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말 화끈한 손맛을 보러 다대포에 들렀지만
결국 조과 없이 돌아오다보니 슬슬 병이 또 도집니다.
우선 기상청에 들어가 보니 파고 0.5-1, 남서풍 6-11,
그야말로 장판으로 예상됩니다.
바람과 너울에 고생하다 제대로된 손맛도 보지 못하고
우선 바다 상황이 좋다보니 아는 동생녀석을 꼬셔서 서둘러
통영 중화마을로 달려갑니다.
포스팅을 읽기전에 여러분의 추천이 필요합니다!!!
감사드려요!!!
출조시간은 저녁 11시, 8명의 조사들과 함께 대물을 꿈꾸며
좌사리열도로 진*호를 타고 달려갑니다.
더위가 걱정되어 물과 얼음을 대장쿨러에 꽉꽉 채워 놓았고
시원한 캔맥주와 비록 편의점이지만 삼겹살도 챙겨갑니다.^^*
이제 연화도나 초도정도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선장님이 내리랍니다.
"전 좌사리 갈껀데요?"
선장님이 띵한 표정으로 "여기가 좌사린데요"
"ㅡㅡ"

그래서 내린 곳이 둘째섬 높은자리 포인트입니다.
앞쪽에는 지난 봄 제가 참돔 77cm를 걸어낸 유명한 사이섬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밤새 야간찌가 보이지 않아 아무도 없는가 했지만
요즈음 시기에 낚시꾼들이 사이섬에 없을 수가 없지요...
사이섬 위에 쳐 놓은 텐트가 불안불안 합니다.

5시가 못되어서 슬슬 여명이 터옵니다. 언제봐도 아름다운 좌사리 바다입니다.

멀리 해무 속에서 국도가 보이네요.
이 여름이 다가기전에 국도에 한번 들어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첫섬의 노랑바위 전체가 해무로 자욱합니다.
마치 이 해무 속에서 해적선이라도 나올듯합니다.^^*

밤새 야간찌 반유동 3호 채비로 수심을 15-25m까지 변화를 주며
날물 방향으로 흘려보았지만 뽈락과 쏨뱅이 씨알 좋은 전갱이를 제외하곤
별다른 입질을 받질 못했습니다.
여명이 터오고 부시리를 대비해서 채비를 바꿔봅니다.
원더랜드 AR1.75호대-트윈파워 5000HG-5호 원줄에 4호 목줄3.5m-
기자꾸라 5B 고리찌-찌스토퍼-j쿠션-3B 고무봉돌-
오너 참돔11호 바늘로 채비를 마감합니다.
오늘 걸리기만 해라 무조건 잡아낸다...^^*

오늘 밑밥은 하나파워 참돔 파우더 3개에 밑밥용 크릴새우 9개 입니다.
하나파워는 건식파우더이다 보니 적당량의 해수를 섞어가면서
품질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밑밥을 발앞에 뿌릴때마다
엄청난 양의 용치놀래기들이 모이는 것으로 봐서는
집어력은 좋아 보입니다.
밑밥통 안에는 해 뜨기전에 발앞에서 잡은 40cm가 넘는 전갱이입니다.
이 녀석은 꽤 커서 높은 자리에서 1호대로 올리기가 쉽지 않더군요.
해가 완전히 뜨고 날물의 진행이 끝나갈 무렵 조류가 뻗어나가지 못하고
발앞으로 붙습니다. 앞에는 용치들이 버글버글하구요.
채비를 회수를 할까 하는데 갑자기 발앞의 찌가 쭈욱하고 빨려들어갑니다.
낚시대를 들어 챔질을 하는데 뭐가 턱하고는 걸립니다.
녀석이 세운 낚시대를 강력하게 가져가면서 아래로 쳐박습니다.
몇번의 실랑이 끝에 올린 녀석은 바로...
뺀찌라고 하기엔 좀 크고
돌돔이라 하기엔 좀 작은 녀석이네요.
그래도 올려 놓고 보니 정말 멋지게 생긴 녀석이더군요.
서둘러 갈무리를 해 놓고 다시 채비를 던집니다.
간조의 정조시간 물이 거의 서버리고 움직임이 없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원줄이 쭉 펴지면서 강력한 어신이 옵니다.
그 녀석들이네요. 바다의 폭군 부시리들...
채비 튼튼하겠다. 오랫만에 마음껏 손맛을 느낍니다.
1마리를 잡아내고 혹시나 고기가 빠질라 밑밥을 퍼 붓습니다.^^*
용치들이 밑밥에 반응을 하면서도 갯바위 부근 2m이상을 나가지를 못합니다.
녀석들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같이 간 동생녀석에게도 드디어 입질이 왔습니다.
"아~~행님"
" 아~아!아아아..."
저도 또 입질이 들어 오지만 녀석은
나름 꽉 조여놓은 스풀을 웨에에엥~ 풀고는
사이섬 뒷쪽 여밭으로 달려갑니다.
낚시대를 고추세우고 스풀을 잠궈보지만
이내 팽팽했던 원줄의 긴장은
한눈간에 풀어져버립니다.
"잘가라 녀석아~~"
그러는 사이 동생 녀석이 다시 한마리를 걸어냅니다.
제가 뜰채를 대어주지만 간조라 갈무리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황금 같은 시기에 복병이 나타납니다.
바로 자리돔잡이 배입니다.

맞은편 사이섬에서도 낚시를 하고 있지만
어떤 망설임도 없이 자리돔배들이 출몰했습니다.
아무래도 저희가 낚시하는데도 지장이 있더군요.
아무리 밑밥을 넣어도
자리돔배의 엔진소리에 더 이상 녀석들의 입질은 뚝!!!

동생과 낚시대를 놓고 휴식을 취합니다.
밤새 좌사리산 모기, 악취에 시달리고
무더위, 높은 습도에 얼마나 땀을 흘렸던지 몸이 좀 이상합니다.
아무리 얼음물과 음료를 먹어도 먹어도 갈등이 해소되질 않습니다.
특히 초보인 동생 녀석은 무더위와 부시리의 파워에 완전히 녹초가...^^*
담배는 좀 끊었으면 좋겠습니다. 죄송!!!

녀석들을 살림망에 넣어 두니 기분이 좋네요. 특히 의외의 녀석을 만나서...

해가 뜨니 습도는 좀 적어진 것 같지만
공포스러운 햇살이 우리를 비추기 시작합니다.

무더위에 넋이 나간 동생 녀석...(친 동생은 아닙니다.)

오늘의 조과입니다. 부시리의 마릿수는 못했지만
제대로된 뺀찌 녀석을 운으로 잡아서인지 마음이 설래입니다.^^*
저는 이제 철수를 했으면 하는데 동생녀석이
오후까지 포인트를 옮겨서 낚시를 계속하잡니다.
할수 없이 원래 계획대로 포인트를 옮겨 벵에 낚시에 돌입합니다.

옮긴 포인트는 등대섬 맞은편 포인트입니다.
두 섬 사이에 물골이 그리 세지는 않고
수심은 6-8m에 불과한 여밭으로 형성된 포인트입니다.
물이 마치 외국의 해변처럼 맑고 아름답습니다.
벵에돔과 뻰치들이 많이 나온다는 곳이죠.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온 바다가 자리돔들로 버글거리네요.
여기 와서 자리들 좀 잡아가시지...
밑밥 한주걱에 한 만마리가 모여듭니다....

포인트에서 바라본 좌사리 등대섬입니다.
끝쪽 곶부리가 유명한 등대섬 서쪽끝바리라는 포인트입니다.
마리수는 아니지만
대물참돔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는 자리죠...

물색이 너무 아름답고 좋더군요...

벵에채비를 하고 몇번의 캐스팅을 해 보았지만...
무더위와 햇살이 장난이 아닙니다.
낚시대를 1시간만에 내려 놓습니다.
동생 녀석은 넉다운이 되서 기절해 있고,
그나마 저 그늘도 곧 없어져 버려서 여기저기 그늘을 찾아
우리 둘은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완죤히 익어버린 얼굴... 난닝구 차림으로도 버틸 제간이 없습니다.
대장쿨러에 챙겨간 얼음물도 바닥이 나기 시작하고 물을 먹어도
갈증이 해소될 줄을 모릅니다.
두통과 함께 근육통도 오고 몸이 좀 이상해 지더군요.
열사병 증상도 있고...
선장님께 전화를 돌립니다.
"선장님 좀 살리주이소! 사람 죽겠습니다."
진조호 선장님 왈
"머라하든교? 내가 여름에는 아침 9시에 철수해야 한다 안하등교!"
"네...."
"쪼매만 기다리소"
"뚜뚜뚜"
고기고 나발이고 여름에는 낚시 안해야지~
후회가 막 밀려옵니다.
시간은 안가고 햇살을 피할 재간도 없고
텐트를 치고 안에 들어가 보니 숨이 막혀서 못 있겠고...
사진 찍기 놀이라도 해야겠습니다....

등대섬 서쪽 끝바리

좌사리 등대섬 절경
결국 철수시간보다 1시간 더 일찍 진*호가 구출작전을 옵니다.
우찌나 반갑던지...
낚시짐을 꾸려서 배에 던져 놓으니 심리적으로 좀 살만하네요...^^*

오늘 잡은 부시리와 돌돔 녀석입니다.^^* 멋지게 생겼죠?
아이폰 밧데리가 떨어져서 낚시방 조황에서 사진을 좀 훔쳣습니다.^^*

새로 구입한 다*와 대장쿨러와 빈약한 조과들...
부시리는 대장쿨러에 꽉 채워야 되는데...
좀 무겁긴 하지만 덕택에 넉넉히 얼음과 물을 챙겨 갈 수 있었네요.

약 35cm 정도 되는 준수한 녀석입니다.
일반 찌낚시로는 잡기가 힘든 녀석입니다.
부시리, 참돔 채비라서 수월하게 올렸지
만약에 벵에 채비라면 어림도 없었겠지요?

돌돔 녀석은 사랑하는(?) 아내와 딸아이에게 이 귀한 녀석을 진상했습니다.
시원한 지리탕와 함께....
한마디로 쫄깃한 식감이 끝내주더군요...ㅎㅎㅎ
좋은 사람과 좋은 곳에서 .즐겁게 낚시를 했지만
조금 더더 하는 욕심에 이 무더위에 너무 많은 고생을 했네요.
동생과 저는 탈수증세로 한 이틀은 고생을 했습니다.
취미생활도 좋지만 적당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대자연 앞에서는 인간은 너무나도 미비하고 나약한 존재라는 것은
느낀 소중한 줄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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