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차조사와 함께 통영으로 1박 2일의 겨울 야영을 다녀왔습니다.
물론 대상어는 영등철 감성돔이죠.
저보다는 아무래도 실력있고 어복도 많은 차조사와 동행을 하였습니다.
날씨는 바람이 조금은 있어보이고, 사리 물때라 쉽지 않겠지만
부푼 꿈을 안고 금요일 저녁 부산을 출발하여 통영으로 달려갑니다.
통영 연화도 부속섬 우도의 겨울바다 조행기
-북서풍과 대물(?)을 만나다-
를 보시기 전에 여러분의 추천이 블로거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추천 꾸욱!!!^^*

중화마을에 도착해서 밑밥을 준비합니다.
야영이다 보니 밑밥은 조금 넉넉히 준비해 봅니다.
차조사는 크릴6개, 대체밑밥2개, 감성*하 파우더 3개, 압맥3,
저는 똑같지만 하나*워 파우더 3개로 개었습니다. ㅋ
열심히 짐 정리를 하는 차조사~

출발하기 전에 새로 구입한 낚시복을 입고 찰칵!!!
시마노 RA계열의 낚시복에 내피를 입고 겨울 낚시를 다녔는데 너무 춥더라구요.
아내 몰래 저렴한 RT계열로 빨간 녀석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이 사진을 아내에게 아무 생각 없이 카톡으로 보내주었다가
바로 아내가 " 너 낚시복 샀냐? ㅡㅡ;;"
"헉 ㅡㅡ"
집에 돌아가면 잔소리 들을 생각에 벌써부터 걱정이 앞섭니다.

오늘의 출조지는 원래 비진도 쪽이었는데, 선장님이 목적지를 갑자기 연화도 우도쪽으로 선회합니다.

우도(牛島) 북서쪽 큰 홈통을 끼고 있는 포인트에 저희들을 내려줍니다.
정면은 계단식으로 형성된 포인트로
발앞은 7m, 갈수록 10m, 13m정도로 푹푹 꺼집니다.
그리고 우측 홈통은 수심7m-10m정도로 꽤 수심이 나오는 곳이며,
홈통입구에는 큰 여가 3개정도 있더군요.
좌측 홈통은 몰밭이 형성되어 있어 밤뽈락을 치기에 좋은 포인트입니다.

5시 출조를 하니 참 좋네요.
커피한잔 마시고 채비를 하니 바로 날이 밝아옵니다.
추위와 무료함을 이겨내야 하는 새벽 출조는 낚시인들에게 큰 고통이죠.
모든 낚시배가 영등철에는 5시나 6시경에 나가면
참 좋을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낚시인들의 포인트 욕심, 고기욕심 그리고
생업이기에 이에 부응해야만 하는 낚시배 선장과 업주들...

슬슬 긴장을 하고 낚시를 시작해 봅니다.^^*
오늘의 채비는 AR1호대에 임펄트 알파 LBD릴, 3호 원줄에 1.75호 목줄,
쯔리겐 후카세 돈구리EX 1호찌 반유동 채비에 감성돔 4호 바늘로 마감했습니다.

제가 낚시한 계단식으로 형성된 갯바위.
바다밑도 결국 이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네요. 바람이 조금 있어서인지 새벽바다 공기가 싸늘합니다.

7시가 만조라 조류의 움직임이 거의 없습니다.
밑밥을 발앞에 10주걱 정도 밀어 넣고 수심을 10m 정도 맞추고
정면으로 캐스팅을 해봅니다.
첫캐스팅의 긴장감, 흥분, 기대...
낚시꾼이 아니면 알수 없는 묘한 기분이죠.
2어번의 캐스팅이 반복되다가 발앞 15m 전방에서 너울에 춤추던 찌가
정말 총알같이 사라집니다.
왔다....챔질
아... 그런데 씨알이...두어번을 쿡쿡거리더니 힘없이 딸려 올라옵니다.
아...그래도 초반이니깐 입질온게 어디냐 하며 올려보니
아가야 상사리입니다.... 뭐야...이 녀석은...
게다가 등쪽의 색깔마저 약간은 거무스레한 것이 탈참인듯합니다.
조금은 허무했지만 좀 더 긴장을 하고 낚시를 합니다.
이때 홈통쪽에서 낚시를 하던 차조사에게서 탄성이 들립니다.
옆으로 둘러보니 뭔가 "대단한 녀석"이 단단히 걸렸습니다.
뜰채를 들고 제가 달려갈 동안 차조사는
전혀 릴을 감지도 못한채 낚시대만 세우고 있습니다.
차조사의 파이팅 모습 한번 볼까요? ㅋㅋ
차조사의 대물과의 파이팅장면 ^^*
5분여간의 혈투끝에 올린 녀석은 바로 억수로 큰 용치놀래미네요...^^*
낙담하는 차조사...저는 자꾸 웃음이 나오네요...ㅋㅋㅋ

뜰채에 올려진 6자 혹돔녀석~

차조사 혹돔과 함께 멋진 인증샷 한컷입니다.

또 다시 열심히 쪼웁니다.ㅋㅋ

하지만 결국 이날의 조과는 대물 혹돔1마리와 탈참1마리로 마감합니다.

날물로 조류가 바뀌자 차조사는 홈통 너머로 자리를 옮겨봅니다.

간조에 가까이 가니 입질이 모두 끊겨버립니다. 생명체가 없는 바다...
차조사와 저는 낚시대를 세워두고 휴식에 들어갑니다.

아침도 굶었겠다... 배도 고프고 피곤이 몰려옵니다.
이번 야영은 차조사가 음식을 준비했는데 바로 닭볶음탕입니다.

열심히 음식을 준비하는 차조사...
동생의 친구이지만 참 착하고 좋은 녀석입니다. 물론 낚시 실력도 좋구요.

데워진 햇반과 잘익은 닭뽂음 ㅋㅋㅋ
역쉬 겨울 야영낚시의 재미는
좋은 사람, 대물에 대한 기대감, 맛있는 음식,
덜덜 떨어가며 느끼는 겨울바다 아니겠습니까?
12시경 늦은 아침 겸 점심을 먹고 텐트를 치고 좀 자두기로 했습니다.

저는 텐트를 치고 침낭에 들어가니 바로 기절을 하더군요.
차조사는 텐트도 없이 타프안에서 침낭만 덮고 잘만 자더군요.
이젠 따뜻한 햇살 느껴지고, 조만간 봄이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어나니 오후 4시가 좀 넘은 시간...
낚시배들이 철수를 하느라 바쁩니다.

자고 있는 차조사를 깨워봅니다. 루어채비로 밤뽈락 준비를 하기 위해서죠.

간단하게 땡초 2개를 넣은 칼칼한 너구리 녀석으로 요기를 합니다.

좌측 홈통으로 이동해서 뽈락을 치기로 합니다.
뽈락루어낚시! 이제 겨우 몇번 해보지 않았지만 나름 재미가 있더군요.
겨울 찌낚시 시즌에 야영이나 새벽 출조시 짬을 내어 하기엔 참 좋더군요.
영등철 낚시가 어차피 꽝이 많다보니 아내의 눈치도 보이고,
아이의 밥반찬이라도 가져가려면 이것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웜한통만 준비하면 청개비도 필요없고,
민장대 채비보다는 루어채비가 훨 간단하니깐요.

다모아 집어등에 지퍼락을 딱 채워서 사용합니다.
너울이나 습기로부터 방어도 되고 따로 청소할 필요도 없고...^^*

석양이 지기 시작하면서 미리 집어등을 켜 놓고 기다려 봅니다.
좀 더 어두워지기를 기다리며
차조사와 간단히 맥주 한잔하면서 바다와 자연을 느껴봅니다.

뽈락 씨알이 좌사리열도와 같이 많이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준수합니다.
차조사와 함께 따문따문 올라오는 녀석들의 털털거리는 손맛을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거짓말 같이 입질이 뚝 끊깁니다.
정말 귀신이 곡할 정도로 한 순간에 입질이 사라지더군요.
아마 차조사가 집어등의 방향을 바꾼게 원인인듯...
선장 말로는 보름달이 뜨면 이런 현상이 있다고 하더군요.
뽈락이 천기의 고기라고 하더니 참나...
그런데 갑자기 바다에 뭐가가 둥둥 떠있는 것이 보입니다.
쎄~한 느낌...
베이스캠프로 가보니 있어야할 제 텐트가 보이질 않고,
북서풍이 정말 심하게 몰아칩니다.
홈통에 있어서 바람을 몰랐던 우리들로서는 참 황당합니다.
차조사의 타프도 한쪽이 바람에 주저 앉아있고
코펠은 나뒹굴고 한마디로 멍망진창입니다.
한 두시간 넘게 차조사와 북서풍을 온 몸으로 맞으며
베이스캠프를 수리하는데 시간을 보냅니다.
나중에 보니 제가 견적이 많이 나왔더군요.
텐트, 에어매트, 동계용 침낭, 하계용 침낭, 하계용 깔개, 힙커버, 야영가방까지...
몽창 한방에 날아갔더군요. 견적이 한 40만원은 넘게 나온 듯합니다....
바람을 막아주던 갯바위 뒤에 텐트를 쳤던지라 야영가방만 던져 놓으면
무슨 일이 있을까 했는데 방심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텐트는 무조건 못을 쳐야 한다는....ㅜㅜ
결국 시커먼 사내 둘이서 좁은 1인용 텐트에 몸을 맞대고 잠을 자야 했습니다.
사람의 체온이 있어서인지 그리 춥지는 않더군요.

다음날... 혹돔이 아닌 감성돔을 잡고야 말겠다고 열심히 쪼아 보았지만,
차조사만 씨게 한방 터지고는 꽝을 치고 말았습니다.
일찌감치 대를 접고 남은 음식들 요리해서 실컷 포식하고 왔습니다. ㅎㅎ

우도에서 바라본 적도와 인근 섬들...
비록 대상어를 보지는 못했서 아쉬움이 많았지만 ,
차조사와 함께 참 즐겁고 추억에 남을 조행이었습니다.
슬슬 날도 풀려가니 좋은 날에 막바지 겨울 야영낚시를 다녀오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P.S 여전히 계속되는 꽝에 동생과 선장님의 놀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추천과 덧글이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