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차귀도/목여) 벵에돔 조행기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제주도 벵에돔 출조 2일차 조행기입니다. 강한 샛바람을 고려하여 이날도 제주도 서쪽의 부속섬인 차귀도로 출조를 다녀왔습니다.

전날 뒤풀이 식사 후 성윤 형님과 숙소에서 맥주 한 잔을 더 걸치고 다음날 아침에 느지막이 일어났습니다. 형님께서 주로 사용하신다는 "아시아 마스터피스" 05번 찌도 선물 받고, 19/21 테크늄 릴도 구경을 했네요. (결국 이날 저녁 강우피싱 밴드에 저렴하게 올라온 21 테크늄 릴을 구매했습니다. 이 모든 흐름은 운명......받아들여야지요 ㅋㅋㅋㅋㅋㅋ)

차귀도로 출조하는 자구내 포구로 향하기 전 "휴게소"에 들러 간단히 요기를 했습니다.
이제는 어묵, 김밥을 먹지 않고 지나가면 뭔가 허전할 정도로 평화로의 휴게소들이 익숙합니다 ^^" 낚시인들의 취향에 맞게 여러 휴게소를 고르는 재미도 있고요.

이곳의 어묵 국물은 다른 곳보다 조금 더 매콤하네요. 상대적으로 공간이 좁았지만 주인아주머니도 친절하시고 김밥도 맛있었습니다!!

밑밥을 준비하러 오랜만에 "노형 피싱샵"에 들렀습니다.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공항에 내리자마자 항상 먼저 찾는 곳인데, 전날에는 동선이 안 맞아서 둘째 날에 들렀습니다.
밑밥 점도도 잘 맞춰주시고, 최근 제주도 조황을 정확히 알고 계셔서 평소에도 많은 도움 받고 있습니다.

전날 방어덕에서 성윤 형님께 받은 밑밥(원래 기상예보가 안 좋아서 하루만 낚시하시려다 철수길에 바뀐 예보를 보시고 일정을 하루 연기하셨습니다 ㅋㅋㅋ)에다가 크릴 3장, V11 집어제 1장만 추가로 섞어줬습니다.
이날의 출조지인 차귀도 목여는 수심이 얕고 밑밥에 벵에돔이 쉽게 반응한다는 얘기를 들어서 비중이 비교적 가벼운 V11 집어제로 선택을 했네요. V11 집어제에 들어있는 얇고 긴 펠릿을 신기하게 구경하면서 오후에 비가 올 경우에 대비해 빵가루 1봉도 함께 챙겼습니다.


밑밥이 준비될 동안 "노형 피싱샵" 내부를 둘러봤습니다. 찌낚시에 꼭 필요한 소품들이 잘 진열되어 있네요. 그중에서도 강우피싱의 오션마스터 원줄과 경기스페셜 목줄에 눈길이 갔습니다 ^^"

준수 형님이 잠깐 가게 일을 보는 동안 성윤 형님과 근처에 차를 한 잔 마시러 왔습니다. 낚시 가서 제주도 바다를 바라보며 아인슈패너를 마신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아내가 한소리 하겠네요 ^^;;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성윤 형님의 뒷모습도 남겨봅니다. 출조를 앞둔 낚시인의 모습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지만, 제주도에서는 가능한 일상입니다 ^-^

이틀 연속 자구내 포구에서 동성호를 탔습니다. 일요일이었던 전날과 달리 주차할 공간도 많고, 출조하는 낚시인들도 적어서 여유가 느껴졌네요.

하늘에는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처럼 구름이 잔뜩 끼어있었습니다. 제가 육지로 돌아간 다음날에는 실제로 주의보가 내리고 많은 비가 왔다고 합니다.


가득 찬 구름으로 하늘은 조금 흐렸지만 출조하는 저희들의 표정인 더없이 밝았습니다. 좋지 않은 기상예보에 전체 일정을 취소할까도 고민했었기 때문에, 이렇게 출조배에 오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한 달 전 계획했던 일정이니 하루만 출조할 수 있더라도 일단 만나자!!"라고 결정하길 잘했네요. 결과적으로 이틀 연속 출조할 수 있었습니다!!

전날 중복 예약이 있었을 정도로 북적였던 "방어덕"도 이날은 한가한 모습이었습니다.

가장 마지막으로 목여에 하선한 저희 일행 여섯 명은 가위바위보를 통해 자리를 정했습니다. 다들 내색은 안 했지만 숨 막히는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

제주도에 계시는 강우피싱 어드바이저 송윤호 형님의 조언에 따르면 배를 대는 곳에서 왼편이 더 조과가 좋다고 합니다. 특히 간조를 향해 가면서 드러나는 여치기 자리(갈색 해조류가 드러나 있는 쪽)가 선호된다고 하네요.
처음 내려본 목여의 모습은 발판도 편하고, 넓었습니다. 방어덕과 마찬가지로 6~7명의 일행이 함께 하선해도 넉넉할 정도였습니다. 뒤쪽으로 높아지는 형상이라 너울이 조금 있어도 안전하게 짐을 올려둘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가위바위보에서 3위를 기록한 저는 윤호 형님의 조언대로 여치기 자리의 왼편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전날도 그렇고 요즘 가위바위보 성적이 나쁘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제 자리 왼쪽에는 제주도 현지인 요한 동생이 자리 잡았네요. 처음엔 여치기 자리에 3명이 들어갔다가 조금 비좁다고 생각했는지 자리를 옮겼습니다.

오른 편에는 가위바위보 최강자, 준수 형님이 자리를 잡으셨습니다. 1위를 한 뒤 스탠드를 들고 당당하게 여치기 자리로 향하던 그 해맑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네요 ^^;;;

낚시 준비를 마치고 채비를 넣자마자 기준치 벵에돔들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방어덕보다 씨알은 작지만 목여에 많은 벵에돔 개체 수가 있다던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채비는 영상산업의 칼리번 1.2호대, 강우피싱 오션마스터 1.5호 원줄, 나만의 수제찌 달인 0c, 조수 고무, 강우피싱 경기스페셜 1.2호 목줄, 벵에돔 3~6호 바늘에 봉돌을 가감하였습니다.

밑밥에 반응한 벵에돔들이 수면 가까이 활동하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봉돌을 모두 제거하고, 가장 가볍고 작은 바늘을 묶은 다음 조수 고무를 내려 목줄 길이를 한 발 정도로 맞춘 채비에 쉴 새 없이 벵에돔들이 입질을 해주었습니다.
여수 연도, 전날 방어덕에서의 "무(無) 벵" 설움이 한순간에 날아갔네요 ㅋㅋㅋㅋㅋㅋ 벵에돔의 활성도에 따라 한 번의 캐스팅마다 봉돌, 목줄 길이를 조절하며 재밌는 낚시를 이어갔습니다.

한창 손맛을 보고 있는데 간조를 전후하여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강한 맞바람이 불어왔습니다 ㅠㅜ


분명 동풍과 비가 예보되어 있었는데, 제주도의 바람은 역시 변화가 심한 것 같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은 것은 그 와중에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강한 바람에 '뭔가 싸늘하다'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제 모자가 벗겨지면서 바다에 빠졌습니다 ㅠㅠ 옆에 계셨던 시훈 형님께서 재빨리 뜰채로 떠보려고 했지만 닿지 않았네요 --^

조류를 따라 점점 멀어져 가는 모자를 향해 저는 급하게 캐스팅을 하기 시작했고, 거의 포기하려던 순간에 제대로 바늘 걸림이 되었습니다 ㅋㅋㅋㅋ
모자를 다 건져갈 때쯤 준수 형님의 "써야지, 그걸 지금 바로 써. 멋있게!!"라는 외침도 확실히 들었습니다......

벵에돔 4호 바늘이 "KANGWOO"의 "A"에 제대로 박혀 있었습니다. "항상 바늘의 상태를 확인하고, 자수가 새겨진 좋은 모자를 써야 한다"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강우피싱 필드스탭 모자를 차귀도 용왕님께 바칠 뻔했네요......

흐린 날씨 덕분에 모자가 없어도 낚시를 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었습니다. 이후로도 기준치 전후의 벵에돔들은 계속해서 올라왔습니다.

들물이 시작되고 여치기 자리에서 낚시를 하시던 준수 형님도 30cm 중반의 씨알급 벵에돔을 올렸습니다.

오른쪽 45° 방향으로 강하게 흘러가는 들물 조류가 낚시 자리와 가까워 공략하기 좋다는 것도 여치기 자리의 이점인 것 같습니다.

철수를 앞두고 성윤 형님도 30cm 중반의 긴꼬리 벵에돔으로 손맛을 보시면서 저희 일행 모두 즐겁게 하루 낚시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시원하게 원줄을 차가는 긴꼬리 벵에돔들의 입질을 오랜만에 느꼈고, 바위 틈으로 파고드는 벵에돔들과의 겨루기도 나름 재밌었네요. 좋은 일행들과의 즐거웠던 기억을 가득 안고서 자구내 포구로 돌아갔습니다.

목여에서의 6인 전체 조과입니다. 기준치를 넘지 않는 벵에돔들은 올라오자마자 바로 보내줬고, 이날은 벵에돔이 필요한 일행이 있어서 사진 촬영 이후에 제주 현지인 형님에게 인계했습니다.

"어랑"에서의 벵에돔/참돔이 전날 뒤풀이 식사였다면, 이날은 "갈비"가 뒤풀이 식사였습니다. 분명 이틀 전에 준수 형님네 가족과 왔던 곳인데 또 먹어도 맛이 있었습니다 ^^;; 낚시를 마친 뒤의 식사에서는 그날을 같이 보냈던 낚시인들만의 이야기가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낚시 이야기는 준수 형님네 농장 숙소까지 계속되어 밤이 늦도록 이어졌습니다. (저 때 21 테크늄을 주문했었네요 ㅋㅋㅋㅋㅋ)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수돗가에서 깨끗하게 장비를 씼었습니다. 주의보가 내렸던 제주도에는 약한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진돗개 "천둥"이와 헤어지는 게 마냥 아쉬워 전날 식당에서 챙겨온 갈빗대를 줬습니다. 처음 봤을 때 사납게 짖더 녀석도 며칠 사이에 많이 친해졌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저희가 다가가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반겨주었네요 ^^

아이들 등원을 마치고 저희를 공항까지 데려다준 준수 형님의 배웅을 받으며 제주공항에 잘 도착했습니다. 차량, 숙소, 예약 모든 면에서 2박 3일 동안 정말 신세 많이 졌습니다.
2주 뒤 7월 중순에 2박 3일 제주도 출조가 또 계획되어 있습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제주도 밤낚시에 도전해 볼 예정입니다. 한 번 입질이 들어오면 씨알이 크다는 말에 벌써부터 마음이 콩닥콩닥 뛰네요 ㅋㅋㅋㅋㅋ 항상 그렇듯 제주도 낚시의 8할이 기상이라서 하루에도 몇 번씩 예보를 들여다볼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 관리 잘 하셔서 무더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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