각도 해본다.

대학시절 인도로 혼자 배낭여행을 간적이 있다. 밤에 혼자 돌아다니다 강도를 만나 여권을 제외하고 가진 돈을 몽땅 털린 적이 있었다. 일부러 타국의 정취를 느낀다고 여행자 게스트 하우스에서도 지내지 않았던 터라 당장 내일 방값 차비 여비 등이 문제였다. 그때 숙소 카운터에서 “아~ 와 이라는데.” 라는 낯익은 사투리의 말소리가 들렸고 나는 눈물 나도록 반가웠다. 그분은 사업차 오셨는데 나쁜 택시 기사가 엄한 곳에 데려다 주니 방이 있을 리 만무했다. 내가 짧은 영어로 사정을 숙소 측에 전달해 드렸다 허나 방이 없었다. 난 신이 내게 주신 기회라 생각하고 그 분에게 함께 방을 쓰자고 권하였고 밤에 이런저런 얘기 끝에 내가 당한 일을 말씀을 드렸고 그 분은 흔쾌히 돈을 빌려 주셨다.
외국에 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지 않은가? 낯선 땅에서 만나 뵙는 분은 한국에서 뵐 때 보다 몇 배의 반가움은 더한 것 같다. 재싸게 달려가 밑밥통을 들어 드린다.,참 배울 점을 많이 느끼게 하는 분이시다.



내가 대마도에 가장 부러운 것은 벵에돔이 아닌 공기다. 목이 항상 갈갈한 나는 공기에 대한 반응에 상당히 빠른 편이다. 흔한 말로 폐가 시원하다는 느낌을 나는 대마도에서 많이 받는다.
같이 간 형님의 말에 의하면 이곳은 공기가 좋아서 술을 많이 마셔도 담배를 많이 피워도 담날에 그렇게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정말 맞는 말인 듯하다.

봉천 포인트다. 김사장님의 말로는 그 예전 손님중 한분이 이곳에서 그리 많은 대물 벵에 돔을 잡아내셨는데 그분이 바로 서울 봉천에 사시는 분이셨고 그분의 연관성에 의해 이름이 그렇게 지워졌다고 한다. 적당히 한국스러우면서 한자어라 일본스럽기도 한 그리고 기억하기도 부르기도 쉬운 좋은 이름인거 같다.
태준형님 도안이라는 닉네임답게 사람을 참 편안하게 해주시는 분이시다. 항상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번 여행때 많은 대화를 나눌 시간을 가져 좋았었다.

이 곳 포인트는 만조가 되면 낚시를 할 수가 없다. 그래서 회도 먹고 술도 마시며 숨도 쉬고 이런 저런 얘기들도 나눌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그 멀리 까지 가서 만조고 간조고 낚시를 해야지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분들에겐 “대마도 도보낚시 안해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라는 인기 개그 프로의 유행어가 딱 맞을듯하다. 암튼 지척이 거제도 인데 이리 가까이 까지 돌고래가 뛰놀다니 많이 다르긴 다른가 보다.

현지의 주민들도 물이 빠지면 이렇게 해산물을 채취하러 나온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것은 이분들에게 우리가 버리는 우리나라의 용치 비슷한 고기를 드리면 그렇게 좋아하신다는 사실이다. 타국인에 대한 친절함의 표현을 감사함으로 표하시는 것이신지 정말로 이 고기 많은 땅에서 정말 그 고기 자체가 고마우신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어쨌든 그들에게 물 빠진 대마도의 리아스해안은 또 다른 삶의 터전인 것이다.

삶의 방식은 각각 그 누구나 다른 것이다..

이번 여행의 유일한 홍일점이 셨다. 낚시에 대한 열정 사람에 대한 열정은 더 많으신 분이다. 이번에 참 많은 도움을 주셨다.


고기는 말 그대로 먹을 만큼은 잡았다. 첫날 오후에 30마리나 되는 40이상의 긴꼬리를 잡은 터라 나머지 3일은 여유롭게 즐기면서 했던 거 같다.
끝으로 우리의 여행을 도와주신 김사장님
연세에 비해 정말 대단한 체력과 열정을 가지신 분이다.
처음뵈면 지나친 프라이드에 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낚시도중, 운전 도중에 들려주시는 이런 저런 얘기들은 젊은 나에게는 많은 배움을 가지고 갈 수 있게 해주신다.
끝으로 몇장의 사진을 덧붙여 보며 내년 시즌아니 용기 있음 3월을 기약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