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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여행

1 산적되고싶어 14 4,179 2012.12.02 13:06

한때 낚시라는 장르가 무조건 많이 잡고 왼종일 낚시만 하다가 돌아와야 후회하지 않는 시절이 있었다. 물론 아까운 시간에 많은 경비까지 들여 떠나는 소중한 시간들이었으니 그럴 수밖에......, 하지만 이제는 낚시도 하나의 스포츠처럼 열심히 그 순간을 즐기는것이라 하면 좀 건방진 표현이겠지만 나름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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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낚시점엔 새벽을 여는 향기가 있었다

저 향은 무슨 향일까?

눈을 지긋이 감고 저 향기를 맡으면 무슨 느낌이 들까?


 

떠남!

떠남은 언제나 설레인다. 더군다나 바다로의 떠남은 그 설레임을 아직도 잠재울 순 없다.

한달 보름만에 떠나는 바다 낚시. 난 아예 바다 여행으로 못을 박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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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출조하는 동료 조사님의 찌

정갈한 그의 성격만큼이나 테클 박스는 완벽히 정리되어 있었다
한때 갯바위 낚시에 빠져 부지런히도 사 모았던 구멍찌!

그땐 가격도 제법 나갔었는데......,

좋은 사람들과 조우, 그리고 청정해역을 떠다니는 바람처럼 때 묻지 않는 웃음을 느낄 수 있으니 한판 신나게 눈과 귀와 그리고 입을 즐기고 오면 되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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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낚시점에 들리면 우연표 커피를 마시며 즐겨보는 곳이다

노란색이 주는 따스함과 또 다른 열정 생기발랄함 모든 것이 찐한 향이 되는 느낌이다.


이번에는 같이 근무하는 직장 동료와 동반 출조를 했다. 4시 30분에 집 앞에서 만나자고 하였는데 이미 20분쯤에 도착을 해서 25분쯤에 전화를 한다. 부스스 일어나 인사를 하고나니 자기 차로 가잖다. 차 트렁크에 실려 두었던 짐을 옮기고 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한 30여분쯤을 달렸을까? 뭔가 아까부터 잊고 온게 있다 싶더니 구명조끼를 안챙겨 온것이다. 저번에 새로 장만한 것이라 조금은 애지중지 아낀답시고 차 뒷자리에 넣어 둔것을 트렁크에 있던 짐들만 옮겨 실다 보니 빠뜨리고 온것이다.

대략 난감~

6시 조금 안되어 낚시점에 도착을 하니 예외 없이 형님과 형수가 너무 오랜만에 본다며 반겨주고 뒤이여 진순이도 껑충거리며 아는체를 해준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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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순이 녀석 잔뜩 움크리고 있더니 나를 보고 반겨준다 ㅎㅎㅎ

하얀색 털이 더욱 고운 겨울 눈 빛깔을 닮아간다.

 

커피 한잔을 뽑아들고 식당쪽으로 자리를 옮기자 작은 칠판이 하나 보인다. 바쁜 일상들 속에서도 가족들간의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작은 배려가 아닌가 싶은데 첫줄에 씌여진 “칭찬을 생활화 하자”는 참 많은 것을 담고 있는 메시지인것 같아 한참을 뚫어라져라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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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을 담았으나

역시 많은 것을 담지 않은듯한 표현

지워진 아랫부분은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었을까?

마치 어릴적 쪽지 편지를 주고 받았던 것 같은 생각들이 스쳐간다.

 

낚시점과 식당을 가로지느는 창가엔 앙증스런 원숭이와 먹음직스런 바나나가 있길래 열심히 아침 준비를 하는 형수보고 “형수야 조거 이쁘네 어디서 구했노~” 너무 퉁명스럽게 물어봐서 그랬을까? 형수는 뒤도 안돌아 보고 “우리 현준이가 만들었제요. 고 녀석 그래도 아빠 닮아서 손재주는 비상하제요”하며 여전히 분주한 손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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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만들기를 좋아라 한다는 현준이 녀석 손재주가 비상하다

아마도 맥가이버 같은 아빠를 닮았겠지~

앙증스러운 원숭이와 노랗게 익어 맛나게 보이는 바나나가 정겨웁다.


 

사진을 한 장 찍어두고 탁자위에 신문들이 뒹굴기래 “날짜 지난것도 신문이가?” 하면서 툭툭 넘겨보니 작은 생활지 하나가 보인다. “영광 21”, “뭐 이런것도 다 있노? 형수 이거 거제서 나오는 생활지 아니가? 희환하네~” 하며 투덜거리자 역시나 뒤도 안돌아 보며 “삼촌은 눈좀 더 크게 뜨고 봐요 그게 오데서 발행되었는지~” 그리고 보니 영광군 영광읍에서 발행된것이었다. 영광굴비, 영광원자력, 자잘한 지역 이야기, 그리고 빠뜨리지 않는 주택이니 자동차 광고등 그냥 일상적인 생활지라 신문을 넘기다가 시(詩)가 보여 읽어보니 불갑산 상사화를 주제로 쓰여진 시였는데 은상에 조○○/거제시 되어있길래 자연스레 눈길이 가서 읽어 보니

 


 노을 보다 붉을 립스틱 바르고

 마스카라 고대한듯 말아 올려서

 인형같은 속눈썹도 붙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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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리고 때론 엎드려 글을 쓴다는건


아픔이고 희열이기도 하지


나 안의 나를 찾아가는 길이기도 하구


"엇갈린 운명"


그런 운명을 안고 사는 상사화의 피빗 절규가 느껴지는듯 하다.



 

요 부분이 약간 촌스럽기도 하면서 멋져서 “형수야! 거제서 글도 누가 올렸네 제법 잘 썻는지 은상(銀賞)이네 아는 사람이가?” 하니 그때서야 뒤돌아 보며 “잘 아는 사람이제요”하며 의미 심장한 미소를 띄운다. “형수는 좋겠다 이런 글 잘 쓰는 사람도 알고 있고~” 잠시후 글을 읽고 있는 탁자위로 반찬들을 하나 둘 옮기던 형수가 “글 좀 읽을만 한가요?” 하고 묻길래 “응 쪼매 표현 방법들이 다르네, 좀 색달라”하자 형수가 “그거 내가 쓴거다요”한다. “잉! 진짜로 형수가 쓴기가?” 하며 사진기를 꺼내들자 “이름 나오게 하면 밥도 안줄끼다”해서 이름은 가리고 사진을 찍고는 “형수야 상금은 있을낀데 얼마고?, 문단에 등록을 해라 우째라 미주알 고주알......,” 형수는 한마디로 일침을 한다 “많이 알면 다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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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반공기를 뚝딱 게걸스럽게 헤치우곤

능청스럽게 누룽지 두 그릇을 또 먹어도 여전히 어기진 배

참깨 쑹쑹 뿌려진 김치에 모락모락 김나는 고등어 찌개를 욕심것 먹고는 올챙이처럼 불러진 배를 두드리며

마지 못해 일어서던 아침 ㅎㅎㅎ

 

언제나 풍성한 아침을 먹고는 맛난 누룽지를 두그릇이나 욕심내여 먹고 나니 요즘 제철인 물메기처럼 배가 불룩해진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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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릿대 끝 부분이 부러지면서 가이드 전체가 사라져 버린 조사님의 낚시대를

형은 능숙하게 가이드를 끼우며 거리도 재어보고 휨새도 봐가며 수리중이고

옆 갤러리들은 신기한 듯 지켜보고 있다.

 

출조지로 떠나는 우연낚시차 앞자리는 거의 내 차지였으나 오늘은 종식님이 턱하니 자리 잡아 뒷자석에서 흔들리며 바다를 그려본다.

바다!

바다야~ 하고 불러보면

응! 반가워~ 오랜만에 왔구나~ 하며 언제나 반겨줄 것 같은 상상들......,

요 몇일 사이 이렇게 잔잔한 바다가 있었나 할 정도로 포근한 어머니 품 같은 바다를 헤치며 여섯 남정네들은 저마다의 바다에 잠겨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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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전 설레임과 희열들을 애써 잠재우며

심호흡으로 바다를 느끼고 있다.

 

손이 씨릴것 같은 날씨에도 부지런한 조사님들은 낚시대를 담그고 있었고 갯바위에 좌대며 선상 낚시꾼들이 마지막 가을을 아쉬워 하는듯 가득가득 바다를 메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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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부지런한 새벽을 달려온 조사님들은 바다를 점령하고 있었고

그들의 손맛도 함께 익어가고 있었다.


 

어탐기로 조심스레 바다를 살피던 형이 선실에서 고개를 끄떡이고 난 그것을 신호로 갈고리를 물에 던져 넣어 양식장 밧줄을 잡아 올리는데 이런 갈고리가 걸리지 않았다. 다시금 걷어 올린 갈고리를 멀리 “풍덩” 하고 던져 줄을 잡아 당기니 그때서야 갈고리가 양식장 바닥에 설치된 줄에 걸린듯 묵직하다. 근데 형이 조타실 문을 빼꼼 열더니 “ 이 바보야! 그리 던지면 감생이 다 도망간다” 삐쭉거리고 난 “수심이 깊어서 감생이 도망 안간다. 글고 감생이 꼬시는게 형 몫 아니가? 밑밥으로 다시 꼬셔 모아라~”라며 응수를 하고 뒤에도 갈고리를 이용해서 배를 고정하고 나니 형은 바다를 주시 하더니 적당한 위치에다 밑밥을 던져 넣으며 바닥에 감생이들이 많으니 낚시를 해보란다.

난 느긋하게 물색도 보고 수온도 손으로 느껴보며 바다와의 교감에 나름 빠져 보지만 손맛이 그리운 조사님들은 벌써 분주한 모습으로 채비를 꾸려 넎는다.

수심이 12m 정도이니 1.5호찌가 나을까? 아님 1.0호찌가 나을까 나름 궁리를 해보다가 물살이 살아 나는것을 보고 조금 무거운 1.5호찌가 원하는 포인트에 잘 안착할 것 같아 정성스레 셋팅을 하고 내려본다.

그런데 이상하다 내려가는 찌에 아무런 반응도 없는데 미끼가 없어진다. 처음 밑밥 칠 때 망상어 치어들이 부상을 하더니 아마도 물밑에도 망상어만 가득인것 같다.

다른 조사님들도 미동도 않는 찌에 미끼만 없어지는것에 넋을 잃고 있는 모양이다. 같이 갔던 직장 동료분도 고개만 갸우뚱 거리고......,

잠시후 찌가 쏘옥! 사라진다. 속으로 나름 하나, 둘, 셋을 외치며 챔질을 해보지만 빈 바늘만 올라온다. 다시금 그 자리쯤에 찌가 흘러가자 똑 같은 현상에 똑 같은 챔질~ 하지만 역시나 빈 바늘, 잠시후 똑 같은 자리에서 졸졸졸 흐르던 찌가 약간 멈칫 거리길래 챔질 준비를 하고 기다렸더니 찌가 슬쩍 잠기는 느낌이 들릴래 챔질을 하였더니 저항도 없이 고기가 끌려 나온다. 뭘까? 무슨 고기가 첫 고기로 나오는걸까? 배에선 아무도 고기를 낚아 올리지 못했는데......, 하며 올려본 고기는 볼락이었다. 제법 탐스런 볼락이 첫 고기라 느낌이 좋아 그쪽으로 흘려 보는데 이번에는 계속해서 밑걸림이 생긴다. 날 물이 진행되었는지라 수심을 약간 올려서 흘려보아도 계속 밑걸림이 생기는데 다른 분들도 똑 같은 현상이 일어나 형에게 “형아 밑걸림이 계속 생긴다. 밑에 뭐가 있노?” 하고 물으니 “양식장 하던 줄들이 바닥에 깔려 있는데 그게 물살이 흐르면 살짝 부상을 하고 감생이들은 엉켜진 줄들을 은신처 삼아 있다며 낚아 올려 보란다”

선미(船尾)에서는 요즘 자주 보이는 동식님의 요란한 헛챔질 소리가 이어지고 선수(船首)에선 조용히 낚시 하던 직장 동료분이 볼락 한수를 낚아 올리더니 바로 벵어돔을 한 마리 낚아 올린다. 헉! 이 겨울에 벵어돔이라니~ 비록 작은 씨알리지만 벵어라니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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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동료가 낚아 올린 벵어돔

채색이 참으로 고와서 바다의 흑기사가 딱 어울리겠다 싶었다.

 

하긴 이 조사님은 내가 보는 눈 앞에서 방생급을 벗어날듯 말듯한 감성돔을 크릴 7마리로 6마리나 낚아 올린 실력의 보유자이다. 그리고 두미도 갯바위에서 53cm에 가까운 감성돔을 무 꺼내듯 낚아 올리고 한달전쯤엔 역시나 두미도에서 7짜급의 참돔을 3호 목줄로 물위에 부상을 시켜 잔뜩 공기를 먹여 뜰채를 준비하는 순간 마지막 저항에 목줄이 터져버러 그만 방생을 하고 만 실력이라 그리 이상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벵어돔과 날씨와는 어울리지 않는 묘한 느낌이다.

챔질이 열심히던 동식님의 낚시대가 약간 휘어져 놀란 모습으로 쳐다 보았더니 자꾸만 원줄이 갈지(之)자를 그리더니 아니나 다를까 시장 고등어 보다 조금 작은 고등어가 올라오고 가운데서 낚시 하던 약국을 운영하신다던 분과 그 일행도 고등어를 낚아 올린다. 그런데 한분은 영 낚시 하는 자세가 엉성한게 아무래도 초짜인것 같아 수심조절이며 낚시 바늘도 다른 것으로 바꿔서 교체해주고 나니 옆에 분이 면사 매듭이 오래되었다며 좀 매어 달라길래 매는 법 까지 가르쳐 주고 나니 고등어를 잘도 낚아 올려 등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고등어만 열심히 낚는 초짜님에게 수심을 좀더 내려야 고등어 말고 다른 고기가 낚일거라고 일러 주고 싶지만 손맛 찐하게 보는것은 오히려 고등어가 더 나을것 같아 아무 말도 않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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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으로 이동중에 직장 동료가 움크리고 있다

하지만 시선은 바다를 향한체 어디선가 포물선을 그리는 꿈을 꾸고 있는 듯 하다.


간간히 낚여 오는 볼락이 워낙 탐스러워 낚시 바늘 세 개짜리를 준비하여 카드 채비를 해서 10호 봉돌을 물려 바닥에서부터 입질층을 노려보지만 미끼가 내려가기가 무섭게 톡~ 하더니 미끼가 사라진다. 계속해서 똑 같은 패턴에 지칠때쯤 볼락 한 마리가 앙탈을 떨며 올라오고 재미도 없던 카드 낚시를 접고 말았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제법 무료하다 싶은 시간이 흘렀을 쯤 고등어와 전갱이만 낚아 올리던 동식님의 낚시대가 멋진 휨새를 그리며 감성돔 특유의 저항을 하며 딸려 올라오는것을 보고 뜰채를 들며 감성돔 축하한다고 하자 동식님은 감성돔은 아니라고 하고 난 감성돔 맞다고 하고......, 물속의 고기를 두고 동식님은 손맛으로 난 눈맛으로 낚아 올리고 보니 31~32cm 정도의 감성돔이 올라온다. 그때서야 동식님은 특유의 웃음을 살짝 지어주고 노심초사하던 형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며 다량의 밑밥을 쏟아 붓더니 “감성돔 왔나 보다 바짝 긴장하며 낚아 보자”라며 서로를 격려해주는데 이상하게도 고등어, 전갱이, 간혹 볼락만 낚여 올라온다.

잠시후 내 찌가 순식간에 사라지길래 챔질을 하고 올려보니 커다란 복어 한 마리 올라오고 그걸 본 형은 “물칸에 잘 넣어 둬라 쌍근 형님 갖다 드리게~”해서 물칸에 고이 넣어 두고 다른 조사님들처럼 간간히 고등어를 낚아 올리는데 주위의 배들이 하나 둘 철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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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 맛 하나는 기가차게 선사한 복어

어릴적 낚시터에서 복어 가지고 참 많이도 놀았었는데 ㅎㅎㅎ

 

다들 입질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나 보다. 한참을 망설이던 형이 자리를 옮기자고 하여 옆으로 옮겨 보지만 차가워진 수온 탓인지 아니면 끝 날물 때문인지 입질 없기는 매 한가지라 조금 낚시를 해보다가 이번에도 용초도까지 옮겨 보기로 하였다.

바닷 바람이 차가웠으나 또 다른 설레임으로 용초도까지 달려가 배를 고정하고 밑밥을 한주걱 흘려보니 조류의 흐름이 거의 없다. 수심층을 더듬어 보니 약 18m 권인지라 서둘러 2.0호 우연표 수제찌(형에게서 맨 처음 선물 받은 거라 입질이 없을 때만 쓰던 찌)를 셋팅하여 배 바로 앞에서부터 거리를 달리하여 원투 형식으로 던져 넣어 입질을 유도해 보지만 쉽사리 고기들은 달려들지 않는다.

저 멀리 갯바위엔 조사님들이 낚시에 지쳤는지 오손도손 모여 앉아 햇살을 즐기고 있었고 한무더기의 조사님들을 철수 시킨 자리엔 또 다른 배가 달려와 조사님들을 하선 시키는 일상의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가고 슬슬 배고픔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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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낚시에 집중해 보지만

낮아진 수온탓인지 쉬이 입질이 없다


 

한 마리 낚아 올리고 맛난 라면을 먹어야 할텐데 하면서 요리조리 자리를 옮기며 흘리고 감아 올리고 흘리고 감아 올리고 하다 보니 20m 전방쯤에서 거북이 걸음으로 흐르던 찌가 순간 멈칫하더니 살짝 찌가 잠기더니 다시 올라온다 뭔가 있구나 싶어 뒷줄을 살짝 견제하는 순간 찌가 쑤욱~ 하고 들어간다 이때다 싶어 챔질을 하고 보니 저항이 심상치 않은게 씨알 좋은 놈이구나 싶어 개인적 기록인 42.8cm를 달성하겠구나 싶어서 잠깐의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든다.

펌핑을 할수록 녀석의 저항은 더 심해져 급기야는 초릿대를 물속으로 빨아 들이고 올 봄 새로 장만한 낚시대와 릴은 “걱정마 안전하게 꺼집어 올릴테니~”라며 격려를 해주는듯 하고 다른 조사님들의 부러운 시선까지 받고 나니 어깨까지도 으슥해진다. 뒤에서 낚시하던 형이 부리나케 뜰채를 들고 오고 서너번의 초릿대 싸움 끝에 녀석이 물 밖으로 나오는데 에게~ 겨우 33~34cm급 정도라 순간 웃음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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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는 겨우 33cm급이지만 손맛 하나는 엄청난 느낌을 전해준 멋진 고기였다

크기와 마릿수 모두를 외면하고 다들 어디로 나들이들을 갔는지 많이 아쉬운 녀석이었다.

 

그냥 손으로 낚시줄을 잡아 꺼집어 올릴라니 형이 “뜰채도 들고 왔는데 함 떠 줘라~”하길래 그럴까 하다가 그냥 손으로 꺼집어 올리고 말았다 ㅎㅎㅎ

갑판에 뉘었더니 녀석 입술에 정확히 바늘이 박혔는데도 물속에서 얼마나 저항을 하였는지 아가미에서 피가 난다.

손으로 낚시줄을 더듬어 상태를 확인하고 다시금 그 언저지를 더듬어 보았지만 더 이상의 입질은 없다. 잠시의 소강상태가 이어지고 반대 방향으로 던져 넎은 찌가 역시나 느린 거북이 걸음을 하더니 살짝 또 잠긴다 그런데 뒷줄을 견제하여도 역시나 움직임도 없어 이번에는 좀더 크게 견제를 하였더니 우두둑 하고 입질이 들어온다. 멋지게 챔질후 꺼집어 올리는데 저항은 없는데 제법 묵직한 느낌이 든다. 뭘까? 무슨 고기가 이렇게 올라올까?

잠시후 씨알 좋은 볼락(체장 26cm)급이 올라온다. 얼마나 반갑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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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만한 볼락이면 감성돔 하고도 안 바꾼다고 했었다

나 역시 그렇다 ㅎㅎㅎ


 

뱃전에서 가득한 햇살을 받으며 늦은 점심인 라면을 끓여 먹는데 새로 담은 김장 김치가 너무 맛나 마지막 국물까지 다 먹듯이 하고는 다시 심기 일전하여 낚시에 전념해 보지만 원하던 대상어는 입질도 없고 고등어만 간간히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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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엔 역시 김치가 최곤기라

사진으로 봐도 저절로 군침이 도는 김치를 참으로 맛갈스럽게도 먹었다.


 

일찍 낚시를 접고 초짜인 옆 조사님을 보고 있으니 갑자기 찌가 시야에서 사라지는게 분명 감성돔인것 같아 보였으나 챔질이 워낙 늦어 한참후 챔질을 하는데도 초릿대가 쿡쿡쿡 쳐박는게 분명 감성돔인것 같아 “천천히 해라, 일정한 속도로 릴를 감아 돌려라~” 훈수도 못할 실력이 훈수를 하고 들채를 들고 기다렸더니 제법 저항을 하며 올라온 녀석 에게게~시장 고등어 수준의 고등어다 ㅎㅎㅎ

한바탕 해프닝이 지나고 나니 다시 소강 상태가 지속된다. 옆에서 열심히 낚시 하던 직장 동료가 힘이 없어 그런가보다며 힘 내라고 “에너지 바”를 내밀길래 깨물어 먹고는 힘내서 뒷정리를 하고 나니 다들 낚시대를 접는다.

금방이라도 해가 서쪽으로 기울것 같은 바다를 뒤로 하며 철수를 하는데 이미 다른 낚시배들은 철수를 마쳤는지 선상 낚시배는 보이지 않고 갯바위에도 조사님 몇몇이 안타까운 시간들을 낚고 있었다.

빈 조황이었지만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초짜 조사님은 고등어 손맛 잘 봤다며 즐거워 했고 동식님은 감성돔 얼굴 봤다며 즐거워 하였으며, 직장 동료님은 다음엔 화끈한 손맛 봐야겠다며 즐거워 한 하루였다.

낚시점에 도착하여 부모님께 생선 신선할 때 먼져 장만해 드려야 한다며 바쁜 동식님 먼저 떠나고 잠시후 약국 운영하시는 부산팀 따라 떠나고 나도 주섬주섬 짐 챙기다가 “형수 내 감성돔이랑 볼락 굵은 놈 낚았는데 사진 안 찍나?” 하니 “진작 말하지요~ 다를 집에 가셨는데 우짜노요~”하더니 결국 사진 찍길 포기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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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성한 조과물이지만

구워먹고 찌개 해먹고 나름 신나는 먹거리들~

 

고현 지나 집으로 오는길에 간장게장집에 들려 게장정식을 먹었는데 예전에 두 번인가 먹었을땐 짭지가 않던데 이날따라 짭은 느낌이 들어 물을 네컵이나 마시고 말았다.

직장 동료분이 운전을 하는지라 편안하게 집으로 돌아오니 살포시 잠에 빠졌던 어머니가 “이 추운데 뭐한다꼬 낚시 갔노? 집에서 잠이나 푹 자지”하시길래 바람쐬고 왔다며 고기를 꺼내놓자 재빨리 고기를 손질하시며 즐거워 하시는걸 보고 대충 씻고는 곤한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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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댓글
59 폭주기관차 12-12-02 17:10 0  
고생하셧습니다.^&^ 조과가 풍성했으면 좋으련만 조금은 아쉬운 조과내요. 저 또한 토요일에 우연을 통하여 선상 흘림을 다녀왔는데 기상이 얼마나 안좋던지 이리저리 피해다니다가 결국에 한마리로 마감을하고 철수햇내요. 다음주에 정출로인하여 독배를 예약햇기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철수 하였내요. 바다가 주는 즐거움이 풍성한 조과가 전부는 아니지만 대상어가 그래도 섭섭치않게 나오면 좋을텐데... 다음 출조길엔 대박하세요
59 산적되고싶어 12-12-29 16:23 0  
폭주기관차님!
겨울은 낚시인에게 가혹한 계절인가 봅니다
손이 씨려도 낚시를 쫓아 다녔지만 늘 빈 조황이다 보니
가끔은 낚시를 당분간이라도 접을까 하지만
자리에 누우면 낚시대 끝을 타고 전해지는 손맛을 느끼곤 합니다 ㅎ
독배는 잘 다녀오셨는지요?
기상도 좋지 않던데......,
올해 마무리 잘 하시고 내년엔 꼭 멋진 대물 하시길~
7 스말데이 12-12-02 21:37 0  
거제에 어느 낚시점을 가야 하나 고민했는데 다음에 근처에 가게 되면 우연낚시점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7 산적되고싶어 12-12-29 16:26 0  
스말데이님!
좋은 낚시점이 많지만 다니다 보면 자기와 마음이 좀더 맞는 낚시점이 있지요
전 우연낚시가 그런가 봅니다
허고헌날 쫓아 다녀도 늘 허기진......,
다음에 기회되시면 함 다녀 오세요
어쩌면 함 들리길 잘 하였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네요
마지막 이틀 마무리 잘 하시고 내년엔 좀더 멋진 나날들 되시기를~
56 찌매듭 12-12-02 21:51 0  
거제로 낚시를 갈 기회가 있다면 꼭, 우연표 밥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저 바다가 가까운 곳에만 있다면야 얼마나 좋을까요.....

초겨울답지 않게 추운 날씨가 이어지다 보니 초조해 집니다

이어지는 출조길 감기 조심하세요~~~~~~~~~~ ^^//
56 폭주기관차 12-12-03 19:31 0  
찌매듭님~오랫만에 뵙습니다.^&^
이젠 완전히 좋아지셧는지요?
찌매듭님의 조행기가 그리워집니다.
조만간 잼나는 소식을 접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건강하시고 환절기 감기조심하세요
56 찌매듭 12-12-06 18:23 0  
반갑습니다 ^^//
한쪽눈의 이상이 있었던 것이 절반은 돌아왔습니다
운전이나.......낚시는 할수 있구요 ^^;;
사람에 따라 완전히 회복하는 시간이 1~3년이나 걸린다는군요
그나마 운이 좋은 상태라니 잘 관리하며 신경쓰는 중입니다 ㅎㅎ
그간, 주꾸미와 갈치잡이는 한번씩 다녀왔구요....ㅎㅎ
만재도를 가려고 몸부림을 치는데 마무리일과 날씨, 집안일로
눈치를 보며 동분서주하고있는 중이죠 ^^;;
일단 이번 토요일에 민박집 아저씨네 혼사가 목포에서 있으니
다녀와야겠는데 내려간김에 만재까지 강행하려한 것이 날씨가 안좋아 유보상태입니다
다음번 물때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건강, 특히, 눈건강에 신경을 써야되겠더군요
건강하십시요~~~~~~~~ ^^//
56 산적되고싶어 12-12-29 16:29 0  
째매듭닙!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뭐하는지 컴에 접속할 시간도 거의 없다 보니 겨우 오늘에서야 댓글을 다는 무례함을 용서하소서~
눈에 이상이 있다고 예전 글에 올라있던데
좀 어떠하신지요?
얼릉 치료가 잘되어 내년에 맛갈스런 글들을 좀더 많이 읽을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님의 글을 접하고 있으면 바로 곁에서 같이 낚시하고 같이 바다를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유난스런 2012년도 이틀 남았네요
다가오는 2013년엔 희망과 즐거움이 가득가득 넘치길 소원해봅니다.
더 건강을 되찾는 나날들 되시기를~
4 못잡는감생이 12-12-05 11:02 0  
산적님 올만에 뵈는것 같네요..

조행기 재미나게 보았읍니다..

조금은 아쉬움이 남지만 항상 느끼는 우연의 정겨움은 변하질 않네요..

저도 우연 갔다가 온지가 한달이 훨씬 넘은듯 하네요.

형님 형수님 잘계시지요..

언제함 보시자구요...

추운겨울 건강하게 보내세요..
4 산적되고싶어 12-12-29 16:31 0  
못잡는감생이님!
오랜만이네요~
ㅎㅎㅎ 저도 요즘은 거의 꽝이네요
그래도 열심히 쫓아 다니고 있습니다
낚시라는 장르가 아닌 그냥 스포츠처럼 즐기는 장르로요
글고 형이랑 형수가 전해주는 따스함이 참 좋더라구요
유난히 추운 겨울 담장 아래로 쏟아지는따스한 햇살 같은 느낌이랄까요
내년엔 더 좋은 나날들의 연속이기를 바래봅니다.
한번인 인연을 쭉~이거가시는 모습이 보기좋습니다.
진순이 녀석 많이 귀엽네요.ㅎㅎ
뽈락 저정도 씨알이면 최고지요.
다양한 어종 골고루 잡으셨네요.
수고하셨습니다.^^
66 산적되고싶어 12-12-29 16:34 0  
김해장유아디다스님!
늘 활발한 모습에 참 보기 좋습니다
가끔 김해쪽 지나칠 때 한번 들려봐야지 하면서도 무심히 지나치고 말았네요 ㅎ
내년엔 지나치지 않고 한번 들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ㅎㅎㅎ
인연이란 쉽게 엮어 지지도 않지만
또한 쉽게 끊을 수도 없는거겠지요
그래서 낚시 보단 그냥 사람이 좋아서 쫓아다닙니다
내년엔 좀더 멋진 이야기들이 올라오기를 기대하면서
남은 이틀 멋지게 마무리 하시길......,
1 백만불궁뎅이 12-12-05 18:42 0  
잘 보고 갑니다..저도 얼마전에 한번 간다간다 하다가 우연낚시를 처음으로 가보았습니다..아직 고딩찌게랑 그 맛있는 슝늉을 잊을수가 없습니다..조만간 빨리 다시 갈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ㅠ.ㅠ
1 산적되고싶어 12-12-29 16:35 0  
백만불궁뎅이님!
아이디만 보니깐 궁뎅이가 상상이 되네요 ㅎㅎㅎ
정말 멋진 궁뎅일것 같은 ㅎㅎㅎ
맛난 찌개 & 숭늉의 느낌을 느꼈셨다니 다행입니다
다음엔 손맛까지 짠하게 느끼는 시간들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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