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도 반전은 있었다. "살랑살랑 불어대는 봄바람이
연분홍 벗꽃 잎을 하늘로 하늘로 흩날려 버리고
그것으로 성이 다차지 않았는지
내 마음도 같이 하늘로 하늘로
흩날려 버리는 것 같다.
아마도 이제 그 시간이 된듯
갯바위를 향한 나의 화약고 같은 마음에
활활 불을 지피고 있는듯 하다.
" 그래~ 떠나자~~~ 떠나 버리자~~~~~ "
" 일상의 목은 때를 대자연 속에서
말끔히 씻어 버리고 오자. "
ㅍㅎㅎㅎㅎㅎ
실로 오랜만에 갯바위 야영 낚시 출조길에
올랐나 보다.
그러고 보면 작년 볼락 시즌이
야영 낚시 마지막이였으니
거의 1년 만에 출조가 되는 것 같다. ㅋㅋ
이번에도 역시나 당감레저피싱을 이용해서
풍남항에서 포인트호를 타고 출발을 해보는데...
대상어는 감성돔과 볼락이요.
출조지는 손죽열도라.
멋진 조황이 두팔 벌려 나를 기다리고 있기를
바라면서 출발을 해본다. ㅋㅋ
그런데 뭐랄까
정말 오랜만에 선실에 앉아 있으려니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묘한 긴장감과 설레임이 나를 감싸고 흐르며
조금은 흥분된 기분이 되는 것 같다.
제법 강한 동풍도 예보가 되어 있으니
과연 이번 출조에는 어떤 일들이
어떻게 전개가 되어질 것인지...
물론 행복한(?) 결말을 바라는 마음이지만
그 누구도 미래를 예측을 할 수가 없는
일이니 말이다.
" 제발 너울만은 아니기를... "
작년에 너울 때문에
아주 많이 혼이 났던걸 떠올리며
이번엔 무조건 바람 피하는 자리에
하선을 시켜 달라고 당부를 했었는데...
총무님께서는 예전 " 기상악화 " 편에
하선을 했었던 반초섬을 이야기 하신다.
그래도 반초섬 포인트는 서쪽편이라
그나마 강한 동풍은 피하는 자리라는 생각에
조금은 위안을 삼으며
한포인트 한포인트 하선 하는 것을 보는데...
참으로 남의 떡이 커보인다고
다른분들 하선하는 포인트는
왜이리도 좋아 보이는 것인지...
ㅋㅋㅋㅋㅋ
아무튼 반초섬 서쪽 포인트에
하선을 하고 보니...
갯바위 상태는 그렇게 지저분한 것은 아니지만
썩는 냄새는 아직도 여전 한 것 같다.
날이 좀 더 더워지고 하면
아마도 머리가 아플 정도로 지독한 냄새가
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 에휴~~~ 정말 한심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
달빛에 일렁이는 금빛 바다를 바라보며
낚시꾼의 한사람으로 사죄의 마음을 전해 본다.
"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
" 아낌 없이 내어주는 어머니 품과 같은
대자연에 고작 인간이 돌려 주는 것은
지독한 악취라니... 정말 미안하다. "
일단 짐정리하고 텐트까지 설치를 마치고
잠시 아침 찬거리나 미리 확보를 하고 싶은
마음에 낚시를 해보는데...
아무런 생명체 반응이 없다.
갯바위에서 좋은 조황을 보았던 것이
언제인지 기억에도 없을 정도로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지만
과연 그 끝이 있기나 한 것인지...
그런데 써치를 비추며 여러척의 배들이
굉음과 함께 바다를 누비고 다니는 것이
보이더니 결국 10여미터 앞에
한팀을 하선을 시켜버리는 것이 아닌가.
100번 아니 1000번 주말임을 감안을 하고
부처님 마음으로 이해를 하려해도
이것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리고 갯바위에 사람이 있는 것이
확인이 되면 더이상 써치를 비추지 않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이 되는데...
무슨 놀부 심보도 아니고
계속해서 써치로 사람을 겨누는 것은
또 무슨 경우란 말인가.
아무튼 기분 확 잡쳐서는
그냥 취침에 들어가고 말았는데
눈을 떠보니 아침 6시... ㅋㅋ
바로 앞에 하선하신 조사님
열심히 낚시하시는 모습이 보이는데...
뭐 지난 밤에 손맛을 보셨는지 알 길은 없으나
아침에는 무조건 본인이 먼저 한수를 해야
그나마 조금은 위안이(?) 되지 싶은 마음에
서둘러 채비를 하고 흘려 보는데...
그런데 한마디로 바닥 지형이 만만치가 않다.
밑걸림이 심해서 미끼와 바늘 무게만으로
채비를 내리는데도 채비 손실이
생길 정도로 바닥이 거칠다.
바닥에서 띄워서 하면 채비 손실은 없겠지만
시기가 시기인지라 입질을 못 받을 것도 같고...
포인트 부분에 오래 머물도록 하고는 싶은데
밑걸림을 피하고자 계속 채비 놀림을 하니
금방 포인트를 벗어나게 되고...
그래도 나름의 노하우를 총동원하여
B찌 전유동으로 바닥을 더듬듯이
흘리고 하다보니
20급 볼락이 한마리 걸려든다. ㅋㅋ
" 아이고 그래도 반초섬이
아침에 맨밥 먹지는 마라고
한마리 선물을 해주는 구나. "
" 그래 고맙다 고마워~~~ "
" 그런데 다음에 다시 오고 싶지는 않구나. "
ㅍㅎㅎㅎㅎㅎ
그래도 뭐 일단 낚시 시간은 여유가 있으니
계속해서 공략을 하다보면
감성돔이 걸려 들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지면서
한마리 볼락을 장만을 해서
아침을 먹기로 한다.
건강을 위해서 챙겨온 야채를 썰어 넣고
챔기름과 쌈장, 초고추장을 썩어서 야채 비빔밥
그리고 볼락회...
비록 작은 볼락 한마리지만
오랜만에 갯바위에서 먹는 볼락 회 맛이
기가막히게 맛이 좋다.
뭐 몇마리 더 되었으면 푸짐하게 먹었을 테지만
풍족한 것보다 좀 많이 부족한(?) 것이
오히려 더 맛이 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ㅋㅋ
아무튼 아침 식사를 마치고
여유롭게 주변 경치도 감상을 하며
조금 쉬고 있으려니
닉네임 ' 아직멀었어님 '의 전화가 걸려온다.
" 어떻게 손맛은 좀 보셨읍니까? "
" 아니요. 잘 안되네요. "
전화를 하신 이유인즉
하선한 자리에서 볼락이 많이 나오고 있으니
자리를 옮기라는 것이였는데...
괜히 귀찮게 해드리지 싶어서
극구 사양을 해보지만...
손죽도 어촌계장님께 부탁을 하여
포인트 이동을 시켜 주시겠다고 까지 하시니...
결국 짐 정리를 다시 해서는
포인트를 이동 하게 되었던 것이였다.
포인트 이동을 하고 보니
예전 ' 수심 1미터 포인트 ' 편에 보았던
작밭 포인트와 거의 흡사한 포인트로
생각이 되어 졌는데...
역시나 그때처럼 낚시를 하면 된다고 하시면서
용섬 작밭 보다는 밑걸림이 거의 없는 곳이라
낚시 하기는 더 편 할 것이라 말씀을 하신다.
그리고는 낚으신 볼락을 보여 주시는데
25급 굵은 볼락을 마릿수로 낚으신 것이
보인다.
" 대박 "
아무튼 반전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해질녁에 본격적으로...
" 어!!! "
" 고마 쎄리마 25급 왕볼락을
그것도 마 쿨러 조황으로다가 어떻게 저떻게... "
ㅍㅎㅎㅎㅎㅎ
기대감과 함께 멋진 반전을 꿈꾸게 되니
스쳐가는 바람결 마저 감미롭게 느껴진다.
그나저나 밑밥도 미끼도
거의 사용을 하지 않았던 터라
뭐라도 해야지 싶은 생각에 잠시 낚시를
해보지만 아무런 생명체 반응이 없다.
" 그래 그래도 오늘밤이 있으니
지금의 부진은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아!!! "
" 나에겐 오늘 밤이 있다규~~~ "
ㅍㅎㅎㅎㅎㅎ
매운탕을 끓여 놓은 게 있으시다고
다시 끓여 주시겠다고 하시는데...
괜히 수고스럽게 해드리는 것 같아
그냥 간단하게 라면을 끓이고
작은 햇반 하나 데워서 점심 식사를 해본다.
몇 번 같이 하선을 해서 낚시를 한 것이
전부이지만 이렇게 친절을 베풀어 주시니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지만
또 어떻게 보답을 해드려야 할 지
고민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낚시라도 잘하고 하믄
고기 많이 낚아서 드리고 할 터인데... ㅠ.ㅠ
텐트 밖에 드리워진
너무나 한가하고 평화로운 풍경에
가끔 불어오는 따스한 봄 바람이
텐트 안으로 날아들며
나른한 오후의 시간을 장식 하는 듯 하다.
가벼운 졸음은 나의 눈꺼풀에 위에
내려 앉으며 기분 좋은 피곤함을 불러오니
나를 꿈나라로 안내를 하는 것 같다.
오늘 밤에 멋진 반전을 꿈구며~~~
쉬가 마려워 일어 나서 보니
아직멀었어님 짐정리를 하시면서
기상 악화로 곧 철수배가 온다고 하니
정리를 하시라고 하신다.
" 에? "
일요일 새벽부터 바람이 강해진다는
예보는 있었지만 조기 철수는 예정에
없었던 일인데
아마도 기상이 갑자기 바뀌어 버렸나 보다.
밤 낚시에 대반전을 한껏 기대 하고 있었는데
모든 희망이 물거품이 되어 버리는
순간이다.
햐~~~ 참~~~~~
역시나 이번에도 반전 없는 완죤 꽝이네. ㅋㅋ
그!런!데!
아직멀었어님
25급 굵은 볼락이 가득 든 박스를 건네시면서
선장님이 주셨으니 가지고 가라고 하신다.
무슨 말씀인지 언듯 이해를 하지 못하고
낚으신 볼락을 전부 저를 주시는 것이 아니냐고
다시 물으니...
아까 포인트 이동을 시켜 주셨던
손죽도 어촌계장님께서 주셨으니
가져가서 드시라고 하신다.
" 에? "
더욱이 자신의 집에서 같이 저녁을 먹자며
데리러 오시겠다고 하시는 것을
기상 악화로 지금 철수를 해야 한다고
겨우 설득을 하셨다고 하시니
두분의 정이 얼마나 깊은 것이지
가늠이 되는 부분이였지 싶다.
그동안 일련의 일들로 인해
어촌계하면 욕심과 이기심으로 가득하다는
그런 선입견이 가득 차오르고 있었지 싶은데...
한줄기 훈풍을 만난듯
뭔가 생각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무튼 두분의 깊은 정에
혜택은 정작 본인이 보게 되는 것 같다.
손죽도 어촌계장님과 아직멀었어님께
무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 너무 감사합니다. "
" 정말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
철수길에 보니 손맛을 보신 분들 보다
손맛을 보지 못한 분들이 더 많으신 것으로
보였다.
본인과 마찬가지로 밑밥도 미끼도
거의 사용을 못해보고 철수를 하신 분도
있으셨고... ㅋㅋ
정말이지 미끼가 없어서 낚시를 포기해야 하는
그런 날도 어쩌다가 한번씩은 있고 해야 하는데
허구헌날 구입한 그대로 바다에 양보를 하고
와야 하니...
물론 실력이 없으니 어쩌고 보면
당연한 일이 겠지만...
" 용왕님 한번씩은 고기 좀 내어 주십시오. "
" 네~~~~~~ "
비록 멋진 손맛을 본 반전은 아니지만
냉장고에 가득든 왕볼락이
당분간은 행복한 저녁 밥상을 예고를
하고 있으니 분명 멋진 반전임에는
틀림이 없지 싶다.
노릇노릇 맛나게 구워진 왕볼락...
냄새만으로도 밥 한공기는 기냥 넘어가지 싶은
생각이다. ㅋㅋ
아무튼 다시 한번 아직멀었어님과
손죽도 어촌계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반전이 없었지만 반전이 있었던
부실한 조행기는 이것으로 마무리...
무슨 ' 꽝 ' 조행기를 이렇게나 장황하게
올리는 것인지 제 스스로 생각을 해봐도
송구하게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사연이 있었고
또 이야기 하고 싶은 부분도 있었고
더욱이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할 부분도
있다보니 이리 되었지 싶습니다.
부디 너그러이 읽어 주시기를 바라면서
이만 물러갑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