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시간 내서 거제도 갯바위에 갔다 왔습니다. 이게 얼마만인지...^^ 요새 부쩍 낚시 재미에 빠져 사는 중학교부터 동창인 이프로 (지말로 2%로 부족한 낚시실력이라고 이프로라고 불러달라네요..ㅋㅋ)랑 일요일 신 새벽에 거제대교 지나 구조라에 있는 낚시방으로 쑹~~~~~~하고 달려갔습니다. 겨울치고는 날씨가 바람도 없고 파도도 잔잔 그래서 그런지 새벽 세시에 도착한 낚시방엔 입추의 여지없이 꾼들로 복잡하였습니다. 줄서서 출항일지에 기명하고 보니 30번째가 훨씬 지난 순서네요..ㅜ.ㅜ
언제나 그렇듯 벅찬 기대감에 미끼를 조류에 태워 흘려봅니다. 이프로는 08호 구멍찌 반유동 채비로 전 1호 막대찌 채비로 미끼는 청개비랑 옥수수 입니다. 물때는 3물에 초날물 조류가 생각보다는 잘 흘려주네요. 분위기 상으론 대물이 턱하고 물어줄것 같아요. 옆에 이프로도 기대 만땅한 표정입니다. 추운날 힘든줄도 몰라여... 드디어 해가 밝아 오면서 첫 입질 ..제법 묵직합니다. 근데 끝힘이 허전혀.. 올려보니 30센티 정도 되는 망상어 입니다. 첫수에 망상어라..오늘도 역시 잡어 세상이 될것같은 예감이...흐~~! 이런 밑밥을 뿌려보니 온 바다가 학꽁치에 자릿돔 세상이네요. 그리고 보니 수달놈도 보이고 물오리도 보이고 심지어 해녀님도 보이네요. 특히 수달 무슨 어뢰 미사일 인줄 알았습니다. 거제는 살아있습니다.^^
언제는 이런상황 아니었나 하고 또 열심히 쪼아보기로 합니다. 한시간 ㅡ 두시간 시간이 흘러가고 간조가 다되어 가는데 우리 대상어님은 얼굴을 비추어 주시지 않네요. 신기한게 이쪽 술벵이는 옥수수도 마다 않고 먹어주시네요....ㅜ.ㅜ 이쯤에서 오전낚시 마감하고 즐거운 휴식시간을 갖기로 합니다. 저 요즘은 예전같은 전투낚시는 안합니다. (한창 다닐때는 갯바위 내리면 물 한모금 안마시고 내리 7시간을 꼼짝안하고 찌만 쪼아보는 패턴이었음) 물론 그땐 감시도 적잖게 올릴수 있었지요.
대물이라는 모아니면 도 식의 쪼는 낚시도 좋지만 이젠 기록보다는 그냥 갯바위 분위기 즐기고 잡어라도 맛있게 손질해서 싱싱한 회도 먹고 스트레스 풀고 가는거 더 좋더라구요.
잡어들 작은거는 살려주고 먹을만한거 몇마리 손질해 봅니다.
거제표 잡어들...종류별로 다 모였네요.
오랜만에 갯바위위에서 포뜨는 신공을 써보네요.
제법 양이 나와주죠. 친구가 마트에서 사온 일본 회간장 살짝 가쓰오부시 훈제향이 나는게 괘안네요. 전용 제품이어서 그런지 회와 잘어울립니다.
간단히 소주도 한잔 곁들여보면서 운전할 저는 작은잔 운전안할 이프로는 글라스..ㅎㅎ 그래 바로 이맛이여...크윽
잔들고 폼도 함 잡아보고..
그렇게 갯바위의 회파티는 무르익어가고 돔이 아니라도 청정바다에서 잡은 잡어들 맛이 정말 기막히네요. 특히 술벵이란 놈의 육질이란..ㅎ
영원한 낚시인의 친구 갯바위표 라면도 끊여 봅니다. 미리 준비한 야채와 햄도 넣어서 진하게 우려봅니다.
역시 라면은 갯바위표 라면..엄지!!
이러다 보니 우리가 낚시왔는지 먹으러 왔는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요.
어쨋든 먹고 마시다 보니 오후 낚시할 시간이 왔네요. 이프로 미끼 끼우고 준비하네요. 술깬다고 가볍게 학꽁치 채비로 몇마리 잡아본다고 해요. 아들이 학꽁치 무지 좋아한다고..
뜰채로 떠도 될것같이 바글바글한 학꽁치를 한마리 한마리씩 해서 양껏 잡아봅니다. 약아빠진 부산학꽁치랑 비교하심 놀라자빠질 정도로 미끼를 덥석덥석 잘도 물어주는 학꽁치를 양껏 잡고 다시 감시 채비로 가봅니다. 중들물 지날 쯤 간간한 잡어 입질속에서 쑥 하고 들어가는 찌가 눈을 크게하고 살짝 채보니 쿡 쳐박는거 드디어 감시 와따 하고 챔질..!!
묵직한게 두어번 꾸욱 하네요. 큰 씨알은 아니지만 돔은 돔 같다 하고 올려보니 웽이가 턱하고 나오네요. 웬 웽이가 ? 끝맛이 좀 싱겁더만.. 이프로 보고 줄잡으라 하고서 뜰채가 민망하네요..에구
오후낚시는 이걸로 끝 선장님과 약속한 철수시간이 다가와 짐 정리하고 갯바위 청소합니다. 낚시는 실력이나 조과 보다는 장소를 소중히 생각하는 맘이 더 중요한것. 하루 잘 놀다가게 해준 이 갯바위는 다른사람에게도 의미있는 곳이 되겠지요.
깨끗하게 해놓으니 개운하네요.
철수하다 찍은 서이말 갯바위입니다. 거제에선 저런 바위굴을 무슨무슨 강정이라고 합니다.
비록 기대했던 대상어는 못봤지만 하루 짬을 내어 오랜 친구와 함께한 거제도 바다낚시! 번잡한 도시생활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보낼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친구를 보내고나니 오늘 하루 잘 놀았으니 낼 부턴 또 열심히 일상생활을 해야지 다짐도 해보고 이 낚시란 취미가 새삼스럽게 좋아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