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이번달 초 "여명" 형님과 오랜만에 추자도로 출조를 다녀왔습니다.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추자도 긴꼬리 벵에돔 낚시였기 때문에, 예전부터 여명 형님에게 여러 번 졸랐습니다. 다행히 이번에 기회가 닿았네요 ^^"


추자도로 나가는 사선 "넘버원호"는 해남 송호항에서 0시에 출발하였습니다. 창원에서는 3시간 조금 넘게 걸렸네요. 잠을 충분히 못 잔 상태로 운전까지 하고 나니 선실에 눕자마자 깊은 잠에 들었습니다.

줄어드는 엔진 소리에 눈을 떠보니 하추자도의 신양항에 도착하였습니다. 1시간 40분, 생각보다는 적게 걸렸습니다. 부지런히 종선 "퍼스트호"에 짐을 옮겨 실었습니다.


이날 저희가 내린 곳은 하추자도 밖미역 섬의 "다이아몬드"라는 곳이었습니다. 감성돔 낚시 포인트로 잘 알려진 곳으로, 유명 낚시인들도 여러 번 촬영한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류의 소통이 좋아서 긴꼬리 벵에돔 낚시도 잘 된다고 하네요 ^^


무더위가 물러가 선선해진 기온에 바람까지 약해서 낚시하기에는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포인트에 하선했던 2시에는 날물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날 제가 준비한 밑밥은 크릴 5장에 황금비율 긴꼬리 벵에돔 집어제 1봉, 감성돔 부재료 금설 1봉, V9 집어제 1봉, 미강 가루 1봉이었습니다. 빠른 조류를 감안해 빵가루를 제외하고, 비중 있는 집어제들을 배합하였습니다.

날이 새고 나서 찍은 다이아몬드 포인트의 모습입니다. 날물에는 배를 대는 곳 반대편의 절명여 방향으로 대부분의 조류가 흘렀습니다.
조금 미끄럽긴 하지만 짐을 놓아둘 수 있는 넓은 자리가 있어서 야영하기에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지류가 본류에 합수되는 곶부리에 자리를 잡은 여명 형님입니다. 해가 뜨기 전 농어와 볼락, 작은 돌돔 등을 올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안쪽 직벽 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좁은 물골을 끼고 있어서 발앞부터 본류의 영향을 받는 곳이었습니다. 처음 3B 반유동 채비로 시작했다가, 몇 번 흘리고 나서 바로 0.8호 반유동 채비로 변경하였습니다.
채비는 영상산업 칼리번 1.2호대, 강우피싱 오션마스터 원줄 2.5호(주간 1.5호), 나만의 수제찌 월광 0.8호(주간 달인 0c), 강우피싱 경기스페셜 목줄 2호(주간 1.7호), 긴꼬리 벵에돔 바늘 6~8호였습니다.

간조가 지나고 거센 날물 조류가 약해지면서 낚시하기에 적당한 조건이 만들어졌습니다. 본류를 따라 천천히 흐르던 전자찌가 급하게 물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대상어인 긴꼬리 벵에돔이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뜰채에 담긴 녀석은 참돔이었습니다. 아직 해가 완전히 밝지는 않은 시간이라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당연히 긴꼬리 벵에돔인 줄 알았습니다 ^^;;;

추자도에는 참돔 양식장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양식장을 "탈출한 참돔"들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역시나 푸른 반점이 예쁘게 박혀있던 잘 생긴 4 짜 참돔이었습니다 :)

주변이 훤히 밝아오자 들물 조류가 시작되었습니다. 배를 댔던 곳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조류에 맞춰 자리를 옮겼습니다.


들물 조류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높담" 쪽으로 흘렀습니다. 높담 또한 추자도의 명 포인트로 해마다 6 짜 감성돔을 배출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리 약하지 않은 5물의 물때였지만 들/날물 모두 일정하게 흐르지는 않았습니다. 아직 날물 시간이 안 되었는데 날물 조류가 가는가 하면, 날물이 잘 가다가도 일시적인 들물 조류가 흐르기도 했습니다. 조류에 맞춰 자리를 옮기느라 갯바위에서 운동 많이 했네요 ^^;;
제가 섰던 들물 자리의 모습입니다. 가장 바깥쪽으로 나가있는 자리에 한 명 정도 설 수 있는 자리가 있습니다. 발판이 평평하지 않아 낚시 다녀와서 며칠 뻐근했습니다.

갯바위 가장자리에는 작은 돌돔들이 정말 많이 있었습니다. 아마 이 녀석들 때문에 잡어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날 자리돔은 한 마리도 볼 수 없었습니다.

"아홉동가리"도 처음으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입질이 생각보다 시원하고, 나름 손맛도 좋았네요. 목줄을 잘 잘라 다시 바다로 돌려보냈습니다.

하추자도 본섬으로 흘러가는 본류를 노려보지만, 참돔의 시원한 입질에 깜짝깜짝 놀라기만 했습니다 ^^;; 시원한 입질 때문에 긴꼬리 벵에돔인가 희망을 가져보지만, 어설픈 움직임을 보이며 올라오는 녀석들은 참돔이었네요.

씨알이 대부분 30cm 중반으로 나름 손맛은 있었지만, 대상어가 아니라서 조금 아쉬웠네요. 그 와중에 체색은 얼마나 고운지 찍는 사진마다 정말 잘 나왔습니다 -_-;;;

작은 돌돔을 대상으로 갯바위 가장자리를 노리겠다던 여명 형님이 들물 오른쪽 자리에 오시더니 금세 벵에돔 한 마리를 걸어내었습니다. 한 시간 넘게 안 나왔는데......벵에돔이 갑자기 저기서 나왔네요 ㅋㅋㅋㅋㅋ

저도 긴장감을 가지고 다시 낚시를 이어가지만, 올라오는 녀석들은 역시나 참돔이었습니다. 벵에돔 낚시 처음 왔다고 그런 건지, 추자도 벵에돔들이 너무 비싸게 굴었네요 ㅠㅜ

철수를 얼마 남기지 않고, 몇 마리의 참돔을 내주었던 들물 조류도 끝이 났습니다. 이제 또다시 짐을 챙겨 반대편 날물 자리로 옮겨야 할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섰던 날물낚시 자리에서 반대편 갯바위까지의 거리는 아주 가까웠습니다. 좁은 간격에 반비례하여 조류의 흐름은 엄청나게 빨랐습니다.
나중에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된다면 사진 속 우측 자리 앞의 지류에 밑밥과 채비를 넣고, 본류로 흘러들어가게 하는 낚시를 해보고 싶었네요. 용승 조류가 군데군데 생기는 것으로 보아 수중여들도 많이 산재해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스풀에 감긴 1.5호 원줄이 다 풀릴 만큼 먼 거리를 노려보았지만, 대상어인 벵에돔의 얼굴은 볼 수 없었습니다. 눈치 없는 작은 돌돔들만이 간간이 입질을 해주었습니다. 통통하게 살이 찐 녀석들이라 손맛은 정말 좋았습니다 ^^"

철수 시간 30분을 남기고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낚았던 참돔들은 여명 형님께 모두 드렸습니다. 자연산 참돔이라 그런지 죽은 다음에도 체색은 여전히 예뻤습니다.

멀리 높담 너머에서 돌돔 낚시를 했던 여명 형님의 지인분이 찍어준 사진입니다. 포인트 이름이 왜 "다이아몬드"인지 이 사진을 보고 알게 되었네요 ^^
그늘이 있어서 철수할 때까지 편하게 쉴 수 있었습니다.

2시경 종선 "퍼스트호"에 올라 밖미역 "다이아몬드"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인기 있는 낚시 자리라서 아마 감성돔 시즌에는 또 내려보기 힘들겠지요 ^^
금방이라도 벵에돔이 물어줄 것 같은 시커먼 물색과 빠른 조류가 사진 속에 충분히 드러날 정도로 멋진 곳이었습니다. 여명 형님 덕분에 좋은 자리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고 왔네요 ^^"

다시 해남 송호항으로 돌아와 여명 형님이 사주신 갈치 백반으로 뒤풀이 식사를 하였습니다. 역시 남도음식이라서 그런지 반찬 가짓수도 많고, 반찬 하나하나 맛도 좋았습니다.
추자도에서의 첫 번째 벵에돔 낚시는 아쉽게도 대상어의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추자도가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창원에서 당일 낚시 가는 것은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사선 + 종선 + 민박" 조합이면 1박 2일 낚시는 충분히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특히 연속으로 기상 좋은 날이 이어지기 힘든 겨울철에 유용한 방식일 것 같습니다.

추석 명절 기간 업무차 베트남 호치민을 방문했습니다. 잠시 여유가 생겨서 예전부터 한 번 해보고 싶었던 "새우낚시"에 도전했었네요. 다음에는 그 "새우낚시" 이야기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점심 맛있게 드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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