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지명만 들어도 가슴 벅찬 단어다.
20대때 배치바위에서 낚시한 기억이 새록새록 파노라마처럼 머리속을 휘감아 돌며 아련한 추억에 잠겨 본다.
이 때는 찌낚시보다는 쳐박기, 막장대 맥낚,찌낚 밖에 할 줄 몰라 들고 다니는 짐은 족히 20 키로는 되었을듯...
4칸대 이상 1~2대, 무식한 글라스롯드 2대, 싸구려 릴은 들고 있기 조차 힘들기 때문에
갯바위 받침대에 꽂아 두고 무한정 입질을 기다리는 머구리 낚시라면 설명이 될까?
밑밥을 살 쩐이 없어
막장대 맥낚 받침대 밑 갯바위 아래쪽에 따닥따닥 붙어 있는 담치(홍합), 따개비, 거북손, 이름모를 해초들.. 등을
쇠봉으로 만들어진 쓸개를 이용하여 쓸어내리며 밑밥으로 대신 했고
뜰채로 홓합을 받아내어 미끼로도 사용했던.... 그런 기억들.
아무렇게나 아무 미끼만 궤어 던져 놓으면 4대 돔이 물고 늘어졌던 정말 물반 고기반의 시절이었는데...
하긴 그때는 큰 놈들은 무조건 터졌지만....
이제는
채비는 물론이거니와 낚시 실력도 장족의 발전을 했지만 거문도가
그때 만큼 물반 고기반은 아니라는걸 잘 알면서도
그 시절을 회상하는 것은 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는 행복한 고민 아닐까?
11월 22일 저녁
부산 온천장에서 출발한 우리는
23일 새벽 2시에 서울에서 광양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서울베짱이" 를 태우고 녹동항으로 향했다.
11월 23일 새벽에 녹동신안항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하여 7시에 출발하는 "평화페리11호"를 타기 위해서
출발 1시간 전에 티켓팅한 우리는 진작 터미널을 빠져 나와 차에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우리의 호프 "술뼹이" 조사는 부산에서 출발하기 전에 한잔 걸쳤던 술이 이제 깨는지
화장 후 타박타박 걸어 나오고 있는데....
노상방뇨가 의심스러웠지만 확인 할 길은 없다.
우리들을 거문도에 안착 시켜 줄 "평화페리11호"는 마치 엄마의 품 같이 따스함을 느끼게 했다.
거금대교를 지나면서
중간 기착지인 초도를 거쳐
종착지인 평화로운 거문도 삼도의 모습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세상사에 찌든 나를 잊어 본다.
거문대교 밑을 지나면서 오늘의 도보포인트를 훑어보며 어떤 채비로 감성돔을 꼬셔볼까.... 하는
행복한 고민에도 빠져 본다.
거문도항에 무사히 안착한 우리는 냅다 포인트를 향해 달렸다.
애초에 나는 "목넘어" 포인트를 주장했지만 일행들이 첫째날은 편안하게 지내자면서 방파제를 고집하였기에....
첫날은 녹산 방파제를 야영지로 정하여 여장을 풀고
나와 서울 베짱이는 갯바위에 있는 낚시자리를 포인트로 정했고
다른 일행들은 방파제에 여기저기 흩어져 낚시를 시작했다. 대상어는 감성돔이지만
부산친구가 농반 진반으로 멋진 제안? 을 했다.
감성돔 45이상, 참돔 55이상, 벵에돔 38 이상, 돌돔 35 이상 중에 1마리라도 잡는 사람은
화류계에 데뷔 시켜 주겠단다. 그것도 영계, 긴~밤? 으로.... 흐흐흐....
단, 최근 나온 빅스타의 "돌핀스타", "핵잠스타", "마린스타" 의 찌를 사용했을때만 이라는 조건이 붙었지만
까다로운 조건이 아닌 만큼 나와 베짱이는 이동경로를 따라 서둘러서 갯바위로 향했다.
3분여 걸었을까 낮은 직벽(약 3m 남짓)의 난코스에 가로 막힌 우리는 현지 꾼들이 설치해 놓은 밧줄을 잡고 내려가 포인트에 도착 했다.
현지 꾼들이 밧줄을 설치해 놓을 정도이면 제대로 된 포인트가 아닐까 하는 기대를 품기엔 충분한 것.
서둘러 채비를 마친 후 수심이 얕은거 같아 최대한 장타를 날리고 날물이 진행되는 상태에서
수심 7여 미터 정도에 "돌핀스타 응용 막대찌"가 안정을 찾았다.
발 앞쪽 수심도 쳌크 할 겸 앞으로 끌어 들이면서 바닥을 훑어 보았는데 발앞 쪽은 약 3미터가 나온다.
전유동 낚시에서는 낚시를 하다보면 수심을 저절로 알게 되기 때문에 첵크하지 않지만
나의 감성돔 반유동 낚시의 수심 체크 방법은 위의 방법에 더하여 목줄을 1.5호 이하로 써 의도적으로
여걸림을 시켜 바늘을 두어개 정도 수장 시키는 방법을 쓴다. 이렇게 몇번 하면 어느 지점에 수중여가 있는지
쉽게 알게 되고 이후 기본으로 1.75로 교체 한 다음 본격적인 낚시를 시작한다.
날물이 끝나기 까지 별스런 입질이 없었고 졸복과 씨름 하던 중 날물 중간에 현지 꾼 2분이 우리 곁을 지나면서
"입질 좀 있어요~"
"아뇨, 뽁젱이 땜에 바늘만 한봉다리 날렸어요. ㅠ~"
"ㅎㅎ 여기는 들물때 잘 되니 열심히 해 보세요."
하면서 더 먼쪽으로 들어가 버린다.
낚시 방법엔 정도가 없듯이 모르는 자리에선 현지 꾼들의 채비를 따라 하는게
최선이라는건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바
본격적인 들물이 진행 되기 전에 그들의 곁으로 다가가 이것저것 물어 보면서 채비를 보았는데
저부력 전유동으로 바닥층을 박박 긁고 있었다.
해는 지고 어둠이 깔리는 즈음
핵잠스타(일명 : 거북찌) G2에 4mm 케미라이트를 삽입하고 바닥을 박박 긁을 요량으로
목줄에 고무봉돌 g2 1개, g5 3개를 약 30cm 간격으로 분납하여 첫 캐스팅에 채비가 안착 되기도 전 원줄을 갖고 가는 입질!
올려보니 농어새끼 일명 깔따구(약 35cm)가 탈탈 거리며 올라 온다.
연이어 서울 베짱이 역시 깔따구를 낚아냈지만 바칸에 키핑 하는 도중에 그놈의 몸부림에 놀라 자연 방생 한다.
서울 베짱이는 언제나 철이 들까 ? 에그~~
열낚 하던 중 갑자기
"김조사님!~~" 하는
베짱이의 소스라치는 목소리가 고개를 저절로 돌리게 한다.
낚싯대는 휘어지고 버티는 모습에 대물인가 싶어 뜰채를 대기 했지만
이내 낚싯대의 휨새는 더뎌지며 기대를 저버린다. 방생 사이즈 갓 면한 살감성돔 이었다.
"베짱이님! 아~ 놔~ 놀랬잔아요, 담부터 이런거는 혼자 해결 하세용~"
연이어 이어지는 폭풍 입질에 살감시, 깔따구, 감시, 깔따구, 간간이 40 급의 농어 속에
제법 묵직한 힘이 꾹꾹 눌려지는 순간 드디어
화류계에 데뷔하는가 싶어 정성스레 뜰채에 담아 올렸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32~3 정도의 감성돔.
중들물이 지나자 입질은 사라지고........
캠프로 돌아 가려니 홈통의 도보길도 입질과 함께 "she's gone~~~".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 버린 나와 베짱이.
할 수 있는건 낚시 뿐이라 화류계 사이즈를 기대하고 바닥을 빡빡 긁어 보았지만
여걸림에 애꿎은 바늘만 축낸다.
첫날은
이제부터 간단히 쳉겨 온 먹거리에 허기를 떼우고 물이 빠지기만 기다려야 하는 화류계의 긴 밤이 아니라 어둠 속의 냉기와 싸워야 하는 긴~ 밤이 되고 말았다. 흐미~~보고 싶은 영계야~~
첫날 조과 - 제법 쓸만한 감성돔과 농어가 긴 밤을 달래 줍니다.
난코스 : 약 3m 남짓한 직벽 아래의 자갈밭은 만조시 넘치는 홈통이어서 치고 빠지는 작전이라던지
혹은 먹거리를 준비하여 한물때 지날때까지 대기하여 철수하는 작전을 써야 하는 곳입니다.
직벽은 중간중간 발 디딜데가 있어 그리 위험한 난코스는 아니었고
물이 완전히 빠지면 직벽을 통하지 않고 아래쪽으로 돌아 갈수도 있는 코스라 무난히 캠프에
도착 할 수 있었습니다. 낮 1시에 들어가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캠프로 돌아 갔네요. 헐 ~
도보 포인트여서 인지 실력이 없어서인지 수심이 얕아서인지 사짜 이상의 씨알급은 없었네요.
낮 보다는 해질녁을 지나서부터 중들물까지 폭풍 입질이 이어졌고 바닥층에서 바닥을 훑으면서
견제를 자주해야 갖고 가는 예민한 입질이었습니다. 더러는 벗겨지는 놈도 있었네요.
미녀 1마리가 이쁩니다.
낚시자리는 현지인들의 말에 의하면 "민들레자리" 라고 합니다.
주변에서 제일 좋은 포인트라 하던데 겨울이 익어가면서 씨알이 굵어 질지는 의문이네요.
어쨋건 첫날은 거문도에 초등 감성돔??이 입성 했다는데서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조과였습니다.
그리고 캠프에서의 뒤풀이에서 내일의 화류계 데뷔 작전은 "목넘어" 프로젝트로 입을 맞추었습니다.
과연 성공 할 수 있었을까요?
후편을 기대해 주세요. ㅎ~
[동영상 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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