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최근에 출조가 많아서 밀린 조행기를 쓰느라 바쁘네요 ^^;; 오늘은 지난 달에 소안도로 다녀왔던 감성돔 출조 이야기를 남깁니다.

해남권으로 출조를 가든지, 통영권으로 가든지 마산 진동 쪽의 대형 낚시점들이 경로상에 있습니다. 조금 돌아간다 해도 거리 차이가 크게 안 나는 반면에, 밑밥 가격의 차이는 꽤 크기 때문에 출조 길에 항상 들르고 있습니다.
이날은 멀리 서울에서 오는 조우의 밑밥까지 크릴 5장, 집어제 2장이 포함된 밑밥 세트 2개를 주문하였습니다.

기차를 타고 광주 송정역으로 내려온 "새엄마는 이계인"님을 태우고, 해남 "달량진 낚시"에 도착하였습니다. 기상예보가 좋은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가게 앞에는 낚시인들을 기다리는 많은 밑밥 봉지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네요.

이미 출항하여 항을 빠져나가고 있던 "오뚜기 호"를 비롯하여 "강바다호", "영일호" 등 모든 선박들이 동원될 정도였습니다. 남성항에 도착한 여명 형님과 형수님께 인사를 드리고, 저희가 배정된 "영일호"에 올랐습니다.


아래 선실에서 자고 있다가 다른 낚시인들이 하선하는 소리에 나와보니 어느새 소안도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45~50분의 뱃길이 멀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요즘에는 눈만 감았다 뜨면 금세 그 시간이 흘러버립니다. 먼 길의 운전이 고단했던 건지, 출조가 많아지면서 익숙해진 건지 잘 모르겠지만 멀미 걱정도 없고 좋은 컨디션으로 낚시를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저희 일행을 부르는 선장님께 하선 전에 이름을 여쭤보니 "마당바위"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날은 블로그 이웃인 "새엄마는 이계인"님과 함께 했습니다. 원래는 둘이서 4박 5일 동안 "추자도" 출조를 계획하였는데, 일정 후반부 기상이 너무 좋질 않아서 현지 민박 선장님과 논의한 끝에 취소하였습니다. 미리 조정해둔 일정이라서 낚시가 가능해 보이는 일/월요일 이틀 만이라도 함께 출조하여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네요.
지난 7월 제주도 출조 이후 오랜만에 뵙습니다. 2년 전 블로그 이웃으로서는 첫 동출을 함께하기도 했습니다.

하선하자마자 낚시를 시작하였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날이 밝았습니다. 주간 채비로 변경을 한 다음 좌측으로 흐르는 조류에 실은 구멍찌를 아주 예쁘게 당겨갔던 숭어가 이날의 첫 물고기였습니다. 챔질 한 뒤 느껴지는 묵직함에 3초 정도 정말 설렜네요 ^^;;
채비는 영상산업 팬텀기 1호, 원줄 2.5호, 목줄 강우피싱 경기스페셜 1.5호, 나만의 수제찌 우뚝 1.5호 & 더멀리 3호, 감성돔 바늘 4호에 봉돌을 가감했습니다. 미끼는 크릴이었습니다.

이어서 열기 한 마리가 입질을 해주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열기는 수온이 낮은 곳에서 주로 서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바늘을 빼주면서 만져본 열기도 굉장히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본격적인 들물이 시작되면서 좌측으로 흐르는 조류의 속도가 굉장히 빨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전방 수심 6~7m를 고려하면 그렇게 약하지 않을 것 같던 1.5호 구멍찌도 날아다녔네요. 저와 "이계인"님 모두 3호 구멍찌로 교체를 하고 낚시를 이어갔습니다.
낚시 자리 왼쪽 여뿌리 근처에 도착한 구멍찌가 깜빡깜빡 거리더니 스르륵 물속으로 잠겼습니다. 이내 작은 감성돔 한 마리가 물 밖으로 얼굴을 보여주었네요.


옆에서 낚시를 하던 이계인님도 연신 입질을 받는 모습이었습니다. 한 번은 4 짜가 넘는 혹돔이 올라왔고, 또 다른 한 번의 입질은 바늘 귀 목줄이 쓸려 아깝게 놓쳤네요. 두 번째 입질을 받은 다음 낚싯대의 휨새와 움직임이 분명 씨알 좋은 감성돔이었는데......저희 둘의 아쉬운 탄성이 한동안 갯바위에 맴돌았습니다.

저희가 하선한 "마당바위" 주변의 모습입니다. 왼쪽으로는 "군함바위"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여밭 지형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마당바위"라는 이름에 걸맞게, 낚시 자리 뒤편으로도 넓고 평평한 갯바위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야영 낚시를 하기에도 큰 불편이 없을 것 같던 포인트였습니다.


발판이 편하고 낚시하기에 좋은 자리인 것은 틀림없지만, "마당바위"에서 낚시를 할 때 「조류 세기」와 「만수위」를 꼭 생각하셔야 합니다. 이날은 음력 4일 11물로 물때 상으로는 그리 빠른 물은 아니었지만, 소안도 기준으로는 조류가 가장 센 날이었습니다. 특히 만수위는 "300"이 넘었습니다.

사진상 낚시 자리와 저 멀리 용승 조류(이계인님 머리 바로 위쪽) 사이로 조류가 흐르게 되는데, 들물이 되면서 속도가 점점 빨라져서 제대로 된 낚시를 하기가 힘이 들었습니다.

특히 들물이 진행되면서 원래의 낚시 자리 기준 우측 끝(밑밥통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야 철수할 때 낚싯배가 접안할 수 있습니다. (사진상 제가 있는 곳과 밑밥통이 있는 곳은 만조가 되면 건너갈 수 없습니다) 저희가 하선할 때도 선장님이 특별히 서치라이트를 비춰 당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좌우측 여뿌리 사이에 밑밥을 쌓으면서 재밌는 낚시를 했던 곳은 이미 물에 잠겼고, 빨라진 조류는 점차 속도를 높여 거품띠가 발앞까지 붙어 버렸습니다. 팔 운동 외에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생각하고 저와 이계인님은 조금 빨리 철수 준비를 마친 뒤 갯바위의 다른 쓰레기들도 말끔히 정리하였습니다.

마당바위에서 만날 수 있었던 딱 한 마리의 감성돔입니다. 바짝 세운 등지느러미는 언제 봐도 멋있었네요. 등지느러미 쪽으로 살짝 드러나는 보랏빛도 제가 감성돔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

저 멀리서 "영일호"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영일호"......제 이름과 같은 배 이름인데, 이번에는 뭔가 맞지 않은 듯 합니다 ㅋㅋㅋㅋㅋㅋ 다음에 한 번 더 확인하러 와야겠네요 ^^

어릴 적 고향인 포항에서 낚시를 시작했기 때문에, "물때, 수위"에 대한 큰 고민 없이 출조를 해왔습니다. 남해안으로 자주 출조를 하고 있는 요즘에는 그런 부분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습니다. 혹시나 소안도로 또 출조하게 되어 "마당바위"에 내려야 할 상황이 생긴다면 "물때와 수위"를 꼭 고려해야겠습니다.

소안도 남단 "M" 자리에 하선하였던 여명 형님과 형수님의 짐을 받기 위해 선수로 나왔습니다. 철수 전 통화를 통해 많은 감성돔을 낚아두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네요. 어우야......멀리서 봐도 살림통(라이브웰)의 무게가 상당해 보였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지분 문제가 조금 복잡하지만......형수님이 입질을 받으시고, 형님이 끌어낸 부부 합작 5짜 감성돔입니다. 전체적인 소안도 조황이 그렇게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8마리의 감성돔 입질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날 "달량진 낚시" 조황의 대부분을 장식하셨네요. 
출항 때와 마찬가지로 잠시 눈을 감았다 떠보니 남성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서둘러 짐을 정리하고, 기념사진을 남겼네요. 또 언젠가 남성항에서 이렇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날의 낚시 뒤풀이도 성춘 형님이 운영하시는 "목포항구포차"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다음날 낚시를 위해 여수로 향하려던 저희를 여명 형님께서 챙겨주셨네요 ^^"


잡아온 감성돔들의 사진을 서둘러 남기고 얼른 수족관으로 옮겼습니다. 뱃길, 찻길 동안 감성돔들이 잘 견뎌주어 다행이었네요. 활발히 헤엄치는 모습이었습니다.

회를 준비하는 동안 성춘 형님께서 내주신 "군평선이(금풍생이)" 구이입니다. "딱돔", "샛서방고기"로도 잘 알려진 생선입니다. 뼈가 억세고, 생각보다 살이 많이 않지만 맛은 정말 좋았습니다.

저희가 주문한 통닭도 때마침 잘 도착했네요. 기조 연맹 소속의 옆 테이블 낚시인들에게도 맛보시라고 양념 통닭 일부를 전해드렸습니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감성돔 회였습니다. 특히 칼집 내서 토치로 살짝 구워낸 배꼽 살 부위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고소하면서 불 맛이 나서 인기가 좋았네요.

마지막으로 맑은 탕까지 바닥을 보이고 나서야 뒤풀이 식사가 끝이 났습니다. 성춘 형님, 여명 형님 내외분, 저희까지 실컷 웃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ㅇ^

자리를 정리하고 택시를 부른 다음 밖으로 나와보니 예쁜 전등이 켜져 있었습니다. 지난번 방문했던 평일과는 또 다른, 밝고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그 좋았던 기분은 성춘 형님께서 챙겨주신 동계용 장갑과 이계인님이 사다 준 숙취해소음료 덕분에 배가 되었습니다. 배도 부르고, 마음까지 따뜻했던 뒤풀이 식사였습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 관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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