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풀을 위해 총무 동네(화명동)에서 집결
유난히도 추웠던 어느날 주말 오후.
올해들어 밴드내에 강력한 무늬오징어 바람이 불어재끼더니 이제는 볼락 바람이 휘몰아치는군요.
감성돔,벵에돔,참돔.
흘림 찌낚시의 3대돔.
그 영향은 스텝 호영이의 죄(?)가 크긴하지만 밴드명답게 제대로된 돔을 못잡아서 손맛이 아닌
입맛을 보는쪽으로 분위기가 돌아선 모양입니다.
저도 대세를 거스를순 없으니 이것저것 구색을 맞춰 장비를 구입하긴 했는데 역시 돈이 문제네요.
해롭습니다.
볼락낚시는 추운 겨울 밤바다의 찬공기를 고스란히 받아내야하는 특성때문에 방한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하는데 두터운 옷도 중요하지만 몸을 녹여줄 따듯한 먹거리도 충분히 준비해야합니다.
안그래도 추운날 차가운 음식을 먹는다면....
상상만해도 최악이군요.
마트까지 들리고나서 가락에 있는 낚시점에 도착합니다.
볼락낚시를 할때는 루어(지그헤드,웜)말고도 생미끼(청개비)를 많이들 사용하는데 오늘 우리는 생미끼를
제외하고 오로지 루어만 사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볼락의 활성도가 좋지않을때는 생미끼가 필요하다고하니 기왕이면 미리 준비를 해놓는것도 좋습니다.
소품을 구입하는 총무를 가이드해주는 김모씨(79년생).
필자를 포함해서 셋다 갯바위 볼락낚시는 초보인데 그나마 그중에서는 김씨가 경험(솔플1회)가 있다보니
조언을 해주고있는 모습입니다.
소품도 구입했겠다 이제 거제도로 향하기만 하면 되는 상황.
루어낚시는 무늬오징어말고 제대로 해본 경험이 없다보니 기대도 되는 반면 걱정도 한가득입니다.
그래도 희망적인것은 볼락이 다른 어종에 비해 개체수가 많아서 초보도 접하기가 쉽다는 점인데요.
그것도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말입니다..
구조라 갯바위는 볼락낚시와 어울리지않을것 같은 선입견이 있는데 소문에 의하면 현재 낚여오는 볼락의
사이즈가 생각보다 좋다고 하는군요.
저는 볼락낚시를 즐겨하지도 않았을뿐더러 마지막 철수배 이후 갯바위에 남아있었던적이 없다보니
소문에만 의지해서 구조라행을 결정한것인데요.
첫 갯바위 볼락낚시를 멋지게 스타트를 끊었으면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포세이돈낚시의 문을 들어서자 반갑게 맞이해주시는 선장님 내외분과 작은선장님께 가볍게 인사를 드리고
명부를 작성합니다.날씨탓인지 야간에 들어가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는것 같네요.
명부 작성후 조금있으니 반가운 얼굴을 맞이하게 됩니다.
구조라 주민 성진이.
성진이는 밴드의 4회정출 우승자인데요.
평소 필자의 블로그를 찾는 지인분들께 정출 우승에 대한 축하인사도 받았다고 하더군요.
듣자하니 그분들은 필자를 고기 못잡는 사람으로만 알고있다고....
틀린 말은 아닌데...
음...
성진이를 좀 괴롭히겠습니다.
아무튼 집근처까지 왔으니 얼굴도 볼겸 연락을 했는데 흔쾌히 나와주었네요.
그리고 통화할때 부탁했던것들을 잘 가지고 나왔나 확인해봤습니다.
다행히 잘 가지고 나왔군요.
성진이 본인은 그거 마트가서 사면되는걸 왜 가지고 나오라고하냐며 투덜댑니다.
설마 성인 남성 세명이서 부탄가스 하나 살돈이 없어서 부탁을 했겠습니까.
얼굴이나 보자고하면 안나올것 같고 그냥 지나치자니 동생의 얼굴은 보고싶고....
그렇게 정말 할 수 없이 부탄가스 핑계를 대어서 어렵게 부탁을 한건데 못된 성진이는 저렇게 받아들이는군요!
형들의 깊은 뜻을 언제쯤 알아주려나 싶습니다.
그와중에 부탄가스만 챙기고 김치는 아예 안가지고 나왔네요.(확마)
성진이는 어머니께서 구조라에 펜션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본인이 집에 부탄가스가 많이 남아돈다고 했구요.
그랬던건데...
흐으윽..
아무튼 성진이는 부탄가스와 강아지만 데리고 나왔고 라면을 먹을때 필수적인 김치는 빼먹고 나왔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하나라도 챙긴게 어디냐며 칭찬.....
이런 맘씨 고운 형들이 어디있겠습니까.
내가 생각해도 감동.
포세이돈낚시를 한번이라도 들려보신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이곳에는 두마리의 강아지가 있는데요.
자기네들 홈그라운드에 성진이네 강아지가 등장하니 한넘은 우호적이고 한넘은 매우 공격적으로
반응합니다.
그래서 공격적인넘은 일시적으로 감금.
공격적인넘을 감금시켜놓고 나머지 녀석들을 가게내에 풀어놓았더니 잘 놉니다.
그리고 싸기(?)도 곧 잘 싸더군요.
야... 성진아.
똥쌌다!
라고 말했더니 그말을 들은 성진이는 당황한듯 곧바로 고개를 돌려 대답합니다.
여기서 대부분은 "그런가요" 혹은 " 네 알겠습니다"로 대답하는것이 정상인데..
제가 안쌌는데요!
??????????!
성진이는 평소 노상에서 변을 보는가봅니다.
매우 당황해하는 모습을 떠올려보니 암만 생각해도 그런것 같네요.
성진이는 본인이 안싼(?) 개똥을 치우고 있고 김씨는 그것을 예상이나 한듯 평화롭습니다.
이분으로 말할것 같으면 현재 살고있는 집주소의 보안에 여태껏 엄청난 노력을 해왔는데요.
그 이유는 저도 확실히 모르겠지만 본인의 서식지를 보호하려는 야생의 습성이 아직 남아있는것이
아닐까 추측만 해봅니다.
아무튼 본인의 주소만큼은 끝까지 지킬려고 노력하더군요.
(옷은 아무곳에서나 훌렁훌렁 잘 벗으면서....)
그렇게 보안에 철저하던 저 양반도 결국 작은 선장님과의 공조에 의해 주소가 뽀록납니다.
요즘에는 해경에서 까다롭게 보기때문에 주소를 끝까지 정확하게 안적으면 안된다고하니 바로
속더군요.
명부작성할때마다 주소 끝부분 동,호수도 안적던 치밀한 김씨가 "해경"이라는 말 한마디에 넘어가는군요.
이제 주소를 알았으니 조만간 두루마리 휴지를 사들고 쳐들어 가야겠습니다.
(밴드내에 주소가 알려지면 크나큰 문제가 생깁니다.매일 쳐들어가자고 함...)
남이 개똥을 치우던 주소가 뽀록이 나던...
이분은 그냥 무심(無心).
부탄가스, 김치, 개똥, 집주소.
믿기어려우시겠지만 연관성이라고는 1도 없는 저 단어들로 어른 네명이서 참 재미있게 놀았네요.
한참 떠들고 놀다가 뒤늦게서야 선착장으로 이동해서 출조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흘림 찌낚시에 비해서 볼락루어는 장비가 간소합니다.
보조가방은 소품도 소품이지만 버너,코펠등을 챙길때 필요한 정도인것 같구요.
쿨러는 당연히 볼락을 담아야하니 필수.
오후 5시 30분 정도가 된것 같습니다.
이배로 우리를 포인트에 내려주고 돌아오며 주간에 낚시를 하던 낚시객들을 철수시키겠지요.
구조라항을 벗어나서 내도로 향합니다.
내도라고하면 발판이 좋았던 기억이 별로 없었던것 같은데 볼락포인트는 다를것이라 믿고 기다려봅니다.
이분들은 본인일 아닌듯 그냥 생각이 없음.
그리고 내리라고하니 내립니다.
로봇트인줄.
작은 선장님은 우리가 앞으로 고생할 생각을 하니 무척이나 기분이 좋으신 모양입니다.
멘트가 착착 달라붙네요.
저때는 그냥 농담으로 웃어넘겼는데 밤이되니 진짜 죽겠더군요.
살아돌아오라던 작은선장님의 배는 이미 저만치 떠나고....
포인트 좌측에 어장줄이 있습니다.
우리가 서있는곳에서 저까지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구요.
수심은 대략 6~7m권 인것 같습니다.
갯바위 볼락낚시 솔플경험(무려좌사리도)이 1회있는 김씨가 당당하게 시범을 보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라면이 다 끓고 와서 먹으라고 아무리 불러도 계속 저러고 있었다는게 함정.
필자가 얼마전 구입한 집어등 테스트를 합니다.
루어스텝 호영이의 추천으로 구입한 집어등인데 저렴한 가격에 이정도면 만족스럽네요.
포인트 뒤쪽으로 편편한 자리가 있어서 그쪽에 가스버너를 올려두고 라면을 끓여봅니다.
보통 저렇게 사방이 막히고 편편한 상태로 보안(?)이 완벽한 갯바위는 장트라볼타님들의 성지가
되기 마련인데 혹시나해서 둘러봐도 쾌적한 상태더군요.
무척이나 다행스러웠습니다.
막내인 총무에게 라면을 맡겨두고 저는 호기심에 구입해본 웜을 꺼내들었습니다.
레알 벌레같이 생겨서 릴을 슬슬 감아주기만해도 볼락이 미친듯이 물어재낄것 같이 생겨먹었습니다.
근데 안무네요.
계속 안뭅니다.
조용한 밤 갯바위에서 허공을 가르는 캐스팅 소리.
몇번 캐스팅하고있으니 라면이 끓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사실 볼락낚시보다 라면에 물이 끓는지 아닌지에 관심이 더 많았습니다.
저녁을 굶은 상태라 잡는것보단 멋는것이 우선이었으니까요.
드디어 물이 끓고 라면도 알맞게 잘 익었습니다.
총무가 라면을 참 잘끓이는것 같습니다.(재능발견)
이제 앞으로 라면은 총무만 끓이는것으로 확정해야겠네요.
사진을 촬영하고있으니 알아서 젓가락으로 연출도 해줍니다.
10년동안 라면은 무조건 총무가 끓이는걸로....
그 이후 귀신들린듯 계속 먹습니다.
라면의 면발이 사라질쯤, 이렇게 끝내긴 아쉬우니 여기서 되는대로 죽을 끓여보기로 합니다.
생수조금, 그리고 햇반 2개와 참치통조림 하나를 투입합니다.
제가 고안해낸 레시피지만 라면국물에 밥을 말고 참치통조림을 섞는것은 궁합상 나쁘지않은 조합니다.
필자는 평소 라면을 끓일때 가끔 기분에따라 참치를 넣어서 조리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그맛을 대충 압니다.
미관상 좀 그렇지만 맛은 좋습니다.
혹시 라면을 끓여드시는분들은 한번쯤 히도해보시는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추운 겨울날 곱절로 맛있습니다.
배를 어느정도 채웠으니 제대로 집중해서 볼락낚시를 해봅니다.
저는 볼락루어낚시를 접하기전에 담그면 무조건 올라오는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니네요.
징크스인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장르에 도전할때면 초반에는 무조건 고전을 하게되는군요.
군소만 5마리 정도 잡은것 같습니다.
바닥을 너무 긁는것이 아닌가해서 중층이상으로 공략해봤지만 볼락은 간간히 한두어마리 올라오고
돌볼락이 가끔 얻어걸리는군요.
밑밥을 주는 낚시느 공갈낚시나 제 팔자가 어디가지않는 모양입니다.
올라오는 녀석은 없고 날씨는 춥고 집에 가고싶은데 철수배는 없고....
그때 생각나는것은 따뜻한 음식.
집에서 챙겨가지고나온 보노보노 콘스프를 가방에서 주섬주섬 꺼냈습니다.
조리법은 굉장히 간단합니다.
포장지에 나와있는대로 적당한 용량의 물을 끓여서 이놈을 투입후 지속적으로 저어주면 끝.
참 쉽죠?
여기까진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단순한것은 싫었던것인지 배가 아직 고팠던 탓인지 총무가 아이디어를 내어봅니다.(그냥 내지말지)
형님.
보조가방안에 감성돔낚시할때 쓸려고 넣어둔 옥수수 통조림이 있는데요.
같이 넣어서 먹을까요?
이때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던지 통조림을 집어서 바라도 던져버리던지 했어야했습니다.
하지만 옥수수 통조림과 콘스프는 따지고보면 같은 옥수수인데 건더기가 있는것도 나쁘지않겠는데..
라고 상상을 한것 자체가 문제의 발단이 되었지요.
본인이 낸 아이디어가 본인이 생각해도 만족스러웠는지 총무는 실실 웃으며 콘스프에 통조림을 투입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것이...
필자는 통조림의 국물을 따로 버리고 건더기만 넣는것으로 예상했으나 총무는 예상을 깨고 과감하게
국물,건더기를 통채로 투입해버립니다.(필요이상으로 과감함)
이러면 결국 애초에 먹으려고했던 콘스프의 본질(?)이 광전 달라져버릴텐데 말입니다.
옥수수통조림 국물투입으로 희멀건한 상태가 되어버린 콘스프를 바라보는 세명은 참담하기가 화명동에
그지없습니다. 그래도 오랫동안 끓이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일단 기다려보기로 합니다.
마음은 급한데 차가운 바다 한가운데 갯바위라서 그런지 화력도 약하고 끓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네요.
인고(忍苦)의 시간이 흘러 조금 끓긴 끓는것 같은데 꼬라지(?)를 보니 맛있는 콘스프가 되긴 걸러먹을것
같습니다.
북한에서 강랭이죽을 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긴했지만 실제로 해먹는다면 딱 이런 모양새일것 같습니다.
배급에 들어갑니다.
그다지 반가운 배급은 아닌데 그래도 총무의 정성이 들어갔으니 먹어보려고 노력은 해봐야겠지요.
맛은 우려했던대로....
아무튼 따뜻한 음식이라는것에 감사하며 먹는둥 마는둥 볼락낚시에 열중해봅니다.
하지만 잠시후 강냉이죽을 먹은 총무는 급체해서 낚시 포기상태.
역시 강냉이는 국물을 따로 버리고 넣어야하는것으로 결론을 지었습니다.
똥인지 된장인지 굳이 먹어봐야 하는 스타일.
사진만 보면 먹기만 먹고 뭐하러 간것이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초보 세명이서 나름대로 열심히했습니다.
그런데 총무와 김씨의 채비에만 잘물고 저는 입질이 뜸하더군요.
같은 호수의 지그헤드와 웜을 사용했는데 특별한 액션이 있는것도 아니고 조과가 다른것이 그때는
정말 의아했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밴드내 루어 스텝인 호영이의 이야기를 듣고 대충 유추해보면
지그헤드에 꼽는 웜의 모양이 달라서 그런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웜을 지그헤드의 훅에 달아주는 모양새에 따라 물속에서 웜의 움직임이 달라지는데 그것때문에 볼락이
흥미를 잃었던지 입질을 해도 제대로 훅이 안되는 결과로 이어진것 같네요.
그렇게 보는것이 가장 확률이 높은것 같습니다.
어찌되었던 세명의 볼락초보들이 잡은 양으로는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는데 추운 갯바위에 대응은
다소 미흡했던것 같습니다.
생각했던것보다 곱절로 추웠고 라면을 먹을려면 김치는 꼭 챙겨야한다는것을 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콘스프에 옥수수는 이제 안넣는걸로.....
▲집으로 돌아가는 총무의 차안에서 김씨가 접신을 시도하고있다.
그리고 퇴근후 야간낚시로 이어지는 스케쥴은 역시 체력적으로 무리가 없을 수 는 없겠지요.
이제 젊은 나이도 아니고해서 만약 야간에 볼락낚시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때는 뒷날, 그 뒷날의
스케쥴까지 감안해서 계획을 세워야할것 같습니다.
몸이 고되고 낚시가 생각처럼 잘 안되긴하지만 그래도 간단한 채비구성과 돌아와서 구워먹는
볼락구이의 맛은 앞서 언급한것들을 감수하고서라도 나갈만한 가치가 있는것 같네요.
다른것보다 가족들이 볼락을 맛있게 먹어주니 고생을해도 나가고자하는 의지가 생깁니다.
그래도 너무 추운날은 고민을 해봐야겠네요.
의지와 그것은 별개인듯 합니다...-_-;;;(자아분열)
여기까지입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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